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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호기심
10월 29일 저토에서 이권우선생님이 잡스의 자서전을 읽고 있다며 이런 요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이 된다.
" 그는 천재였고 애플을 최고의 기업으로 이끌어 낸 CEO이며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낸 혁신의 아이콘이지만 직원들을 무자비하게 해고했고 자선과 기부에 관심이 없었고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바라본 독선가였다."
나도 풍월로 들은 바가 있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나는 기계치이면서 내심 그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전자제품의 편리함과 즉자적인 욕구충족(아마도 TV를 보는 시각이 일반화 되었는지 모르겠다.)은 내 영혼을 나태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디지털 기술과 제품의 상징인 잡스에 대한 평은 직관적으로 후자에 서있었다고 하겠다. 그러면서 한편 많은 사람이 존경해 마지 않는 그의 진면목은 어떨지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 900페이지에 이르는 책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으나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그런 것이였다.
II. 눈빛
난 이 책을 본 순간 한 동안 겉표지에 있는 잡스의 초상화를 뚫어지게 볼 수 밖에 없었다. 아~ 이 눈빛. 근데 다른 듯 같은 듯 누구와 닮았다.아니~ 누구와 비교가 된다. 그게 누구지? 내 머릿속에는 예수와 체 게베라가 떠 올랐다.
이 세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공통점은 눈빛에서 의지로움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눈이고 그 눈에서 발산하는 어떤 느낌이 그를 규정할 수 있다면 이 세사람은 의지있는 인간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의지의 색깔은 분명 다를 테니 인터넷에서 사진들을 찾아 보았다. 마을분들도 한번 감상하고 비교해 보시길 바랍니다.
'3분'이라는 책이 있다. 중2 친구들이 독토한 책인데 거기에 나오는 4살짜리 아이가 임사체험을 하고 천국에 가서 보았다는 예수의 모습이다. 내가 처음에 이 사진을 보고 약간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진정으로 예수의 모습은 이러했을 것이란 직관적 믿음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설령 증명할 수는 없더라도 이 것이 예수의 삶을 대변하는 예수의 얼굴이라 믿고 싶었다. 아~ 이 눈빛! 그래~ 이 눈빛이 진정 예수의 눈빛이었을게다라는 감동이 지금도 느껴진다.
체 게베라다. 혁명가라기 보다는 실천적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삶을 살다 간 사람이다. 현대를 살아 가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티셔츠에 문신처럼 박혀 있는 그의 얼굴. 전 세계 여성의 애인이 될 수 있으나 결코 남편이 될 수 없는 존재. 전 세계 모든 남성들을 좌절시키는 남성성의 절대 아이콘. 저 눈빛을 보고 한때 변혁의 정당성과 열정을 꿈꿨던 젊은이들이 80년대 한국 사회에서는 참으로 많았었다. 30초간 저 눈을 들여다보라~ 당신에게도 근거는 없지만 희망이 생겨남을 느낄 것이다. 왜냐면 감정은 전염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잡스의 얼굴이다. 자! 잡스의 눈빛을 보라.. 위 두사람과 다른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가? 압도하는 느낌이랄까? 그 앞에 서면 주눅이 들것 같다. 지적이면서 열정적인 눈빛. 대의를 품고 있기 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이 묻어 나는 눈빛, 그럼에도 순수한 아이같음이 배어 있는 눈빛.100전 100승의 눈빛. 아냐~ 아냐~하며 상대방에게 불만스럽다고 노려보는 눈빛.
예수의 눈빛은 슬픈듯 연민에 쌓여 있고 뭔가 사색에 빠져 있는 듯하다.그의 시선은 인간에 머물러 있고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고난을 응시하고 있는 것 같다.
체게베라의 눈빛은 혁명적 이상과 불안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의 시선은 먼 산 저너머에 있다. 기어이 가고자 하는 자의 담대함이 느껴진다.
그럼 잡스는 어떤가? 이 세사람의 눈빛에서 풍기는 공통점은 뭘까? 그건 의지다. 위대한 인간들이 공통점으로 기지고 있는 것은 의지로움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인물들의 의지는 하나로 이야기 될 수 없었다. 원죄를 짊어지고자 하는 예수의 의지, 혁명적 열정에 자신을 불태우려는 체게바라의 의지는 다른 것이다. 그럼 잡스의 의지는 어떤 것일까? 이 책에 그 내용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예수와 체게베라와 다른 그 무엇을 말이다.
III. 삶
저자인 윌터 아이작슨은 아인쉬타인,벤저민 프랭클린,키신저등 유명 인물의 전기를 쓴 작가로 유명하다. 04년 초 췌장암에 걸린 잡스가 자신의 전기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09년에 승낙을 하고 집필을 하게 되었다 한다. 그는 잡스에게 자신이 쓰는 글에 영향력을 끼쳐서는 안되고 쓴 글이 완성될 때까지 보여달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약속을 받아 낸다.
책은 총 41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그의 출생의 비밀부터 시작해서 년대순으로 잡스가 살아온 과정을 기록해 나간다. 태어난 친부모에 의해 버려지고 양부모에게 입양된 사연, 양아버지의 차고에서 전자부품들에 관심을 가지며 지냈던 어린 시절, 수학에 유난한 재능을 보여 월반한 이야기. 장난을 너무 좋아 해서 학교에서 경고를 받던 일, LSD등을 하고 인도 요가에 심취해 긴머리와 맨발로 다니며 지내고 인도여행을 다녀왔던 20대 초반의 시절, 반문화적이고 저항적인 히피문화속에 묻혀 살았던 젊은 시절, 23살에 여자친구와 그의 아이를 저버린 경험, 그외 그가 만난 여러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 나중에 친모와 친부를 만나고 자신이 버린 딸을 만나는 과정, 부인과 세아이와 살아가는 이야기등등 잡스의 구체적인 삶이 파노라마처럼 책에서 펼쳐진다.
10대 때 잡스가 워즈니악을 만나 전화를 공짜로 할 수 있는 기기(사실은 도둑질에 해당하는 일)를 만들어 처음으로 상업화에 성공한 이야기가 있고 애플II를 만들어 퍼즈널 컴퓨터의 기원을 마련한 이야기도 있다. 맥킨토시를 만들어 우리가 컴퓨터에서 일상으로 접하는 화면의 형태를 처음으로 구현해 내기도 했다. 이후 리사나 애플III등의 출시에 실패하고 결국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85년에쫓겨나기도 한다. 잡스는 이후 넥스트와 토이스토리로 유명한 픽사를 창업해 성공한다. 그는 97년에 점점 전멸해 가는 애플에 다시 들어와 중흥을 이끈다. 아이맥, 아이팟,이이폰,이이패드,아이클라우드등의 혁혁한 제품을 연속적으로 만들어 내면서 그는 불세출의 디지털 시대의 영웅이 된다.
그에게 03년도 10월에 췌장암이 발견된다. 이후 췌장일부 절제술과 간이식,그리고 화학요법등을 거치게 되는데 글에서는 이 과정이 아주 상세하게 설명되고 있다. 총 3번의 재발을 경험하면서도 끝까지 애플의 CEO로 변함없이 업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그에게는 뛰어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과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엔드투엔드방식의 통합형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통제하고 총괄하려고 했다. 맘에 안들면 가차없이 해고를 했고 질책을 했다. 그는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하나의 제품을 만들 때 예술적 감각과 영혼이 스며들게 하고자 했고 잡다한 제품들을 만들기 보다는 하나의 뛰어난 제품 개발에 집중을 하고자 했다.
그는 이류를 싫어했고 일류를 직원으로 뽑을려 했다. 그에게 세상은 뛰어난 천재와 얼간이로 구분되었고 제품도 그러했다. 그의 이분법적 세계관과 곧바로 쏟아내는 독설과 카리스마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지만 그의 열정에 매료되어 그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는 이도 있었다.
책에서는 잡스의 성격을 현실왜곡장이라고 단적으로 표현한다. 자신이 믿는 바는 이루어진다는 확신,그리고 그것을 동료나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것,그리고 그것을 해내도록 하는 것. 이면에 자신의 관심영역 밖에 있으면 애써 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버려진 딸아이와 엄마를 의도적으로 돌보지 않은 거나 초기암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늦어진 점이 그것의 부정적 현상이였다고 볼 수 있다.
IV. 잡스 vs 빌
책에서는 60년대 부터 시작된 켬퓨터 아이돌들의 성장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빌게이츠와 잡스,그리고 워즈니악등 당대의 내노라 하는 천재들이 벌이는 논쟁과 활동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60년대 켬퓨터가 그 당시 젊은이들에게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지배권력의 통치 수단으로 악용될 것으로 생각되어 졌으나 70년대 들어서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으로 오히려 그 반대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오늘날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정보독점에 대한 국가와 자유시민간의 대립-예를 들어 위키리크스 활동-이라는 현상이 켬퓨터 초창기 개발때에도 보였다 할 수 있겠다. 역시 기계와 기술은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의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때 당시 실리콘밸리중심으로 켬퓨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진보적 클럽이 만들어 졌고 여기에 오늘날 내노라하는 대가들이 된 젊은 천재들이 참여했다. 여기에서 워즈니악같은 켬퓨터광들은 정보의 공유(우리나라 안철수원장처럼)를 주장했으나 잡스와 빌 게이츠는 기술의 상업화와 저작권문제를 걸어 정보의 사적 보호를 지향했다. 상업화의 길로 나선 잡스와 빌게이츠는 서로 다른 마인드를 가지고 시장활동을 하였는데 잡스는 프로그램을 공유하지 않는 제품중심의 통합적 독점형 사업으로 나아갔고 게이츠는 프로그램의 공유- 모든 하드웨어에서 구동할 수 있는-를 지향했다. 정보의 공개와 독점, 협력적 제품과 일체형 제품의 대립은 평생 그들을 경쟁자로 만들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혁신적인 제품을 내 놓고 초반에 업계에서 치고 나갔던 것은 잡스였다. 그와 워즈니악이 만들었던 애플II가 사실상 최초의 퍼즈널켬퓨터 시대를 열어 제켰고, 리사(잡스가 버린 딸이름)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먼저 그래픽기반 유저 시스템을 사용했다. 그러나 워즈니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타 사의 프로그램과 호환하는 것을 잡스는 거부했고 이사이에 게이츠는 왼도우를 만들어 PC업계를 장악했다. 그러나 지금 post-PC시대에는 다시 잡스가 완전히 승기를 잡은 듯 하다. 그러나 향후 정보 독점으로 가는 잡스의 정책과 정보공개로 가는 구글과 안드로이드 시스템(삼성의 갤럭시 구동프로그램)과의 전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V. 다시 눈빛으로
잡스의 사진을 본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들여다 보는 잡스의 눈빛을 보며 나는 그의 일에 대한 열정과 집중을 느낀다. 적어도 자본가의 탐욕을 저 눈빛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자신이 믿는 바 절대 물러서지 않는 의지를 느낀다. 그런 과정에 수 많은 사람과의 좌충우돌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긍정적으로 된 바 겠지만 진정 그 삶이 의미있는 건지는 난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잡스에게 얻어낼 것은 있다. 그것은 철저하게 분투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인생은 분투다. 요새 내가 화두로 삼고 있는 이야기이다. 범부로서 참으로 감당하기 힘든 명제임을 깨달으며 좌절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잡스의 전기를 읽으면서 그래도 이 것은 진리일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저자는 잡스의 성격을 '완벽주의,비범한 재능, 열망,예술성, 악마성,통제에 대한 집착'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잡스는 자신을 일컬어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라고 인정한다. 건강문제로 CEO직을 사임하면서 그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 나는 일에서도 삶에서도 행운을 누렸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봤지요"
VI. 죽음이 대체 뭐요?
책 말미에는 죽음을 직면했다고 느낀 잡스가 자신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죽음을 앞두고 신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50대50이라 하면서 그래도 신이 존재를 믿고 싶어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승에서 그간 얻은 경험과 나름 체득한 인생의 교훈을 죽음으로서 완전히 없어진다는 것은 좀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는 어쩌면 '죽음의 과정은 전원스위치일 것'이라 생각한다. 딸깍하면서 전원이 나가는 것 그것이 임종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죽음에 대해 내 이야기를 하자면 이렇다. 처음 내시경을 받을 때 긴장감. 내시경 줄이 목구멍을 통과하기 직전의 그 순간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내시경줄이 들어가고 나면 속은 불편하지만 적어도 그전에 가졌던 공포는 사라지지 않던가? 내시경줄이 들어가기 직전의 공포감. 그 정도의 두려움이 죽음이 우리에게 가하는 양(量)적 충격이지 않을까 싶다.
내 병원 내시경실에는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그림이 벽에 걸려 있다. 그림에서는 문밖 길 양쪽으로 화려한 꽃들이 피어져 있고 문 계단을 올라 가면 왼쪽으로 꺽어져 사라지는 길이 보인다. 그 너머는 어떤 정경이 펼쳐지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 너머를 상상하는 재미 때문에 내가 그 그림에 애착을 갖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것이 평소에 사람이 다니는 동선이 아닌 내시경실에 그림을 걸어둔 이유가 아니다. 진짜 이유는 이런 것이다. 내시경 줄을 목과 식도로 진입하는 것을 죽음의 공포로 까지 확대해석하고 있는 나로서는 어떻게 하면 환자분들이 정서적으로 편하게 내시경을 받을 수 있게 할까하는 고민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나는 이 그림을 어둠컴컴한 내시경실에 걸어 논 것이다. 환자분들이 이 그림을 보면서 내시경줄이 지나가는 경로를 정원의 길로 상상하고 마음의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 작은 이러한 소망이 잘 실현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전히 내시경은 불쾌한 경험,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그림은 내시경이 끝나기 전 까지는 보여도 보이지 않는 것일 뿐이다. 이것이 현실이고 진실이다.
이야기를 환원해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해 보면 죽기 직전까지 우리는 죽음을 이야기 할 수 없다. 우리가 이야기해 본다는 것은 고작 죽음에 대한 감상이고 의지이고 소망일 뿐이다. 잡스에게도 죽음은 죽을때가 되서야 직면하게 되는 삶의 문제일 뿐이다. 죽음은 당사자가 죽으면서 끊임 없이 언어로 변주되어 표현될 뿐이다. 잡스의 죽음이나 우리 예정된 모두의 죽음이나 다 거기서 거긴 거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 각자 죽음에 대해 떠벌리는 것은 무죄다. 아니 죽음을 곁에 두고 칼이 등을 겨누고 있다는 심정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죽음을 논하면서 살아야 한다. 누구는 죽음은 문지방을 넘는 그런 순간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던가?(고미숙 선생님이 그랬나?) 당신에게 죽음은 무엇인가? 한번 여쭙고 싶다.
"당신에게 죽음은 대체 뭐요?~!"
VII. 나에게로
이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인생과 자신이 하는 일에 많은 성찰적 자극을 줄 것이라 믿는다. 좋은 면이든 나쁜 면이든 말이다. 또한 우리 책 익는 마을의 전망을 세우는데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우리가 어떤 인생을 살든 그 삶은 분투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꼈다. 그렇게 사는 것이 내 삶에 대한 예의임을 잡스를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나는 잡스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물론 그런 재목도 안된다. 잡스 스타일대로 재수없게 이야기 하면 잡스는 나에게 '잘난체만 하고 남 등치고 자기조절력이 없는 재수없는 얼간이'일 뿐이다. 물론 그에게 나는 백인도 아니고 미니멀리즘도 모르고 지독한 단순함의 예술성도 이해 못하는 B급 바보이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잡스가 싫어할까? 그런데 아니다. 잡스 스타일은 그렇게 대드는 사람을 좋아했다. 논리가 있고 자신의 철학과 정체성이 깃들여 있으면 그는 적조차도 좋아했다. 나는 당당히 주장한다. B급 인생도 인생이다. B급인생도 있어야 세상이 돌아간다고 말이다. 잡스도 인정하지 않던가 내가 열심히 사는 것은 세상이 나에게 보여준 호의때문이라고 그 호의때문에 나는 성장할 수 있었고 그런 세상과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살았어야 했다고 말이다. 그 호의의 대부분은 B급인생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왜냐면 항상 A급은 소수고 상대적으로 드물고 일상의 삶은 B급 인생들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눈빛으로 이야기를 했으니 또 다른 한사람의 눈빛을 소개하는 것으로 독후감을 마칠까 한다. 위대한 인물들의 의지어린 눈빛을 보았으니 멍텅구리 해 맑은 철부지의 눈빛도 감상해 보는 것도 또한 좋지 아니한가!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어야 되지 않겠나~~~그래야 세상이 그럭저럭 균형을 잡아가며 사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눈빛도 있어야 당신이 아~ 내 뒤에도 사람이 있구나 싶지 않겠냔 말이다. 감상 한 번 해 보시라. 이 사진 보고 당신도 힘을 얻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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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꼭 읽고 싶었던 책인데 이렇게 감상문을 올려 주시니 더욱 관심이 가네요. 마지막 아이의 그림속 아빠가 눈이 안보일 만큼 웃고계신 모습이 참 멋져 보입니다. 아마도 아이 눈엔 항상 아빠의 웃는 모습만 보였던 모양이지요? ㅎ
빌려다 놓고만 있네요^^
ㅋ 살인미소~~~^^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엄두가 안나는 책이라서.. ㅎㅎ 게다가 전기류는 안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리... ^^;;
원진호님의 초상화는 음~~ 이거 미화된거 아닙니까.. ㅋㅋ 행복하고 즐거운 인자한 아빠의 초상화네요..
눈빛에 대한 분석이 재미있었어요.
눈빛에 대한 얘기를 하니까 제 친정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가지셨는데 지금은 병이 드셔서 그 눈빛이 사라지셨어요.
인생이 허무합니다......
원장님을 아빠로 기억하는 아이의 머릿속은 밝고 따사로울 거 같네요.
스티브 잡스의 팬인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읽고는 싶은데...넘 두께가 부담가서 못 읽었는데..원진호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더더욱 읽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생기는 군요...도선관에 있음 꼭 빌려서 읽고 싶습니다....원진호 선생님의 '눈빛'이야기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진정 그 삶이 의미있는 건지는 난 잘 모르겠다..........이 말씀에 깊이,아주 ~ 깊이 공감 합니다.
아빠의 얼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