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정의
소설은 시나 희곡과는 달리 형식적 특징이 부족하고 대부분 무정형에 가깝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novel'은 '새로움'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novus'가 이탈리아어 'novella'를 거쳐 영어로 들어왔던 것이며, 이탈리아어의 경우 '옛날부터 알려진 이야기와 구별해서 독자적인 새로운 이야기'라는 의미에 '최근에 일어난 일'이라는 의미가 덧붙여졌을 것이다. 영국의 <옥스퍼드영어사전>에는 소설이 "상당히 긴 허구의 산문 이야기로, 과거 또는 현재의 인생을 보여주는 인물과 행동이 다소 복잡한 플롯 속에 묘사되어 있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소설이 자본주의가 번성한 이후 문학이 상품화되면서 크게 세력을 얻게 되고, 돈이 지배하는 타락한 사회에서 진정한 가치를 추구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하는 지적이 모두 소설이 현대 사회를 반영한다는 전제에서 논의된 것이다.
서정시가 한 사람의 시각과 목소리를 통해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소설은 작가, 서술자, 인물의 목소리가 등장하고 서정시에 비해 많은 존재들의 시각과 목소리가 등장한다. 이러한 다성(多聲)적 특성은 번잡해 보이기도 하나 복잡한 현대 사회를 보여주는데 효과적이다.
문학의 장르 중에서 소설은 현실의 삶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소설은 여타의 문학 장르에 비해 문학과 현실의 관계망을 포착시키고 또 문학의 현실 반영성을 이해시켜며, 문학을 통해 이념을 가르치는데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소설은 사실과 허구의 구별을 요구하는 문명시대의 소산물로서 꾸며 만든 이야기, 즉 허구적인 문학형식이다. 그래서 이론가들은 소설의 첫 번째 특징을 허구성으로 보았다. 이처럼 소설은 허구적인 이야기와 서술적인 산문으로 인생을 표현하는 창작 문학의 한 갈래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고전소설사
소설은 근대 이후 등장한 서사문학의 하위 장르이다. 서사의 하위 장르는 시대에 따라 변화를 거듭해 왔는데, 대체로 신화, 사사시, 로망스 등을 거쳐 근대 산업 사회로 들어오면서 소설로 변모한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 소설의 기원 형태는 설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삼국, 신라시대에 우세하게 나타난 설화는 신화, 전설, 민담으로 3분되는데 신화는 소설의 원형이 된다. 특히 「주몽신화」는 영웅 일대기의 원형을 제공한다. 또, 「구토지설」은 「수궁가」의, 「도미설화」는 「춘향전」의 근원 설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려시대에 접어들면서 서사문학은 상당한 변모를 겪게된다. 대표적으로 전기(傳奇)의 창작이 이루어지고, 후에는 사물에 인격을 부여한 가전(假傳)이 등장하게 된다. 특히 가전의 등장은 고려시대 서사문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소설과 상당부분 근접한 경향을 보이는데 교훈적 의미를 강하게 투시하고 있는 것으로 서사문학에 속하면서도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삼국, 통일 신라시대의 설화와 고려시대의 서산문학을 거쳐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한국의 서사문학은 보다 발전하게 된다.
한국 고전소설의 본격적인 시발은 김시습의 「금오신화」에서 부터이다. 금오신화는 모두 다섯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의 서사문학의 전통에 충실하고 횡적으로는 「전등신화」의 영향도 일정하게 받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산출된 작품이다. 주로 지상계와 이계(異界)를 넘나드는 주인공의 꿈과 행적을 중심으로 하면서 수많은 삽입시를 동원하여 서사를 진행시키는 독특한 구성을 취한다.
이후에 본격적인 소설시대는 17∼18세기의 소설 「홍길동전」에 의해서 시작된다. 이 작품은 국문으로 씌어진 최초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특이할 만하다. 훈민정음 창제가 한글 소설의 부흥을 꾀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홍길동전」은 지금까지의 신성소설적 범주를 어느 정도 벗어나고 영웅 소설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세계가 자아에 대하여 억압적 힘을 행사하고 자아는 이것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중세적 질서를 정면에서 문제삼은 최초의 작품이자 시대를 앞선 선구적 작품이기도 한 것이다. 비록 현실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는 구체적 현실인식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유토피아라는 이상국을 건설하는 것으로 비판적 사대부의 현실주의적 세계관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조선 후기의 소설은 영웅소설 뿐만 아니라 환몽소설, 역사군담소설 등이 지어졌다. 17·8세기 후반기에는 가창되던 판소리가 소설로 정착되어 판소리계 소설을 형성했다. 또한 연작의 형식을 취하는 연작형 대하소설이 지어지기도 했다.
소설교육은 소설에 흥미를 느끼게 하고, 소설을 읽고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교육적 과정으로 문학 교육의 하위 범주에 속한다. 소설교육은 소설과 교육의 합성어이지만 단순한 합이 아니다. 즉, 소설교육은 소설과 교육의 어느 한 면에 강조를 주어 소설론의 연구 결과를 가르치거나 소설을 통해 다른 어떤 정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소설에 다가가는 통로를 가르쳐 보다 수준 높은 독자를 만들에 내는 데 목적이 있다.
하나의 문학 장르가 형성되는 것은 진공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존 장르들과의 일정한 관계 속에서 만들어 진다. 더 많은 생가을 나타내기 위해 새로은 장르를 찾게 되는데 이때 새로운 장르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장르들의 장단점을 취사선택하게 된다.
학교 현장에서 고전소설사 역시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하나의 새로운 장르를 접하기 위해서는 기존 장르들과의 연관성과 위계성에 대해서 공부해야 하고 그 장르들이 나타나게 된 사회적 배경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을 학생들에게 동기로 부여한다면 학생들도 따분하게 암기하는 식의 고설 공부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