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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다.
말로 된 것이든 글로 적은 것이든 언어예술이면 모두 문학에 포함된다. 한국문학은 한국인의 문학이고 한국어로 된 문학으로, 고저·장단·강약의 구분이 어렵고 운이 발달하지 않은 한국어의 영향을 받았다.
처음에는 말로 이루어지고 말로 전하는 구비문학뿐이었다.
이후 동아시아의 공동 문어인 한자가 수용된 후에 생긴 한국한문학도 한민족이 쓰고 한민족의 생활을 다룬 문학이므로 한국문학에 포함된다. 그리고 한글이 창제된 후 국문으로 쓰인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을 포함한 국문 기록문학이 있다.
#문학의 목적
문학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활동이다.
문학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고도의 문화이다.
더구나 그 전파력과 영향력은 사회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이기도 하다.
문학은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사람들의 관점과 인식을 변화시키며, 사회에 크게 기여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이기도 하다.
우리가 예술 활동을 하는 목적은 아주 다양하지만, 그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예술 활동을 통해서 '문학은 참여 문학이어야 한다'라는 그것을 설득하는 것이다.
문학과 의학은 그 궁극적 목적에 있어서 일맥상통한다. 의학의 목적이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질병을 치유하는 것이라면, 문학 또한 인간의 영혼의 질병을 치유한다.
문학은 작가와 독자의 한정된 삶을 넓혀주고 경험의 세계를 확장해 다양한 삶의 양식을 체험시켜 줌이다, 이렇게 다양하고 끝없이 넓혀가는 삶의 체험은 독자 자신을 포함한 사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제공함으로써 자아 형성과 발달을 돕는 안목을 키워주고 삶에 희망을 준다.
#문학의 갈래 (고등국어)
☆기본 갈래 ☆역사적 갈래
서정 서정민요, 향가, 고려 속요,
시조, 현대시조, 현대 시
서사 설화, 서사 무가, 서사시,
판소리, 고전소설,
현대 소설
극 탈춤, 인형극,창극,현대극
교술 한문 산문, 고전 국문 수필,
현대수필
#옛날의 문학에선 한문학의 기준을 따른 48개의 분류가 있었지만, 문학의 새로운 지평이 끊임없이 열리던 현대문학에선 적용할 수 없었던 분류였다.
장르문학 · 순수문학 · 영문학
#일반적인 문학의 분류·전달(傳達) 수단이 말인 구전문학(口傳文學)과 문자에 의한 기재문학(記載文學)·문체가 틀에 박힌 율문(律文)과 그렇지 않은 산문(散文).
#문학의 개념과 범위
문학은 언어예술이다.
언어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는 다른 예술과 구별되고, 예술이라는 점에서는 언어활동의 다른 영역과 차이점이 있다.
‘문학’이라는 용어의 ‘문’은 말이 아닌 글을 뜻하고, ‘학’은 예술이 아닌 학문을 지칭하는 것 같지만, 용어의 어원에 따라서 대상의 성격이 규정되지는 않는다.
말로 된 것이든 글로 적은 것이든 언어예술이면 모두 다 문학인데, 문학에 대한 비평과 연구가 오랫동안 글로 적은 문학을 특히 중요시하였던 사정이 용어에 흔적을 남겼을 따름이다.
예술과 학문이 구별되지 않던 단계에서 문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여 혼란이 생겼으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예술 활동은 ‘문학’이라 하고, 학문 활동은 ‘문학 연구’라고 한다.
이이(李珥)는 사람이 내는 소리로 뜻을 가지고, 글로 적히고, 쾌감을 주고, 도리에 합당한 것을 문학이라 한다고 규정하였다.
이렇게 규정한 데에 문학의 기본 성격과 문제점이 잘 요약되어 있다.
언어는 일정한 뜻을 지닌다는 점에서 다른 소리와는 구별된다.
뜻을 기본 요건으로 삼기에 문학을 의미예술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글로 적힌다는 것은 문학의 기본 요건일 수 없으나 오랫동안 그렇게 인식됐다.
쾌감을 주고 도리에 합당한 것이 문학이라고 한 말은 언제나 논란이 되는 문학의 양면성을 잘 지적하였다. 문학작품이 수용자를 즐겁게 하면서 진실을 깨우쳐 준다는 양면성은 한쪽도 부정할 수 없으나, 둘 사이의 관계와 비중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문학관이 달라진다.
즐거움과 깨우침 중에서 즐거움을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으면 문학에 포함할 수 있는 말이나 글이 아주 많아진다. 깨우침을 부차적인 요소라고 한다면, 문학적 표현은 실용적인 언어 사용과는 다르다는 점이 강조되고, 문학의 범위는 줄어든다. 이처럼 문학의 범위는 넓게 잡을 수도 있고 좁게 잡을 수도 있다.
원래는 문학의 범위가 넓었으나 신문학운동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이광수(李光洙)는 ‘문학’이라는 말을 ‘리터리처(literature)’의 번역어로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지(知) · 정(情) · 의(意)로 구분되는 사람의 마음 가운데 문학은 정에 근거를 둔다고 하며, 지나 의와의 관련은 부차적일 따름이라고 하여 혼란을 일으켰다.
한용운(韓龍雲)은 광의의 문학은 ‘문학’이라 하고 협의의 문학은 ‘문예’라고 하고서, 문학은 돌보지 않고 문예만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잘못이라는 반론을 폈다. 이식된 문학관과 전통적인 문학관 사이의 논란은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다.
한국문학은 한국인의 문학이고 한국어로 된 문학이다.
이 경우의 한국인은 한민족을 말한다. 국가는 침탈되거나 분단되어도 한민족과 한국어가 지속되고 기본적인 동질성을 가진다는 이유에서 한국문학은 단일한 민족 문학이다.
다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재외교포의 문학이라도 자신을 한민족으로 의식한 작가가 한국어로 창작한 것이면 한국문학에 속한다.
그런데 민족 문학과 민족어로 된 문학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이다.
한국 한문학은 한민족이 쓴 문학이고 한민족의 생활을 다룬 문학임이 틀림없으나 한문으로 쓰였다는 점이 논란이 된다.
그러나 한문은 동아시아 전체의 공동문이었으므로 모두 다 중국의 글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한국 발음으로 토까지 달아서 읽었다.
이렇게 읽는 한문은 중국어와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한국어 문어체의 극단적인 양상이라고 보아 마땅하다. 현대에 와서 한민족 출신의 작가가 일본어나 영어로 쓴 작품은 이렇게 고려할 여지가 없기에 한국문학에서 제외됨은 물론이다.
한국문학은 크게 보아서 세 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구비문학이다.
말로 이루어지고 말로 전하는 문학을 구비문학이라고 한다.
문학의 요건이 말이 아니고 글이라고 할 때는 관심 밖에 머무르거나 민속의 한 분야라고만 여기던 구비문학이 이러한 관점이 수정되는 것과 함께 한국문학의 기저로 인식되고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구비문학뿐이었는데, 한자의 수용에 이어서 한문학이 나타나자, 구비문학과 기록문학이 공존하는 시대로 들어섰다.
한문학은 동아시아 공동 문어 문학의 규범과 수준을 이룩하는 한편, 민족적인 삶을 표현하는 데 그 나름대로 적극적인 구실을 하였기에 소홀하게 다룰 수 없다.
국문 기록문학은 처음에 한자를 이용한 차자문학(借字文學)으로 시작되었다가 훈민정음 창제 이후 구비문학을 받아들이고 한문학의 영향을 수용하면서 그 판도를 결정적으로 넓혔다.
그러다가 신문학운동이 일어난 다음 구비문학이 약화하고 한문학이 청산되어 국문 기록문학만이 현대문학으로서의 의의가 있게 되었다.
현대문학은 서구문학의 의식으로 시작되었으며 계속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한때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이루어진 연구와 비평의 성과는 이와는 다른 관점을 가지게 한다.
구비문학과 한문학 그리고 국문 고전 문학이 현대문학과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전통의 현대적인 계승이 전제되어야 민족 문학의 바람직한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으며, 전통의 현대적인 계승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문제 될 뿐이다.
#문학의 갈래
문학을 표현 방법에 따라 나눈 것을 오랫동안 서구어를 차용해서 장르(genre)라고 일컬어왔고 ‘양식’이라고 하였는데, 요즈음 이러한 용어가 ‘갈래’로 대치되고 있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학작품을 비슷한 것들끼리 모아서 이해하자고 하여 갈래 구분이 시작되었고, 그래야 할 필요성은 지금에 이르러서도 계속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비슷한 것들끼리 모으는 작업을 편리한 대로 하고 말 수는 없다.
어느 갈래이든지 그것대로의 고유한 성격이 있기에 다른 갈래와 구별된다. 그러한 성격은 창작을 위한 규범으로 작용하기도 하였고, 또 문학 연구의 체계를 수립하는 데 긴요한 구실을 하기에 중요시된다.
한국문학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자면 갈래를 정리하는 것으로 기초 작업을 삼지 않을 수 없는데, 이에 대한 이론은 현재 간단하게 줄이기 어려울 만큼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갈래에 관한 논의는 국문 고전 문학을 중심으로 삼아 진행됐다.
구비문학의 경우 적극적인 모색은 없었지만 갈래구분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한문학의 갈래는 일찍이 중국에서 마련된 규범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보았다.
또 현대문학은 서구에서 전래된 갈래개념으로 이해하면 그만이지 다른 논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였기에, 국문 고전문학에서만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었다.
국문 고전문학에서 갈래는 지난날의 비평적인 논의를 통해서 믿고 따를 만큼 정리되지 않았다. 또한 중국이나 서구의 전례를 적용하기도 어렵기에 연구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줄곧 이해하고 구분하는 데 필요한 이론이나 방법을 마련하느라고 진통을 겪어야만 하였다.
그러나 국문 고전 문학의 경우를 합당하게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비문학 · 한문학 · 현대문학까지를 두루 포괄한 한국문학 전체의 갈래 체계를 마련하고 일관성 있는 방법으로 갈래 구분을 하는 것이 더욱 긴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갈래에는 유개념으로서의 갈래와 종개념으로서의 갈래가 있다. 유개념으로서의 갈래는 ‘큰 갈래’라고도 하는데, 문학의 갈래를 몇 가지 기본적인 성향으로 나눌 때 나타나는 것이다.
기본적인 성향에 지나지 않으므로 수가 많지 않고 어느 영역, 어느 시기에도 적용될 수 있는 포괄성을 지닌다.
종개념으로서의 갈래는 ‘작은 갈래’라고도 하는데, 기본적인 성향이 구체적인 특징을 갖추어 문학사에 실제로 나타나는 것들이다.
서정 · 서사가 큰 갈래라면, 시조 · 소설은 작은 갈래이다.
갈래가 이 두 차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은 밝혀서 말하지 않는 가운데도 널리 인정됐던 바이나, 용어와 이론을 갖추기까지에는 많은 모색이 필요하였다.
처음에는 문학의 갈래를 시가와 산문으로 크게 나누는 것으로 관례를 삼았으나, 그 기준이 율격을 갖추었느냐 하는 데 있을 수밖에 없었으므로,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모색을 하여야만 되었다.
그다음 단계에는 가사(歌辭)가 형식은 시가이면서 내용은 산문과 다름없다는 데 착안하여서 시가 · 가사 · 문필로 구분하자는 견해가 제시되었으나, 다시 수정이 이루어져 다음과 같은 체계를 일단 수립하는 데 이르렀다. 그때 큰 갈래는 ‘부문’이라 하고 작은 갈래는 ‘형태 문학’ 또는 ‘유형’이라고 불렀다.
시가 : 향가 · 장가 · 경기체가 · 시조
가사 : 가사
소설 : 신화 · 전설 · 설화 · 소설
희곡 : 가면극 · 인형극 · 창극
이 넷을 기본적인 부문이라 하고, 부수적인 부문을 따로 인정하여서 거기다가 평론과 잡문을 소속시켰다. 이러한 견해로 커다란 진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지만, 가사와 소설은 큰 갈래 이름이면서 동시에 작은 갈래라는 데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가사만 따로 취급한 것도 재검토가 있어야 하였다. 부수적인 부문까지 함께 처리하는 체계를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었다.
그러자 시가는 서정이고 소설은 서사이니 서정 · 서사 · 희곡으로의 삼분법을 택하여야 마땅하고, 가사는 따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성격에 따라서 서정과 서사 양쪽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수정안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견해는 서구문학에서 이미 널리 통용되고 있는 삼분법을 받아들여 국문 고전 문학에 적용한 것으로 신뢰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적절한 체계를 수립하였다 하겠으나, 또한 문제점이 발견될 수 있다.
서정 : 고대가요 향가 고려가요 시조 가사(주관적 서정적 가사) 잡가
서사 : 설화 소설 수필( 일기 내간 기행, 객관적 서사적 가사)
희곡 : 가면극 인형극 창극
문제점은 가사와 수필 양쪽에서 지적될 수 있다. 가사를 주관적 · 서정적 가사와 객관적 · 서사적 가사로 양분한다면 작품에 따라서 갈래 소속이 달라진다고 보아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객관적 · 서사적 가사는 수필이라 하고, 수필은 서사문학에 포함된다고 하였는데, 이에 관해서는 두 가지 논의가 필요하다.
가사가 수필이라는 견해는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수필이 서사문학인가는 간단하게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서정 · 서사 · 희곡으로의 삼분법은 수필 같은 것은 논외로 할 때 엄밀한 체계를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갈래 체계를 새롭게 수립할 필요가 있어서 삼분법이 아닌 사분법을 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문학의 독자적인 사분법을 찾고자 한 데서는 노래문학 · 이야기 문학 · 놀이 문학을 먼저 들고, 거기 포함되지 않는 일기 · 수필 · 비평 따위를 묶어서 또 하나의 큰 갈래로 설정하였다.
이렇게 해서 삼분법으로는 다루기 어려웠던 영역을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성과나, 서정에 해당하는 노래문학, 서사에 해당하는 이야기 문학, 희곡에 해당하는 놀이 문학에 포함되지 않는 또 하나의 큰 갈래는 이름을 짓지 않고 특징을 적극적으로 규명하지 않았으니, 갈래 체계 수립이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다.
그런가 하면, 또 하나의 큰 갈래를 교술(敎述)이라고 일컫고, 서정 ·교술 ·서사 ·희곡으로의 사분법을 수립하자는 데서는 좀 더 적극적인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 이론은 네 가지 큰 갈래의 개념을 서구에서 마련한 전례에 힘입어 규정할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기준과 방법에 따라 다시 밝히자는 데서 출발점을 찾았다. 자아와 세계의 대립적 관계가 큰 갈래가 나누어지는 근거라 하고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서정은 작품 외적 세계의 개입이 없는 세계의 자아화이다. 교술은 작품 외적 세계의 개입에 의한 자아의 세계화이다. 서사는 작품 외적 자아의 개입에 의한 자아와 세계의 대결이다. 희곡은 작품 외적 자아의 개입이 없는 자아의 세계화라고 하였다.
교술이라는 용어가 적절한가, 전체적인 이론이 타당하며 실제의 구분에서 어느 정도 유효한가를 두고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 다른 체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이론에 의한 갈래 구분
- 서정 : 서정민요 ·서정무가 ·한시
일반 ·사(詞) ·고대가요
향가 ·고려 속요 ·시조 ·잡가 ·신체시 ·현대 시
- 교술 : 교술민요 ·교술 무가 ·속담
수수께끼 ·사(辭) ·부(賦)
한문 일반 ·가전(假傳)
몽유록(夢遊錄) ·시화(詩話)
만록 · 경기체가 · 가사 · 창가
수필 · 서간 · 기행 · 일기 · 비평
-서사 : 서사민요 · 서사무가 · 판소리
서사시 · 설화 · 소설
-희곡 : 탈춤 · 꼭두각시놀음
무당굿 놀이 · 창극 · 신파극
현대극
여기서는 가사뿐만 아니라 경기체가도 교술시라고 하였다. 민요나 무가는 특정 갈래가 아니라고 보아 다시 나누었다.
한문 일반을 교술에다 포함했을 뿐만 아니라, 사 · 부 · 가전 · 몽유록 같은 것들도 함께 처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어느 것이나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서 재론이 있어야 한다.
고전 문학에서 현대문학으로 넘어올 때 소설은 같은 갈래의 연속이었지만, 신체시 · 현대 시, 그리고 신파극 · 현대극은 다른 갈래로 등장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인가도 문제일 수 있다.
갈래 체계를 마련하고 갈래를 구분하는 작업은 문제점을 모두 해소하는 완벽한 것이 될 수는 없다 하겠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의 하나는 한 갈래를 이루는 작품의 성향이 한결같지 않다는 데 있다.
가령, 소설에는 극적 소설이 있고 희곡에는 서사적인 희곡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을 무리 없이 처리하려면 소설은 서사여서 희곡과는 애초에 다르다는 데 집착하지 말고 문학에는 오직 서사적 성향을 보인 것과 희곡적 성향을 보인 것이 있다고 하는 편이 타당하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여서는 혼란이 가중될 염려가 있다.
그 대신에 ‘서사적 희곡’이라고 할 때 관형사 쪽은 이차적인 특징을, 명사 쪽은 소속 관계를 나타낸다고 하여, 이차적인 특징의 영역을 인정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이러한 근거에서 ‘서정적 가사’도 있고 ‘교술 적 시조’도 있다고 보아야 작품의 실상이 갈래 개념 때문에 왜곡되지 않을 수 있다.
#문학의 특징
한국문학의 특질은 우선 시가의 율격에서 잘 나타난다.
한국 시가는 정형시도 한 음보를 이루는 음절 수가 변할 수 있고, 음보 형성에 모음의 고저 · 장단 · 강약 같은 것들이 작용하지 않으며, 운(韻)이 발달하여 있지 않은 것을 특징으로 삼는다.
고저를 갖춘 한시, 장단을 갖춘 그리스어 · 라틴어 시, 강약을 갖춘 영어나 독일어 시에 비한다면 단조롭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요건을 갖추지 않은 특질을 공유하고 있는 프랑스어 시나 일본어 시와는 다르게 음절 수가 가변적일 수 있어서 오히려 변화와 여유를 누린다.
가령, 시조가 대표적인 정형시라고 하지만, 시조의 율격은 네 음보씩 석 줄로 이루어져 있고, 마지막 줄의 앞부분은 특이한 규칙을 가져야 한다는 점만 정해져 있을 따름이다. 각 음보가 몇 음절씩으로 구성되는가는 때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래서 작품마다 율격이 특이하게 이룩될 수 있는 진폭이 인정된다. 정형시로서의 규칙은 최소한의 것으로 한정되고, 가능한 대로 변이의 영역이 보장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 범위를 확대해서 자유시에 근접하려는 시형이 일찍부터 여러 가지로 나타났다.
시조의 제약이 불편하게 느껴져서 사설시조가 생겼고, 판소리에서는 전체적으로 고정된 격식이 없으면서 갖가지 율격 형태를 필요에 따라서 다채롭게 활용하였다. 그런가 하면, 현대 시에 이르러서도 서구의 전례를 따른 자유시로만 보이는 것 중에도 전통적인 율격을 변형시켜 계승한 예가 적지 않다.
질서가 엄격하면 그것을 파괴하자 바로 무질서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을 터인데, 이처럼 질서 자체가 변이나 변화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도 자연스러운 질서가 갖추어질 수 있다 하겠다. 이러한 특질은 미의식 일반으로 확대해 이해할 수 있다.
흔히 멋이라는 것은 이러한 미의식을 지적한 말이다. 직선으로만 뻗었거나 규칙적으로 모가 난 것은 격이 낮다고 하고, 천연스럽게 휘어진 곡선이지만 자연스럽게 이지러진 모습이라야 아름답다고 하는 미의식이 바로 멋이다. 멋은 미술의 선이나 음악의 가락에서 확인될 뿐만 아니라, 문학적 표현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멋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한문학에서도, 격식과 꾸밈새를 못내 나무라며 천진스러운 기풍인 천기(天機)를 그대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구비문학이나 국문학에서는 시가의 율격은 물론, 수사법과 작품 전개의 방식 전반에서 애써 다듬어 무슨 기이한 효과를 내는 것을 멀리하였다.
일상생활에서 하는 자연스러운 말을 그대로 살리고자 하였으며, 유식한 한문 문구는 웃음을 자아내도록 하고자 끌어오기 일쑤이다.
다만, 현대문학에 이르러서는 서구어 번역체가 등장하면서 사정이 달라진 국면이 있으나, 전통적인 미의식의 계승으로 한때의 어긋남이 극복될 수 있는 전망이다. 함께 일하며 노는 사람들이 누구나 같은 자격으로 어울리는 마당놀이는 한국 예술의 기저를 이룬다.
탈춤을 공연하더라도 놀이패가 하는 짓에 구경꾼이 개입하여 대방 놀음을 유지하고 삶의 영역을 그대로 연장하면서 비판적으로 다룰 따름이지 극적 환상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비극의 흔적은 찾아내기 어렵고 연극의 전통이 비판적인 희극으로 일관되어 온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연극의 영역을 넘어서더라도 비장한 것을 구태여 높이 평가하지 않으며, 오히려 골계미를 통하여 깊은 진실을 드러내고자 한다.
서사문학의 자취를 살피자면, 고대의 신화가 이미 역사적인 경험을 현세의 영역에서 다룬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천상계는 지상계와 관련해서 의미를 가지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바지한다.
서사 무가나 소설이 불교 또는 도교의 영향을 받아서 저승이나 천상을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할 때도 이러한 특징이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한계에 부닥쳐 좌절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인간상은 찾기 어려우며, 굳어진 관념의 한계를 깨고 삶의 발랄한 양상을 드러내는 데 더욱 힘썼음은 여러모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른 시기의 불교 설화가 이미 비속한 경험에서 진실을 찾자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으며, 지위에 따르는 관념에 집착하는 인물을 우스꽝스럽게 다루면서 후대의 서사문학도 생기를 되찾고는 하였다.
문학사적 전환의 논리도 이러한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불교문학이 교리를 풀이하는 데 힘을 기울이며 너저분한 논설을 늘어놓자, 관념을 파괴하여야 진실에 이를 수 있다는 선시(禪詩)가 나타나 아주 파격적인 표현 영역을 개척하였다.
유학에 근거를 둔 문학이 교화를 베푸는 데 우위를 두어 굳어지자, 박지원(朴趾源)같은 사람은 글로써 놀이를 일삼는다는 뜻에서 ‘이문위희(以文爲戱)’를 내세워 역설과 풍자로 가득 찬 기발한 문장을 이룩하였다.
시조에 맞서서 사설시조가 나타나고, 이상주의적 성향의 영웅소설을 밀어내고 판소리계 소설이 인기를 끈 것도 같은 방식의 전환이었다.
현대 소설에서 묘사 위주의 사실주의가 뚜렷한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탈춤이나 판소리를 계승한 비판적 사실주의가 시대적 사명을 맡고 나선 데서도 전환의 논리가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조선문학사』(안곽, 한일서점, 1922)『조선한문학사』(김태준, 조선어문학회, 1931『조선소설사』(김태준, 조선어문학회, 1933)『조선연극사』(김재철,
조선어문학회, 1933)『조선시가사강』(조윤제, 박문출판사, 1937)
『조선신문학사조사』(백철, 수선사, 1948)『조선신문학사상사』-현대편-(백철, 백양당,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