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초 지식
본 글을 일기 전에 다음과 같은 개념을 숙지하시길 바라며, 혹여 초급자라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에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이하 편의상 부분적으로 경어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1) 하나의 문장은 반드시 하나의 명사를 주어로 삼아 하나의 동사를 가지는데 이러한 주어술어관계는 반드시 1개의 시간적 제약과 1개의 장소적 제약 그리고 1개 이상의 양태적 제약을 가지며 매트릭스(matrix )구조를 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언어적 규약에 의해 생략(즉, 비표면화)될 수 있다.
(2) 하나의 문장으로 다중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할 때는 위의 단순한 문장 구조로는 어휘 자체가 모든 경우를 망라하고 있지 못하는 언어적 불완전성과 밀집된 표현에 따른 과부하로 인하여 효과적인 표현의 대체 수단으로, (a) 전성품사, (b) 절의 형성, (c) 구의 형성의 과정을 통해 이를 극복하며 단위 결속의 규칙성을 담보하면 무한대의 연계화를 통해 하나의 문장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3) 문장과 문장은 상호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상위체계인 문단(paragraph)을 이루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문단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이야기(story)를 이뤄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완결짓는다.
(4) 영어 표현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는 소위 사실(fact)이라는 것과 추측, 예측, 소망 등을 망라한 허구(fiction)가 그것이다. 이 부분은 가정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부분이므로 좀 더 부연 설명하자면 인간 상호간의 의사전달은 사실의 전달이라는 측면과 허구의 구성을 통한 감정의 전달이라는 두 가지로 대별해 볼 수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가정법의 영역은 이처럼 사실의 측면이 아니라 허구의 구성방식에 의한 감정의 전달이라고 할 수 있다.
2. 가정법 과거
(현재의 사실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현재에 대한 허구를 구성해 봄으로써 화자(speaker)의 감정을 전달한다.
예 1 ) If I were rich, I could buy the sport car.
예 2 ) If I were a bird, I could fly to her.
(잘못된 해석: 소위 말하는 [가정법 과거는 현재 사실의 반대 어쩌구 저쩌구 ......]의 방식으로 한다면 예 1 ) = As I am not rich, I can't buy the sport car. 예 2 ) = As I am not a bird, I can't fly to her. 로 문장 전환을 시도하면서
예 1 ) : " 나는 부자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저 스포츠카를 살 수 없다."
예 2 ) : " 나는 새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날아 갈 수 없다."
고 무의미하게 해석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왜 위의 직설법적인 표현으로 정확한 사실을 표현하면 좋을 텐데 굳이 가정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형식적으로 한 시제를 후퇴시키는 쓸데 없는 규칙을 만들었겠는가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시(verse)라는 형식을 통해서 인간의 감정을 더 절실하게 표현한다고 한다면 저는 가정법을 다름아닌 "시"라고 하겠습니다. 위의 예문은 다음과 같이 번역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예 1 ) 나 저 차 너무너무 사고 싶어.
예 2 ) 그녀가 보고싶어 미치겠어.
예문 1 에서는 자신이 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한탄하는 바는 크게 강조되지 않으며, 아무리 부자라도 그 차를 소유하느냐에 촛점이 맞춰져 있으며, 예문 2 에서는 자신이 새가 되지 못함을 아쉬워 하는 면은 역시 찾아 보기 힘들며(변신 로보트에 심취해 있으면 그럴법도 하지만....) 그녀를 보고싶다는 절실한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 문장들은 직설법으로 바꿔서 해석할 때 그 의미가 반감된다고 볼 수 있으며 가정법을 그 자체의 효용에 주안점을 두고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3. 가정법 과거완료, 가정법 현재, 가정법 미래, 기타 혼합시제의 가정법 등
모두 하나로 묶은 것은 분류의 의미를 따지기 보다는 가정법이라는 형식의 효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사실과의 혼동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동사의 시제에 여러가지 변형을 가했으므로 청자(hearer)의 오해는 없을 것일테고,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항에 대한 가정 또한 이를 통해 화자의 적극적인 면을 확인하는 정도가 고작일 것입니다.
4. 특수 가정법
참 별난 제목을 붙였지만, 정통 영어에서는 이를 명령법이라든가, 혹은 조동사 등으로 세분화하여 가르칩니다.
Open the door.
사실로 따지자면 이 말이 나왔다면 분명 (1) 문은 닫혀 있을테고 (2) "너"는 아직 문을 열지 않고 있죠. 엄밀히 말하자면 현재 사실의 반대가 표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법 근처에도 못가는 범주임에 틀림없습니다.
I will go to the party.
이 역시 사실로 따지자면 (1) 그 파티는 아직 열리지 않았고 (2) "나"도 그 파티에 가지 않았습니다.
위 두가지 다 현재의 사실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며 정도의 차이 및 다른 뉘앙스를 가지며 화자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의 농도는 이른바 be going to 의 용법에 이르르면 극도로 엷어지게 되는데, 이를 우리는 소위 "be to의 용법"이라고 가르칩니다.
We are going to meet her at five.
=We are (going) to meet her at five.
=We are to meet her at five.
"우리는 5시에 그녀를 만나기로 되어 있다."
You are obliged to obey your parents.
=You are (obliged) to obey your parents.
=You are to obey your parents.
"너는 부모님 말씀을 잘들어야 한다."
소위 'be to' 의 용법을 부정사의 서술적 형용사의 용법이라고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학생들에게 먹히겠습니까? 생략된 형태의 be to의 용법은 생략 전의 원형을 가르치면 될 일이고, 생략된 표현이 사용된다면 생략된 부분은 화자와 청자의 관계 속에 충분히 이해 가능한 범주에 들어 있는 경우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이상 간단하게나마 가정법의 본질을 주류에서 벗어난 입장에서 살펴보았으며(늘 이것이 나의 제자들과 나 사이를 갈라 놓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 슬프지만) 영어 문법 쳬게를 세분화하여 화석 연구를 하자는 것이 아닌 한, 영어라는 언어를 변덕쟁이인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훌륭한 도구라고 인식하며 접근한다면 공부하는 과정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6개월 정도 제 과외를 받던 중2 학생이 어느날 저보고 그랬습니다.
"선생님 영어가 살아서 막 움직여요 ! "
맞습니다. 언어는 쉽고도 짧은 몇 마디로 인하여
수십메가바이트 용량의 동영상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훌륭한 메커니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