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에 관해 교황과 대화를 나누는 와이어트 올리바스 © Maria Langarica (ANSA)
교황
교황, 최연소 시노드 총회 대의원 위해 수업 결석처리 면제 요청
미국 와이오밍 대학교에 재학 중인 19세 학생 와이어트 올리바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4주간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일정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약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며 수업 결석처리를 면제해 달라는 요청 편지에 서명해 달라고 청했다.
Salvatore Cernuzio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서 4주간의 강행군을 마치고 로마에서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까지 13시간 비행 직후 곧장 강의실로 돌아간다는 생각은 다소 부담스러웠다.
그것은 19세의 나이로 시노드 총회 최연소로 참가한 미국 학생 와이어트 올리바스 같은 젊은이에게도 너무 고된 일이었다.
“프란치스코”라는 서명
래러미에 위치한 와이오밍 대학교 학생이자 가톨릭 청년 프로그램 ‘온전히 당신의 것’(Totus Tuus)의 선교사, 고향 샤이엔교구의 교리 교사로 활동 중인 이 젊은이는 오는 10월 30일 로마를 떠날 예정이다.
당초 그는 귀국하자마자 10월 31일 차량으로 3시간 거리에 있는 대학 강의실에 아침 일찍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로에 눈이 쌓여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와이어트는 바티칸에서의 시노드 총회 일정을 마친 후 수업에 들어가기 전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교수들에게 보내기로 했다.
그는 시노드 총회의 ‘의장’이 그 편지에 서명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소를 지으며 작은 손글씨로 “프란치스코”라고 서명했다.
교황의 서명이 담긴 와이어트의 편지
편지
와이어트가 작성한 편지는 이렇게 적혀 있다.
“와이어트 A. 올리바스는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의 핵심 일원으로, 교회의 중요한 이번 행사에 이바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교회 공동체는 그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우리는 그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의 결과로, 우리는 와이어트가 수업과 관련해 재충전과 활력을 되찾기 위해 휴식을 취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와이어트는 수업에 복귀해 자신의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휴식을 취한 후 새로운 힘과 집중력으로 학업에 복귀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에 따라 짧은 기간 동안이라도 수업 결석처리를 하지 않도록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교황은 그에게 편지를 돌려주며 미소를 지었다.
교황은 와이어트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와이어트도 시노드 총회에 자신을 초대해 교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소 소외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한 데 대해 감사를 전했다. 그는 시노드 총회에 앞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교회 내에서 소외되는 젊은이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미국에서 온 다른 시노드 대의원 청년과 함께한 와이어트 올리바스 (중앙)
시노드, ‘놀라운 경험’
와이어트는 지난 10월 18일 교황청 공보실에서 열린 브리핑 자리에서 이번 시노드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전 세계의 다양한 관점을 진정으로 귀담아들을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다른 측면들을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온 것이 정말 설렙니다.”
물론 설레는 일이지만, 강의실로 돌아가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할 정도로 고된 일이기도 했다. 이번에 그는 교황의 강복을 받았다.
번역 고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