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부터 일기예보는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온다는 예보다.
아무리 도로가 좋고 사정이 좋다하나 목적지가 서울이 아닌가?
두 시간을 당겨서 06:00 출발 계획이다.
하단에서 첫 전차(05:07)를 탈려면 4시40분에 집에서 출발을 하여야 한다.
늦게 퇴근하고 늦게 잠든 나의 옆지기를 송구한 마음으로 께운다.(하단까지 만 좀 태워 주세요.)
이른 새벽의 첫 전차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생업의 전장으로 나가는 병영열차 같다.
배낭을 매거나 큰 가방을 든 모습의 노인들로 꽉 채워진 또 다른 전차의 특이한 풍속도 같다.
아! 내가 잠들어 있든 이 시간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구나.
삶의 무거운 짐을 젖은 솜 처럼 무거운 어께에 가득 짊어진 체...
선잠을 깬 무거운 눈꺼풀을 조용히 아래로 깔아 내린다.
어렵지 않게 승차한 버스에서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설친 아침식사 이지만 금순씨가 타주는 커피도 한잔한다.
버스는 이제막 걷어진 어둠을 제치고 장도에 오른다.
예기치 않은 일로 삼 사십분이 지체된다.
이따금 차창으로 빗방울이 돋고,일기예보의 중부지방이 가까워 옴을 실감한다.
입경 하면서 차량정체를 겪은 후 정오에야 관악산주차장에 도착한다.
산행일시: 2010년 9월 10일 (비)
산행코스: 관악산주차장-호수공원-475봉-암능지대-연주대-연주암-깔딱고개-제4야영장-호수공원-주차장(원점회귀,5시간)
관악산주차장에 차를 댄다.(주차료가 좀 비싸다.서울은 땅값이 비싸서 그런가?)
화장실 이용 등 산행채비를 차리고 시간과 일기관계를 고려하여 산행계획을 일부변경 한다.
들머리는 주차장 상가의 왼쪽 모퉁이를 돌아 휀스를 왼쪽 겨드랑이에 끼고 아스팔트를 따라 올라간다.
우측으로 경로구역이라고 이정표에 표시된 등로가 칼바위능선 오름길 일것.
연주대를 직등하기 때문에 A B팀이 함께 진입한다.
이정표를 만난다.(연주대,호수공원 방향으로 길을 튼다.)
미당 서정주님의 "관악구에 새해가 오면..."이란 시비다.
호수공원을 통과한다.
흐린 산그림자가 숨은 태양을 등지고 아주 검게 들어 누웠다.
좌측 계류를 끼고 잘 정비된 등로를 이어간다.
이제사 예전에 다녀왔던 기억이 군데군데 난다.
좌측의 서울대 방향의 수량풍부한 폭포가 우렁차다.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계류를 따라 가다가 진로수정 한다.
연주대 방향이다.
이어지는 이정표에서 계속 연주대 방향이다.
도시의 산이 다 그러하듯 거미줄처럼 얽힌 산길이다.
개념도의 필요성이 무색 해 지는 산길을 두차례 알바 하면서 공학관 능선에 붙게 되었다.
시계불량한 능선의 미끄러운 암반을 조심조심 올라야 한다.
삼성산이 진행 방향에서 5시방향에 구름에 덮여있다.
몇해 전에 다녀 왔다는 회장님의 설명이다.(왼쪽 능선으로 연결되는 지점에 아주 잘록하게 내려앉는 곳이 무너미재다.)
암반지역을 기어 오른다.
연주대 우측으로 운무에 덮힌 산봉우리.
맨 뒤쪽의 운무에 덮힌 연주대.
기기괴괴한 바위들의 모습.(만물상이 따로 없다.)
각기 다른 모양을 대입시켜 이름 붙여보면 재미 있을 듯...
머리를 왼쪽으로 둔 거북 같기도 하고,귀와 눈,코,입이 있는 물범 같기도 하고...
혹은 바로,혹은 왼쪽으로,혹은 오른쪽으로...각자 편리하고 편한 곳으로...
잡아주고,당겨주고,밀어주고...
암능구간의 두어개 봉우리 중의 하나...
현주씨가 협곡을 통과하면서 한폼...
기암 아래를 차례로 올라오는 한마음의 산님들...
조심 조심...바위의 홈을 꽉 잡으시고...
또 만난 암봉이 앞을 가로 막아선다.
오늘의 이 암봉구간은 공룡능선이라고 이름을 붙여보자.
거대한 설악의 공룡이 아니고 아기공룡 둘리의 예쁜모습으로 우리에게 아기자기한 재미를 제공해 준다.
올라온 둘리의 잔등을 내려다 본다.
금새 운무는 우리가 올라온 길을 바삐 지우고 있다.
밧줄구간이다.
때마침 내린비로 바위는 미끄럽고,아기공룡 둘리의 잔등에 올라 탔지만 조망은 거의 제로상태이다.
연두색 우의의 여성회원은 오늘 혼자 처음 동참하신 분이라고...
연주암에서 불전을 준비해 들고 차례를 기다린다.
↑ 5~6년 전에 올랐을 때의 기념사진.(연주암의 포토 포인트에서...그리고 정상의 관측소를 배경으로...)
바위산의 갓을 쓰고 있다는 관악산의 거대한 자연표지석 앞에서...
뒤늦게 합류한 부회장님.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戀主臺)는 고려가 망하자 10명의 고려 충신들이 관악산에 숨어살면서 간혹 정상에 올라 송도를 내려다보며 통곡을 했다는 애틋한 사연이 흐르는 곳으로 그런 사연에 따라 지명도 임금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그리워할 연 "‘戀"자를 써서 연주대( 戀主臺)로 이름지어졌다 한다.
아래쪽에 있는 사찰인 ‘관악사’의 이름도 "연주암(戀主庵)"으로 바뀌었다.
태풍처럼 심한 비 바람을 피해 정상에서 식사를 한다.
배낭에 넣어온 탁주로 정상주를 한 후 이고있는 바위를 거슬러 올라가 본다..
정상 뒤쪽으로 서울대 공학관으로 내려가는 국기봉 능선길을 확인한다.(한눈에 쉽지않은 능선길임을 짐작한다.)
무너미재까지 진행할 계획이 있었으나 악천후와 귀가하는 차시간을 감안하여 최 단코스로 하산계획을 수정한다.
깔딱고개에 도착하여 제4야영장으로 방향을 잡는다.
올라올 때 이길로 오는 줄 알았는데 흐린조망과 실핏줄처럼 얽힌 등로로 인하여 능선으로 붙게 되었다.(전화위복이 되었지만...)
하산길은 목재 데크로드로 아주 잘 정비 되어있다.
며칠째 중부지방에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냇물은 그 수량이 넘쳐난다.
올라 갈 때 찍었던 지점.(한바퀴 돌아서...)
실핏줄처럼 엉킨 사잇길들을 일일이 메모하시는 우리 박고문님의 열의가 대단하다.
관악산정문에서 호수공원을 지나면서 냇가를 따라간다고 생각하고,합수지점에서는 무조건 좌측계류를 따른다면 쉽게 좋은길
(하산했던길)을 올라 갈 수 있을 것.
첫댓글 사진 잘 구경 해서요. 산마루님 집에는 어떻게 잘갓는지 고생 많이 하셔서요....
멋 지게 찰칵 해 주신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오라버님 이예요
일요일 늦장산행을 감행하며 사진 올렸습니다..지금 다시 보아도 산여행은 매번 가슴 뭉클 해 집니다.
덕분에 집은 잘 왔고요,다음날 새로운 에너지로 또 열심히 일 할 수 있었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였지만 현주님이 한마음의 메인 모델이 되었네요.이만하면 사진빨 잘 받는 게 맞지요.아니 실물보다 못하게 나왔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