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중미사 강론중에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KBS프로그램 사람과 사람들 입니다.
편하게 보실수 있게 올려봅니다.
감상하시면 신부님 강론말씀 더욱 깊이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막 위의 두 남자
연출 : 이종은 작가 : 박소희
50대 중년의 삶이 위태로운 시대다.
직장과 가족에 충성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가장들은
늘 실직의 위험에 시달리고 질병에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정상에서 만나자고 외쳤던 대기업 입사동기인 두 사람.
한 사람은 뇌종양의 반신불수의 몸이 되었고
한 사람은 거듭된 사업실패로 모든 것을 잃었다.
인생의 절벽과 마주한 중년의 두 친구가
운명처럼 사막을 향해 여행을 떠났다.
◆ 젊을 때는 산을 보고 나이 들면 사막을 보라
23년 전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에 입사한 두 사람. 그들이 대학을 졸업하던 90년대 초,
당시의 유행어는 ‘정상에서 만나자’였다. 취직 걱정도 없었고 사회에 나가면 그렇게 정상을
향해 내달릴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현재 두 사람은 정상은 커녕 인생의 절벽에 서 있다.
김영민 씨는 뇌종양이 재발해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고 배영호 씨는 사업실패로
가진 재산을 모두 잃었다.
인생의 대부분은 산이 아니라 사막을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두 사람. 배영호 씨는
10년만에 병원에서 해후한 친구에게 무턱대고 사막을 향해 떠나자고 제안했고 김영민 씨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같이 가겠노라 응했다.
◆ 사막은 막막하고, 인생은 더 막막하고
누군가 ‘인생이란 종종 길을 잃고 사면초가에 처하기도 하고 거기에 빠져나오는가 싶으면
신기루를 쫓기도 하는 사막과도 같은 여정’ 이라고 말했다. 사막에 서 보니 실제 그랬다.
모래언덕을 향해 두 발로 걸어보리라 다짐했지만 사막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무 것도 없이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는 거리 가늠도 방향 가늠도 어렵다.
게다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으로 한낮엔 기온이 40도가 넘는다. 그럼에도 사막을 두 발로
횡단해보겠다는 김영민 씨의 의지는 생각보다 강했다.
이보다 더하고 힘든 투병의 사막도 건너온 그이기에..
사막을 통해 일상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는 김영민 씨와 친구의 고통을 함께 하려는
배영호씨는 사막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었다.
◆ 참 미안하고, 참 고맙소
반신불수의 몸으로 막막하고 험한 사막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아내가 있기 때문이었다.
유미 씨는 남편 김영민 씨를 위해 기꺼이 사막여행에 함께 했다. 그리고 일상에서 그러했듯
묵묵히 남편의 건강상태를 챙기고 마음의 위안이 되어 주었다. 내년이면 결혼 20주년을 맞는다는
두 사람. 사막에서 그들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리마인드 결혼식을 올렸다.
한없이 길어질지 모르는 투병생활에도 자신을 지켜주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으로 눈물짓는
김영민씨 와 그런 남편에게 반드시 백년해로 하자며 힘을 실어주는 유미씨. 부부는 그렇게
두 손을 맞잡고 인생의 사막을 건너가고 있다.
◆ 사막에서도 꽃은 피어나고
때론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론 힘들어 넘어지기도 했지만, 막상 와보니 사막은 막막하기 만한 곳은
아니었다. 메마르고 거친 땅에서도 꽃은 피어나고 이름 모를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피어난 꽃처럼 위기를 맞았던 두 친구는 사막을 횡단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품었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 두 사람, 힘들고 지칠 때 사막은 인생의 신기루가 되어
새롭게 살아갈 힘을 건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