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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문학특구
2014년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탐방기
김우영(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 장 소 : 장흥군민회관 ․ 장흥문화예술회관 및 강진군, 영암군 현장투어
○ 주 관 : 장흥군, 장흥문화원 한국문학특구포럼 추진위원회
○ 후 원 : 한국번역문학원, 대산문화재단, 문학과 지성사, 나남출판
별곡문학동인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해외문화교류회
□ 들어가는 시
짙푸른 쪽빛의 정남진 남해 바닷가 풍경
꿈(이동규)
꿈이었지만 선명했다.
덩니미 저수지가 보이고
흰 구름 살짝 걸친 억불산도 나타났다.
놀기만 하던 시절이라
소 돌보는 핑계로 책보는 팽개쳤다.
당뫼산에 놔둔 소는 제 알아서 풀 뜯고
놀기 바쁜 초동들 땀에 흠뻑 젖을 때면
사 년마다 한 명씩 아이 잡아먹는다는
이무기 전설은 어른들의 이야기
우리는 무조건 저수지로 뛰어든다.
물뱀과 뒤엉켜 두어 바퀴 휘젓다가
입술 파래질 때 쯤 불현듯 소 생각나
삐삐풀 출렁이는 산등성을 향해
목청껏 소 당번을 부른다.
오늘도 나는 덩니미 저수지를 물뱀처럼 휘젓고
당뫼산 푸른하늘로 한없이 날아오른다.
* 당뫼산 : 장흥 억불산 밑의 공동묘지가 있는 산등성이로 월평에서 500미터 정도 남쪽에 있음, 억불산 밑의 조그마한 산등성이며 월평 사람들이 소 풀 뜯으로 가는 곳으로 공동묘지가 많음
* 덩님이 저수지 : 억불산 밑의 안양 쪽에 있는 저수지로 당뫼산 너머에 있음
* 이 시는 이제 꿈 속에서 볼 수 있는 어린 시절 이야기. 비록 타향에서 살면서 꿈을 실현시키며 살고 있지만 뿌리는 장흥에 있음을 그림.
- 이동규 시인의 애향시 ‘꿈’ 전문
저울추 기울 듯 저물어가는 한 해의 만추 계절 2014년 11월 세밑. 대전 보문산 안토시안 단풍이 찬 가을바람에 휘리릭--- 휘리릭---나뒹굴고 있다. 추위를 느끼며 외투 깃을 세우고 길을 걸으며 문득 어머니 품이 생각이 난다.
어렸을 적 안온하고 따스했던 어머니 품은 만병 통치약이었다.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면 무조건 어머니 품에 안겨 뒹굴면 어머니의 그 따스한 약손이 지나가면 금새 다 나았다. 참으로 고맙고 한없이 너그러운 어머니 품. 그래서 오늘은
을씨년스럽게 찬 바람이 부는 날
□ 길 떠나는 그대 모습 아름다워라!
‘길 떠나는 그대 모습 아름다워라!’는 말에 힙 입은 전남 장흥 문학기행 버스는 지혜로운 여행자들을 태우고 대전 중구 문화동 한밭도서관을 뒤로 하고 가볍게 호남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
전남 장흥가는 고속도 휴게소에서 힘찬 출발! 남방으로 시원하게 뻗은 호남고속도로
푸르른 가을하늘 길 따라 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장 밖으로 늦가을 서정이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산야의 단풍은 붉다 못해 빠알간 물감으로 울긋불긋 색칠하고 있다.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은 파릇파릇 새싹이 구루터기 위로 가을 채치기를 하며 몸짓하고 있다.
붉은 철쭉의 제암산, 피톤치드 편백 억불산, 천관문학관이 있는 천관산 짙푸른 정남진 바다, 그리고 보림사 계곡물 가득 안은 탐진강이 어우러진 문향(文鄕)장흥은 관서별곡의 고향이다.
정남진 지도 / 정남진 일출 / 장흥관광지도
장흥의 이미지 브랜드는 정남진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 동쪽으로 내 달으면 도착하는 곳이 동해안 정동진이다. 이에 착안하여 서울 광화문에서 정 남쪽으로 내려오면 도착하는 곳이 정남진이다. 북쪽의 가장 추운지방인 중강진과 일직선상에 있다. 정남진을 품고 바닷가에 위치한 장흥은 해산물이 풍부하며 남해안 다도해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위도상으로 국토 북쪽의 가장 추운 중강진에 대하여 남쪽의 가장 따뜻한 곳이기에 남북화해와 민족통합을 상징하며 장흥하면 정남진이요, 정남진하면 장흥을 떠올리게 한다고 한다. “워메-- 장흥삼합 징한 것이 겁나게 맛나네잉!”
장흥의 별미 삼합과 맛난 소고기
장흥의 참맛은 한우고기와 장흥삼합이다. 장흥삼합은 장흥의 특산물 중의 하나인 연한 육질의 쇠고기와 향긋한 표고버섯에 담백한 키조개의 관자가 조화를 이룬 것이다. 삼겹살 홍어 김치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삼합과는 달리 장흥 한우와 키조개의 관자 및 표고버섯이 어우러져 맛을 낸다. 숯불에 전통 불고기판을 사용하여 쇠고기의 육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관자와 표고버섯은 불판 가장자리에 부은 육수로 익혀야 한다. 그리고 상추에 싸지 말고 쇠고기+관자+표고버섯을 젓가락으로 잘 잡아 소금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그 진 맛을 느낄 수 있고 초장에 찍어 먹어도 별미이다.
흔히 하는 남도의 이야기이다. 여수 가서는 돈 자랑 말고, 순천에선 인물 자랑 말고, 벌교 가선 주먹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어디 그 뿐인가? 진도 가서는 ‘귀 명창’ 소리 들을망정 제 소리 자랑일랑 아예 말랬다. 밭고랑에서 풀 뽑던 아낙도 앉은 자리에서 곧 잘 소리 한 가락 뽑아낸다니 말이다. 전남 장흥에선 함부로 글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발 닿는 곳마다 시인 묵객들이 빼곡하기 때문이다.
장흥 출신 이동규 시인의 ‘정남진 장흥’이란 시 에서 장흥 문향(文鄕)에 대한 표현이 ‘장흥삼합처럼 징허게’ 풍겨 나오고 있다.
‘시 아닌 것, 시인 아닌 사람이 없는 곳/ 소설 아닌 것, 소설 아닌 사람이 없는 곳/ 누가 여기에서 함부로 시인이라 자랑하랴/ 누가 여기에서 함부로 소설가라고 말할 수 있으랴!// 이청준의 서편제가 들리고/ 한승원의 아제아제 바라아제가 귓전을 때리는 곳/ 장흥 사람은 모두가 풍류꾼이다//
김석중 소설가 이승우 소설가 이동규 시인 김정 아동문학가
전남 장흥에는 글 쓰는 이가 많다고 한다. 위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행 가사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1522~1556)을 우선 뽑을 수 있다. 백광홍에서 비롯된 문맥은 이청준의 ‘눈길’ ‘축제’ ‘선학동 나그네’(천년학), 한승원의 ‘포구’ ‘앞산도 첩첩하고’, 송기숙의 ‘녹두장군’, 이승우의 ‘샘 섬’ 등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또 근대 작가군으로 꼽히는 김석중, 이승우 소설가와 충남대 교수이자 이동규 시인, 김정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등 안팎이 문인들로 차고도 넘친다. 그러니 장흥 어디를 돌아봐도 문향(文香)과 맞닿아 있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장흥을 문향(文鄕)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까닭일 것이다.
이 가운데 눈 여겨 볼 수 있는 작가는 김석중 소설가이다. 관서별곡으로 창시된 별곡문학회를 창립 26여년 이끌어 오면서 매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종합문예지 ‘별곡문학’을 발행 장흥문학의 텃밭을 지켜오면서 사실상 장흥문학을 주도하고 있다.
(삭제)특히 이번 전국 규모로 열리는 2008년 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문학특구 지정되어 올해로 4번째 열리는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을 기획 운영하는 김석중 상임집행위원의 노고는 장흥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석중 소설가는 1948년 전남 장흥 부산 용반에서 출생 고향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시골에서 왕복 15Km가 넘는 통학 길을 도보로 다니면서 독서와 문학의 열정에 빠져들고 가정형편으로 진학을 하지 못하자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그해에 육군에 지원입대 한다. 이어서 월남전에 참전 복무하다가 병역을 필한다. 제대 후 대한가족계획협회에 재직하면서 기독교 신앙에 입문 1970∼1980년대에 인권 운동과 기청전남연합회 회장과 호남 NCC 인권의원으로 활동한다. 1984년에는 3년 동안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다가 고향 장흥에 돌아와 향토문화 활동과 소설작품 집필에 전념한다. 현재 장흥문화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며 별곡문학동호인회를 창립 장흥의 문학, 미술, 민속, 농악, 사진 등 다양한 문화영역의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 그러면서 소설집과 향토 사료집 등 10여권의 저서를 출간하는 왕성한 저력을 보인다.
문득 장흥문학의 메카 진원지를 보면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유명한 여행자 ‘한비야’의 말이 생각난다.
“여행은 다른 문화,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국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 바보는 방황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여행을 한다.
이번 전남 장흥 문학기행은 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문학특구
‘바보는 방황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여행을 떠나는!’ 한국해외문화교류회에서는 총 35명(남자 15명, 여자 20명)이 참여를 했는데 본부를 둔 대전을 비롯하여 서울과 경기 이천 및 성남․의왕, 경남 함양․남해, 광주 등지에서 다양하게 참여를 하는 뜻 깊은 인문학 기행이다. 이번에는 대전 디트뉴스 이성희 상무와 중도일보 한성일 국장과 송익준 기자, 월간 청풍 송은애 취재부장이 동행하였다.
‘어머니 품 같은 장흥, 상생의 문학. 고향의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이동규 대표의 영상 축하 메세지를 비롯하여 박부도김 부대표의 성악 ‘그리운 금강산’, 임채원 모녀의 ‘시낭송’ 김우영 사무국장의 기타연주와 노래‘ 등의 프로그램으로 참여를 했다.
장흥 가는 버스에서 참석자들 자기소개와 김정자 시인에 넌센스 퀴즈풀기, 이동규 대표의 ‘유우머’로 자칫 지루한 3시간의 버스 여행길 재미와 흥미롭게 진행되었다. 신나는 여행길을 달리던 버스는 터덕터덕 숨찬 기운으로 정오 무렵 장흥읍 건산리 710-1번지에 있는 신녹원관 식당(대표 최순님)에 멈추어 섰다.
장흥읍 건산리 710-1번지에 있는 신녹원관 한정식 식당
미리 예약한 2층에 맛깔스럽게 차려진 남도 한정식 식단이 허기진 여행자들 시선과 후각을 자극했다. 맛난 음식으로 이것 저것 맛보며 서로 담소를 나누고 남도의 그윽한 정오나절 오찬을 즐겼다. 이때 경남 남해군의 김용엽 시인과 광주시의 김정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김경천 수필가(전 국회의원)의 합석으로 분위기가 상승한다.
□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가. 첫째 날(2014.11.15 토)
○ 고향의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다!
장흥읍 토요시징과 읍내를 흐르는 탐진강
남도의 맛깔스런 오찬을 마친 여행자들은 버스로 장흥 군민회관으로 이동했다.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읍내 탐진강과 토요시장 일대를 남도의 그윽한 햇빛을 받으며 구경하였다. 돌다리를 놓은 탐진강은 장흥 유치면과 영암 금정면의 경계에 있는 국사봉에서 발원하여 장흥군, 강진군을 에둘러 남해로 흘러든다.
장흥 군민회관에서 한국해외문화교류회 화이팅!
여행자들은 장흥군민회관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행사장애는 서울에서 온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들과 강진문인협회, 영암문인협회, 장흥문인협회 회원들이 서로 인사를 하며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잠시 후 장흥문학 지킴이의 보배로 평가되고 있는 별곡문학회 회장이자 한국문학특구포럼 상임집행위원인 김석중 소설가의 사회로 행사의 막이 오른다.
이동규 대표의 영상 축하 메세지 /박부도김 성악가의 그리운 금강산 열창의 무대
첫 무대는 대전에서 간 한국해외문화교류회 부대이자 성악가인 박부도김 작가의 ‘그리운 금강산’으로 문을 열었다. 열화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 속에 열창으로 무대를 열고 이어서 주최 측 인사말과 영상 축하 메시지 등이 이어졌다.
이어 장흥과 영암 강진 서울 등에서 참석한 시인들의 시낭송이 이어지고 기대하던 만찬이 시작된다. 뷔페식의 만찬은 남도의 맛깔스런 음식 맛을 보여주듯 갖가지 음식으로 여행자들의 포만감으로 만족시켰다.
2014.11.15(토)장흥 군민회관에서 개최한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행사 장면
○ 상생의 문학 낭독콘서트에 빠지다!
장흥군민회관에서 제1부 행사를 마친 여행자들은 제2부 낭독콘서트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서 장흥읍 남동리 60번지에 자리한 장흥 문화예술회관으로 이동했다. 외곽에 있는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많은 좌석과 무대조명 등을 구비해놓았다. 2부에서는 제1장 ‘문학 그 아름다운 화두’라는 주제와 제2장 ‘한승원 시 세상을 열다’ 제3장 문학인 자유 한마당‘등으로 나뉘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선을 보였다.
장흥과 서울, 강진, 영암, 대전 등의 참여자들이 상생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시낭송과 노래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특히 김성 장흥군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란 시낭송은 풍류기질이 기질이 농후했다. 서두에 소개한 이동규 시인의 ‘정남진 장흥’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 아닌 것, 시인 아닌 사람이 없는 곳/ 소설 아닌 것, 소설 아닌 사람이 없는 곳/ 누가 여기에서 함부로 시인이라 장흥에서 자랑하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대전에서 간 유경용 시인과 김일토 선생이 말을 주고 받는다.
“장흥은 저렇게 군수가 시낭송을 잘 하는데 4만여명의 군민은 오죽하겠어요? 대단하네요. 허허허---!”
“그러게 말이어요. 이래서 장흥이 문향(文鄕)이네요. 하하하---”
그러자 옆에 있던 대전의 여행객 신수자, 이정남 선생이 박수치며 호응을 한다.
제2장은 서편제 영화로 유명세를 떨쳤던 오정혜 국악인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소설가로만 알려졌던 한승원 작가의 시 세계를 조명하는 ‘우주의 본질적 실체와 신비의 합일’이라는 주제로 중앙대학교 이승하 교수의 설명이 여행자들의 이해를 도와주었다.
제3장에서는 오정혜의 국악인의 절창을 시원하게 들었다. 행사 말미에는 대전에서 간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김우영 작가가 들려주는 ‘가을사랑’이라는 기타연주와 노래를 깊어가는 가을밤을 성숙시키고 있었다.
여행자들은 장흥문화예술회관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서양의 철학자 ‘브하그완’의 말에 공감을 하였다.
“여행은 그대에게 세 가지의 유익함을 가져다 준다. 첫째는 타향에 대한 지식이고, 둘째는 고향에 대한 애착이며, 셋째는 그대 자신에 대한 발견이다.”
장흥 문화예술회관 오정혜 국악인과 김우영 작가의 키타연주와 노래 공연
국악인 오정혜의 시원한 절창을 들으며 장흥과 보성은 판소리의 본 고장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전남 일대 그 어느 곳도 판소리와 무관하지 않지만 특히 장흥, 보성은 판소리 가운데 서편제 소리의 본향으로 알려져 있다. 보성에서 장흥을 거쳐 강진, 해남, 진도로 이어지는 남해안선과 다도해의 굽이굽이가 빚어낸 서편제이다. 그리고 구례, 곡성, 남원 지방의 직선적이며 남성적인 동편제는 우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장흥, 보성의 서편제는 여성적이고 흐느적거리는 계면조를 기본으로 삼는다고 한다.
장흥 문화예술회관에서 내빈들과 함께 기념촬영
시낭송과 국악과 노래 등으로 장흥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열광시켰던 낭독콘서트는 밤9시 지나면서 아쉬운 막을 내렸다. 여행자들은 저마다 느낀 감흥을 이야기하며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대전애서 간 신수자 이정남 선생이 말한다.
“그런데 오늘 김성 장흥군수님 대단하시더라! 그 바쁜 군정에도 불구하고 공연시간이 끝날 때 까지 우리와 같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감동 받았어요.”
“맞아요. 그 분이 시인으로 등단한 분이라서 그럴거야? 그리고 시낭송 맛깔스럽게 잘 하시는 것 봐. 아, 멋져요욧……!”
장흥 부산면 지천리 405번지 콘도 리조트 임채원 시인과 김우영 작가
여행자들은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승차하여 부산면 지천리 405번지에 있는 정남진 리조트로 향하였다. 자연이 살아 숨 쉰다는 건강 휴양촌 리조트 도착하여 미리 안배된 방 열쇠를 받아 각자 여장을 풀었다.
잠시 후 211호실에 모여 장흥에서의 첫날밤 레크레이션을 운영했다. 첫 순서는 기대를 모았던 광주 김정 시인의 ‘부채춤’이 선 보였다. 곱게 입은 한복과 부채를 양손에 들고 가녀리듯 날렵하게 추는 춤사위에 일행은 숨을 죽이며 지켜보았다. 남도 끝자락 장흥 땅에서 심야에 감상하는 부채춤의 참 멋은 각별한 재미를 더하여 주었다.
방에 빙 둘러 앉아 저마다 노래와 기타연주 장기를 자랑하는 한 밤의 레크레이션은 여헹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모처럼 이름 없는 현장가수로 지목되어 가사를 잘 몰라 중간에 자리에 주저앉는 사람, 못하는 노래이지만 열창으로 방안 분위기를 압도하는 사람 등의 몸짓에 웃는 가운데 정남진 콘도 리조트의 밤은 그렇게 익어만 갔다.
정남진 콘도 리조트 김정 아동문학가의 부채춤과 장흥문학을 위하 축배!
나. 둘째 날(2014.11.16 일)
○ 장흥 안양면 정남진 한승원 작가 문학 산책길
다음날 이른 아침. 뒷산을 산책하며 맑은 공기와 만났다. 산길을 걸으며 ‘성 아우구스티누’의 어록 한 구절이 생각난다.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
여행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리조트 1층에 마련된 식당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한식 뷔페식 식당에서 지난밤 과음 속풀이로 북어국이 최고 인기였다. 식당 여주인이 큰 그릇에 국물을 보충하며 말한다.
“긍께 엊저녁이 약주덜 많이 마셨능게라! 워따메 국물이 요로큼 바닥이 난디여?”
안양면 정남진 한승원 문학산책길 해변.
건너 아스라이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 무대였던 소록도 득량만이 보인다.
버스는 오전 9시 리조트를 떠나 한승원 작가의 해반 산책로가 있는 동남쪽 끝자락을 안양면을 향하여 출발했다. 장흥은 군수조차 문단에 등단한 작가라고 할만큼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을 비롯한 많은 문인을 배출한 문향이다.
명장 임권택 감독의 영화 '아제아제바라아제'로 유명한 한승원 작가는 현재 장흥 율산마을에 있는 해산토굴에서 집필 활동하고 있다. '아제아제바라아제'의 대표작 '아버지와 아들' '초의' 등이 있다.
안앙면 해변에는 현존하는 작가로는 이례적으로 문학관과 더불어 한승원 작가를 기리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약 600미터의 해변길에 20m 간격으로 30여개의 시비가 세워져있는 이곳은 해송과 종려나무 사이로 보이는 그윽한 바다 풍경 속에 조용히 시 한수를 읊조리며 걸어볼 수 있는 문학관광특구로서의 장흥을 느껴볼 수 있는 명소이다.
이곳은 남녘의 지중해를 연상하게 하는 수려한 풍광이 일품인 여다지 해변가 ‘한승원 문학산책로’시편들을 감상하며 청정한 자연의 정수를 호흡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문학 명소이다.
해변산책로는 수문 해수욕장 서쪽 수문교에서 사촌마을에 이르는 바닷가 길에 놓여 있다. 해변 중앙에 정남진 종려거리 기념탑이 있고 저 멀리 조개를 캐는 아낙의 모습도 아스라이 보인다. 한승원 작가의 여러 문학비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나 그냥 그렇게 산다'를 소개한다.
안양면 한승원 문학 산책길.
한국현대시인협회 손해일 시인과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이동규 시인
구름이 물었다.
요즘 무얼 하고 사느냐고
내가 말했다
미역냄새 맡으며
모래알하고 마주앉아
짐짓 그의 시간에 대하여 묻고
갈매기하고 물떼새하고 갯방풍하고 갯잔디하고
통보리사초 나문재하고 더불어
짭짤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하며
거나하게 취한 채
먼 바다에서 객기 부리며 달려오는 파도하고 함께 재주넘고
또 술 한 잔
나 그냥 그렇게 산다.
그 하늘 위 그 하늘 아래에 오직 내가 혼자 서 있을 뿐
내 운명의 버거운 짐 누가 대신 짊어져 주랴하고
노래하며 바닷가 모래밭에 열어놓은 나의
길 따라 비틀거리며 출렁거리며……
안양면 한승원 문학산책 해변 종려거리 기념탑
한승원 작가는 전남 장흥에서 8남매 중 둘째 아들로 출생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명심보감’을 배웠다. 장흥고교에 입학, 당시 문예부장이던 선배 송기숙을 만나 교지 ‘억불’을 창간, 수필을 발표 문학수업에 열중하였다. 이어 서라벌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입학 소설계의 거장 김동리 선생에게 소설을 배운다. 그 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가증스런 바다’ 입선되었고 1968년 대한일보에 ‘목선’이 당선 문단에 등단하였다. 한승원 소설가는 이렇게 말한다.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이다”
그의 문학인생은 고향인 남해 바닷가에 뿌리를 두었으며 운명의 올가미에 한이 서린 인간상을 통해 인간의 존재 근원을 이야기한다.
○ 강진 김영랑 시인의 생가를 찾아서
여행자들을 태운 버스는 강진으로 향하였다. 영랑 김윤식 시인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 211-1에 소재한 ‘모란이 피기까지는’라는 시로 유명한 영랑의 생가는 강진군청 근처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