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걷기, 서천 58 코스 걷기
한반도 둘레길인 서해랑길은 서해 바다와 함께 걷는다는 뜻을 담은 아름다운 이름이다. 해남(海南) 한반도 땅끝에서 강화(江華)
까지 이어지는 길, 그동안 서해안을 따라 줄곧 걸어온 몽중루의 서해랑길도 어느새 2년에 걸쳐 57구간을 지났다. 지난 주말은 7
월 28일에 이어 근 한 달 만에 다시 서천을 찾아 58코스를 걸었다. 비인해변 선도리 쌍도 목을 시작으로 서면 신합리 해변을 거
쳐 홍원항과 춘장대로 이어지는 서천군 마지막 구간이다.
아침나절,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비인해변의 서천갯벌은 속살을 드러낸 채 드넓은 간조대를 펼치고 있었다. 이곳의 갯벌은
펄갯벌과 달리 모래 갯벌로 되어있어서 갯벌체험장으로도 유명한데, 쌍도를 마주하는 선도리갯벌체험마을 앞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배롱나무꽃 화사한 주변의 해변길에는 마침 한차례 내린 빗줄기에 씻긴 백일홍꽃들
이 더 선연한 모습으로 물방울까지 머금고 길손을 맞아주고 있었다. 서면 어름의 비인천을 건너 월호리 갯벌 탐조대와 월하성
마을 갯벌체험장을 둘러보고, 서울시 서천연수원 경내를 가로질러 월호리 곶(串)을 찾아 띠섬을 담은 후, 변산 채석강 같은 월
호리 해변 너럭바위 암반을 찾았다. 월호리곶 해변은 서해랑길 트랙에서는 비껴서 있지만 월호리와 신합리를 거쳐 마량포구
로 이어지는 수려한 반달 해안선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눈부신 하얀 모래사장을 따라 눈길을
쫓으면 가뭇없이 멀어가던 해안선이 어느덧 마량포구에 이른다. 자연의 풍광이야 어디엔들 수려하지 않은 곳 있을까만은 적어
도 이곳에서는 염천의 폭염도 잊은 채 서천 여름바다의 참멋에 반하고 낭만에 취하게 한다.
마량포구(馬梁浦口)를 찾았다. 이름처럼 서천 해안에 있는 조그만 말머리 형상의 반도(半島)에 있는 포구다. 북쪽은 홍원항, 남
쪽으로 쳐진 곶(串. 마량곶)이 마량포구다. 한자리에서 일출(日出)과 일몰(日沒)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서해안의 몇 안 되는 명소
중 한 곳이다. 그리고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전래지이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인 1816년(순조 16) 9월 이곳
의 수군첨사(水軍僉使. 조대복)는 당시 조선 해역을 탐사하던 영국의 알세스토호 함장(머리 맥스웰)으로부터 한국 최초로 세계
적인 희귀 본인 킹 제임스(제임스 1세 영국 국왕) 성경을 전해 받았다. 염천 폭염 탓인지 항. 포구는 규모에 비해 다소 한가로웠
다. 마량항의 긴 방파제와 성경기념관 등을 들러보고 인근 재넘어에 있는 마량리 동백나무 숲 동백정(冬栢亭)을 찾았다. 이곳
마량리 동백숲은 자생 동백나무의 북방 한계선이다. 코스 외 구간을 찾다 보니 일행들과 떨어지게 되어 주위를 바삐 돌아 홍원
항으로 갔다.
홍원항은 춘장대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항구로 서해안 항구 중 조수간만의 차가 적어 어선들이 특히 많이 드나드는 곳
이다. 바깥쪽 먼 방파제로 나가서 뒤돌아 보면 항구가 한눈에 들어오고, 춘장대 쪽 북쪽 해안을 바라보는 풍경도 쏠쏠하였다. 항
구는 마침 전어 축제로 인산인해였다.홍원항의 전어는 전남 광양항과 함께 쌍벽을 이룰 만큼 유명하는 말이 새록했다. 춘장대
를 지나 부사호를 찾았다. 서천 58코스는 춘장대에서 끝나지만, 다음 59 코스(28km)가 너무 길어서 미리 보령시 웅천읍 소황리
장안수욕장 입구까지 더 걸어두기 위함이다. 부사호(- - 湖)는 서천군과 보령시 어름의 웅천천 하구에 방조제를 쌓아 만든 거대
한 인공 담수호다. 호수를 껴 안은 긴 방조제가 또 한 폭 그림이었다. 내륙인 동쪽으로 활대처럼 굽 돌아 돌아가는 앞서의 신합
리 명사십리와 달리, 이곳 3.5km에 이르는 부사방조제는 서쪽 바다를 향해 반월(半月)로 굽 돌아 가뭇없이 멀어져 간다. 그러나
한 그루 나무 그늘도 없는 십리 방조제를 가는 발길은 가벼웠다. 하늘과 바다, 호수와 산천이 한 자리에 펼쳐지는 농익은 여름
풍경에 취해서 몸은 뜨거워도 마음은 상쾌해 피안으로 가는 것 같다. 방파제 끝에서 마주하는 장사해변도 경이로웠다. 보령 소
황사구가 펼쳐지는 곳이다.사구(沙丘)는 바람과 밀려드는 조류에 의해 살아 움직이는 모래 언덕, 높지는 않지만 길게 띠를 사구
는 살아 꿈틀거리는 것만 같았다.
촬영, 2024, 08, 24.
▼서천 비인면 선도리, 갯벌체험마을
▼선도리 쌍도 갯벌 체험장
▼세계자연유산 서천 갯벌 / 서면 월호리 쪽
▼비인천 쌍도교 / 서천 비인면과 서면 경계
▼비인천 하구
▼도로변에 화사하게 핀 배롱나무 꽃(목백일홍)
▼서면 월호리 갯벌 탐조대
▼서천 서면 해변 '철새나그넷길'
▼월호리 선착장
▼월호리, 월하성 어촌 체험마을- 1
▼ 월호리, 월하성 어촌 체험마을- 2 / 선착장에서 본 쌍도
▼ 월호리, 월하성 어촌 체험마을- 3 / 띠섬 곶(串) 쪽
▼서면 월호리, 서울특별시 서천 연수원
▼월호리 '띠섬'
▼월호리 띠섬 해변 - 1
▼ 월호리 띠섬 해변 - 2
▼ 월호리 띠섬 해변 - 3
▼월호리 띠섬목 주변
▼ 띠섬목 서해랑길 이정목
▼신합리 해변 - 1 / 4km에 이르는 백사장
▼ 신합리 해변 - 2 / 바지락 캐는 사람
▼ 신합리 해변 - 3 / 뒤돌아 본 풍경
▼해오름 농원 앞 '유일산업중기' 앞
▼서면 마량 포구를 바라보며
▼마량리 한국최초성경전래지 - 1 / 기념공원
▼ 마량리 한국최초성경전래지 - 2 / 1816년 9월 이곳에 온 영국 범선(리라호와 알세스토호) 모형선
▼ 마량리 한국최초성경전래지 -3 / 성경 전래 기념관
▼마량항 - 1
▼ 마량항 - 2 /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포구,
▼ 마량항 - 3
▼마량리 동백나무숲 주차장 / 필자의 인증
▼승용차로 잠시 길 안내 도움을 주신 신합리, 유일산업중기 대표와 함께
▼마량리 동백숲과 동백정 / 동백나무 자생 북방 한계선
▼동백정 앞 오력도
▼서천 서면 도둔리, 홍원항 - 1
▼홍원항 부두 - 2
▼홍원항 방파제 - 3
▼방파제에서 본 홍원항 - 4
▼홍원항 수산물 경매장 - 5
▼홍원항 이구 서해랑길 이정목 - 6
▼서천 도둔리, 춘장대 해수욕장 - 1
▼ 춘장대 해수욕장 - 2
▼춘장대 해수욕장 - 3
▼ 춘장대 해수욕장 - 4
▼부사호 / 서천군 서면과 보령사 웅천읍 경계에 걸쳐 있음
▼부사호 부사교 갑문
▼부사방조제 뒤로 본 춘장대 해변
▼부사방조제 - 1 / 길이 / 3474m
▼부사방조제 - 2
▼ ▼부사방조제 - 3
▼밀물 때를 맞은 작은 사구(沙丘)와 갈매기
▼웅천읍 소황리 해변
▼ 웅천읍 쪽 부사방조제 입구
▼ 웅천읍 소황리, 소황사구 - 1
▼ 웅천읍 소황리, 소황사구 - 2
▼소황리, 장안해수욕장 입구 서해랑길 이정목
▼ 웅천읍 소황리, 소황사구 - 3
▼ 웅천읍 소황리, 소황사구 - 4
▼ 웅천읍 소황리, 소황사구 - 5
▼ 웅천읍 소황리, 소황사구 - 6
▼웅천읍 소황리, 부사방조제 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