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의 신무기 리포트]
총탄도 막아내는 한국형 험비, 내년부터 실전배치
인기 있는 미국 드라마 ‘CSI 마이애미’에서 호라시오 반장은 크고 널찍한 승용차를 타고 다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허머’라 불리는 이 차량은 미국의 소형 군용차량의 대명사인 ‘험비(Humvee)’의 민수형이다. 험비는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을 다룬 방송이나 영화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군과 그 동맹국은 2차 세계대전 때의 윌리스 지프와 개량형인 M-151를 널리 사용했다. 노후화가 심해지고 전장 환경이 변화하자 미군은 M-151과 트럭을 단일 기종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물이 AM 제너럴의 험비다. 험비의 정식 명칭은 ‘고기동성 다목적 차량(HMMWV)’이었지만 미군 병사들이 부르기 어려워 험비라는 애칭이 붙었다. 험비는 세계 소형 전술차량의 트렌드를 바꿔 놓았다.

미군 장갑형 차량 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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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비는 산악이나 비포장도로를 통과할 수 있는 주행 능력, 하천을 건널 수 있는 도섭 능력, 뛰어난 내구성, 정비의 용이성으로 미군의 환영을 받았다. 낮은 연비와 미흡한 방탄 성능, 무거운 차체는 단점으로 지적됐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월 초 ‘한국형 험비’인 국산 소형 전술차량을 지난해 1월부터 시험평가한 결과, 개발시험 평가와 운용시험 평가 전 항목에서 기준을 충족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형 전술차량은 내년부터 양산돼 실전 배치토록 결정됐다. 기아자동차가 개발한 이 차량은 4인승 지휘용, 8인승 지휘용, 기갑수색용, 관측반용, 정비용 등 모두 5가지로 양산 예정이다. 소형 전술차량은 기존 차량에 비해 여러 가지 점에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기존 차량은 적의 소총 공격을 막을 수 없지만 새 소형 전술차량은 적의 소총탄을 막아낼 수 있다. 5종의 소형 전술차량 중 기갑수색용이 방탄형으로 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가 아닌 지형에서도 운용이 가능해 전투력이 높아졌다. 최고속도는 시속 100㎞ 이상이고 600㎞ 이상의 거리를 계속해서 달릴 수 있다. 225마력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고, 전자식 사륜구동, 전자파 차폐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지프형 지휘차엔 대부분 에어컨이 없지만 소형 전술차량은 장착하고 있다.

'한국형 험비'인 국산 소형 전술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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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출력이 높아 60% 이상의 포장 경사로를 오를 수 있고, 최소 회전반경이 8m여서 비좁은 전방 산악지형에서도 주행 성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76㎝ 깊이의 하천을 건널 수 있어 도섭 능력도 뛰어나다. 또 전자식 타이어 공기압 조절장치를 갖춰 보통 차량은 다니기 어려운 모래나 연약한 지반에서 잘 달릴 수 있다. 영하 32~영상 43도의 추운 곳과 더운 곳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군은 2000여대를 구입할 예정이며, 통신 및 미사일 탑재차량, 화생방 정찰차량 등 다양한 파생형도 개발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소형 전술차량 도입을 기점으로 한국군 기동차량은 세대교체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격은 방탄차량이 대당 3억원가량인 미국 험비의 절반 수준이고 비방탄차량은 7000만~8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전술차량은 일명 ‘군토나’로 불리는 지프형 지휘차 K-131과, ‘스리쿼터’로 불려온 1¼t 차량 K-311(K-311A1)을 대체하게 된다. 기아자동차의 상용차인 레토나를 개조한 K-131은 지휘관용으로 널리 사용돼 왔지만 에어컨이 없고 창문도 유리가 아닌 비닐이었다. 1¼t 차량은 인력 수송 외에 군용 구급차, 통신장비차량, 이동정비차량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돼 왔다. 군복무를 한 이들에겐 추억이 많이 어려 있는 존재다. 하지만 이들 차량은 현대 전장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특히 예산배정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노후 차량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차량 노후화 문제가 악화돼 왔다.
지난 2013년 말 기준 육군의 전투차량 보유율은 86%였고 이 중 수명이 초과한 노후 차량 비율은 29%였다. 차량별로는 K-131 등 지프형 지휘차는 보유율 83%, 노후율 21%였고, 1¼t 차량은 보유율 91%, 노후율 14%였다. 육군은 이에 따라 차량 기준수명을 늘려 운용하는 한편, 군용차량보다 값이 싸고 실용적인 상용차량 도입을 늘리고 있다. 2012년부터 상용 사륜구동차량인 쌍용자동차의 ‘렉스턴W’와 ‘코란도 스포츠’를 도입하고 있다. 상용차량 도입 물량은 2018년까지 7500대에 이를 전망이다.
국방개혁이 추진되면서 육군 연대 및 대대 작전범위가 늘어난 것도 소형 전술차량 도입에 영향을 끼쳤다. 확대된 책임지역에서 장병들이 방호능력을 갖춘 기동차량을 타고 작전을 할 필요성이 생겼지만 기존 차량은 그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미국 등 방산 선진국은 험비의 뒤를 잇는 신형 소형 전술차량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항상 전 세계 어디서든 전쟁을 하며 실전을 치르고 있는 미국이 가장 앞서간다. 미 국방부는 2005년부터 험비를 대체하고 지뢰와 급조폭발물(IED)에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소형 전술차량을 개발 중이다. JLTV(다목적 경량 전술차량)로 불리는 이 신형 차량은 험비보다 방어력이 뛰어나면서 다양한 파생형을 만들 수 있다.

미국 록히드마틴 JL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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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TV는 탑재능력 1.6t인 A형, 탑재능력 1.8~2t으로 임무지원을 위한 B형, 탑재능력 2.3t으로 군수지원을 위한 C형의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이들 차량은 모두 C-130 수송기는 물론 CH-47 헬기 등으로 수송될 수 있도록 했다. 미군은 2012년 AM 제너럴, 록히드마틴, 오시코시 디펜스 등 3개사를 JLTV 후보 업체로 선정해 경쟁을 시키고 있다. 미 육군은 5만대, 미 해병대는 5000대의 JLTV를 도입할 예정이며 2018년부터 배치한다. 독일은 1970년대부터 사용한 G바겐을 대체하기 위해 1000대 규모의 GFF 사업을 추진하면서 AMPV-1을 차세대 소형 전술차량으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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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Happy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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