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통한 심리학 이해 : 같음과 다름
생각이 머무는 곳은
윤 희경
“ 저는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어릴 때 좋은 일들이 없어서인지 늘 일부러 떠올려 보려고 해도 떠오르지가 않아요.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제가 딴 세상에 살다온 사람인가 해요.” “ 나의 미래가 궁금해요. 결국 죽게 되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내 모습이 초라해지고 힘들어 지면 지금 보다 더 힘들어지겠지 싶고 나이든 사람을 보는 게 부담스러워요. 나이 들고 힘이 없고 낙이 없을 것 같아요. 나에게 우아한 노년이라는 것은 꿈만 같아요.”
왜 꼭 추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는 유년기에 대한 아련한 기억으로 자신의 출발을 이해하려한다. 내가 태어나서 현재의 나로 성장되어 온 자신만의 역사를 알게 됨으로 살아가는 뿌리를 내리려는 습관적인 본능인 것이다. 사실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에 단 한 순간에 똑 같았던 적은 없었다. 늘 변화하고 있고, 이글을 읽는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 변한다고 해서 눈에 띄게 바뀌지는 않지만 작고 섬세한 미세한 변화가 몸에서 마음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유기체는 변화에 대해 항상성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늘 일정한 패턴으로 돌아감으로 안정감을 느끼려는 성질을 가진다. 그런데 매일이 반복되는 방식, 즉 패턴에 문제가 생긴다고 현재 습관처럼 하던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또한 변화로 인해 생길지 모르는 것들에 대해 자기 자신은 가려는 방향을 알아야만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어디로 변해가는 지를 모르는 혼돈의 도가니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이 어느 때는 수렁으로 빠지는 것 같다는 표현은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한 표현 일 것이다.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에 자기 자신도 모른 체 같은 문제를 같은 방정식으로 풀게 됨으로 한번 틀린 문제에 대해 반복되는 실수를 끊임없이 하며 회전한다. 만약 자신의 삶이 이러한 방식으로 살게 되면 손해를 보거나 문제가 발생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기까지는 실제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이는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살다가 반복되는 일상의 수레바퀴처럼 살다가 가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그 어느때가 돌아볼 시간인지를 알아 차리는 것 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이도 문제가 생기면 알람을 울려 알려준다. 예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으로 인해 일이 얼그러지거나 생각지 못하던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때가 바로 알아차리는 시점이다. 문제의 원인이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서 낳게 되는 결과물이기 때문인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좋은 알람을 어떤 이는 외부의 상황 때문이라 여기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그렇게 판단하게 혼란을 주었다 억측하기도 한다. 이러한 억측은 2차적인 불신을 가져옴으로 자신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만약 운전을 하다가 속도계에 찍히게 되었다고 치자. 왜 이런 곳에 속도계를 설치해서 찍히게 만드는지를 불평해도 속도위반 경고장은 어김없이 날라온다. 다르게 앞차가 제 속도를 내고 빠졌더라면 내가 걸리지 않았을 텐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다른 사람의 사는 방식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지나친 간섭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왜 그 순간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는지에 대한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음으로 반복되는 문제의 수렁에서 헤어 날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익숙한 길을 반복하여 생각의 점검 없이 걸으면 살고 있을 수 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수많은 시간 속에 행동하고 반응하며 나의 색을 탈색 시키며 지내지는 않는지 보면 좋겠다. 가을도 같은 가을이 아니다. 시작은 화려하고 찬란하지만 점차 화려함보다 바랜 색의 옷으로 갈아입는 가을은 그 깊이로 더 내적으로 자신의 몸을 끌어 않는다. 안으로 온건해지는 시간이 오는 것이다. 곧 겨울이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