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열린 회의 때 마음열기를 하면서 2010년은 나에게 @@@ 이다.
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었지요.
저에게 2010년은 "해볼만 한데?"인 해였습니다.
2009년 송년MT 자리에서 여성주의의료생협 준비모임에 은평 지역을 제안해 준
꿈 같은 아이디어가 2010년 3월 은평구 역촌동의 살림이 재단 건물로
입주하게 되는 행운으로 큰 걸음을 내딛었지요.
아, 2월의 연초 바짝 세미나도 생각나네요.
여성주의 의료, 여성주의 건강이 무엇인지
4회에 걸쳐 진행된 세미나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의료생협연대 교육실이 꽉 들어찼습니다.
마지막 세미나때 발표했던 시타님과 여성주의 학교 사업으로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던 소중한 배움과 나눔의 시간이었습니다.
3월이 되고 은평구에 들어오자마자 시작된 여성주의 학교 1기.
매주 토요일 오후 3시간씩 씩 세 달여의 여성주의 학교는
대학 바깥에서 여성학 기초 강좌를 체계적이고 꽤나 자세하게 듣고 싶은
여성주의자들의 욕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일정도 많은 사람들이
과연 이렇게 길고 빡센 과정을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20명으로 시작한 여성주의 학교 1기는 뜨거운 초여름에
그 열기와 함께 마치게 되었고, 2기 모집의 원동력이 되었지요.
봄부터 살살 은평 지역의 활동가들과 만남을 갖던 여의생은
한여름엔 본격적으로 은평지역네트워크(은지네)에 결합하게 됩니다.
은평에 이렇게 다양하고, 크고 작은 활동들이 자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서로 네트워크가 이뤄지고 있다니 이렇게 아름다울데가.
10월의 구민축제와 하반기 은평의 상상을 펼치는 포럼(은평 상상포럼) 준비를
함께 하며 더욱 돈독해지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우리는 유방친구!>라는 기똥찬 제목으로
모성이나 성적 대상화, 유방암으로만 가시화되는 여성의 유방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안하고 직접 제시하기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지요.
거리 캠페인과 설문조사, 어떤 사진관과 함께한 유방 사진전,
유방 바라보기, 유방과 대화하기, 유방 건강 지키기 등의 주제를 담은
유방 강좌 4부작까지.
이 세 달간 평생 말한 것보다 더 많이 '유방'이라는 말을 해본 것 같습니다.
이와 동시에 1기의 호평가로 25명으로 늘어난 여성주의학교 2기 수강생들은
가을을 불태우며 매주 토요일을 보내게 되었지요.
1기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구성으로 이뤄진 2기 수강생들은
화려한 피날레를 마치고도 계속 만나서 번개를 하고 있습니다.
"여성주의학교를 듣기 전인 3개월 전과, 지금의 나는 완전히 다르다"라는 소감이
내년의 여성주의학교 3기를 꿈꾸게 합니다.
상상포럼에서 여성주의의료생협 준비모임의 비전과 소개를 듣고
지역 활동가와 주민 분들은 지지와 조합원 가입을 해주십니다.
은평학부모네트워크 송년 엠티에선 서로들
"아직 조합원 가입 안했어? 뭐하고 있는겨~" 라며 독려도 해주시지요.
11월 전주 모악산 소풍과 12월 북한산 둘레길 소풍으로 탄력 받은 사람들은
산행 소모임을 만들었고 이에 질세라 일본어 소모임, 텃밭 농사 소모임,
밑반찬 요리 소모임, 신(新)문명 소모임, 걷기 소모임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2011년에는 건강검진도 중요하지만,
검진 결과를 자세하게 해설하고 앞으로의 건강 관리 방향을 함께 상의하고 싶다는
가정의학과 의사의 성화에 못 이기는 척 호응해 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또 조합원들이 만드는 각종 소모임과 본격적인 건강 교육훈련,
주치의 사업들이 벌어지겠지요.
그럼 조합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더욱 자기 건강에 대해, 사회적 건강에 대해
생각해보는 한 해가 될 수도 있겠지요?
여성주의로 만드는 건강한 마을, 2011년이 많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