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나 포털 앱을 열면 좋은 소식보다 불안한 뉴스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사건사고, 기후 위기, 범죄, 정치 갈등…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뉴스를 더 클릭하게 돼요.
댓글을 읽고, 연관 기사를 찾아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 있고,
마음 한켠이 막연하게 불안하고, 텅 빈 기분이 들어요.
이런 행동을 가리켜 둠스크롤링(Doomscrolling)이라고 부르죠.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뉴스나 콘텐츠를 계속 소비하는 행동을 말해요.
한 번 클릭하고 나면 또 다른 뉴스가 따라오고,
그렇게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어느새 기분은 가라앉고 마음은 지쳐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부정적인 정보에 자신을 노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반복은 생각보다 더 깊고 은밀하게 우리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죠.
예전에 끊임없이 부정적인 사건사고 기사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약한 수준의 PTSD 반응이 생길 수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사진을 클릭하면 볼 수 있어요.)
[칼럼] 나도 모르게 PTSD 환자가 되고 있다
부정적 정보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물리적인 위협이 없더라도,
뇌는 이런 자극을 ‘위험 신호’로 인식하기 때문이죠.
당연히 몸은 긴장하고, 마음은 둔감해지고, 결국 나도 모르게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죠.
그러니 매일 반복되는 부정적 정보가 우리 몸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2016년에 나도 모르게 PTSD 환자가 될 수 있다는 글을 쓴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죠.
최근 친구 한 명도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요즘 세상이 너무 불안해서 자꾸 뉴스를 확인하게 돼. 안 보면 더 불안하거든.”
불안해서 봤는데, 더 불안해지는 역설.
사실 이건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무방비 상태에서 오는 피로라는 사실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그만큼 정보보다 나를 먼저 챙겨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죠.
무조건 뉴스를 멀리하라는 게 아니라, ‘감정의 경계’를 먼저 세우는 게 필요해요.
무엇이 나를 지치게 만드는지 알아차리고,
그때그때 감정을 환기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요.
그리고 필요하다면, 상담이라는 방법을 통해
내 안에 쌓인 ‘보이지 않는 피로’도 함께 들여다보고 해소할 수 있어요.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지금 이 순간부터 무의미한 스크롤보다 나를 먼저 챙겨주는 하루를 살아가길 바라요.
단 10분이라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내 숨결과 감정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거예요.
작은 멈춤이 모여, 마음의 경계가 단단해지고 삶의 중심이 조금씩 회복될 수 있어요.
그리고 만약 그 감정들이 혼자서는 감당하기 벅차게 느껴진다면,
상담이라는 방법을 통해
내 안에 쌓여 있는 마음의 피로를 마주하고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아요.
정보는 멈출 수 없지만, 나를 위한 선택은 언제나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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