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콩닥콩닥>
오늘은 아이들과 첫 만남입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별길따라 바닷길 걷기’사업의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됩니다.
오늘은 청년회의소에서 진행합니다. 복지관에 모여 함께 이동할 예정입니다.
동료들이 각각 흩어지고 준비를 시작합니다. 복지관 내에서가 아닌 분리된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생각을 하니 걱정되었습니다.
10시가 되기 30분 전. 먼저 과장님과 청년회의소에 들어가 인사드리고, 2층으로 올라가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PPT자료를 준비했는데 빔이 실행되지 않아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개인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태윤이를 제외한 모든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두 명의 나윤이(전나윤, 이나윤)와 나현이, 하울이, 연재 총 5명의 아이들입니다.
회의소를 가기 위해 나섭니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과 보조사업자인 채원이, 저는 엄청나게 더워했습니다. 30분 전에 미리 틀어놨던 에어컨을 맞으며 아이들과 더위를 식혔습니다.
우리가 함께 진행할 사업에 대한(아이들에겐 프로그램이라고 하였습니다.) 설명, 자기소개, 간단한 퀴즈, 규칙 등을 정하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활동, 좋아하는 과목, 마라탕에 꼭 넣는 재료, 자신 오른쪽 사람의 첫인상, 여기서 가장 친해지고 싶은 사람 등등 질문이 적힌 포스트잇을 접어 3개씩 뽑아 대답하였습니다.
본인의 이름과 학년, 초등학교는 공통질문으로 하고 나머지는 포스트잇에 적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분위기가 다소 산만하였지만 집중시키려 노력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자기소개를 진행할 때 경청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 같아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휴식시간에 제 카톡 프로필을 보며 웃기도 하고, 유튜버 명박?만박?이 닮았다며 연재와 하울이는 배꼽빠지게 웃었습니다. 심지어 하울이는 웃다가 의자에서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즐겁다면 저도 즐겁습니다 ㅎㅎ
우리의 활동 디데이는 언제인지, 활동 지역은 어디인지, 저와 친구들 사진을 보여주며 선생님 빨리 찾기와 같은 간단한 퀴즈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빔이 고장나 노트북으로 진행하였는데, 작은 노트북을 동그랗게 둘러쌌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러개 준비할걸 ㅠㅠ)
규칙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지켜줬으면 하는 것들, 아이들이 나에게 지켜줬으면 하는 것들, 아이들이 아이들에게 지켜줬으면 하는 것들을 생각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별길 따라 바닷길 걷기 친구들의 규칙>
1. 함께 다니기
2. 비속어 쓰지 않기
3. 걸어 다닐 때 질서 지키기
4. 말 잘 듣기
5. 인사 잘하기
6. 약속 잘 지키기
7. 걸을 때 핸드폰 하지 않기
우리가 정한 우리의 규칙입니다. 처음에는 많은 의견이 없었는데 계속해서 이어나가니 많이 발전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중간중간 탕후루탕후루탕후루탕후루...
귀에 피날정도로 들었습니다. 탕후루를 사달라는 적극적인 한 친구 의견에 친구들은 모두 동참했습니다. 안 사줄 수가 없었습니다. 원래의 오늘 마실길 코스를 정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첫날이기도 하니.. 알겠다하였습니다. 규칙을 다 정하고 탕후루를 먹으러 가자하니 아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 듯합니다.
탕후루를 사러 나섰습니다. 배달로 시키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용납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설득시켰습니다. 아이들이 동의헀습니다.
더운 날씨였지만 함께 걸었습니다.
하지만 탕후루집은 닫혀있었습니다. 그러자 하울이는 고민도 안 하고 바로 사장님께 전화를 겁니다.
“오늘 왜 문 안 열어여??”
당찬 그대.. 너무나 당찼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더워하고 갈증나해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음료를 사주었습니다.
편의점 안에 들어가 다 같이 앉아 함께 먹었습니다. 연재의 책상에 많이 음식이 흘렸습니다.
“연재야 가기 전에 휴지로 책상 한 번 닦고 가자.”
바로 연재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휴지를 받으러 갔습니다.
“휴지 한 장만 주세요..”
뒤에서 저는 “감사인사도 드리고~”
갑자기 저한테 감사인사를 합니다.
(읭?)
귀여운 아이들입니다. 각자의 성향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이)나윤이는 언니 나현이와 참 잘 붙어다닙니다. 말수가 많은 친구들은 아니지만 둘이 있으면 서로 즐거워합니다.
나현이도 그만큼 동생을 챙기는 듯 합니다.
하울이는 당찬 아이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전생님 근데 ~”부터 시작합니다.
또한 밝은 아이입니다.
연재는 순수하면서도 당당한 아이입니다. 길을 걸을 때 항상 하울이와 손을 잡고 다닙니다. “너네는 학교에서도 손잡고 다녀?”라고 물으니 동시에 대답했습니다. “네!”
(전)나윤이는 속이 따뜻한 아이입니다. 오빠 태윤이와 함께 신청했지만 태윤이는 오티에 참석하지 못하였습니다. 소외되진 않을까, 낯을 너무 많이 가리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나윤이를 직접 만나고 보니 걱정거리가 없어졌습니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며 편의점 문을 잡아주는 등 섬세하면서 따뜻한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비록 생각지도 못했던 지출과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하진 못하였지만 함께 걸으며 아이들과 가까워졌습니다.
오후에 피드백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채 아이들 말에 휩쓸려 탕후루를 사갔다.. 말하면서도 조심스러웠지만 사실이니 솔직하게 말하였습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아이들에게 편안한 분위기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하더라도 좋은 행동은 아니였습니다. 조심해야하는 포인트입니다.
이렇게 저는 하나 배웠습니다. 더 배우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앞으로 함께할 시간들이 기대됩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좋은 추억 만들어주고싶습니다.
첫댓글 아이들이 계속 사 먹자고 해서 많이 곤란했었을 것 같아... 하지만 그럼에도 즐겁게 아이들과 사업을 진행해 나아가고, 길을 정해야 하는 일정이 늦추어졌지만 그래도 기뻤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