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0일
오늘 호주 프리멘틀항을 떠난지 나흘째
잔잔한 파도를 헤치고 인도양을 순항 하고 있다.
아침 부터 아내가 캐빈 내 록커Locker 작은 금고의 비밀번호를 잘못 누르고 잠궈
다시 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당황 하는것을 내가 해결 해줬다.
물론 내가 직접 고친것이 아니라 룸서비스 맨 에게 연락 해서 기술자가 고쳐 줬다.
나는 그 진행을 도와 줬다.
어제는 식당 에서 작은 손가방을 놓고 온것을 오늘 아침 에서야 알고
그것 역시 5층 안내 데스크 Passenger Service Desk 에 가서 분실물을 찾아 왔다.
" 어때 나 없으면 안되겠지 ?"
이번 여행중에 나의 중요성을 환기 시켜 주고 공감을 받아 냈다.
사실 은퇴후 내 존재감이 희미 해졌을 텐데 ...
여행 전반에 걸친 진행 과정 에서 목에 힘 좀 줬다.
아내 나 나나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데 , 각종 안내 방송 과 문자 연락을 이해 하고
일을 처리 하는데 있어서 내가 좀 잘난척 했다.
매번 항구에 도착 해서 승하선 할때 마다 나라가 다르기 때문에 입출국 수속을 하고
항구 에서 Shore Excursion 현지 여행을 진행 하는데 있어서 내 역활이 절대적 이지.
5월31일
다음 포트 스리랑카 Sri Lanka의 콜롬보 Colombo항 까지는
앞으로 이틀간을 더 항해 해야 하는데
오늘 아침은 빗방울이 듣는 흐린 날 이다.
매일 배달 되는 선내 소식 전단지 Patter 와 통신문을 보니
현재 인도양을 지나 아덴만 Gulf of Aden 이 가까워 지니
이 수역은 악명 높은 해적선이 출몰 하는 지역 이라서 유의사항이 적혀 있다.
내일 아침은 해적 습격대비 훈련도 한다고.
저녁 일몰 시각 이후 에는 혹시 해적선의 눈에 띌까 몰라서
화려 하게 빛나는 선내 모든 외등을 끄고 조용히 항해 했다.
소말리아 해적선이 접근 해온다 해도 이렇게 큰 유람선을 나포 하기는 불가능 할겄 같다.
그리고 인근 해역 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해군 함정이
순항을 한다고 들어서 별일 없을것 같다.
식사후 이백여 미터나 되는 7층 데크를 몇바퀴 워킹 하고
14층에 있는 Fitness center 에서 Treadmill 런닝 머쉰 등 간단한 운동을 하고
스파 와 사우나를 하는게 차츰 하루의 생활 패턴이 됐다.
그러다가 데크에 나가 뒤로 밀려 나는 물거품 파도 와
사방에 둘러 펼쳐 있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멍때리기를 하면 마음에 평온이 찾아든다.
장기간의 선상생활에 차츰 적응 해갔다.
며칠전 까지 무섭다고 그냥 하선 해서 항공편 으로 돌아 가자는 아내도
이제는 이게 꿈 인지 생시 인지 모르겠다 며
차츰 선상생활에 익숙 해진것 같다.
일상 대담은 그럭 저럭 회화가 되나
극장 이나 비스타 라운지 에서의 오락 퀴즈 토크쇼 프로그램 은
우리의 정서에 익숙 하지 않고 빠른 대화로 진행 하기에
완전 이해 하기가 힘들어 소 닭 보듯이 대충 지나친다.
6월1일
오늘이 엘리자베스 여왕 Queen Elizabeth 생일 .
뉴질랜드는 영 연방국가의 일원 이라서 이날은 국경일 이다.
오클랜드 집 에 살면 이제 겨울이 시작 되어
비 오는 날이 많고 으실 으실 추운 계절이 시작 되는데
이곳 인도양의 아침은 훈훈한 여름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온다.
모레 스리랑카의 콜롬보항에
도착 하면 아마 영상 30도 내외의 한여름 일것 이다.
어제 저녁 식사는 5.6층에 있는 레스토랑 에서의 정찬 대신 14층 뷔페에 가서
매운 컵라면에 김치 멸치조림을 곁들여 먹었더니 속이 좀 편안 해졌다.
식습관 과 언어는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
커피는 모카 카푸치노 보다는 한국 인스탄트 봉지 커피가 좋고
술 생각 나면 바 에서 파는 칵테일 보다는
올때 갖어온 위스키에 맹물 섞어서 마시는게 훨씬 좋다.
한국 과 서양식이 마구 섞여진 식습관이 생겼다.
6월2일
오늘은 배가 적도 ( Equator )를 통과 하고 있다.
소라 고동소리 와 함께 로마 신화 바다의 신 Neptune (그리스 신화 Poseidon. 한국 에서의 용왕 )에게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기념제를 갖었다.
남위 30~40 도(한국은 북위 30~40 )에 걸쳐 있는 뉴질랜드 에서 살다가
인도양의 위도 0도 해상을 통과, 이제 북반구로 넘어간다.
내일 콜롬보에 입항을 앞두고 안내방송을 한다.
가급적 개별 관광을 삼가(안전 하지 않아) 하라고 해서
선사가 준비한 Excursion tour 만 할 예정이다.
Us 1$=150 루피 정도(.호주 뉴질랜드 화폐 와 Visacard등 credit card도 사용 가능 ) 인데
물품 구매는 할것이 없을것 같다.
언어는 싱할라 타밀 영어가 가능 하다고.
하루 한끼 정도는 쌀밥이 먹고 싶어 Steamed Rice 자스민 쌀밥을 방 으로 갖어와
집 에서 갖어온 열무김치 와 멸치조림 에다 먹으니 살것 같다.
내일 부터는 준비해온 한국의 오뚜기 즉석쌀밥을 마이크로 웨이브에 1분30초 정도 돌려 달라고
웨이터 에게 부탁 해야겠다.
6월3일
이레 만에 인도 밑에 있는 섬나라 스리랑카 Sri Lanka( 세일론 )의
수도인 콜롬보항 Colombo 에 입항.
후텁지근한 날씨 다.
데크 에서 내려다 보니 노점상들이 즐비 하니 차려 있다.
아내 에게 이곳은 치안이 불안 하니 절대 헤어 지면 안된다고 다짐 하고
각자 워키토키 walkie-talkie 까지 챙겼다.
오래전 신혼부부가 인도 에서 택시 타고 가다가 운전수가 고장 났다고 신랑 한테 차를 밀어 달라고
내리게 한후 신부만 싣고 달아나 몇년후 돼지우리에 같혀 있던 신부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툭툭 이나 택시 타고 개별 여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선사 에서 마련한 단체 리무진버스 투어만 했다.
1인당 Au $75씩 내고.
인구 75만의 콜롬보 시내 는 툭툭 이라 불리는 삼발 차량을 비롯한 각종 차량 이
뒤엉켜 다니고 불교 흰두교 사원 과 박물관을 둘러 봤다.
Asokaramaya Buddhist Temple
피부색이 까무잡잡 하고 행색이 초라한 군상들로 붐비고 ,별로 감탄할 만한 풍경은 없었다.
사원에 입장 할때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기에, 벗어논 신발을 정리 해주고
알수 없는 말로 구걸을 하는데, 동전이 없어 난처 했다.
가끔 행색이 이상한 현지인이 다가와 "쎄쎄 , 촤이니스 ? "
동양인 이면 대부분 중국인 인줄 알고 말을 걸어 왔는데 , 얽히고 싶지 않아 대꾸도 않으면
다시 "재패니스 ? 코리안 ? " 하다가 간다 .
첫댓글 선상여행은 "화려' 하지만 "고독"하다는 말이 있더이다.
선상에서는 핸펀사용을 할 수 없나요?..워키토키를 사용하셨다고 하니 궁금하네요~
즉석밥은 오뚜기 보다 cj게 더 맛 있습니다....
저희는 집에도 비상용으로 비치 해 두곤 하지요..혹시 급하게 쓸 일이 생기곤 합니다.자주는 아니구요...ㅎ
인도에서 택시 탄 신부를 납치했다는 글은 정말 무섭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에 나이든 여자는 납치하여 마늘까기 시킨다는 말이 있었어요.. 마트에서 깐마늘 팔거든요~
여행기 정말 재밌고 새로운 것을 접하게 하십니다.
감사 드려요~
강추위 속에 모두 동면에 들어간줄 알았는데, 반갑습니다.
해외 에서 셀폰은 통신비를 절약 하기 위해 사용을 자제 하고
근거리 에서 소형 워키토키를 사용 했습니다.
낯선 해외 길거리 에서 서로 잃어버리면 큰 낭패를 당하지요.
인도 이야기는 풍문에 불과 한데, 방심 하지말라고 해준 말 입니다.
그동안 많이 이동하셔서 적응단계시군요.
어찌보면 선상여행은 이민생활과 흡사해보이네요.
다양한 인종과 서로가 소통에 장애나 음식문화가 다르고 상당한 용기도 요구되고하니 말입니다.
훌륭한 여행기 감사드립니다.건강하세요.한담님.
선상생활을 보름 정도 하니, 차츰 익숙 해졌습니다.
다음편 에는 인도양의 아라비아해를 지나 페르샤만의 두바이로 갑니다.
서양문화에 젖어 보려 해도 좀체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못 벗어납니다.
구태여 벗어날 필요가 없어, 동서문화를 혼용 하려 했습니다.감사 합니다.
오늘은 무지 추웠습니다. 영하 13도. 칼 바람에 체감 20도 이하.
지금 그 곳 뉴질랜드는 한 여름 이겠군요? 그러나 그리 덥지는 않다면서요?
최근에 <넷플릭스>라는 일종의 영상물 스트리밍 공급업체에서
미국 드라마 '더 크라운'을 봤습니다. 거기에 엘리자베스 여왕의 얘기가
매우 흥미진진하게 나오는데 위 올리신 글에 여왕 생일이란 언급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아내에게 자존감을 십분 발휘할 기회가 생겼다니 축하합니다.
모름지기 여필종부의 진가를 아직 잘 모르는 여성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확실하게 그 의미를 짚어주셨다 하니 계속 건승하시길 빕니다.
계속 속편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은 전국이 강추위로 온통 얼어 붙고 눈 도 많이 내렸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이곳은 낮에는 햇볕이 강렬 한데 그늘 에서는 선선 합니다.
이곳 에도 인터넷에 연동 되는 스마트 tv가 생겨 각종 프로그램이 다양 하게 나와
오히려 뭘 볼까 선택 하기가 어렵습니다.
노년이 되니, 아내 앞 에서 으시댔다가 눈치 봤다가 ...
갑 과 을 의 관계로 수시로 바꿔지면서 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