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영화에 대한 영화 전문가의 평론 하나를 소개합니다.
의견이 치우치지 않고 영화 전체를 알기쉽게 풀이 한 것 같아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에게 소개합니다.
--- On Thu, 1/14/10, Y.Kim <Y.Kim@younwooforum.com> wrote:
> From: Y.Kim <Y.Kim@younwooforum.com>
> Subject: [연우포럼,No.3892]-9 <게스트 칼럼> 접속 아바타 /김창식 <26>
> To: "Y.Kim" <Y.Kim@younwooforum.com>
> Date: Thursday, January 14, 2010, 5:34 PM
“지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
[연우포럼,No.3892]
www.younwooforum.com
<게스트 칼럼> 접속 아바타
> '아바타(Avatar)'*를 3D 입체화면으로
> 보았습니다. 먼 미래, 행성 판도라에서 새로운
> 자원을 탈취하려는 지구인과 토착민
> 나비(Na'vi)족 간의 투쟁을 그린
>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퇴역
> 해병대원 제이크 (샘 워딩튼)는 나비
> 족과 인간 DNA의 합성체인
> 아바타에 접속, 작전에
> 투입됐다가 나비 족 여전사인
> 네이티리(조 샐다나)와
> 사랑에 빠집니다. 나아가
교감을 나누는 나비 족에 동화되어
> 약탈자 지구인에 대항해 싸우지요.
>
>
> 아바타는 의식이 주입된 또
> 다른 자아인데, 현실세계와
> 가상세계의 접합을 가능케 하는
> 메신저로서의 상징성이 만만치
> 않습니다.
>
>
>
>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누구나
> 인정하는 현란한
> 볼거리입니다. 특히
> 이모션 캡처 방식(초소형
> 카메라를 장착한
> 배우의 연기를 CG로
> 옮기는 기법)의 촬영기술은
> 놀랍습니다.
> 나비 족 캐릭터의 미세한
> 얼굴 근육 움직임과 내면 감정이 실제처럼
> 전달됩니다. 이 영화에서 소개된 기술은
>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 '골룸'에 사용된 기술보다 진일보한
> 것이지요.
>
>
>
> 기존의 다른 영화에서 이미지를
> 차용,
> 취합하여 혁신적인
> 영상미학을 완성하는 제임스 카메론의
> 재능은 천부적입니다.
> 이를테면 행성의 아름다운
> 생태계 묘사와 해파리처럼 생긴 나무 씨앗과
> 정글 유영은 전작인 '어비스'에
> 나오는 해저의 정밀한 풍광을
> 닮았습니다. 키가 500미터에
> 달하며 광통신망처럼 뿌리를 뻗은 영혼의
> 나무는 생텍쥐페리의
>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와 생김새가
> 비슷합니다. 영화의 최대 장관인 공중에 떠 있는
> 산의 군집(群集)은
>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의 이미지를 빌려온 것이더군요.
> 이런 장면들을 상상의
> 극한까지 끌어 올려 재창조 하였습니다.
> '터미네이터2'에서 액체인간을 만들어 영화
> 팬들을 놀라게 한 감독이니
> 어련하겠습니까.
>
>
>
>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화면이지만
> 암울한 미래를 묘사하는
> 디스토피아 계열의 영화입니다. 문명에 의해 처참히 파괴되는 자연과
> 자연의 자구적(自救的) 응전이라는
> 주제는 되풀이된 메뉴여서 식상한 느낌이
> 있는 데다, 워낙 스펙터클한
> 장면이 가득해 주제와 감동이 파묻힌
> 느낌이 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영화의 특징, 한계(또는 감독의 취향)이기도 한데, 주제와
> 시각효과가
> 적절한 균형을 이루었더라면
> 최고 반열의 SF 영화가
> 되었을 것입니다. 이야기 전개의 밀도와 울림이
> 상대적으로 처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 전하려는 메시지를 소홀히 한 것은
> 아닙니다. 보는 이에 따라
> 수정주의 서부극 이나 베트남
> 전쟁을 떠올릴 수 있을
> 것입니다.
>
>
>
> 이야기 흐름은 수정주의
> 서부극의 서사구조를 본땄습니다.
> 백인들에 의한 서부개척사는
> 인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종차별, 인디언의 시각에서는
> 영토침탈사지요. 행성의
> 원주민(Native)인 나비족의
> 외양,
> 자연과 교호하는 능력은
> 인디언(Native American)을
> 닮았습니다.
> 총포로 무장한 백인들에게
> 활과 창으로 대응하는 전투방식 또한
> 인디언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주인공이 나비 족을 이해하고
> 동화되는 과정은 내털리 우드의 '수색자',
> 케빈 코스트너의
> '늑대와 함께
> 춤을'을 생각나게 합니다. '작은 거인'이란
> 영화도
> 있었습니다. 인디언에
> 의해 길러졌으나, 카스터
> 장군 기병대의
> 길잡이 역할을 수행 하며 회한에
> 젖는, 리틀 빅 혼 전투의
> 생존자 잭 크랩(더스틴 호프만)과
> 나비 족 모습을 한 제이크는 역할과
> 운명, 정체성의 혼란이 겹치는군요.
> 나비 족(Navi)과 원주민(Native)의
> 음운과 철자법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 흥미롭습니다.
>
>
>
> 베트남 전쟁에 대한 성찰과
> 은유로도 읽힙니다.
> 전쟁을 직접적으로
> 상기시키는 흔적은 곳곳에서
> 발견됩니다. 헬기를 동원한
> 무자비한
> 학살은 영화 '지옥의
> 묵시록'에 나오는 마을
> 공습 장면과 똑같습니다.
> 막강한 화력을 쏟아 붓고도
>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원주민에게 승리하지
> 못하고 철수하는 지구인의 모습은
> 베트남전의
> 판박이입니다. 공격
> 헬기는 코브라 헬기를 닮았으며, 용병대장인
> 쿼리치(스테판 랭)
> 대령이 나비 족 마을을
>
> 공격할 때 사용한 미사일
> 이름은 '발키리1-6'입니다. 발키리는
>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의
> 반지'에 나오는 '발퀴레의 기행(The Ride of the
> Valkyries)'에서 따온
> 것인데,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킬고어 중령이 마을을 공습할 때
> 들리는 바로 그 음악입니다.
> 쿼리치와 킬고어. 두 사람 모두 폭력의
> 신봉자이고, 영웅주의와 전쟁의 광기에 사로잡힌
> 인물 이지요.
>
>
>
> 감동을 자아내는 숨은 비밀은
>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 있습니다. 뜻을 이루지
> 못한 문명인들이 지구에로의 귀환 길에
> 오릅니다. 제이크가 읊조리지요. "떠날 사람은 떠나고 소수의 선택된
> 사람은 남았다.
> 오늘은 내 생일이다.
> 생일에 주인공이 늦을 수야
> 없지."
> 이어지는 나비 족들의 신비한
> 의식과 제이크의 의식이 주입된 아바타가
> 눈을 번쩍 뜨는 마지막 씬. 아직 관람하지 않은 분들께
> 스포일러가 될 소지가 있으니 자세한 설명은
> 피하는 게 예의일 듯합니다.
>
>
>
> 아바타가 SF 영화의 최고 걸작은 아니지만
> 신기원을 이룩한 영화임에는 틀림
> 없습니다. 비슷한 성향의
> 거장 감독인 리들리 스콧(블레이드 러너, 에이리언1,
> 글래디 에이터, 블랙호크 다운)과
> 제임스
> 카메론(어비스,
> 에이리언2, 터미네이터2, 타이타닉)의 영화를
> 비교,
> 관람해 보는 것은 색다른
>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스콧
> 감독은 좀 더 철학적이고
> 카메론은 보다 더 대중적입니다.
> 공통점은…? 두
> 사람 영화는
> 무조건 봐야 한다는 것
> 입니다.
>
>
> * 아바타(Avatar)는
> 산스크리트어이며 분신, 제2의 자아의
> 뜻임.(필자 주)
>
>
> ** 이
> 칼럼은 원제작처인 <자유칼럼그룹 www.freecolumn.co.kr >과의 협의하에 연우포럼에서도
> 전재.배포하고
> 있습니다.(김연우 포럼장)
>
>
>
>
>
>
> <필자소개>
> 김창식
> 경복고, 한국외국어대학 독어과
> 졸업/재학중 독일어로 쓴 소설, 수필, 논문집
> 간행/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공항지점장
> 역임/외대문학상(단편), 2008 '한국수필' 신인상
> 수상/음악, 영화,
> 문학, 철학적 관점을 감성적 문체로
> 표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