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급이 있는 대부분의 일반학교에서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연간1~2회, 1~2시간 실시하고 있는 교육이 예산부족과 교육의 진행 주체가 특수교사로 국한되어 있어, 그 실효성과 효과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다름네트워크가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9일까지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 중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 96곳(초등학교 73개, 중학교 19개, 고등학교 4개)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교육 실태를 조사·분석한 결과 운영실태와 진행형태, 교육방식 등이 형식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식교육 연간 1~2회, 1~2시간에 그쳐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96개교 중 92개교인 95.8%가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초등학교의 경우 73개교 모두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중·고등학교의 경우 82.6%가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서울시의회 별관 열린의회실에서 초·중·고등학교 장애인식교육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가 있었다.
장애인식교육을 받는 대상은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92개교 중 72.8%인 67개교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정학급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우는 17.7%, 특정학년은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우는 8.4%로 나타났다.
각 학급당 평균 교육시간은 2시간이 46.2%로 가장 많았으며 1시간이 28.6%, 5시간 이상 교육하는 학교도 5.5%로 조사됐다.
학급당 년 간 장애인식교육 횟수는 92개교 중 54.3%인 59개교에서 1회, 34.8%인 32개 학교가 2회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름네트워크 은종군 활동가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연간 1~2회, 1~2시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교육의 질이 시간과 횟수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육형태는 형식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 활동가는 “1~2회 실시되는 교육이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에 집중되어 있어 특정한 날에만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어 자칫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되지 않을까”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76.1%학교, 무(無) 예산의 인식교육 진행
다름네트워크 은종군 활동가
장애인식교육과 관련된 예산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전혀 편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편성과 관련하여 ‘없음’이라고 응답한 학교가 76.1%인 70개교, ‘5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학교가 10.9%인 10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식교육의 진행주체는 특수교사가 직접 일반학급에 들어가서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가 75.5%인 69개 학교로 가장 많았으며, 게시자료에 의해서가 41.3%인 38개 학교, 지역사회 내 관련기관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21.7%인 20개교로 조사되었다.
이에 대해 은 활동가는 “1~2명의 특수교사에게 학교 전체학생의 장애인식교육을 책임지게 하고 의존하는 현실은 특수교사들의 주된 역할을 소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며 “업무의 부담만을 가중시켜 장애학생 교육에 있어 부장용을 초래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효과적인 장애인식교육, ‘지역사회 내 관련기관 연계’ 필요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특수교사가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효과적인 장애인식교육 수행기관에 대한 질문에는 ‘지역사회 내 관련기관’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43.6%인 41개교로 가장 많았으며, ‘학교 ’라고 응답한 경우는 30.0%인 29개교, ‘학교와 지역사회 내 관련기관’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24.5%인 23개교로 나타났다.
은 활동가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내용을 전달 할 수 있다는 측면과 지역자원 활용이라는 측면을 고려해 지역사회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식교육의 진행방식으로는 미디어를 통한 영상교육이 94.5%인 86개교로 가장 높았으며 72.5%인 66개교에서는 강의식 교육이, 48.4%인 44개교에서는 체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체험교육, 특정소수대상으로 소수 분야만 체험
장애인식교육 방법 중 장애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체험교육의 대상은 통합학급이 36.4%인 16개 학교로 가장 많았으며 특정학급(20.5%). 특정학년(20.5%) 등 소수의 학생만을 대상으로 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장애유형이 15가지(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정신지체, 뇌병변, 발달장애, 정신장애, 신장장애, 심장장애, 호흡기 장애, 간 장애, 안면 장애, 장루·요루 장애, 간질 장애) 임에도 불구하고 체험교육시 활용하는 체험은 안대를 활용한 시각장애 체험이 90.2%로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식교육, 장애 이해에 도움은 되지만 만족도 낮아
장애인식교육이 일반학생들에게 장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61.5%인 56개 학교에서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반면 장애인식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33.3%인 30개 학교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 날 토론을 맡은 김덕윤 특수교사, 허경 사회복지사, 김경애 대표(왼쪽부터)
장애인식교육 시 가장 어려운 점은 60.9%인 56개 학교가 장애인식교육을 진행할 인력과 장비의 부족을 꼽았으며, 50.0%인 46개 학교가 교육자료 등의 부족을, 27.2%인 25개 학교가 정해진 교과과정 때문에 장애인식교육 시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은 활동가는 “많은 학교에서 장애인식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효성과 효과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 활동가는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일회성 교육이 아닌 지속적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교육의 강화 ▲학교현장에서 실제적으로 활용 할 수 있는 장애인식교육 프로그램의 지속적 개발 ▲교육의 효과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의 활용과 연대, 기관간의 네트워크 구축 ▲장애인식교육과 관련된 각 기관의 현장 활동가들 간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애인식교육 프로그램 개발 위해 지역별 네트워크 구축
이 날 인권교육 활성화를 위한 토론에 참석한 광진중학교 김덕윤 특수교사는 “학교는 교육과정에 의해 운영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육활동의 목표가 학력신장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도 통합교육의 활성화에 부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덕윤 특수교사는 “일회성 교육은 오히려 장애인을 시혜적 관점으로 바라보게 할 수도 있다”며 “재량활동 등의 시간을 활용하여 안정적이고 정기적인 시간확보를 통해 장애인식개선교육과 인권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날 토론에 참석한 사랑의복지관 허경 사회복지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식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이 지속적으로 가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가는 것”이라며 “교육재료 역시 한계적이고 부족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다양화가 절실히 요구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경 사회복지사는 “각 지역별로 사회복지사와 특수교사, 일반교사 등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가에서도 이런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장애인참교육부모회 김경애 대표는 “1~2시간의 교육은 대단히 위험스럽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지도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식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통합교육 내실화 위해 1교 1장애인시설 자매결연 확대
한편, 지난 5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5년 특수교육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에서 1회 이상 장애이해 교육을 실시한 학교 비율은 97.6%로 작년 85.4%이 비해 12.2%가 증가되었으나 장애인시설 및 특수학교와 자매결연 실시교 비율은 15.7%로 작년 16.3%에 비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애이해 교육 실시 비율은 증가했지만 지역사회시설과의 연계비율이 15.7%로 현저히 낮아 다름네트워크가 조사한 효과적인 장애인식교육 실시를 위해 ‘지역사회 내 관련기관과 연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한 것과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교육부는 이번 연차보고서를 통해 통합교육의 기반구축 및 내실화 도모를 위해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장애관련 내용 심화 보충자료 및 장애 이해 교육 자료를 개발하여 보급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반학교 일반학생의 장애이해교육 및 장애체험활동을 실시할 것과 1개교당 1개의 장애인시설과 자매결연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혀 형식적인 교육에서 벗어난 장애이해교육의 내실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