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은 충분히 세계 속의 음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강민수(57) 한국조리사중앙회 회장은 7일 한국음식은 항암효과에 뛰어난 발효음식인데다 야채 중심의 건강식 위주여서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세계 요리계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세계 음식 지배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의 이 같은 신념은 지난 4월 열렸던 ‘서울세계관광음식박람회’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올해 6회째를 맞아 ‘한국음식의 세계화’와 ‘한국의 식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자’라는 슬로건을 내건 음식박람회는 세계에 부는 한류 및 건강 열풍에 편승, 역대 어느 행사보다 많은 주목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요리축제로 급부상했다. 강 회장은 “요리박람회는 한국음식을 세계에 소개, 산업화하고 관광상품화시키는 데 첫째 목적을 두고 있다”며 “특히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음식을 보존하고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선보인 전통음식전시가 큰 호평을 받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요리박람회를 마친 직후 한국음식 열풍이 불고 있는 홍콩의 국제요리경연대회에 참가, 단체전 금메달을 수상한 그는 “미국ㆍ홍콩 등 해외에서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민관이 협력해 김치ㆍ된장ㆍ고추장 등 한국의 것을 세계화하는 데 좀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 회장은 특히 음식수출도 좋지만 김치의 참 맛을 배우려고 혈안이 된 일본에게 우리 것을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음식 명장을 비롯해 호텔 조리사, 전통음식연구가 등 120만명의 조리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조리사회중앙회의 임기 3년 회장직을 지난 99년부터 연거푸 3회 연임하고 있는 그가 음식과 인연을 맺은 것은 15세 무렵. 전북 고창 출신으로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서울로 상경한 그는 잠깐의 방황 뒤 종로2가의 ‘원산정’이라는 유명한 한식집에 들어가 배달일부터 시작해 유명한 한식 조리사로 올라섰다. 이후 세종가든ㆍ한조식품 등을 직접 운영하다 95년부터 중앙회 부회장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전국 조리사 세계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조리사 대의원을 통해 직접 선출하는 선거에서 3회 연속 회장에 당선된 경우는 강 회장이 처음으로 회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관련 부처 공무원에게 눈치보지 않고 할말을 다하는 강직한 성품에다 소탈한 마음가짐이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끈 주요인으로 꼽힌다. 일례로 그는 비용을 이유로 협회 차량도 마련하지 않았고 본인 소유의 차도 없다. 얼마 전까지는 17평 월세 집에서 살았다. 판공비도 생활비 포함해 월 200만원만 쓴다고.
“서민생활이 평생 몸에 배 부자로 살기 싫다”는 게 그의 변이다. 이 때문에 털어서 먼지 날 게 없다는 그는 대신 국회나 정부부처 담당자들에게는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매일 오전5시30분에 출근한다는 강 회장은 “요리 붐을 위해 강원도에 요리특구 지정과 조리사사관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가 조리사처럼 음지에서 자기 몫을 묵묵히 담당하고 있는 직능인들에게 훈ㆍ포상 수상 등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