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을 탄생시킨 미적분
동시대를 산 두 거물이 비슷한 시기에 각자 발명한 미적분은 수학은 물론 과학사와 인류 역사를 새롭게 창조했다. 뉴턴의 유분법(fluxions·미분법)과 유분법의 逆(적분법) 그리고 라이프니츠의 미적분 개념은 같다. 다만 현재 전 세계에서 쓰이는 미적분 기호는 대부분 라이프니츠가 개발한 것이어서 미적분의 대중화는 전적으로 라이프니츠 덕분이다.
미적분학의 근본 개념은 초기 그리스인이 기하학에서 사용했던 극한(極限)의 개념이다. 아르키메데스는 원에 내접하는 등변다각형에서 변의 수를 증가시켜 다각형의 넓이를 극한으로 원의 넓이에 접근시켰다. 외접하는 다각형 넓이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구하고, 두 결과를 이용해 원의 넓이를 πr2으로 구할 수 있었다.
모양이 불규칙한 판(板)의 넓이도 폭이 같은 직사각형으로 나누어 구할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수의 직사각형으로 나누어 직사각형들의 넓이의 합을 극한으로 보내면 원하는 넓이에 접근한다. 같은 방법으로 구·원뿔 등 여러 가지 물체의 넓이·부피 및 기타 다른 양을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장점과 중요성을 지닌다.
미적분학 발명은 바퀴나 활자 인쇄의 발명만큼 극적이고 혁명적인 효과를 가져왔으며 그야말로 중력 등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자연의 커다란 책은 그 책에 쓰여 있는 언어를 아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다. 그 언어는 수학이라고 했다. 케임브리지대학 수학과 과장 피터 헤인즈 교수는 미적분이야말로 자연을 읽는 언어라고 말했다.
산업혁명과 20세기 후반의 인공위성이나 유인 우주선 발사 등도 미적분이라는 핵심 기법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수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미적분 이전의 모든 기하 및 대수학은 기본적으로 고정된 물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반면 미적분은 등속이나 등가속 등 최소한의 규칙성이나 일정한 패턴을 나타내는 것이면 고체 액체 기체를 가리지 않고 운동과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행성 운동, 비행 및 물체의 낙하, 기계 작동과 유체 흐름, 기체의 팽창, 나아가 전기력과 자기력의 활동, 전염병의 확산, 내일의 날씨 예측에서부터 주식시장 분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밑바탕은 미적분을 통해서만 풀이가 가능한 다양한 지수 함수와 로그함수가 바탕에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