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은 비장의 기운이 밖으로 드러나는 곳이다. 정상적인 입술은 은은하게 홍색을 띄어야 한다. 지나치게 두텁거나 얇아서는 안된다. 특히 적당한 윤기가 유지돼야 하며 지나치게 마르거나 갈라지지 않아야 한다.
입술의 두터운 사람은 선천적으로 다른 장기에 비해서 비장의 기능이 발달했음을 나타낸다. 반대의 경우는 비장의 기능이 약하다는 의미다. 많은게 항상 좋은 것은 아니듯이 지나치게 비장의 기능이 발달하면 체내에 습사가 생길 가능성이 많아진다.
예컨대 노폐물이 축적돼 비만해질 수 있다. 입술의 색깔이 빨간색을 띠는 것은 혈열로 인한 경우다. 자색을 띨 때는 음허하거나 어혈이 생긴 것이다. 특히 입술의 일부분에 자색반점이 쌀알만하게 있으면 어혈증이 확실하다고 보면 된다. 사람이 임종 때 입술의 색깔이 검게 되는데 이는 비장의 기운이 패절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입술의 색이 지나치게 창백한 경우는 기혈이 허하거나 양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입술이 자주 트거나 갈라지는 경우는 비장의 진액이 손상되었음을 의미한다. 비장의 진액은 여러 원인에 의해 손상되는데 음허, 비위의 적열, 간기울화,신장의 허화 등이 원인이다.
입술 안쪽이 자주 헐어서 음식을 제대로 못먹는 경우는 대개 비위의 습열로 인한 경우와 심화, 혹은 신장의 허화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입안에 침이 유달리 많이 고여 입술이 젖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중풍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또한 체내에 양기가 부족한 경우에도 나타나므로 이때는 양기를 보충해 주면 된다.
간혹 입술의 근육이 떨리는 경우는 간장에 풍사가 있기 때문이거나 비장이 풍사의 침입을 받은 만경풍에서 나타난다.
혀의 진찰은 설질(원래의 실질조직)과 설태(설질을 덮은 이끼같은 것)로 나누어서 살펴보게 된다. 설태는 하얀색으로 혀의 표면에 고루 덮여 있어야 좋다. 이는 병을 막는 위기의 허실, 병을 유발하는 사기의 정도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반면 설질은 장기의 허실과 한열을 나타내 질병상태나 앞으로의 치료가능성을 판단하는데 활용된다. 설질은 설태에 비해서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변화의 정도가 완만하다.
정상적인 설질의 색깔은 은은하게 붉고 윤기가 있어야 한다. 만일 지나치게 붉거나 지나치게 창백하다면 이는 인체의 기능에 이상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지나치게 붉은 경우에는 인체에 필요없는 화열이 많이 축적돼 있다는 뜻이다.
소아의 경우 지나치게 설질의 색깔이 붉은 경우는 태독일 가능성이 많다. 태독은 태어날 때부터 지나치게 많은 화열을 지녔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혹은 열성병에 걸린 경우에도 설질의 색이 붉어지며, 심하면 자색으로 된다.
만일 자색이 흑색으로 변하면 목숨이 위태로워지므로 그전에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반대로 설질의 색깔이 지나치게 창백하다면 이는 기혈이 부족하거나 몸이 냉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러한 담백설은 대개 쉽게 피로해 지며 비타민이 부족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혀 표면이 자주 허는 사람중에도 이처럼 기혈이 모자라거나 몸이 차가울 수 있는데 허열이 몸의 상부로 뜨기 때문이다. 기혈을 보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한편 몸이 심하게 냉한 경우에는 오히려 남설질이 색이나 자색으로 나타난다. 몸에 열이 지나치게 많거나 반대로 없거나 하면 혀 색깔이 모두 자색이나 남색으로 변하므로 진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체의 상태를 훨씬 많이 반영한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상당히 중요시한다. 혀를 관찰하는 것을 한의학 용어로 설진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혀를 심장의 싹이요, 비장의 상태를 드러내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혀의 뿌리 부분은 신장, 중간부분은 비장과 위장, 혀의 뾰족한 끝부분은 심장과 폐장의 기능을 표현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혀의 표면에 백색 분말같이 덮여 있는 것을 설태라고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설태가 덮여 있다. 설태는 위장의 기능이 원할히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문제는 설태가 지나치게 많이 덮여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다. 설태가 백색이 아닌 황색 자색 흑색으로 변색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혀는 설질이 은은하게 붉고 윤기가 있으며 움직임 역시 부드럽고 긴장이 없어야 한다. 설태의 색깔은 백색으로서 혀 표면에 고르게 분포해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기름기가 있거나 건조해서도 안된다.
만일 이런 요소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이는 인체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
요즘처럼 청량음료나 기호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병적인 혀의 상태로 오진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커피를 마시게 되면 설태의 색깔이 검게 변색된다. 이밖에 오렌지나 환약을 먹은 경우, 설태를 칫솔이나 혀긁개로 긁어낼 경우 오진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혀의 모양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야 한다. 이상한 무늬가 있거나 갈라져 있으면 나쁘다. 윤기가 있어야 건강한 징조다. 만일 혀의 두께가 지나치게 얇아보이면 몸이 냉하거나 기혈이 부족할 가능성이 많다. 또 혀의 모양이 뾰족한듯 부족해 보이면 이는 음이 허하거나 허열이 몸의 상부로 자꾸 치받아 오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불면에 시달리는 사람들 가운데 이런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혀끝이 유달리 붉으면 심화가 특히 강한 것이다. 혀끝은 주로 심장과 연관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혀가 지나치게 커보이는 경우도 있다. 두께가 두툼하면서 모양이 원형에 가까우면 주로 비장이나 신장의 기운이 약한 경우다. 이는 곧 나쁜 담습이 생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몸이 전체적으로 마른 듯 한데 혀의 모양만 유달리 두껍고 크다면 비장이나 신장의 양기가 부족한 것이다. 몸이 전체적으로 뚱뚱한데 혀의 모양이 이와 같다면 담습의 기운이 많기 때문이다.
혀 표면에 갈라진 홈을 일컬어 열문이라고 한다. 만일 혀의 색이 지나치게 붉으면 화열로 인해 생긴 것이다. 혀의 색이 창백하면 기혈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임상에서는 후자의 경우를 더 많이 볼수 있다. 혀 표면에 있는 조그만 알맹이가 설유두다. 이것이 지나치게 크거나 많으면 망자라 하여 오장육부에 열이 많음을 뜻한다. 혀주변이 치아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형태를 치흔설이라고 하는데 양기가 부족한 것으로 인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