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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청지에서 대박
2013년4월30일
손은 근질근질한데 날씨가 계속 불안정하여 낚시를 할 수가 없어 봄 산란철에 붕어의 손맛이 그리웠는데 마침내 화끈한 손맛을 보았다, 다만 아쉬운것은 붕어가 아니고 잉어,향어가 대신 해주었다.
4월 마지막 날 C형과 나는 낚시를 하기위해 05시에 만나 강화도로 달렸다. 어제 비가왔고 오늘은 개이고 모래와 글피는 또 비가 온다는 예보다, 그래서 오늘 강화도 인산지로 낚시를 떠났다.
비바람이 연속되는등 4월 한달은 강풍이 동반하는 비와 우박등 짖굳은 날씨의 연속으로 낚시꾼들의 속 마음을 테우는 날씨였는데 오늘은 화창한 날씨가 예보되어 하루의 일과를 아낌없이 모두 활용하자고 새벽에 출발하였다.
아라뱃길옆 도로길을 따라 묵상교를 지나 검단을 거처 강화도로 달리는데 새벽을 여는 여명이 밝아 올때까지 도로는 우리들만의 전용 도로처럼 차량통행이 별로 없었다.
06시30분경 인산지에 도착하니 이상하게도 낚시터에는 텅텅비어 있었다, 어제께 밤낚시를 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 개운찮은 느낌이 들었다. 여기 오기전에 '강화낚시'가게에서
강화도 조황 상태를 여쭈어 보니 황청지를 추천하였던 생각이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채 30분이 안되어 우리는 철수하여 황청지로 갔다. 움직이지 않는 찌를 바라보고 있자니 기왕이면 손맛을 보아야 하지 않겠냐며 조황이 좋다는 황청지로 가기로 C형과 합의를 하였던 것이다.
< 황청지 전경 , 앞쪽 좌측이 제방이다 >
외포리를 지나 황청지에 도착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3년만에 찾아오는 낚시터 였기 때문이었다.
관리소 앞에가 포인트 자리였는데 이제는 수상좌대가 즐비하게 설치되어 있었고 저수지로 유입되는 새물이 들어 오는 곳 주위에 서너명이 낚시를 하고 있는것이 보였다.
관리소에서 우측 북쪽에도 새물이 유입되는 곳 주변에 잔교가 설치 되어 있었는데 그곳에서 밤낚시하던 사람들이 철수를 시작 하는것이 보고 우리는 그곳으로 자리를 정하고 그쪽으로 갔다.
< 우리가 자리를 잡은 잔교 , 제방우측 서쪽 방향 전경>
밤낚시를 하고 철수를 하는 사람들에게 조황을 물어 보니 낮에는 간혹 잉어와 향어가 잡히는데 낮에는 낚시가 안되고 밤이라야 잡힌단다.
아예 꾼들은 강화도 자체가 낮에는 낚시가 안되고 밤이라야만 잡힌다고 하였다. 지난번 길정지 경험으로 봐도 낮에는 잘 안되는것을 체험 한 봐 있는데 이들이 확인이라도 시켜주는것 같았다.
다소 실망감이 앞서지만 안되면 밤낚시를 하고싶었으나 밤낚시 준비가 안되어 걱정이었다. 하지만 먼산에 진달래가 피는등 화창하고 공기 좋은 자연을 즐기고 가자는 심정으로 낚시에 대한 기대를 내려 놓으니 한결 가벼운 마음이 들었다.
< 낚시하시는 C 형님의 모습 >
낚싯대를 담그고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그냥 부담없이 맑은 공기와 풍광 좋은 황청지를 바라보며 조용히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는데 바람이 솔솔 불면서 일렁이는 물결위에 찌가 물속으로 갈아 앉고 있었다.
어라!? 하고 무심코 당겨 보는데 낚싯대에 힘이 가해지면서 뭔가 대어가 걸린 것이었다. 낮에는 고기가 안잡힌다는 생각에 기대도 하지 않았던터라 뜻밖이었다. 모처럼 손맛을 제대로 보는 즐거움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겨우 당겨낸 놈은 향어 였다. 어쩌다 걸린 것이겠지....
< C형 바로 옆에 자리잡은 나의 모습 >
생각지도 않은 꾼들이 그리워하는 손맛을 보게 되었다.
나는 3.2칸대 2대 그리고 C형님은 2.8칸대 2대를 편성하고 있었다. 밤낚시를 하고 간 조사들이 3.2칸대가 잘 나온다고 일러준것이었다. 다행이도 나는 3.2칸대가 잇었으나 C형님은 2.8칸대 뿐이었다. C형의 침묵은 낚싯대 탓이었을까?
< 잉어를 낚아 올리는 나 >
50분이 채지나지 않아 멋진 찌올림을 놓치지 않고 챔질을 하는데 엄청난 힘이 가해진다 낚싯대가 160도로 휘어지는것이 꽤나 큰 놈이 걸려 든 모양이다. 두손으로 한참 힘겨루기를 하다가 결국 나의 승리로 순순히 달려나오는 힘빠진 잉어 놈은 누런 뱃살을 보이며 항복을 하고 만다.
어라!? 이거 어떻게 된거야?
"낮에는 안나온다고 하더니만 잘만 잡히네!"
나도 모르게 소리치며 자랑하였다.
< 잔교에 끌어 올린 잉어를 보고 좋아하는 나 >
< 바늘 빼기를 하고 있다 >
찌맛도 손맛도 좋았다, 아예 기대를 하지도 않은 탓에 기쁨은 배가 되었다.
나의 3.2칸대를 부러워하던 C형도 입질이 오나 보다. 멋진 찌 올림이 나에게도 목격이 되었다. 순간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챔질하는 C형님의 순발력이 나이에 비하여 돋보인다.
혼자 힘으로 끌어내기 힘겨워하시며 겨우 나의 도움을 받아 뜰채로 건져낸 놈은 역시 향어 였다.
"2.8칸대도 나오내"
하면서 좋아 하신다.
어떻게 된건지 낮에는 낚시가 안된다고 했는데 비록 향어, 잉어지만 연속적으로 잡히는 것이 아닌가?
"와! 대박이다!" 대박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었다. 이럴때는 축하주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형님과 나는 막걸리 1병을 단숨에 김치조각으로 다 비워 버리고 다시 낚시에 몰입한다.
< 물속에 버티고 있는 놈은 엄청난 대어 였다 >
피~이~잉! 하고 소리를 내며 팽팽해진 낚시줄이 피아노 소리를 낸다. 아!~ 이얼마나 듣고 싶었던 소리냐? 정말로 오랜만에 들어 보는 소리이다.
긴 겨울 동안 웅크리고 있던 놈들이 이제 화창한 봄날을 맞이하여 본격적인 먹이 활동을 하려나 보다. 그러기에 왕강히 버티는 놈들의 저항 소리가 피아노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리를 여러번 듣게 하는 연이어 낚여드는 챔질 맛은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5마리나 잡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붕어는 없었다. 붕어는 케미를 켜는 밤이라야 나온단다.
C형님은 오늘 운이 없는가 보다. 나보다 짧은 2.8칸대로 낚시하는 C형님의 낚싯대가 갑자기 스르르~ 밀려나면서 어~어~!? 하는데 벌써 낚싯대는 저수지 가운데로 끌려간다. 얼마나 큰놈이길래 뒷 꽂이에도 걸리지 않고 끌고가버릴까? 겨우 한마리 잡았는데 2번째 놈이 끌고 가버린것이었다.
낚싯터 관리인에게 연락하니 보트로 건져주었다. 시무룩해 하는 모습에 나는 미안함이 느껴졌다.
< C형 낚싯대는 침묵을 지키고 >
< 나의 낚싯대는 분주 했었다 >
12시가 가까히 되자 이번에는 형님의 낚싯대에서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힘껏 챔질을 하시는 것을 보았는데 아! 이게 어찌된 것이냐. 이번에는 원줄이 터져 버린다.
2.5호원줄이 터져 버린것이다, 향어나 잉어가 물면 활성도가 좋은 때에는 터질수도 있다. 3호줄 이상은 되어야 한다. 설상가상이다. 난처한 모습을 한 형님은 다시 줄을 갈아메고 있었다.
"형님 밥 먹고 합시다"
기분 전환겸 점심을 먹고 나면 달라 질 것이라 생각되어 먼저 제안 한 것이었다.
삼겹살구이에 꽁치찌게 , 햇반으로 소주를 곁드려 신나는 만찬은 모처럼 대박에 맛나는 즐거움이 가득한 정오의 햇볕이 눈부시다.
< 바늘 빼기 하시는 C형님>
< 50 cm는 넘을듯 대형 잉어 낚은 C형님>
신나고 맛나는 점심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낚시에 몰입하였다.
이게 왠 일인가 나에게만 고기가 몰려드나? 40cm급 잉어가 또 잡혀 든다. 이제는 잉어가 잡히는 것도 원줄이 터질까바 더 걱정이 앞선다. 아까 형님이 원줄이 터지는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도 2.5호를 쓰고 있었다. 터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무리하게 힘껏 당기지 않고 낚싯대 텐션으로 고기의 힘을 빼는 전략을 구사하게 되었다.
그런데 c형님이 한수를 하신 모양이다. 낚시대를 당기려다 미끄러 넘어지신다. 나는 농담으로
" 형님! 고기 잡으려다 고기에게 오히려 당겨 들어 갈까 겁나네요"
" 아니다 바닥에 물때문에 미끄러졌다 "
고 말하면서도 두손으로 낚싯대는 굳게 잡고 있었다. 뭔가 심상치가 않다 엄청 큰 대어닷! 나는 뜰채를 갖고 도우러 갔다. 5분 정도 밀당을 하면서 겨우 힘겹게 잡아낸 놈은 50 cm가 넘는 대형 잉어였다.
< 조용한 가운데 낚시 삼매경에 빠진 나 >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한가하게 낚시하는 내 모습이 복에 넘치는것 같다. 아직도 왕성하게 힘은 남아 있는데 이렇게 한가하게 등산 낚시나 하면서 세월을 낚는게 한편으로는 마음의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남들은 아직도 일을 하는데 .... 나도 때가 되며는 내가 할 일을 찾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서쪽으로 지는 해가 솔밭에 걸려 있다 >
낮에는 잘 안잡힌다는 일설을 깨고 우리는 팔이 뻐근 할 정도로 손맛을 톡톡히 보았다. 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생겨 이런저런 생각도 해보게 되는건지도 모른다.
벌써 해가 서쪽 솔밭의 소나무에 걸려있다. 18시40분이다. 원래는 주간낚시만 하고 가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아직도 붕어를 만나지 못했다. 낚은 고기는 모두가 향어, 잉어 였다.
이때 또 한마리가 걸려들었다. 이제는 반가움보다 원줄이 터지지난 않을까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향어랑 잉어가 어찌나 힘이 센지 요령껏 하지 않고 힘껏 낚아채며 힘자랑 하다가는 원줄이 터질 확율이 높다. 그래도 잡히는 손맛이 원줄이 무슨 대수냐 터져도 좋다 잡혀만 다오가 진짜 심정이었다.
< 해는 지고 낭만이 가득한 황청지의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
솔가지에 걸린 해도 이젠 서쪽으로 서서히 지면서 어린시절에 낙동강 천방(제방)에서 뛰어 놀던 생각이 나게하는 황청지 제방에는 저녘 놀이 낭만을 부르고 있었다.
어둡기전에 미리 저녁을 먹고 모든 짐정리를 하고난 다음 케미를 끼고 붕어를 만나기 위하여 준비를 해야 겠다.
< 관리소 앞 가로등의 불은 켜지고 이제 케미를 꽂을 시간이 닥아 왔다 >
19시36분 관리소 앞 길 가로등에는 불이켜져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밤 낚시를 하러 몰려든다. 우리 잔교에도 형님과 나만의 전용물처럼 사용해 왔는데 한사람 두사람 들어 오더니 이젠 자리가 거의 다 차가고 있었다.
밤에는 굉장한 대박이 나나 보다 생각 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일이 5월1일 근로자의 날 휴일이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휴일이라도 황청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고 있었다.
제법 어두어 지면서 케미가 뚜렷히 보이기 시작 한다. 늦게 온 조사 한분이 내 우측에서 발갱이 한 수를 낚아 올린다. 나도 질새라 낚아 올리는데 역시나 나도 발갱이었다. 밤에는 붕어가 나온다고 했는데 이상하다. 이때 형님도 한수 하셨는데 발갱이가 아니라 향어 였다.
시간은 흐르는데 나의 낚싯대 찌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늦게 온 옆사람은 이번에는 붕어를 한 수 올리고 있는데도 나와 형님은 무소식이다.
잔교에는 모두 만석이 되자, 잔교가 삐걱거리고 꾼들의 헤드램프가 간간히 켜지며 점점 소란스러워 지고 있었다. 낚시 분위기가 점점 아니었다.
20시15분이되자 나는 형님보고 20시30분에 철수 할것을 권의하고 라스트 피싱을 하자고 제의 하였다. 형님도 그러자고 하신다.
시간이 다되어가자 마지막 챔질에 나는 허당이고 형님은 운좋게도 마지막에 붕어를 한수 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렇게 하여 오늘의 성적은 내가 15마리 이내 향어와 붕어를, 형님이 50cm급이 넘는 잉어와 향어 그리고 붕어 한수 합하여 5마리 모두 합하여 18~19수를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방류를 하였다. 방류를 하고 채비를 정리하는데 형님과 내 낚싯대 하나씩 초릿대가 제자리에 박히지 않는다, 아~ 역시 오늘은 대박을 한 샘이구나 싶었다.
그것은 초릿대가 말해 주고 있었다.
구름낀 하늘 한편에는 별들이 밤하늘을 말해주는 황청지 밤하늘은 깊어만 간다.
감사합니다. 2013.5.3
끝.
첫댓글 글을 읽는 도중에 팔둑에 힘이 막 들어가내요.하여튼 모처럼의 대박을 축하합니다
황천지에서 향어와 잉어와의 한판승부에 승리하셨고! 앞으로의 사업구상도 하셨고! 밤하늘의 별보며 조용함도 느꼈고! 방류도하시고...정말.정말.멋지시네요....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황청지 낚시 대박글 보면서 자신도 신이나 낚시대를 힘것 챔질 해보는 기분을 느끼네요,
낚시 대박의 행운을 얻어 기분좋고 낚긴 고기도 행운을 얻어 되돌아 가고 정말 다들 기분 째지는 날 짱이다,
정말 이렇게 큰 잉어가 어떻게 낚시로서 가능할까? 당시 그 기분이 어떠했을까? 정말 실력이 대단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