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 태풍 담레이가 지나간다는 날인데 바람도 별로 없고 구름만 좀 끼었을 뿐 아무런 조짐도 없다.
비는 안내리더라도 해는 비치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고 모처럼 남강변으로 나선다.
희망교에서 강변 자전거도로를 따라 천수교까지 조깅모드로 달리며 시간을 확인해보니 맙소사 6분이 넘는다.
아무리 조깅이라도 그렇지... 아침부터 늘어지는구만!
천수교 명판에서 희망교 램프까지 지도상으로 2Km가 살짝 넘는데 이 구간을 계측모드로 달려보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살짝 마음이 달라진다.
날씨도 예상했던 것과 달리 해가 살짝 비치고 기온 또한 만만치가 않다보니 속도를 높혀 달린다는게 엄두도 나지 않아요!
그러던 차에 엉성한 폼으로 엉덩이를 내밀고 달리는 주자를 발견하고 거기에 맞춰 뛰려고 일단 스타트를 끊었는데 어느정도 달리다보니 이왕 달리는 것 당초 목표로 한 것처럼 속도를 올리게 된다.
몸이 늘어지고 날씨가 삶아댄다고 해도 까짓 2Km를 못 달리겠나!
처음부터 풀스피드로 시작한게 아니기에 기록은 좀 까지겠지만...
희망교 램프 상단 볼라드까지 모처럼 귓가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달려본다.
바람이 없어도 좋아!
내가 바람이 되어 가는거야!
8'05"가 찍힌다.
뭐 나쁘지 않네!
이후에는 희망교를 건너 약수암으로 가는 흙길을 달리며 호젓한 강풍경을 누려보려고 그쪽으로 넘어갔는데...
주유소 아래 강으로 향하는 내리막, 흙길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들어서다가 약수암 쪽에서 나오는 차 때문에 길에 들어서지를 못한다.
차가 일으킨 먼지가 가라앉으려면...
한 1분 가량 기다렸다가 대충 달릴만 하겠길래 들어섰는데 100미터도 못가서 맞은편에 또다시 승용차가 달려온다.
걸음아 날 살려라!
차와 먼지를 피해 후다닥닥 도망쳐 나온다.
이렇게 해서 약수암 가는 강변로를 달리는 건 포기.
다시 희망교를 건너와 천변도로를 따라 만들어진 공원산책길의 흙바닥을 달린다.
산책로 양쪽으로 잔디언덕을 만들고 거기에 나무도 심어놨기 때문에 햇볕도 거의 들지 않고 좋아요!
감따기도 모처럼 풀세트로 해본다.
20개씩 5세트, 100개.
[55분 런닝]
퇴근길에는 요번주 계속해오던대로 차를 몰고 어린이공원으로 가서 인라인연습.
하루하루 편해지고 속도도 붙는다.
어제 했던 것처럼 연습용 숏서킷에서 랩타임을 재본다.
역방향(시계방향)으로 10회전, 정방향 10회전을 기록측정하며 달려보려고 했다가 댓가를 톡톡히 치뤘다.
역방향 7회전까진 어제와 확연히 다른 랩타임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했는데 그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고 결국 코너에서 지렁이를 피하려다 중심을 잃고 꽈당!
이렇게 속도가 오른 상태에서 넘어진 적도 없었고 옆으로 미끌어지며 앞으로 쓰러진 적은 더더군다나 없었는데...
하지만 희햔하게도 다치지도 않았고 몸에 이상도 없다.
그만큼 내공이 쌓여서 그런가?
38", 36", 37", 36", 35", 36", 35"
잠시 평상모드로 돌면서 몸을 추스리고 다시 도전!
이번에는 10회전을 무사히 마무리.
38", 35", 36", 37", 38"
37", 37", 36", 37", 36" [6:11 /10회전]
어제 7:10였는데 거의1분 가까이 단축했으니 하루사이에 엄청 발전했구만! 뿌듯!!
평상모드로 돌아가 몸을 추스린뒤 이번에는 정방향으로 10회전을 도전.
하지만 2회전에서 코너를 돌다 안쪽 디딤발이 뒤틀리며 풀스피드로 꽈당!
이번에는 숏트랙 선수들 경기때 넘어지는 것과 유사하게~^^
역시 다친덴 없다.
이것참 희햔하네!
잠시 숨을 고르고 몸을 추스리다가 재도전.
39", 37", 36", 36", 36"
36", 35", 36", 35", 36" [6:09 / 10회전]
이때도 중간에 한번 쭈르르르 제대로 미끌어졌지만 그 바퀴만 기록을 버리고 연속으로 이어서 탔다.
대단한 내공이 생긴것이다. ㅋㅋ
하루에 3차례나 넘어졌지만 그 덕에 코너링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동기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양쪽발로 버팅기며 원심력을 이기는 초보다운 방식이었는데 선수들 하는 것처럼 코너에서도 발을 계속 엇갈리게 놓는 이른바 '크로스오버'를 익혀야겠다.
이거...이제 한달도 안된 사람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