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그락마을방송은 기성 언론과 방송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마을 곳곳의 사람과 삶의 내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매월 4째주 금요일 오후6시30분에 진행되는 마을방송은 9월에도 어김없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추석 연휴 끝 금요일 저녁임에도 많은 분들이 청소년자치연구소의 유튜브,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시청해주십니다.
오프닝은 정건희, 유선주 MC의 추석 연휴 후기 나눔으로 시작합니다. 가족들과의 산책, 밀린 잠자기, 맛있는 음식 먹었던 경험을 듣고 있오느라 두 분 모두 오랜만에 찾아온 꿀맛 같은 휴식을 잘 보내고 오신 것 같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달그락마을방송 시청취자 모두가 남은 2021년도 더욱 건강하고 복된 한가위 같으면 좋겠습니다.
"이진~ 위크"
두 MC의 외침으로 첫 코너가 시작되었고, 코너지기 이PD님과 인사하며 근황을 물었습니다. 이PD님 역시 명절 내내 그 동안 밀렸던 잠을 많이 잤는데, 자도 자도 피곤함은 가시지 않는다고 말하며 웃으십니다.
9월 방송부터는 진행 컨셉이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코너지기가 초대한 게스트에게 직접 질문하며 진행을 하는 방식인데요. 오늘 이진위크의 초대 손님은 루틴 포켓 클럽의 김영기 대표님입니다. 김대표님은 19년간 다니던 자동차 관련 회사를 작년에 희망퇴직한 후 창업을 했다고 합니다. 2008년부터 동호회를 통해 활동을 시작했고, 2012년에 프로로 데뷔했다고 해요. 김대표님은 현역 당구 선수이면서 전북 최조 공인 심판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 어떻게 깡 좋게 창업을 하게되었느냐는 이PD님의 질문에 김대표님은 퇴직 후 경제 생활을 해야했고, 레슨과 연습을 할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이PD은 루틴 포켓 클럽에는 당구 방송처럼 공중에서 보여지는 카메라도 있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합니다. 이에 김대표님은 기존에 있던 것을 재활용하기도 해서 큰 무리는 없었다고 말하며, 리플레이 시스템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이어 갔습니다.
"포켓볼과 관련하여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곳은 아마 전북에서는 여기가 유일할 거예요. 리플레이 시스템은 녹화했다가 나중에 자신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건데요. 회원가입을 하면 영상이 평생 남습니다."
이 답변을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려고 할 때, MC인 정건희 소장님께서 질문 하나를 던지십니다.
"요즘에는 기존 직업을 갖고 있다가 취미 활동 등을 하면서 전직을 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직접 이걸 경험하신 대표님께서는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영기 대표님은 현실적으로 사실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본인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여전히 당구나 포켓볼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구만 잘해도 대학에 특기생으로 선발될 수 있고, 이 스포츠와 관련하여 직업을 가질 수있기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는 말로 첫 코너를 마무리 되었습니다.
두 번째 코너는 유선주 MC님이 매번 방송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너라고 말하는 영미의 인생가게입니다. 박기자님에게도 안부와 근황을 묻는 것으로 시작했고, 기자님은 오늘 따끈따끈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와서 팔에 열은 나지만 더욱 열정적으로 방송을 해보겠다며 포부를 밝힙니다.
오늘 인생가게의 주인공은 30여년간 군산공설시장에서 커튼집을 운영하고 있는 장동만 대표님입니다. 젊은 시절 의상 디자이너로 활약한 장대표님은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1990년 중반부터 커튼 장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박기자님은 우경 커튼은 기성 커튼과는 다른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단골손님' 많은 커튼 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고 말하며, 장대표님의 인생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주었습니다.
상호에 있는 우경은 딸 이름이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당시 박기자님이 대표님께 딸 하나만 두셨냐고 물었는데, 아들과 큰 딸도 있다고 했답니다. 둘째 딸을 가장 사랑해서 우경이라고 상호를 했냐는 질문에는 그저 웃기만 하셨다고 해요. 어쨌든 우경이라는 단어는 가장 많이 부르고 불리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칭 타칭 '요술손'이라 불리는 장대표님은 어렸을 적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손재주가 남달라서 19세 때 서울로 상경해 패션학원도 다녔고, 아버지의 지원으로 의상실도 열어 운영했다고 합니다. 서울로 시집 간 큰 언니가 있어서 큰 덕을 봤다고도 말했습니다. 오직 옷 만드는 일에만 집중하다가 8년 후 결혼과 동시에 군산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 놓고 다시 일하고 싶었던 장대표님은 처음에는 공설시장에서 수선집을 했고, 이후에는 사양길에 들어선 의상실을 열기보다는 많은 고민과 주변 지인의 권유로 커튼 집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의상실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고, 기성커튼과는 다른 섬세함과 꼼꼼함 그리고 몇 년이 지나도 계속되는 A/S는 우경커튼만의 큰 이점들이었습니다.
장대표님은 처음부터 시장이 좋았다고 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일하고 소통하는 이 공간과 공동체가 좋았던 것이죠. 공설 시장에는 일이 지치고 힘들 때 대화를 나눌 상인이 있고, 맛있는 음식도 같이 나누어 먹으며, 서로 윈윈(win-win)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박기자님은 장대표님께 30년 장사 비결을 물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표님은 진심 어린 친절과 상냥한 언어 표현을 언급하며, 커튼을 제작할 때는 '성심성의'를 다하고, 손님을 대할 때는 30년전 장사 시작할 때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지금까지 이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이지 않았겠 냐고 답했다고 합니다.
로컬플레이어 초대 손님은 문화예술공동체 '미담보담' 협동조합의 장민지 대표님입니다. 장대표님은 '미담'은 아름다운 이야기, 미술을 담다 라는 뜻을, '보담'은 순우리말로써 보다 더 나은 삶을 가리킨다고 말하며, 미술이나 예술을 매개로 소통을 통해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활동들을 해보자는 뜻으로 '미담보담'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했습니다.
미담보담은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교생실습을 나갔던 청년들이 학교 안에서의 교육과 활동에 대한 제한을 극복하고, 기존 틀을 깨는 새로운 문화예술 교육으로 활동해보자는 취지로 모이면서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는 이들이 주요 구성원이라고 합니다.
코너지기 중 한 분인 마음한장 스튜디오의 김수호 작가님이 제작한 영상에서는 장대표님께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미담보담을 운영하면서 힘든점과 보람찼던 경험이 있었나요?"
대표님은 사람과의 소통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사람을 통해 많은 감동과 보람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교육 대상자들은 각자의 문화와 삶이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교육에 참여했던 퇴직 예정 부모님이나 소외 계층 어르신들, 청소년들은 교육을 마친 후 너무 좋았다고 말해주었다고 합니다. 퇴직하신 부모님들은 교육을 통해 삶의 여유를 느끼고 오롯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 했고, 어르신들은 교육 활동을 통해 올 해 겨울이 참으로 따뜻했다고 합니다. 이 말을 하는 영상 속 장대표님의 눈가에는 촉촉함이 보였습니다.
사전 영상을 함께 본 후, 본격적으로 다른 코너지기인 브랜더스의 편제현 대표님께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문화예술교육사는 어떤 자격 제도인가요?"
"지금 대표님이 활동하고 있는 문화 예술 관련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과 청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요즘 했던 전시 활동이나 작품 활동이 있나요?"
"지금 청소년들과도 활동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아는데,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이신가요?"
질문에 대한 장대표님의 세부적인 답이 궁금하신 분들은 청소년자치연구소 유튜브 방송 채널에서 9월 달그락마을방송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장대표님은 문화예술교육사는 국가제도이고, 박물관 등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제도 중 하나인데, 본인은 자격증을 넘어 서서 문화예술을 매개로 사람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문화예술교육사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분야 진로 고민을 하는 청소년들에게도 교육 대상자를 향한 '진심'과 대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교육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달라고 강조합니다.
대표님의 표현에 의하면 초대박이 난 익산 춘포를 배경으로 진행한 청년문화예술 프로젝트 문화잇슈(Issue)를 최근 작품 활동으로 소개했고, 청소년들과는 지속적으로 업사이클링 활동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너를 막 마치기 직전 정건희 소장님께서는 "청년들이 진짜 궁금해하는 거라 질문하는데요. 혹시 먹고 사는 건 지장이 없는지요?"
이 질문에 장대표님 한숨을 크게 쉬셨고, 방송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한바탕 웃음을 지었습니다.
대표님은 이내 여유와 미소로 이렇게 답변합니다.
"어느 정도 돈을 벌고 경제 활동할 수 있는 건 자신이 마련해야하고, 무엇보다도 올바른 목적을 갖고 열심히 하다보면 오히려 자연스레 여러가지 일들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협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냐는 MC의 질문에 장대표님은 가능하다고 답했고, 이후에 9월 달그락마을방송 로컬플레이어 코너 소개에 본인의 연락처를 남기겠다고 말하며 코너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9월 마을이슈 따라잡기의 주제는 군산시간여행축제 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문화예술 분야가 힘들고, 축제 진행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꾸준히 시민들의 참여를 축제에 녹여내고자 한다는 소식을 듣고, 군산시간여행축제 추진위원회의 김춘학 간사님을 모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김춘학 간사님은 위원회와 행정의 가교역할을 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군산시간여행축제의 의미와 내용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간사님의 말씀에 의하면 군산시간여행축제 추진위원회는 다양한 계층을 담보하기 위해 시의원, 행정 공무원, 지역 소재 문화 관광 관련 교수, 민간 기관 대표, 청년 대표, 기자, 동 주민 협의체 사람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군산시간여행축제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왔고, 2013년 월명동 일원에서만 진행되었던 축제는 이후에 시공간을 확장하면서 올 해는 특히 주민참여형, 지역 주민 주도형 축제로써 만들어가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간사님은 금번 축제는 10월9일부터 31일까지 진행이 되는데, 9~11일까지는 연속적으로 곳곳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이후에는 주말을 활용하여 활동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프로그램은 현장중심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혼합형 컨셉이며, 메타버스는 시간 여행 내용의 약 90% 정도를 구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엄청난 정확도에 기반한 구현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시도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은 군산시간여행축제 홈페이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주소로 들어가셔서 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시민참여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이나 프로그램이 있냐는 MC의 질문에 김간사님은 시민 주도형 플리마켓, 시민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사례로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축제가 지역주민 주도형으로 하다보니 행정에서도 예산 사용시 복잡하고 번거로운 면이 없지 않지만, 지금까지 협조를 잘 해주셔서 무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시간여행축제가 어떤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에 간사님은 행정분야에는 올 해 조금 힘들어도 내년에 바로 대형기획사나 이벤트사에 넘겨서 진행하기 보다는 앞으로 꾸준히 시민참여형 축제로 거듭날 수 있게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시민과 민간 분야에는 지역민이 우리의 축제라는 생각으로 먼저 즐기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간사님은 이번 축제가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가 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논어에 나오는 글귀라며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이 있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건희 MC님은 방송 후에 페이스북에 우리 시민들이 즐거워하면 다른 많은 이들이 찾아오게 되고, 더 좁혀 보면 축제를 만들과 참여하는 이들이 즐거워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이번 코로나19시대에 실험적이지만 멋진 시민 참여형 축제로 더욱 더 발전하기를 응원한다고 했습니다.
9월 마을방송의 클로징은 여느 때와 달랐습니다. 이전에는 PPL광고를 요청했고, 받은 물품들을 참여자들에게 나누어줬는데, 이번 달에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의미있는 일을 하는 지역 맛집을 소개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당분간 달그락마을방송에서는 이렇게 지역의 좋은 업체들을 안내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한 업체는 우민회관입니다. 코로나19 대응 공무원 격려 성금을 500만원 기탁하기도 한 착한 맛집 우민회관은 지난 1990년부터 군산시민의 사랑을 받아 온 한우 전문 식당으로 어버이날, 성탄절에 어려운 분들을 위해 식사대접을 하는 등 더불어 사는 사회 분기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달그락마을방송에 출연하시는 분들과 장소들은 웬만하면 10~20년 이상씩은 훌쩍 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신이 가진 올바른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지역에서 꾸준히 살아오다 보니, 사람들이 계속 찾게 되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방송도 처음 목적했던대로 군산의 좋은 사람, 역사, 장소 등을 꾸준히 안내하면서 10년, 20년, 30년 이상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에 출현했던 분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마을 사람들과 평화롭게 관계 형성하며,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본연의 일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