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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암벽등반전문 /울산클라이머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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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머스 서재 스크랩 [전국암릉순례] 신불산 신불리지
rohavlee 추천 0 조회 39 10.07.05 14:0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전국암릉순례] 신불산 신불리지
 
영남알프스 최고난도의 암릉길
10~25m 길이의 등반로 8피치까지 이어져
▲ 2월 초는 암릉을 등반하기에는 아직 추운 계절이다. 김진숙씨가 제3피치 등반 중 추위에 곱아진 손을 입김으로 녹이고 있다.

영남알프스를 대표하는 산봉인 신불산(神佛山·1,208.9m)에는 아마추어급 리지가 여럿 있다. 그중 아리랑리지와 쓰리랑리지는 등산학교 교장이나 고산등반을 앞둔 클라이머들이 훈련장으로 이용할 만큼 영남을 대표하는 암릉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실상 이들 리지는 모두 신불산과 영축산을 잇는 능선에서 갈래 친 지능선 상에 뻗어 있다. 그런 면에서 신불산 동릉인 신불공룡릉에서 갈래 친 신불리지는 ‘신불’이란 산명을 당당하게 지닐 수 있는 암릉이라 할 수 있다.


신불리지는 2004년 여름 심영근(울산대  OB), 황원철(″), 김준모(″), 엄성효(″), 안치영(마산 산다래산악회·봔트클럽)씨 등 당시 울산·마산 지역에서 활동중인 클라이머들에 의해 개척되었다. 그해 봄 신불대피소를 향해 오르다 우연히 암릉을 발견한 이들은 암릉이 중간중간 끊어져 리지 루트로서 가치가 있나 잠시 고민하다 여름 한 달간 개척 작업 끝에 길을 뚫었다. 간간이 난도 높은 피치가 애를 먹이기도 하는 신불리지는 영남알프스 등로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신불공룡릉과 이어져 억새동산인 신불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게 이 암릉 등반에 곁들여지는 매력이기도 하다.


▲ 안상철씨가 이규범씨에게 확보를 받으며 제3피치를 오르고 있다. 골짜기 밑으로 가천 벌이 바라보인다.

인공암벽 훈련이 선행되어야 하는 고난도 암릉길
2월 초, 온몸을 얼어붙게 할 듯한 강추위가 엊그제였던 것 같건만 건암사 주차장에서 소나무 울창한 산길을 따르는 사이 온몸이 땀에 젖어든다. 호젓한 숲길을 가로지르다 마른 계곡을 건너선 뒤 제법 가파른 산길을 20분쯤 올려치자 신불공룡릉 남사면에 갈비뼈처럼 갈래 친 신불리지가 전모를 드러낸다.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서도 기암절벽은 은은한 빛으로 반짝인다.


“이거 왕고참한테 선등을 맡기는 게 왠지 찜찜한데. 경우가 아닌데 말야.”


오솔길 따라 암릉 등반 기점에 닿은 시각은 오전 11시20분. “오늘 등반은 연장자인 이규범 선배가 이끈다”는 이상배(양산 아시안트레킹 대표)씨의 말에 40, 50대 양산 산악인들이 멋적은 표정을 짓는데도 이규범(59·김해클라이머스)씨는 당연하다는 듯 앞장서 수직 디에드르형(책을 펼쳐놓은 듯한 형태) 바위 크랙을 잡아당기면서 첫 번째 오버행 턱을 넘어선 다음 중단 턱 위로 가볍게 올라선다. 두 번째 턱 역시 이규범씨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30여 년간 암빙벽 등반으로 단련된 그의 몸은 날렵한 20대 젊은이의 모습이었다.


▲ (좌)자욱한 안갯속의 제8피치 등반. 수직의 벽에 형성된 크랙을 따라 등반해야 하는 구간이다.(우)제5피치 등반. 바위가 불룩 튀어나온 데다 홀드와 스탠스가 마땅치 않아 애를 먹이는 구간이다.

“제대로 좀 찍어봐. 회사 직원들에게 멋진 사진 보여주기로 했단 말야.”


뒤이어 1피치 종료 지점에 올라온 장경수(아름다운웅상산악회 회장)씨는 나무에 기댄 채 후배에게 자랑할 만한 사진을 부탁한다. 리지 등반 기점까지 올라설 때까지 잠잠하던 날씨가 어느 순간부터 변하더니 제법 찬바람이 몸을 파고든다. 산아래로 울주군 삼남면 일원의 벌을 가르는 경부고속도로와 그 뒤로 정족산에서 천성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빤히 바라보여야할 텐데 잔뜩 찌푸린 날씨는 그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거 오늘처럼 날씨가 풀어지면 얼음도 녹아버리겠는데요.”


제1피치 종료 지점에서 확보를 보던 이규범씨는 하늘을 바라보며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이씨는 김해뿐 아니라 경남 일원에서는 잘 알려진 클라이머다. 평소 실내암장에서 훈련을 쌓는지라 키 165cm에 58kg 안팎의 체격을 유지하고 암벽뿐 아니라 빙벽등반에서도 기량이 뛰어난 편이다.


그의 기량은 피치를 거듭할수록 한층 돋보였다. 사선 크랙을 따르다 암릉으로 올라붙는 제2피치는 거의 걷듯 가볍게 올려치고, 덮칠 듯 위압적인 분위기로 솟구쳐 오른 리지 등날을 따르는 제3피치는 “리지 출발 지점의 고정 볼트에 줄사다리를 걸고 올라야 한다”는 이상배씨의 귀띔에 아랑곳없이 리지 뒤편으로 돌아가 길을 읽은 다음 다시 등날로 올라선다. 그렇게 여유만만하게 등반을 하면서도 “해 떨어지기 전 8피치 등반을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엄살을 부린다.


“줄 당겨요, 줄 당겨!”


제4피치. 언뜻 보기에 만만하게 느껴지는 피치다. 거기에 용기를 얻고 김진숙(목요산악회)씨가 등반에 나섰으나 초반부터 줄 당겨달라고 거의 애원조로 외친다. 그런데도 이규범씨가 느슨하게 확보를 보자 김진숙씨는 과감하게 올려치지 못하고 절절 맨다. 아직 날씨가 차가운 데다 바위는 냉기가 가득하다 보니 작은 홀드를 잡은 손가락은 힘이 들어가는지 어떤지 불확실할 정도로 곱다. 코까지 빨개진 김진숙씨는 수시로 손가락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침착하게 등반, 어렵사리 피치 종료 지점에 올라선다.


“여긴 대개 좌측으로 우회하는데 꼭 할래요?”

점심을 먹는 사이 이상배씨는 제4피치 우회를 권한다. 수직에 가까운 암벽의 지상 7, 9, 11m 지점에 고정볼트가 박혀 있지만 손가락 끝이 겨우 들어갈 만큼 크랙이 좁아 오늘처럼 차가운 날씨에 오르기에는 버거운 구간이다. 때문에 이상배씨가 우회를 권했지만 등반 과정을 세세히 설명해야 하는 취재 목적상 우회할 수 없다.


이규범씨의 뒤를 이어 기자 차례. 완경사 턱을 따라 등반 기점에 닿은 다음 크랙 등반에 나선다. 첫 번째 볼트를 지나 좌측 가로 턱을 손가락 끝으로 잡아당기며 두 번째 퀵드로에 접근한다. 이제 우향 크랙 레이백 등반 차례. 양 손가락으로 크랙을 잡아당기며 세 번째 퀵드로까지 접근하면 된다.


하지만 손가락에 힘이 빠져나간 데다 곱아져 힘이 들어갔는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아 자신 있게 크랙을 잡아당기지 못한다. 결국 머뭇거리다 ‘출렁’ 로프에 매달리고 “줄 당겨!”를 외치며 비겁한 등반을 하고 만다.


▲ 제4피치 등반. 이규범씨가 오른손 손가락을 집어넣은 크랙을 따라 슬링이 걸린 고정 볼트까지 가는 구간이 크럭스다.

제4피치를 끝내자 난관이 끝났는지 날이 환해진다. 그러나 제5피치를 4m쯤 오르던 김진숙씨가 외마디 소리와 동시에 추락하고 만다.


“여기선 모두 연등합시다!”


김진숙씨가 애를 먹고 있는데도 이상배씨는 연등하자 하고 장경수씨는 김진숙씨와 10여m 거리를 둔 채 뒷줄을 묶고 자신있게 바위에 다가서지만 불룩 튀어나온 바위에 배가 닿자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두어 발짝 올라서는 듯하더니 바닥으로 떨어진다. 김진숙씨는 크럭스를 넘어서기는 했지만 암벽 중간에서 줄이 팽팽해지자 놀라 비명을 지르고, 밑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정명숙씨는 “제대로 할 줄도 모르면서 큰소리만 쳤다”며 장경수씨에게 한소리 해댄다. 결국 뒤이어 등반에 나선 이상배씨 역시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한결 수월한 루트 왼쪽 턱으로 접근해 크럭스를 우회한다.


▲ 제7피치 크랙 등반. 크랙을 잡아당기는 순간 몸이 뒤로 젖혀져 팔힘과 과감성을 요한다.

신불공룡릉~억새능선과 이어져
제5피치 종료 지점에 올라서자 신불재가 엇비슷한 높이로 바라보인다. 능선마루를 뒤덮은 억새는 겨울을 넘기고 있는데도 힘을 잃지 않고 황금빛을 발하고 있다. 오후 3시. 먹구름이 뒤덮인 하늘에서는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상배씨는 제6피치는 5.11a급 난이도의 정면벽 대신 5.10a급의 왼쪽 리지로 등반하자 한다.


하지만 이도 만만찮다. 약 5m 높이의 크랙을 타고 리지 밑에 다가선 뒤 수직의 리지에 다가서자 밑에서 볼 때와 달리 오버행을 이뤄 위쪽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첫 번째, 두 번째 고정 볼트를 지나 위로 오를수록 홀드는 더욱 작아지거나 흐르는 홀드의 연속이다. 가까스로 수직 리지를 지나 피치 종료 지점에 다가서자 이규범씨는 미소를 지으면서 “인공암벽 훈련이 기본인 구간”이라 귀띔해준다.


제7피치 크랙 등반을 마치자 암릉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상배씨는 대개 여기서 등반을 마치고 신불공룡릉으로 붙은 다음 신불재를 거쳐 하산한다고 하지만 암릉 등반 가이드북의 개념도에는 제8피치가 버젓이 있다.


 

 ▲ 신불리지를 함께 등반한 양산 산악인들. 앞에서 세 번째가 전구간을 선등한 이규범씨다.

바위가 간간이 섞인 산길 따라 100m쯤 오르자 약 10m 높이의 수직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제8피치다. 우측은 디에드르형 크랙이 형성되어 있으나 이끼가 많이 끼고 물기에 젖어 있어 애매해 보이는 반면, 중앙벽은 3분의 1 지점과 중단부에 가로형 크랙이 형성돼 있는 데다 중단부 크랙 위쪽으로 대각선으로 찢어진 크랙이 나 있어 등반이 가능해 보인다. 이규범씨는 그 라인을 놓치지 않고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자세를 보이며 등반을 마무리짓는다.


등반을 마친 시각은 오후 4시 반, 어두워지려면 한시간 반 이상 남았는데도 날씨가 워낙 나쁘다 보니 주변이 어둠침침하다. 그런 을씨년스런 분위기 속에서 신불공룡릉의 칼바위를 넘어 신불산 정상 기슭에 다가서자 억새는 저마다 상고대를 피워놓고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신불리지의 절정 역시 억새밭이었다.


 

신불리지 개요


위치 신불공룡릉 상 칼바위 남쪽 지능선


소요 시간 4시간(3인 기준)


소요 장비 로프 1동(60m 이상), 프렌드 소·중 사이즈 3개, 슬링 중·대 각 3개


접근 신불산 최단등로로 꼽히는 가천리 코스로 접근하려면 경부고속도로 상 통도사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5번 국도를 타고 북진하다 삼성SDI 정문을 지나자마자 왼쪽 구도로로 접어든다. 가천교 다리를 건너 도로 왼쪽에 LG정유 주유소 앞에서 좌회전, 마을길을 끼고 1.1km 가면 가천경로당 사거리에 닿는다.


사거리에서 ‘신불산 불승사’란 안내판이 서 있는 방향으로 직진해 언덕을 올라서면 신불산 정상부가 바라보인다. 이후 곧게 뻗은 아스팔트 길과 콘크리트 길을 따라 1.8km 올라 ‘불승사 200m’ 안내판이 서 있는 갈림목에서 직진해 비포장길을 100m 오르면 건암사 맞은편 신불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산길 들머리에 닿는다.


여기서 100m쯤 숲길을 따르면 갈림목(울산중부소방서 119 제501번 지점)에 닿는다. 곧장 뻗은 길은 삼봉 능선을 거쳐 신불재 남릉으로 이어지고, 오른쪽 길은 사면과 마른 계곡을 가로지른 뒤 된비알을 거슬러 오르다 자수정동굴나라 길과 만나 신불재로 이어진다.


이후 ‘울산중부소방서 119 제503번 지점’ 안내판을 지나 돌이 뒤섞인 능선길을 올려치면 신불공룡릉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능선마루 공터(해발 약 780m)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 샛길을 따라 사면을 가로지르다 능선 방향으로 올려치면 축대가 쌓인 자그마한 야영터가 나타나고, 20m쯤 더 오르면 등반 기점이다.


하산 리지 등반이 끝나면 신불공룡릉 칼바위 동쪽 능선에 올라선다. 자수정동굴나라 쪽에서 접근했을 경우 능선길을 따라 곧바로 내려서고, 가천리 불승사가 기점일 경우에는 칼바위 구간을 넘어 신불재로 접근한 다음 안부에서 동쪽 사면 길을 따라 하산하도록 한다. 어느 길이든 1시간 정도면 하산이 가능하다.


>>교통
언양이나 양산에서 접근해야 한다. 언양이나 부산에서는 울산시 삼남면 가천리 경유 시내버스가 수시로 다닌다.


동서울종합터미널→언양·양산 1일 4회(10:00, 13:20, 17:00, 23:30) 운행. 4시간 소요, 언양 요금(언양/양산) 일반 21,100/22,800원, 심야 23,200/25,100원. 홈페이지 www.ti21.co.kr, 전화 02-446-8000.


언양시내나 부산 노포동 통합터미널에서 가천 경유 버스가 약 30분 간격(06:30~21:00)으로 운행한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이나 명륜동역 앞에서 수시 운행하는 언양행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가천저수지 입구에서 내릴 수 있다. 언양에서 불승사까지 택시요금은 약 10,000원. 언양콜택시 052-254-4545, 통도사 천사콜택시 055-381-1004.


>>숙박
암릉 등반 기점 아래 야영터는 개척 당시 개척자들이 축대를 쌓아 만든 것으로 4~5인용 텐트 한 동을 칠 수 있다. 식수는 산행 전 준비해야 한다. 허드렛물은 계곡에서 마련할 수 있으나 갈수기에는 계곡 물이 바싹 마른다.


가천리에서 승용차로 10여 분 거리인 등억온천랜드에는 숙박업소가 많이 있다. 신불산온천(052-254-8111). 입욕료 남 5,000원. 객실료 2인1실 3만원.(입욕권 2장 무료제공) 신불산 홍류폭포 코스 기점에 있는 간월산장(052-262-3141)에서 민박도 친다. 1인당 1만원.


 

등반 길잡이


하드프리 능숙한 클라이머가 리딩해야…8피치는 프렌드 필수


신불리지는 아리랑리지, 쓰리랑리지, 에베로리지 등 신불산의 여러 암릉 가운데 가장 난이도가 높은 리지다. 제4피치(5.10d)와 제6봉(5.10a 또는 5.11a)은 고급 수준의 등반자가 리딩을 맡아야 할 정도다. 단, 전 구간 암릉 좌·우측으로 우회로가 나 있어 자신 없는 구간은 피할 수 있다.


제1피치(등반 길이 25m·난이도 5.8급)는 디에드르형 크랙을 이용해 첫 번째 턱 위에 올라선 다음 살짝 오버행을 이룬 턱을 넘어서야 한다. 홀드가 좋아 쉽게 올라설 수 있는 구간이다. 턱을 넘어선 이후 완경사 암릉을 10m쯤 오르면 피치 종료지점인 소나무에 닿는다. <사진 1 참조>


제2피치(18m·5.8)는 좌측 페이스에 형성된 약 45도의 좌향 크랙을 따른다.(약 6m 지점의 크랙에 박아놓은 링에 확보용 슬링이 걸려 있다) 확보 지점을 지나 상단 가로 홀드를 잡고 올라서면 평범한 리지에 도달한다. <사진 2 참조>


▲ 1. 제1피치. 디에드르형 크랙에 이어 오버행 턱을 넘어서면 평범한 암릉으로 이어진다. 2. 제2피치. 45도 좌향 크랙을 따르다 가로 홀드를 잡고 올라서면 평범한 리지에 도달한다.

제3피치(25m·5.9). 하단부 크랙을 올라서면 경사진 암릉 위에 덮칠 듯 위압적인 암릉이 올려다 보인다. 하단부의 고정 볼트에 확보한 상태에서 암릉 뒤편으로 돌아선 다음 팔을 뻗어 암릉 상의 홀드를 잡아당기면서 암릉에 올라붙어야 한다. 암릉 상의 홀드는 대부분 흐르는 형태이므로 작은 돌기를 손가락 끝으로 잡고 균형을 유지하면서 등반하는 게 오히려 수월하다. 두 번째 확보물(하켄) 3m 위쪽 턱을 올라서면 평범한 암릉이 이어진다. 고도감이 뛰어난 구간이다. <사진 3 참조>


제4피치(23m·5.10d). 밑에서 볼 때와 달리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각이 센 구간이다. 밴드를 이룬 좌향 크랙을 따라 5m쯤 오르면 벽상의 첫 번째 볼트가 손에 닿는다. 이후 확보물 좌측의 가로 턱을 잡아당기면서 두 번째 볼트에 접근한다. 긴 슬링이 걸려 있는 세 번째 확보물까지는 우향 크랙을 양손으로 잡아당기면서 올라야 하는데, 벽 상의 작은 홀드에 의지한 상태에서 머뭇거리다보면 손가락에 힘이 빠져나가 돌파가 어려워지므로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 세 번째 고정확보물 위 오른쪽 벽에 형성된 구멍을 오른손가락으로 잡아당기면서 턱을 올라서면 평범한 암릉이 종료 지점까지 이어진다. <사진 4 참조>


▲ 3. 제3피치. 암릉 상의 홀드 대부분이 흐르는 형태여서 작은 돌기를 이용하고 균형을 유지하면서 등반해야 한다. 4. 제4피치.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각이 센 구간이다. 슬링이 걸려 있는 세 번째 확보물까지는 우향 크랙을 양손으로 잡아당기면서 올라야 한다.

제5피치(20m·5.9). 하단부가 관건이다. 약 5m 높이의 바위가 불룩 튀어나온 데다 홀드 대부분이 흐르는 형태여서 홀드를 찾아내고 잘 이용해야 한다. 흐르는 홀드는 가슴 밑으로 눌러주고, 핀치 홀드를 잡고 몸을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발의 위치를 잘 정해야 한다. <사진 5 참조>


제6피치(20m·5.10a/5.11a). 신불리지에서 가장 어려운 피치로 루트는 두 가닥으로 나 있다. 5.11d급의 정면벽은 전형적인 페이스 등반로로 밸런스 등반에 용이한 클라이머들에게 등반이 가능하다. 약 5m 높이의 크랙 위쪽 턱에서 시작하는 5.10a급 리지 코스 역시 수직 가까운 각을 이루어 만만치 않다. 첫 번째 고정 볼트에 사다리를 걸면 크럭스를 쉽게 넘어설 수 있다. 프리클라이밍을 하려면 암릉 뒤편으로 돌아선 상태에서 암릉으로 접근하는 게 수월하다. 핀치홀드를 잡고 작은 홀드를 딛고 일어서야 하므로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 특히 두 번째 고정볼트까지 접근하는 게 관건이다. <사진 6 참조>


▲ 5. 제5피치. 하단부 약 5m 높이의 수직벽 구간에서는 흐르는 홀드는 가슴 밑으로 눌러주고, 핀치 홀드를 잡고 몸을 위로 올려야 한다. 6. 제6피치 암릉 등반. 신불리지에서 가장 어려운 피치로 특히 두 번째 고정 볼트까지 접근하는 게 관건이다.

제7피치(10m·5.8). 살짝 오버행된 약 5m 길이의 크랙을 올라선 다음 계속 이어지는 반침니를 따르거나 혹은 좌측의 페이스로 접근한다. 비교적 쉬운 구간이다. <사진 7 참조>


제8피치(10m·5.9). 대개 우회하는 구간이다. 가로 크랙이 2단으로 형성돼 있는 정면 벽으로 오를 수 있으나, 고정확보물이 없으므로 프렌드를 이용해 확보해야 한다. 첫 번째 가로 크랙에 오른 다음 움푹 들어간 지점에서 자세를 잡은 다음 두 번째 상단 크랙에 프렌드(중간 사이즈)로 확보한다.


이후 양손으로 상단 크랙을 잡은 다음 왼발을 상단 크랙 초입에 끼워넣고 일어선 다음 좌측 벽 상에 형성된 좁은 크랙을 따라 등반한다. 양손으로는 손가락이 겨우 들어가는 실크랙을 잡아야 하고, 발은 페이스 상의 작은 스탠스나 마찰을 이용해 균형을 유지하면서 좌측 상단으로 몸을 옮겨야 한다. <사진 8 참조>


제8피치 등반을 끝낸 뒤 산길을 따라 30여m 오르면 신불공룡릉 산길을 만난다.


▲ 7. 제7피치. 살짝 오버행된 약 5m 길이의 크랙을 올라선 다음 반침니나 좌측의 페이스로 접근한다. 8. 제8피치(10m·5.9). 2단 가로 크랙을 잘 이용해 중단부까지 오른 다음 왼쪽 대각선으로 나 있는 실크랙을 이용해야 한다.


 월간산/ 글 한필석 차장 pshan@chosun.comㅣ사진 정정현 부장 rockar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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