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의 힘!
6월 18일 목요일 http://cafe.daum.net/gaiayoga/RvfA/151 스쿨오브무브먼트 케틀벨 수업의 레벨 심사가 열렸다. 이 글은 다음날 쓴 글이다.
왜 레벨 심사를 하는지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심사에는 피드백이 있다
감독관은 참석자들의 기량을 평가하고 조언한다. 잘 정리된 피드백을 통해서 학생은 더 잘 배울 수 있다. 동시에 선생도 그렇다. ‘내가 이렇게 수업을 이끌었더니 학생들이 이런 점에서 발전했고 저런 점에서는 부족하구나’ 라고 알게 된다.
한두 달 전에 심사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면서 이와 같은 정리가 시작되고 교육 과정에도 반영된다. 전체 교육이 더 알차게 발전할 수 있다.
심사에는 힘이 있다
예를 들어, 나는 한국에서 크라브 마가 레벨 심사를 단독으로 네 번 열었고 지난 4월 12일 심사가 가장 만족스러웠다.
왜냐하면 심사가 진행될수록 학생들의 의식이 점점 더 집중되었고 움직임이 점점 더 간결해졌기 때문이다.
심사 끝 부분에 했던 시뮬레이션 훈련, 수업 때 표현하는 말로 "써머리 드릴 "순서에 이르자, 학생들의 수준은 한 단계 발전되어 있었다.
이것은 무엇보다 그동안 그들이 흘린 땀의 결과였지만 좋은 심사는 거기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요컨대 좋은 심사에는 학생들의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힘이 있다.
심사 과정 자체가 좋은 수업, 좋은 수련, 좋은 훈련이 되는 것이다.
어제 블루 레벨 심사에 참석한 50대 후반의 여학생은 모든 테스트를 95% 이상 해냈다. 아직 대상자가 되지 못한 3명의 학생들도 테스트를 체험했는데 세 명 모두 평소보다 발전된 자세를 보여줬다.
여럿이 함께 집중해서 무엇을 해낼 때 형성되는 힘은 개인들의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그 힘이 참가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몇 주 전에 나는 보라 레벨 심사 대상자에게 스내치를 가르쳤는데 그때 다른 갈색 레벨 대상자에게 스내치를 보여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는 스내치를 해본 지 1년도 넘었기 때문에 자신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어제 심사 말미에서 그는 멋지게 '진정한 스내치'를 보여줬다.
내가 진정한 스내치 true snatch 라고 부르는 것은 간단하다. 진짜 볼리스틱 운동 즉 탄도성 운동이면 된다. 누가 보더라도 케틀벨이 팡 하고 탄력적으로 쏘아져야 한다.
(상대적) 이완은 케틀벨이 꼭대기에 올라가 잠시 동안 아무 무게도 느껴지지 않는 그 순간에 있다. 그러면 누가 봐도 볼리스틱 운동 즉 탄도성 운동으로 보인다.
그런 느낌 없이 그저 다리 사이로 케틀벨이 지나갔다 머리 위로 올라가기만 한다면 다른 종류의 운동이다.
어쨌든 그가 다시 진정한 스내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심사과정이 그를 그렇게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좋아하는 심사의 힘이다. 사람들을 이끄는 심사, 그 과정을 통해 좋은 훈련이 되는 심사.
그러기 위해서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심사 대상자의 마음가짐이다.
그 시간 그 자리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잘 배우는 기회임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사 도중 스스로 에너지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둘째, 심사는 배운 것을 확인하는 자리다.
배운 걸 테스트 한다. 배운 게 많은 데 1시간 만에 어떻게 다 테스트할까? 다 하지 않고 골라서 한다. 만 점이 아니라 90점 이상이면 승급 된다. 배운 대로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셋째, 적합한 사람에게 적합한 심사를 해야 한다.
적합한 테스트라면 대상자는 테스트의 80퍼센트는 확실히 해낼 것 같지만 10퍼센트 쯤은 불안하게 느낄 것이다. 또는 다 해낼 수 있다고 느껴도 막상 심사 당일 테스트들이 연속으로 진행되면 또 다른 도전 요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요컨대 너무 쉬워도 너무 어려워도 발전 요소는 없다.
끝으로 '진정한 스내치' 스토리를 덧붙인다.
내가 케틀벨 스내치 실력에 집중하던 때는 2009년이었다. 무식하게 24kg를 들고 막 머리 위로 올려보니 7십 몇 개인가 하다 말고 포기해야 했다.
당시 나는 케틀벨 겟업이나 클린앤 프레스의 진가를 몰랐다. 대신 서서 무거운 케틀벨을 위로 든 채 쭉 뻗은 팔을 몸통에 박아 넣고 버티는 연습을 많이 했다.
이것은 좋은 연습이지만 가동성이 확보되어야 적합하다. 또 파시아 텐세그리티의 펼침력을 중시하고 우선해야 효과적이다.
우리 몸은 마치 밖으로 펼쳐야 하는 텐트처럼 펼침력이 우선이다. 안으로 당기는 조임은 그 기반 위에 사용되는 것이 몸에 좋고 효과적이다.
어쨌든 내가 집중했던 스내치 연습 방식은 8kg 스내치였다. 올림픽 역도 선수들이 가벼운 무게로 수없이 연습하듯이. 그리고 가벼운 무게가 아니면 어떻게 하루 종일 연습하겠는가. 빈 바가 아니라면 어떻게 만 8세 (러시아 역도 교과서에 따르면 올림픽 역도 입문의 적령기) 아이가 역도를 연습하겠는가.
37세였던 나는 하루 종일 연습하지 못했다. 하지만 매일 연습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8kg으로 연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12kg으로 바꿨다. 케틀벨을 한 손에 쥐면 내려놓지 않고 그 팔로만 단번에 50회를 편하게 할 때까지 계속 12kg으로 연습했다.
욕망 때문이든 피로 때문이든 스내치 연습이 탄도성 운동으로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면 그만두었다. 소용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그해 여름 시작부터 가을 끝까지 이런 식으로 완성된 폼, 탄도성 운동을 16kg, 20kg, 24kg에 차례차례 이식했다.
이택진 선생도 이런 식으로 24kg 스내치 5분 100회를 해냈다. 애초 그의 계획은 32kg 스윙, 32kg 겟업 즉 고중량 스윙 고중량 겟업에 집중하는 '남자다운' 것이었다.
그 계획에 반대했던 나는 그 자리에서 12kg으로 100회 스내치를 해보라고 했다. 그는 100회를 비효율적으로 해냈고 그래서 계획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하와이 여행길에도 12kg 케틀벨을 가져갔다. 12kg으로 완성하고 24kg까지 이식했다. 결국 부상 없이 무탈하게 성공했다.
오랜만에 스내치를 한다면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쪽이 잘 안 될 것이다. 집중해서 수련하던 때보다 협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쏘아올릴 수 있는 케틀벨 kg수도 줄 것이다. 집중해서 수련하던 때보다 육체적 능력이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하더라도 몸이 탄력적이라면 진정한 스내치를 해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비단 스내치만은 아닐 것이다.
첫댓글 스쿨오브무브먼트에는 6년째 화이트 레벨인 분도 있습니다.
갈색 쯤인데 흰색인 남자,언젠가 그도 심사에 오길 고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