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여러분 안녕하세요? 학교이야기 계속해서 좀 써봤습니다. 저는 완전한 전문은 아니고 선무당 사람잡는 수준입니다. 좋은 전문안내책자들이 한국에는 분명히 많으리라 생각되오니 정말 궁금하신 분들은 그런 책자를 읽으시구요... 제 경우에는....사실과 가깝게, 그리고 기억을 제대로 하려고 노력은 했으나, 저는 어디까지나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는 것이니 제가 말하는 것을 무조건 다 믿지는 마세요. 실은 이 주제를 생각하고 글을 쓴 이유는 한 후배님께서 공립과 사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쓰다보니 본론(?)도 가기 전에 너무 길어져서 할 수 없이 이번 것을 포함해서, 읽히는 것 봐서, 아무래도 시리즈(별걸 다 시리즈라 그러죠?)로 3편까지는 써야 끝장이 날 것 같네요. 정말 세련된 사람 같으면 간단명료하게 쓰면서도 해야 할말을 똘방똘방하게 잘도 할텐데 저는 어깨가 으스러질 때까지 활자판 두들겼는데도 무슨 인기연속극 엿가락 빼먹기 하자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길어져 버리네요...머리가 안 따라주면 몸이 고달프다는 말이 전에는 저는 빼고 딴사람들만을 가리킨 얘긴 줄 알았더니 이 말이 누굴 두고 한말인지 이제야 알겠군요.
....이번 이야기는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관심이 있다면 저보다 어리신 후배님들이 좀 있을 것 같고...선배님들은 늦둥이가 있으신 분들 빼고는 별 관심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대신 선배님들은.. 좀 더 기다리시면 기회 봐서 그때까지 제 맘 안 변하면 진짜 재미난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고놈은 자유게시판에는 안올리고(왠지는...착한 사람들은 보면 안 되니까....흠...염화시중의 미소....말이 필요 없죠?) 우리 미국의 남동부방에만 올릴랍니다.
지금부터 이야기 시작:
보스턴,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의 근교에서 살았을 때, 어디에서나의 공통점은 "좋은"학군구역에는 한국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사는 아파트촌이 있었던 점입니다. 실지로 이곳으로 오기 전 한국의 여자 산부인과의사인 닥터 김이 필라델피아의 템플의과대학에 연수로 2년을 계약하고 11살 난 아들이 같이 와서 2년간 잘 계시다가 지난 가을에 한국 가셨고 그 동안 좀 쉬다가 지금은 서울에서 산부인과 개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달 말쯤이 개업이라더군요. 이분이 아들과 재작년에 미국 들어오기 전까지는 저희들과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요. 본적도 없고 알지도 못했던 닥터 김이 어떻게 해서 저희들과 연결이 되었고 제가 왜 목숨(?)걸고 이분을 템플대학으로 올 수 있게 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도움을 받아야 했는지의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할까 합니다.
물론 제힘은 거의 무능한 것이었고 제가 한 것은 여러 군데 다니면서 능력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려 애를 쓴 것이었을 뿐이지요. 그래도 해피엔딩이라서 지금도 아름다운 인연으로 간직하고 있고 그분이 오시도록 힘을 써주신 여러분들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저희들도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얘기가 이렇게 초장부터 삼천포로 빠지는 것이 영 심상치 않습니다. 유용한 정보들을 여러분께 제대로 전달이나 할래나 걱정입니다
이민 오신 분들이야 뛰엄뛰엄 여기저기 근교에서 안정되게들 사시지만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한국에서 엄마와 아이들만이 와 있는 유학가족들입니다. 한국에서 아빠가 연수나 교환교수 등으로 올 때는 전 가족이 같이 오는 경우가 많고, 아빠의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는 아빠만 한국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 남동생이 한국에서 대학에 있는데 전에 이런 말을 하더군요. "누나야, 동료교수들이 미국연수 가면, 갈 때는 가족이 다 같이 가는데 올 때는 꼭 아빠들만 돌아오더라." 또 다른 예는 아예 처음부터 한국에서 엄마와 아이들만 오는 경우, 그리고 가장 극단적인 예는, 아빠가 직장을 포기하고 몇 년간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형편이고, 다시 돌아가서 직장을 잃을 염려가 없는 경우인데 그럴 때는 전 가족이 와서 몇 년이고 이곳에서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하고 안정될 때까지 같이 지냅니다. 이런 경우는 주로 아빠의 직업이 자유업인 경우가 많더군요. 예를 들면 병원원장, 변호사 등등이신데 병원이나 사무실을 남에게 빌려주고 오시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위에 열거한 경우가 아니고는 부모가 한국에 있으면서 이곳 보딩스쿨(Boarding School)에 아이들을 보내는 경우나 아니면 친척집이나 가디언(Guardian - 아이의 공식적인 보호자/후견인)을 찾아서 하숙을 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은 가디언이라는 뜻이 이곳에서는 보통 부모가 아닌 경우이면서 아이를 책임지고 양육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보통은 순전히 남이기보다는 조부모일수도 있고 이모, 삼촌 등등의 친척일 경우가 더 많습니다. 부모들이 이혼하고 아이들이 갈곳이 없을 때, 부모들이 마약이나 다른 일로 인하여 감옥살이를 하거나 재활원에 있을 때 등등의 경우이지요.
하지만 한국인들이 와서 "가디언"을 정하는 경우는 그 하숙집 주인인 경우가 많더군요. 그러니 겉으로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을 때나 진학상담 등등을 하숙집주인이 맡는 꼴이 되는 거지요. 사실 법적인 가디언이 되고 나면 아이에 관한 모든 일을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책임이 적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호스트 훼밀리(Host Family)프로그램도 있지요. 제가 아는 분 들중에도 이렇게 아이들을 보낸분들이 몇분 계십니다. 케이스들이 다 조금씩 틀리더군요.
북동부의 어떤 곳에 가면 한국 하숙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약 이삼년 전에 한국에서 어떤 전문인그룹이 단체로 연수를 받으러 뉴욕주에 있는 어떤 조그마한 도시에 오셨던 일이 있습니다. 교수, 성직자, 민간단체의 대표 등등으로 이루어진 엘리트그룹이었는데 제가 그분들의 신분을 밝힐 수 가 없기에 어떤 일로 오셨는지는 죄송하지만 구체적으로는 말씀드릴수가 없군요.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여간 몇 주간 강의와 실습으로 나누어진 교육들을 받고 가셨는데, 그때 원래 보스턴 어디에서 이 연수를 주선하시고 또 통역까지 주선 하시려던 어르신께서 갑자기 사정이 생겨 제가 본의 아니게 친구의 친구의 친구...를 통해 소개되어지는 바람에 이분들의 통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 중 몇 분이, 아이들이 뉴욕이나 워싱턴근교의 "가디언"들에게 맡겨져 학교들을 다니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주말이 되어 다들 아이들 방문하러 가시는 것을 보고 알게 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보딩스쿨이라고 했죠? 거의가 알고 계시리라 믿지만 그래도 잠깐 짚고 넘어갈까 합니다. 보딩스쿨이란 기숙사가 완료된, 보통 대학입학을 위한 학교를 말하는데 특히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해서 프렙스쿨(Prep School), 혹은 칼리지프렙(College Prep)이라고도 합니다. 프렙이라는 말은 프리패러토리(Preparatory)라는 말의 준말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말들이 보통 사립학교를 말할 확률이 많은데 결국 단순하게 말하자면 한국에서 말하는 인문계라고 생각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인문계가 대학을 가기 위한 학교잖아요, 그죠? 물론 실업계를 나와서도 갈 수 있지만.....
그래서...보딩스쿨이 기숙사 완비되어 있는 학교인 건 아셨고...보딩스쿨은 보통 대학준비학교 과정 즉 프렙스쿨이라는 것도 아셨죠? 그럼 프렙스쿨은 보딩스쿨이어야만 하는가 하는 의문이 나오게 됩니다. 아니죠! 보딩스쿨의 상대적인 시스템으로 대이스쿨(Day School)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아침에 눈뜨고 학교 가서, 낮에는 학교에서 수업 받고, 저녁때 학교 파하면 집으로 돌아오는 학교이지요. 이런 경우를 학교로 커뮤트(commute)한다고 말합니다. 학교로 통학 - 학교에서 먹고자는 것에 비교하여 - 을 한다는 뜻이지요. 한국의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이런 학교잖아요. 그럼 여러분들께서 생각하시길, 아니 그럼 그냥 고등학교라고 하지 뭔 대이스쿨이니 뭐니 하는 이름을 붙여 정신만 상그랍게 하나 싶으시겠죠...그런데 미국의 대이스쿨은 보통 사립학교를 말하거든요. 그리고 한국처럼 고등학교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뭣한 게... 특히 대이스쿨 같은 경우 킨더가튼(Kindergarten -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주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집을 떠나서 사는 것은 좀 무리인 것을 생각해보면 왜 보딩스쿨들은 저학년이 없고 상급생들인 7학년 정도이상부터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대이스쿨도 당연히 프렙스쿨이지요. 보딩스쿨이든 대이스쿨이든 학교에 따라서 차이들이 있지만 북동부의 명문들은 등록금들이 웬만한 사립대학 뺨칩니다. 물론 명문이라는 기준은 역사와 전통에 무게를 둘 수도 있겠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결국은 학생들의 평균 SAT(지난번 "ESL에서 하버드까지"에서 설명 드렸지요?)의 높은 점수가 단연 명문이 되는 큰 조건중의 하나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들어갈 때의 과정이 좋은 대학 들어가는 것 보다 더 까다롭습니다. 시험에다 에세이에다 면접에다......말하자면, 학교당국에서 우수학생을 뽑아야 우수학생을 배출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믿기 때문이지요.
명문 스쿨들은, 특히 보딩스쿨들은 대부분이 북동부 쪽에 있지만 북동부 쪽에 있다고 해서 다 좋은 보딩스쿨은 물론 아닙니다. 자기아이의 실력이 보통인데 그 아이를 쉽게 받아주면 그 학교는 그 아이의 수준인 거죠. 어떤 한국부모들 중에는 자기아이가 그냥 중간정도인데 어떤 사립학교에 넣고는 그 학교만 나오면 모두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고 믿고 있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 학교의 학생들이 자기아이만 빼놓고 다 공부 잘할 수가 있겠습니까? 들어가기가 쉬운 곳일수록 결국은 좋은 대학에 들어갈 확률이 적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대이스쿨과 보딩스쿨이 학생들이 학교에서 사느냐 안 사느냐로 구분 지었을 때 서로 상대적인 것이라면 대이스쿨과 반대되는 말로 나잇스쿨 (Night School)이 또 있습니다. 이건 완전히 틀린 의미인데, 대이스쿨(한국으로 치면 주간학교이죠)이라는 단어가 포괄적으로 낮에 가는 어떤 학교든지 다 포함이 된다면 나잇스쿨은 단순히 밤에 가서 공부하는 야간학교라는 말이지요. 학교 종류가 많아서 짜증나시죠? 저도 이렇게 까지 설명이 구질구질하게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화나게 만든 김에 하나만 더 얘기합시다. 보통 교회에서 일요일날 애들에게 성경공부나, 한글공부(미국의 경우) 같은 것 시키는 프로그램이 있죠? 왜 어른들 예배 보는 동안 애들 설치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따로 모아 착한 대학생들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벽에는 포도넝쿨 그림 같은 거 붙여놓고 출석한 애들 이름 써서 결석 많이 안 하면 크리스마스때 선물 많이 주는 프로그램.....그런 학교를 썬대이스쿨(Sunday School)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대이스쿨이 주중에 가는 학교라면 썬대이스쿨은 말 그대로 일요일날 가는 학교, 즉 주일학교인 거죠.
후유.......다 끝난 줄 알았는데 보니까 지금껏 인문계학교 설명 드리느라 시간 다 보내 버렸네요...보딩스쿨이든 대이스쿨이든 다 대학을 가기 위한 프렙, 즉 인문계라고 말씀드렸지요? 관심이 있으실 지 모르지만 인문계에 반해 실업계통 쪽으로는 보통 보케이셔널스쿨(Vocational School)라고 해서 대학을 가지 않거나 혹은 갈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유럽의 독일 같은 데서는 실업학교를 나오면 뭐든 자기 배운 기술대로 똑 부러지게들 일을 하는데 미국에서는 실업학교는 그냥 이름 만이고 성적부진아들이 가서 기술도 제대로 못 배워 나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산업체에서 불평을 많이들 합니다.
이 말도 아주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공부에 취미가 없는 아이들이거나, 요즘은 거의 스페시알에듀케이션(Special Education - 특수교육)에 가야되는 수준의 아이들을 이런 곳으로 많이 보내다보니 진정한 기술직을 교육시키는 곳이라기보다는 이런저런 해결하기 힘든 애들 갖다 던져 넣는 덤핑(Dumping) 장소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제가, 부족하지만, 이곳의 스페시알에드(에듀케이션의 준말로 그냥 에드라고 합니다)에 대해서는 그 주제만 가지고 아는 대로 글 한번 올리겠습니다. 한국에서 부모님들이 미국은 스페시알에드의 천국이라고 아이들을 많이 데리고 오시는걸 보았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산업체로부터 그런 비난을 들을 때면 주로 다음과 같은 별 설득력이 없는 대답을 합니다. 독일과 미국은 학교에 들어가는 절차부터 틀리니까 비교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없고 꼭 Apple 과 Orange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사과는 사과끼리 비교해야 시니, 다니, 크니, 작니, 색깔이 푸르니, 붉으니 할 수 있는데 사과하고 오랜지를 비교하는 것은 그런 것들을 비교할 수 없으니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이지요. 좋은 예는 절대 아니고 똑똑한 대답은 더더욱 아닙니다.
독일 쪽은 교육이 트랙킹시스템(Tracking System - 능력/적성별로 학급편성을 하는 제도)이라고 한국의 옛날 제도 같은 거지요. 일류 이류고등학교 같은 게 있는....대표적인 나라가 중국 같은 곳이지요. 몇억이나 되는 인구를 다 교육을 시킬 수는 없고, 그러다 보니 철저한 엄선을 거쳐 능력이 안 되는 학생들을 중간중간의 끊임없는 테스트와 각종 평가에 의해 계속 낙오를 시키는 제도.....그 바람에 미국까지 엄선이 되어 유학 온 중국의 대학원생들의 학교성적들은 단연 국제적으로 제일 우수합니다. 물리학이나 화학 등등의 기초과학전공분야의 대학원과정에는 이미 외국인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는 것은 거의가 다 아는 사실이고 조교들도 거의가 외국인, 특히 중국계나 인도 계의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대학원생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죠.
어쨌든...그 외에 사립으로 천주교나 퀘이커, 성공회 등등의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신교계통(장로, 감리, 침례 등등)의 학교로는 프리스쿨(Preschool - 유치원가기전에 가는 학교/유아원)들과 국민학교 저학년을 위한 학교는 좀 봤지만 고학년을 위한 학교는 있기는 있겠습니다만 잘 못 보았습니다. 이런 학교들은 등록금이 보딩스쿨이나 대이스쿨보다 훨씬 쌉니다. 그리고 꼭 그 특정한 종교를 믿는 신자라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조기유학 와서 공립학교에 들어가기가 좀 뭣한 상태에서 명문사립에의 입학은 경비와 아이의 수준이 아직 안 맞을 경우 한국사람들이 가장 선호하고 또 비교적 들어가기가 수월한 학교들입니다. 더구나 천주교계통의 학교에 아이를 보내려는데 그 부모가 천주교인이고 세례를 받았다고 하면 등록금도 많이 혜택을 받게 되어 딴 아이들보다 더 적게 내고도 학교 다닐 수 있습니다.
제가 공립에 들어가기가 "뭣"하다 그랬지요? 그렇게 말한 데는 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옛날 저희들이 미국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만 해도 외국인들이 많은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시카고 같은 대도시는 몰라도 그 외 대부분의 도시들은 아직도 영주권 없이 오는 "조기유학"에 대해서 잘 몰랐던 상태였기 때문에 그저 외국에서 왔고, 아이가 학교에 갈 나이이면 무조건 서류심사 없이 일단 자기나라에서 가져 온 성적표와 예방접종 증명서 정도만 있으면 공립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더랬습니다.
그러다 차츰차츰 부모가 미국에 상주하지 않는 외국인학생들이 많아지고 소위 학군이 좋다는 공립학교로의 외국학생들의 유입이 너무 많아지면서 이 나라 교육당국에서 더 까다로워지기 시작한 거지요. 전에는 대도시에서만 까다로웠던 것이 이제는 중도시에서 소도시까지로....그래서 이제는 아무데나 가서는 섣불리 공립학교를 갈 수 없는 형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잘못 갔다가는 조사를 당할 수도 있다는 소문 때문에 제가 아는 어떤 사람만 해도 중학생 아이들 두명을 데리고 와서 거의 10개월 정도를 집에서 놀게 한 분이 계십니다.
중요한 것은 교육청에 가서 아이가 전학 오는데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보고 거기서부터 일을 시작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주에 따라 혹은 학군에 따라 정책들이 조금씩 틀리고, 무엇보다도 이 미국이라는 나라도 역시 다른 여느 나라들처럼 무슨 정책이 있으면 일괄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시행이 되는 게 아니라 그저 중구난방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육청 같은데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제일 머리 좋은 그룹들이 근무하고 있는 게 절대 아니라서 어떤 때는 참 한심하고 기가 막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제가 테네시의 멤피스라는 도시에서 살 때는 교육청의 한 오피스에 그곳 관계자의 부탁으로 제 이름을 걸어놓고 한국에서 오는 아이들은 무조건 제가 학교입학절차를 안내했었습니다. 저는 그때 대학원에서 교육학공부를 하고 있었고 교육청에서의 일은 자연스러운 자원봉사였었습니다. 부모들 안내와 부모들의 권리, 그리고 아이들의 ESL(요것도 제가 전편에서 대강 설명을 드렸지요? 앞으로 더 자세히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으리라 희망합니다) 프로그램에 등록하기 위한 테스트절차 같은 것을 안내해 주는 역할을 맡았었지요. 그래서 이런저런 사정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한국 부모님들 중에는 공립으로 아이들을 보내는데 아무 하자가 없는 경우에도 단순히 자기가 사는 학군의 공립학교에 흑인들이 많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그 학교에 보내기 꺼려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도 명문사립에로의 입학이 힘들면 아까 말씀드린 천주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 같은 곳으로 들어가게 되는 거지요.
실지로 또 제가 안내해 준 한국아이가 있는데 얘는 관광으로 와서 지금 천주교 계통의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광으로 와서 그 고등학교에 일단 들어가서 학교로부터 I-20 FORM("이 학생은 우리학교에 입학이 허가되었다"하는 증명서)을 발급 받아 지금은 F-1비자(유학생비자)를 갖고 있습니다. 그 부모도 관광으로 와서 지금 영주권 신청중입니다. 그런데 그 학교의 등록금이 한 학기에 원래는 $4,500 정도인데 엄마가 어렸을 때 한국에서 받았던 세례덕분에 등록금을 그 반정도만 내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의 흔한 질문은 사립이냐 공립이냐의 문제입니다. 아직 공립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했군요. 그런데 벌써 다섯 페이지를 넘겼으니 아무래도 다음 편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군요.
혜숙아, 여기 까지 나들이 나왔구나..나 이방 선배님들 덕분에 우리 동문방 찾았거든. 그래서 이방 선배님들에게는 빚이 많단다. 그리고 이방선배님들 되게 재미 있으시다. 학교이야기는 무궁무진(?)시리즈로 많이 있다 아직...많이 퍼가거라. 도움이 된다면.....이정도면 성효 말대로 나 국제 수다맞지? ㅎㅎㅎㅎㅎㅎ
첫댓글 제가 지난번에 글을 올려 드리고 2주 정도가 지났지요? 속편(?)을 올려드릴 때 가 된것 같아 여기 올립니다. 제가 쓰고도 다시 읽어보니 너무 길고 지루한것 같군요. 그렇더라도 어떤분에겐가는 참고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그럼요. 어떤 정보라도 필요한 분이 계실테니 참고가 될거예요.고마워요~!
경옥아 니 정말 왕수다네. 어지 이리 긴 글을 단숨에...혜숙
혜숙아, 여기 까지 나들이 나왔구나..나 이방 선배님들 덕분에 우리 동문방 찾았거든. 그래서 이방 선배님들에게는 빚이 많단다. 그리고 이방선배님들 되게 재미 있으시다. 학교이야기는 무궁무진(?)시리즈로 많이 있다 아직...많이 퍼가거라. 도움이 된다면.....이정도면 성효 말대로 나 국제 수다맞지?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