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정원의자에 앉아 고개들어 세어본다
하나, 둘, 셋, 넷...
장마 지나고 조금 더 커진 모과는 색이 연해져. 잎과 구분이 되어 세어 보기 좋다
일주전만해도 잎과 색이같아 헷갈려 아홉갠지 열갠지...
올해는 몇개나 달렸나. 아침마다 세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년엔 세개 수확했고, 재작년엔 한개, 그나마도 벌레먹어. 베어내고 아주 조금 청 담그어 겨울 목아플때 나 혼자 먹었다
50년 넘은 그 자리,10년후 조금 넓히며 마당에 심은 모과는
40년이나 그 자리에서 나처럼 늙어가고 있다
젊었을때 모과는 젊음을 뽑내듯 몇백개의 열매를 매달아 초등교 다녔던 아이들은 모과 나무에 올라 매달려 재미있게 따서 이웃과, 친정 어머니 동네분들, 내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느라 몇년. 가을이면 분주했었다
우리집 모과는 여늬 모과 답지않게 어찌나 매끄럽고 예쁘게 생겼는지 모두들 한마디씩하며 좋아라 갖고갔다
그러던 모과도 나이가들어가며 몸이 비대해지며 차차 열매의 수가 줄더니 최근엔 몇개 안 달렸는데 몇년만에 ...
감나무 아래 아들이 사다놓은 연두빛 정원의자에 앉아 고개젖쳐 세어보니 열개가 넘는것 같다 이 의자는 아침이면 아들 둘이 일본갔을때 사다준 조그만 잔에 연하게 탄 인스턴트 커피한잔 들고 나와 나무들, 꽃들, 풀들과 아침 인사하며 마시는 곳이다 밤새 안녕하시냐고~~^^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며 뭔가 좋은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슬며시 설레임이 일렁거리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