세계가 황우석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노광준 '황우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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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가 재검증 결과를 게재하면서 진짜 복제 개로 확인된 스너피(Snuppyㆍ오른쪽)와 체세포를 공유한 타이(왼쪽). | | 2009년 3월 9일, 마침내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줄기세포는 현재의 의료기술이나 의약품으로는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신약 개발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명공학 분야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는 그 결과에 따라 기존 제약 및 바이오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막강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더욱 향후 연구방향 및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줄기세포 상용화의 고원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때 배아줄기세포 분야를 주도했던 우리는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사건 이후 4년째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다시금 이 분야 최고 권위자인 황우석 박사에 주목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만은 애써 그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황우석 이야기'는 황우석 논란의 핵심 쟁점을 크게 바꿔치기, 원천기술, 처녀생식으로 요약한다. 골치 아프고 복잡한 이 쟁점을 가장 정확하고 공정하게 다룰 수 있는 검증방식은 재현실험이지만 국립 서울대학교는 이를 거절했고, 한국 정부는 이들의 줄기세포 연구승인 요청을 거절했다. 진보 보수 지식인도, 저널리즘도 모두 이 사안을 외면했다. 황우석 박사가 대한민국의 스타로 한창 뜨고 있을 당시에는 엠바고를 파기하면서까지 특종 경쟁을 벌였던 언론은 논문조작이라는 앙상한 팩트가 발견되기 무섭게 돌변해 오로지 '황우석 죽이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황우석 논란을 검증했던 서울대 조사위 정명희 교수는 배반포 성과를 확인했으면서도 '줄기세포 실체 없다'고 단언했으며(현재는 당시 자신의 발언이 과장되었음을 인정했다), 황우석 줄기세포의 특허등록을 결정했던 호주 특허청은 돌연 특허증 발급을 유보했다. 이 시기 미 제론사는 '네이처'에 황우석 호주 특허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나 사회는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황우석 이야기'는 이제 황우석 개인을 비난하고 그에게 족쇄를 채우는 것에서 벗어나 과학을 과학으로 검증하며, 차세대 성장동력 BT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황우석 박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1장에서는 현미경도 못 본다, 100억대 땅 부자다, 병실에 누운 것은 연기였다 등 그에 관한 각종 의혹과 소문의 실체를 관련 논문과 법정증언, 직접 취재 등을 통해 파헤쳐간다. 또 바꿔치기 논란, 사기횡령 의혹, 윤리 논란, 처녀생식 논란 등 확실한 근거와 비유를 통해 이해시키고 섀튼 특허 도용 의혹, 호주특허, 스너피 특허 등 제목만큼이나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조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시 황우석 논란을 경쟁적으로 보도했던 기존 언론이 보지 못했던 점, 특히 'PD수첩'을 비롯한 논란 주도 언론의 문제점까지 꼼꼼히 짚어낸다.에이원북스.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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