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타자기를 사다
최승익
글을 좀 써보고 싶어 종일내 술병 엎지르며 써갈긴 눈물이 지워질까봐 원고지에 쓰면 낙서 같아질까봐. 검은 색으로 타타타 인쇄되는 그 맛에 조금은 격이 높은 글이 될까 기대하며, 월부수금원이 다니던 때에 일을 저질렀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에어컨 살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 아니 었을까.
땀띠가 유난히 첫애의 등짝에 돋아 파우다 분칠로 해나가가기엔 벅찰때이다.
그때는 아토피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의학의 수준이 정립되지 않을 때이다.
월부수금원이 다달이 도장을 찍자 초창기 대우전자 선풍기를 할부로 줬다. 옥계면에 누구하면, 물론 물건을 주면서 주변 인지는 했겠지... 그 선풍기 돌때마다 땀띠가 줄고 잘 자라주었지
언젠가 땀띠가 유난해진 딸애가 물어 왔다.
아직도 이 선풍기 돌아가? 그래 니 나이와 같지만 이름 잘나게 빌었던 전동타자기는 버릴 수 없어 장롱 위에 두었지만 ,그래 니 나이와 같은 선풍기는 지금도 잘 돌아가닝께 더욱 버릴 수 없구나
첫댓글 잔잔한 물결이 이는 시 잘 보았습니다. 선생님 건안 하신지요? 더위에 건강 유의 하십시요.
제게도 타자기가 있었는데..그걸 들고 글을 쓴다고 길을 나서기도 했었답니다. 그런 시간들이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시게 한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스멀스멀 눈앞에 펼쳐집니다.
선생님. 남은 여름 건강히 잘 지내시고 건필하십시오. 뵐 날을 기대하면서..
선풍기가 효녀요 효자입니다. 딸에 --> 딸애(딸아이)이겠지요? 덥습니다. 죽부인에 다리를 올려놓고 자는 날들입니다.
사실 그시절엔 타자기로 원고치면 폼나고 멋있었지요. 무더위 잘 넘기고 계시죠?
추억의 이름으로 타닥타닥 다시 불을 밝혀들겠지요~ 추억을 사는 일처럼~
선생님 잘 계시지요? 파우다 분칠을 한 듯 보송보송한 여름나기를 바랍니다.
여름마다 시원함을 주었을 선풍기의 미덕... 오래되어서 더 시원하고 고마운 바람 일으켜 줄 것 같습니다.
전동타자기가 인기 일 때가 있었지요. 따딱, 전동타자기로 쓰는 시는 어떤 빛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