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은 1월19일
지난주 가경자 감사 미사 참석차 서울을 가는 길에 그날 미사에 참석할 친구들 몇명과 종로1가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함께 번개모임을 하여 이곳에서 1박후 다음날 명동 성당으로 가기로 하여 여기저기서 모인 구들끼리 간단한 모임을 하는 중에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와 에피소드가 있어 이렇게 나누기 공유합니다.
어릴적 가난하고 부모없던 시절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 과거의 씁쓸한 얘기이지만 지금이야 나이 50살이 넘어서는 그 어떤 것도 충분히 세월 속에 묻어 재미 있는 일화가 되었고 두고두고 생각해 보면 조금은 아주 씁쓸한 얘기 입니다.
그날 먼저 도착한 친구 몇몇이 오후 늦게 7시가 되어서야 모여 종로1가 게스트 하우스 근처 맛집을 찾다가 그 주변 해물찜 식당이 유명하다는 것을 알아내어 주변을 물어물어 식당 한곳을 정해서 우리는 품짐한 해물찜을 주문 시켜 놓고,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울산에서 방금 막 서울역에 도착해서는 우리들이 모임 장소가 있는 곳으로 온다고 하여
오는 길을 전화로 아주 상세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로3가 5번 출구쪽으로 나오면 우리가 나가 기다린다"고 해놓고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입니다.우리는 지하철 출구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서울 종로에서는 맛좋기로 소문이 나서 유명 연예인은 물론 미식가들이 많이 찾아 간다는 아주 유명한 해물찜 식당으로 그날도 우리는 번호표를 받고 10분여 기다리다가 자리를 배정 받아 자리를 잡았던 것입니다.
처음에 우리는 모두 6명이 모이기로 하여 자리를 잡고 메뉴를 시켜서 기다리다가 배가고파서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친구도 이상했지만 이미 서울역에 도착했다는 그 친구가 식당에 도착하지 않는
것입니다.그 친구는 우리들에게 "지하철을 타고 찾아 갈테니 기다리라"고 말해 놓고는 연락도 없어 급기야 찾아 나선 친구는 종로3가 5번 출구에서 30분여 기다려도 오지 않아 포기한 상태로 식당으로 돌아와서 우리끼리 밥을 먹고 있는데 그 친구가 한참을 지나 식당에 도착해서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제대로 가르쳐 줘야 하지 않느냐?"라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어리둥절하여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물으니
그 친구 하는말 "사실은 내가 종로5가 3번 출구로 간거 아니냐?"라고 하더군요..
“미안해!!”ㅎㅎㅎㅎㅎ
"으이구! 울산 촌놈!!"이라고 욕바가지를 퍼붓고는 먼저 온 친구 5명은 그 친구에게 이렇게 한마디씩 질타를 하는중에도 그 친구는 배고픔을 못참고는 앉자마자 이미 시켜놓은 해물찜을 그야말로 게눈 감추듯이 먹는것이었습니다.그참에 우리는 옛날 어릴적 이야기등을 하게 되었고,그 친구가 갑자기 한가지 에피소드를 늘어 놓게 되어 우리는 모두 밥을 먹다가 그 자리에서 박장대소하여 주변 옆자리에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정도로 웃겨서 급기야 나는 딸꾹질까지 유발할 정도였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지금부터 입니다.
그 친구는 평소 아주 여유롭고 성격 좋으면서 유머스러운 말과 행동을 자주 보여 주변 사람들을 아주 유쾌하게 하는 재능이 있는 친구인데 그날은 내 생애 이렇게 또 정말 웃긴 얘기를 또 들을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 생일이 1월19일인데 이것은 진짜 자기 생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고 물으니 그 생일은 자신도 모르는 생일이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즈음 서울 소년의집 초등학교에서 선생님께서 새학년 새학기가 되어 학생들의 생년월일을 조사하기 위해서 어린 학생들에게 물으니 태반이 모른다고 하였고 우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던
그 친구도 역시 생일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무슨 고민을 한참 하다가 "야! 너 얼굴 보니 까무잡잡해서 이다음에 소방관 하면 불 잘끄게 생겼네!" 라며 그 선생님은 느닷없이 그 친구 생일을 1월19일로 정해 주시더니 바로 생활 기록부에 등재 했다고 합니다.그것이 시초가 되어 그는 지금까지 1월19일이 자기 생일이랍니다.
아뿔사 그친구는 119 소방서 신고 전화 번호를 생일로 부여 받았던 것이지요.
ㅎㅎㅎㅎ이렇게도 정해지는 수가 있군요.그때 그 선생님 정말 기발하셨습니다..
이 말을 듣는 우리들은 그 자리에서 얼마나 배꼽을 잡고 웃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순간 정말 유쾌하고 씁쓸한 이야기중에 나오는 폭소였는데 그 친구가 하는
또다른 이야기는 자기 생일 가지고 장모님이 더욱 웃겼다고 합니다.
결혼후 장모님께서는 매년 일명 소방서 전화번호인 1월19일에 생일상을 봐 주시기에
그 친구는 장모님에게 "장모님 사실은 내 생일이 오늘이 아닌데 다음부터는 오늘 같은날 준비하지 말라"고 하였더니 장모님은 당연히 "왜 그러느냐?"물으시기에 그 친구는 또다시 예전 “선생님이 나에게 그렇게 불 잘끄게 생겼다”고 해서 소방서 신고 전화 번호로 생일이 정해져 1월19일이라고 이실 직고 하였더니 그 장모님 순간 또 우리들처럼 배를 움켜쥐고 방바닥을 치며 한참을 웃다가는 그 친구에게 아주 기발한 제안을 하신답니다.
"그럼 오늘 생일을 다시 정하자!"라고 하시기에
“예?”이건 또 무슨 말씀인가라고 생각하다가
그친구 "그럼 좋아요!"라고 대답 했답니다.
진짜 생일이 아닌 또다른 가짜 생일을 정한다는 것도 이상한데 장모님은 방으로 들어 가시더니 큼지막한
다트를 가져 오시더니 하시는 말이 더욱 웃겨 그 친구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웃겨서 이젠 역전이 되어 그 친구는 한참을 웃고 말았다고 합니다.
장모님이 생일을 정하는 제안은 다름 아닌
“홍서방 그럼 오늘 니 생일은 이 다트로 정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유쾌한 장모님 이시더군요.
그 친구는 그 이후로도 그냥 원래 정해진 “일명 소방서 신고 전화 번호인 1월19일은 생일”로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예전 기억 살리면 많은 이야기와 에피소드가 있지요.
그때 당시는 어렵고 가난하고 힘들때 소년의집에 입소하여
자기 이름은 물론 고향,부모형제,나이,생년월일을 모르던 시절이기에 지금 생각하면
그날 그자리에서 들을때는 배꼽 잡고 웃고 시끌시끌 했지만 이것은 정말 웃지 못할 에피소드요 누구나 가진 과거의 자신의 흔적입니다.
이 모든 어려움을 넘어 이젠 의지 있게 세상을 값지게 살아가는 그 친구를 어릴적부터 유심히 보고 같이 늙어 가는 중에도 늘 그리운 친구이고
늘 함께 나눈 대화의 깊이나 진심을 알기에 늘 고맙고 좋은 친구입니다.
친구! 내년 1월19일은 내가 생일 챙겨줄게..사랑한데이….ㅎㅎㅎㅎㅎ
늘 만날때마다 유쾌한 웃을 선사해 주어 고맙데이…
2015년 3월27일 밤에 있었던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첫댓글 재밋네요 요즘은 스마트폰이라서 약속장소를 지도로 보내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