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글 >
앞에 올린 ‘형제의 나라 3’에 카스피해에서 러시아 해군 소속 초계정이 소형잠수정을 탄 정체불명의 괴한들과 전투를 벌여 패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된 다른 회차분을 옮겨 봅니다.
(소설 속 배경은 2024년으로,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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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해전 1 - (지구 제국의 황제)
러시아의 소설가 ‘유리예프’가 2006년에 펴낸 판타지 정치소설 “제3의 제국, 러시아가 가야 할 길”에는 2018년 8월18일에 러시아와 폴란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전쟁이 발발한다고 나와 있다.
묘하게도, 연도는 6년 지연됐지만 바로 그 날짜, 2024년 8월 18일에 북한의 김정은이 날려 보낸 핵미사일이 미국 대통령이 참모들과 함께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하는 워싱턴의 백악관 상공에 떨어졌다.
그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이 지났는데도 미국 대통령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하고, 미국은 핵 폭격에 뒤따른 대도시의 정전사태로 이미 치안이 사라진 나라가 되었다.
미국 군대의 수뇌부는 마비됐지만 막강한 미군은 통합전투사령부의 각 사령관 지휘 아래 독자적으로 외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합참의장 휘하의 10개 독립된 통합전투사령부의 사령관은 4성 장군이나 제독이 맡는데, 중앙사령부를 비롯하여 유럽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북부사령부, 남부사령부, 아프리카사령부의 6개 지역사령부와 합동전력사령부, 특별임무사령부, 전략사령부, 수송사령부의 4개 기능사령부가 있다.
통합전투사령부 중 가장 큰 규모는 태평양사령부로 태평양 함대사, 공군사, 해병사, 육군사 등 4개의 구성군과 주일 미군, 주한 미군, 태평양 특수작전사령부 등 예하 통합사령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을 보호하는 러시아 군대의 반격에 가로막혀 북한에 대한 보복 공격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오히려 러시아와 북한의 연합세력에 의한 일본 본토 공격을 두려워하여 주일 미군도 아예 일본열도를 포기하고 자국령인 괌섬으로 후퇴하였다.
태평양사령부는 하와이를 잇는 방어선을 구축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자국 영토 침공을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태평양사령부는 그 이름도 5년 전에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꾸면서 인도 해군을 일본과 함께 연합세력으로 끌어들였다.
인도 해군이 중국해군의 남중국해 진출을 막아주기를 원해서 그동안 3국이 합동으로 연합해상훈련도 여러 번 벌인 바 있다.
그러나 지구 제국의 황제를 꿈꾸는 또 한 명,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미 제3차 세계대전에 대비하여 티베트 산악지대 인도와의 국경에 막강한 군대를 배치해뒀다.
그동안 애들 싸움처럼 주먹질만 해왔던, 네팔과 부탄 사이에 있는 인도의 시킴주(州)를 침공할 계획이다.
이 인도의 시킴주가 중국 군대에 의해 점령되면, 남쪽 방글라데시와 동쪽 미얀마에 둘러싸인 인도의 동쪽 7개 주가 완전히 고립되어 중국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만다.
그 7개 주 면적이 우리 남한 면적보다 더 넓다.
중국은 인도와 앙숙인 인도 서쪽의 파키스탄과 밀접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
만약 인도가 중국의 침공을 방어하기 위해 동쪽으로 주력부대를 이동시키면, 그때는 서쪽에서 파키스탄이 인도국경을 넘어 침공해 갈 것이다.
그러면 인도는 동쪽과 서쪽에서 동시에 전투를 치러야 하는데, 육군이 반으로 갈라져 양쪽 국경선에서 싸우는 아주 힘든 전쟁을 맞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인도는 육군 외에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서 중국과의 전면전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중국은 3위이고 인도는 4위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인도의 군사력은 중국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전체 인구는 같으면서도 병력은 중국이 233만 명인데 비해 인도는 132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해군의 주력인 잠수함은 중국이 68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인도는 겨우 14척뿐이며, 항공모함은 중국이 2척이나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는 구소련에서 건조하다 우크라이나에 팔아먹은 항모를 싸게 구입하여 개조한 것으로, 배수량 6만7천 톤에 함재기는 중국산 젠-15 전투기 15대를 탑재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자체기술로 건조한 ‘산둥호’는 길이 315m, 너비 75m로 랴오닝호보다 약간 크고 배수량은 6만7천 톤인데, 젠-15 전투기의 개량형인 젠-15B 전투기를 40대나 탑재할 수 있다.
인도도 항공모함 1척을 보유하고 있기는 한데, 40년 전에 러시아에서 건조한 중순양함급 항공모함을 사다가 탈바꿈해서 경항공모함으로 쓰고 있는 구닥다리 배다.
거기다 중국은 싱가폴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동쪽에 이르는 인도 동부의 뱅골만과 인도 남부 스리랑카의 래카다이브해, 인도 서부의 아라비아해에 이르는 인도양 전체에 원자력 잠수함을 풀어서 언제라도 인도 해군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옛날부터 세계 문명의 중심인 중화(中華), 즉 중화인민공화국인 중국이 앞으로 세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야망을 갖고 있던 시진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인도를 고립시키고 손쉽게 점령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진주목걸이’를 준비해 왔다.
진주목걸이는 중국이 남중국해, 인도양, 아프리카 바다를 연결하여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거점이 되는 인도양 국가들에 대해 각종 지원을 제공해 동맹국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말한다.
동남아 미얀마에서부터 인도 동쪽의 방글라데시, 인도 남쪽 섬나라 스리랑카, 그 바로 서쪽의 섬나라 몰디브, 인도 서쪽 파키스탄 등 5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남쪽 예멘에 교두보로 활용할 항구를 확보했다.
중국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미얀마에는 2015년에 송유관을 연결했고 방글라데시에서는 2013년에 치타공항 운영권을 인수했다.
스리랑카에는 2012년에 함반토타항을 완공했으며 몰디브에서는 유조선 기항지를 자유무역구로 개방했다.
인도와 원수국가인 파키스탄은 2015년에 과타르항을 중동 원유 수송기지로 중국에 제공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남쪽 예멘에서는 2013년에 아덴항의 운영권을 확보했다.
그 6개국을 잇는 항로의 모양이 마치 가운데 있는 인도를 둘러싼 목걸이가 되어 목을 조르는 것 같은 모양을 이루어 ‘진주목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공군전력을 비교해보면 전투기는 중국이 1,230대이고 인도는 679대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중국 60~85개에 비해 인도는 겨우 2016년에 첫 ICBM 아그니-5를 시험 발사했다.
인도의 군사력이 이러하니 우선 수치로 비교해서는 도저히 중국의 상대가 안 된다.
인도도 미국이 건재할 때 미군의 힘을 빌려서 어떻게 중국과 대적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미국 대통령이 행방불명인 상태에서는 바짝 움츠려 있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중국에 대적할 단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하다.
핵보유국인 인도는 핵탄두를 100~120개나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핵탄두가 260개 정도니까, 이판사판 붙으면 둘 중 어느 한쪽은 전멸할 수는 있을 것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수상은 악수할 때 악력이 엄청나게 세어 푸틴 대통령 손등에 하얀 흔적을 남긴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다.
또한, 과거 정치 이력에서 힌두교 광신도들의 무슬림 학살을 사주한 혐의로 ‘도살자’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런 모디 인도 수상이 북한의 김정은이처럼 핵무기를 사용할 똥배짱이 있는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서유럽국가는 경제적으로 황폐해져서 구소련 모스크바의 지원을 받는 공산주의자들의 위협을 받게 되었다.
이에 맞서 영국,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델란드 등이 집단 방위동맹을 체결하였는데, 미국의 원조나 지원 없이 소련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그래서 1949년에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서독, 스페인, 이탈리아도 참여한 북대서양방위조약기구 NATO가 발족하고 북대서양조약이 체결되었다.
중점이 되는 조항은 가입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며 무장군대의 사용을 포함한, 공격당한 국가의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구소련의 후신인 러시아가 어느 한 NATO 회원국을 침범하더라도 NATO 회원국 전체가 개떼같이 연합해서 물어뜯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구 제국의 황제 차르를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 꿈을 실현하려면 우선 유럽에 있는 국가 중 어느 한 나라부터 정복해야 하는데, 함부로 공격할 수도 없어 아주 눈엣가시 같은 NATO이다.
키는 불과 165cm의 단신이면서 취미가 유도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통령직만 무려 22년을 수행했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총리를 지낸 4년 동안도 그의 수하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에 앉히고 사실상의 섭정을 했으니 26년을 집권한 셈이다.
러시아 국민이 그를 그토록 추앙하는 것은 아무래도 ‘유리예프’의 소설 “제3의 제국, 러시아가 가야 할 길” 속에 나오는 황제 ‘블라디미르 2세’가 바로 푸틴이라고 믿고 있음이 분명하여 보인다.
소설에서는 2019년 10월 5일에 전쟁은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고 유럽 전역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고 했다.
빗나간 6년을 고려하면, 2025년인 내년이 되겠다.
책에서 제1의 제국은 과거 러시아혁명이 발생한 시기와 같은 1917~1923년에 집권했던 소설 속 가상의 황제 블라디미르 1세가 만든 러시아이다.
제2의 제국은 2000~2012년 집권한 블라디미르 2세가 일궜는데, 현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을 시작하고 다진 시기와 일치한다.
제3의 제국은 바실리 황제에 의해 완성되는 2050년대이다.
그런데 작가 유리예프는 이 책에서 2007~2008년 우크라이나 땅의 절반을 러시아 영토로 만들어 ‘제3의 제국’이 탄생하는 기초를 다진 ‘제2의 제국’ 황제 블라디미르 2세에 가장 주목한다.
실제로 푸틴이 그랬기 때문에, 논리 전개상 독자들은 ‘블라디미르 2세 = 푸틴 대통령’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강력한 제국의 부활을 희망하는 러시아 국민은 2018년 3월에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76%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푸틴을 재임시켰다.
푸틴은 러시아의 막대한 부존자원인 석유와 천연가스로 외화를 벌어들이면서, 그 수입국을 차례차례 자기의 속국으로 만들어 러시아 대제국의 종신 황제가 되려는 꿈을 키워왔다.
푸틴의 기분 같아서는 자기보다 키가 10cm나 작은 155cm의 단신으로 1821년에 80만 대군을 이끌고 알프스산맥을 넘어 감히 러시아를 정벌하러 와서 지금도 영웅 대접을 받는 나폴레옹의 고국 프랑스를 쳐부수고 싶다.
더구나 나이도 스물다섯 살이나 적은 애송이 ‘에마니엘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하여 까불고 있는 프랑스를 당장 깨부수고 싶지만, 프랑스는 모스크바에서 너무 멀다.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진격하여 프랑스로 가려면 구소련의 연방국이었다가 독립하여 지금은 독립국가연합 CIS 회원국 중 하나인 ‘벨로루시’를 지나 폴란드부터 침공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폴란드를 이긴다 해도 프랑스 앞에 막강한 독일이 떡 가로막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연합군의 일원으로 쉽게 폴란드를 지나서 독일의 수도 베를린까지 맨 먼저 쳐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혼자서 그들의 연합세력인 NATO와 상대해야 한다.
아무리 러시아의 군사력이 세계 2위라고는 해도 군사력 9위인 독일과 맞붙어서 쉽게 이기지는 못할 것이다.
더구나 프랑스의 군사력은 6위인 영국보다 높은 5위이다.
9위의 독일 땅에서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을 때 5위인 프랑스와 6위인 영국이 협공해오면 옴짝달싹 못 하고 참패하고 말 것이다.
거꾸로 일단 5위인 프랑스를 무슨 수로든 먼저 점령하고 나면, 국경을 접한 9위의 독일은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다음에 프랑스 ‘칼레’에서 폭 40Km 정도 거리인 ‘도버 해협’ 건너 섬나라 영국은 천천히 노략질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프랑스를 먼저 침공하는 방법은 막강한 해군력을 동원해 지중해로 들어가서 프랑스 남부를 공격하며 상륙하는 전략이 최적이다.
러시아해군은 발트함대, 북해함대, 극동함대, 태평양함대, 흑해함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 흑해함대가 지중해에서 미6함대에 맞서는 전략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흑해함대의 주둔지인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서 지중해로 나오려면 터키의 영토 안에 있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서 이스탄불을 거쳐 나와야만 된다.
그런데 터키의 대통령 에르도안이 러시아에 척을 두고 일전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우선 터키부터 요절을 내야 지중해로 진출해서 프랑스를 공략할 수 있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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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에서 동쪽으로 400km쯤 떨어져 있는 내륙의 바다인 호수 ‘카스피해’.
좁은 폭이 200km인 카스피해를 건너면 동쪽 투르크메니스탄 영토 안에 폭이 100km쯤 되는 제법 큰 동그란 호수가 폭 200m 정도의 좁은 수로로 카스피해에 이어져 있다.
그 새끼 카스피해 호숫가에 작은 배 두 척이 떠 있다.
한밤중의 어둠이 지나고 밝아오는 여명의 어스름이 검푸른 호수의 수면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다.
“야, 웬만큼 잡았는데, 인제 그만 돌아가자.”
나무로 만든 작은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던 쿠르드족 민병대 YPG 부대 대장 데킨의 오른팔인 부대장 괴뉠이 저만큼 있는 다른 배에 타고 있는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예, 알았어요 부대장님. 이번 그물만 걷고 철수할게요.”
여기서 동쪽으로 100km쯤 가면 이들이 숨어 살고 있는 산악지대 은신처 마을이 나온다.
그곳 골짜기에도 작은 물고기는 살고 있지만, 이곳에서 팔뚝보다 큰 생선을 잡아서 젓갈도 담고 말려서 겨울철 반찬으로 저장해둘 참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쿵! 파지직
하는 굉음과 함께 괴뉠의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