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하나고 먹고 싶은 것은 많고 그래서 약간 무리하기로 선택했습니다.
점심은 태화장에서 코스요리로 자~알 먹고 1천원짜리 선지국밥이 양이 적다니
거기까지 걷는 동안 소화시켜서 먹고 마지막으로 만두는 한개씩만 맛 보고 싸 오기로;;
어제 대전에서 찍어온 유일한 사진입니다.
전용 주차장이 넓어 스므대 정도의 차량을 세울수 있게 되었더군요
갓 점심 지난 시간인데도 주차 관리하는 사람 둘이 열심히 차를 안내하며 왔다 갔다 합니다.
아..이거 생각보다 훨씬 유명한 집이었군요. 흥분되네요.
분위기가 점심때 들끓던 손님들과 한창 전쟁 치르고
마악 정돈되기 시작한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종업원들도 많은 손님들을 다뤄본 듯 주문이나 하나하나 말 응대에 경험이 많아 보입니다.
아..그런데 작정했던 코스요리는 3인 이상만 가능하답니다.
제일 기대 했던 건데.........좌절 .........
좌석 회전율도 빨라야 하고 짜장이나 짬뽕 파는 데서 한창 바쁠때 손님 하나 때문에
손 발이 꼬일 필요 없다는 점은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점심때도 지나 좌석도 빈자리가 많았고
1인분 조리가 힘들다기 보다는 가게 규모나 주방 돌아가는 속도를 보니
기준가의 20~30% 더 받는 식으로 해도 층분히 굴릴 수 있을텐데
별도의 1인분 코스가 없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속으로 아쉬운 소리를 삼키며 "복음밥"을 주문했습니다.
전 중국집 내공 알아볼 때 복음밥을 자주 애용합니다.
의외로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간단해서요. 복음밥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보통 요즘 복음밥은 당근이나 야채 큼직하게 썰거나 계란 반숙은 턱 얹어 놓거나 하며
오므라이스인지 복음밥인지 헷갈리게 나옵니다.
복음밥을 주문하는 또 한 이유는 곁다리로 나오는 짜장과 짬뽕국물 또는 우동국물 ㅎㅎ
밥은 복음밥용으로 고두밥으로 했는지(방금 할 수록 좋은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계란 코팅은 잘 됐는지 얼마나 센불로 했는지 기름은 뭐 쓰는지 등등
여기서 먹어 본 결과 밥만 빼곤 복음밥의 '조리'자체는 확실히 제대로였습니다.
매우 쎈 불에 후다닥 해 밥도 한알 한알 따로 놀아 부슬부슬 한게 '떡'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밥 자체의 내용은 완전히 보온 밥통에서 오래묵어 푸석한 짬밥 수준이더군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원래의 중국집식 복음밥 냄새..
계란의 꾸릿함과 열 받은 라드(돼지기름) 냄새.
그게 있었습니다.
비록 당장은 엉성하지만 원래의 내공은 역시...라는 인상을 받았죠.
그리고 겯들여 있는 짜장. 저는 자장 보다는 짜장이라는 말이 더 좋아요
원래 전 복음밥에 짜장 안넣어요. 그래서 짜장은 반찬처럼 숫가락으로 따로 떠 먹습니다.
짜장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름많고 캬라멜 미원 잔뜩 넣어 달기만 한게 아니라
다 적당 적당 하면서 짜장(중국식된장)속의 묵은 맛이 느껴졌습니다.
직접 담그나 봐요. 또 짜장 담은 접시 주변에 기름층도 없고 제대로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자꾸 숫갈질 하다가 짜장 결국 다 먹음(ㅜ_ㅜ 이후 또 먹을게 많은데...........)
먹으면서 메뉴판 뒤적이다 -군만두(직접제조)-4500원 이런게 있더라고요.
오..직접 만든데요. 아다시피 어지간한 가든 갈비탕이나 냉면 다 봉지육수이듯
대부분 중국집도 봉지만두 잖아요. 탕수육 시키면 그냥 묻어 오고..
그래서 요즘 중국집에서 군만두 시키는 사람도 없고
근데 유명한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니 안먹을 수 없죠.
복음밥 딱 다 먹었을때 나왔습니다.
군만두는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익혀 나옵니다.
하나는 탕수육처럼 기름에 풍덩 빠뜨려 튀기거나
하나는 한쪽면만 놓고 익히면서 밑에 익는 열기와 수중기가 올라가
나머지를 익히는 것 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한쪽 면만 익히는게 정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전 황학동에서 우연히 닭대가리를 갈아 만두소로 넣은
통튀김 튀김 만두를 인상적으로 먹은적이 있어서 아무렇게나 튀겨도
맛만 있으면 장땡이란 촌스런 개념이 있어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
아 그런데 여긴 통 튀김이더군요 그것도 아주 아주 바싹 튀긴...
어느 정도냐면 만두피는 다 터지고 벌어진 그 사이로 다 드러난 만두소까지 바짝 튀겨져서
타기까지 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만두를 들어 젓가락에 약간 힘을 줬더니
그 벌어진 소 속에서 기름이 뚝뚝 떨어지데요. '개 판'이었습니다.
만두소도 부추에 두부 약간 그 외엔 뭘 넣는지 모를정도로 빈약했습니다.
바짝 튀겨 꼴에 만두피 씹는 재미는 있었지만 만두소는 고기는 물론이고
물령뼈나 힘줄 씹히는 것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따위 것을 뭐 직접 만들었다고 드러낼것 까지는..
분위기를 보건데 확실히 상당히 지명도와 내공이 있는 곳 같습니다.
복음밥도 제대로 향수를 자극하고 만두도 직접 만드니 기특하다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그 만큼 유명해서 일부러 찾아 올만한 내공이나 완성도는 전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장사가 잘 되고 손님이 많다 보면
이것 저것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이 글 쓰면서 다시 검색해 보니 대전 사람들도 단골들이 많고
많이 와서 먹나봐요. 언제 부터인가 굴 짬뽕이 흔해져
여기도 특별 메뉴처럼 메뉴 이름이 벽에 많이 붙어있던데
아직 굴짬뽕은 먹어보지도 못했고 그다지 흥미도 안당기더군요.
결론
집에서 가까운데 있으면 가끔 짜장이나 (그냥)짬뽕 정도는 먹으러 가기 좋을 듯
그러나 일부러 차 타고 가서 먹을 정도로의 가치는 전혀~~~~못 느꼈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목욕하고 (김포 별주 같은)술을 좀 마셧더니 눈이 막 감기네요..
생각나는대로 두서 없이 쓰는 장황글이라 엉성한 말이나 내용 양해 바랍니다.
내용은 없고 말은 많고 ㅎㅎ
내일은 선지국하고 만두 소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