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인 <별들의 집>에 다녀왔다. 입구 오른편부터 시작해 세 벽면에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있었다. 모두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한명한명 이름을 속으로 부르고 얼굴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대부분 2030 젊은 세대인데 10대도 있었고 4050 세대도 있었으며 외국인들도 있었다. 사진을 직접 보니 희생자가 정말 많다는 것을 고스란히 실감할 수 있었다.
테이블 위에 한겨레21 책자가 있어서 한장한장 넘기며 읽어보았다. 아이도 옆에서 찬찬히 읽었다. 희생자들이 각자 어떤 삶을 살고 있었는지 간략히 기술되어 있었고 참사 당일 부모님의 심정이 담겨 있었다. 제대로 읽으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희생자의 살아온 삶 위주로 읽었다. 가장 마음이 아플 유가족 앞에서 내가 눈문을 보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으로 관련 영상을 보고 있으니 유가족 한분이 오셔서 말을 건네셨다. 참사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였다. 유난히 꼼꼼히 살펴보는 모습에 인상적이어서 말을 건네셨다고 한다. <별들의 집>에 오게 된 이유를 물어보셔서 지난 학기에 교내 유가족 간담회에 갔었다고 말씀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다.
어머님은 잊지 않고 이곳에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셨는지 모른다. 아이에게도 손을 꼭 잡아주시며 고맙다고 하시고 헤어질 때 안아주셨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아이가 말했다.
"참사에 대해 글로 읽는 것보다 직접 와서 보니까 훨씬 느낌이 다르다. 뭔가 상당히 무거운 느낌이야."
유가족 간담회에 참석했던 제자도 동일한 말을 내게 했었다. 유가족의 얘기를 들어보니 마음 한 구석에 묵직함이 든다고 했다.
시간이 되는 분들은 경복궁이나 광화문 근처 갈 때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아도 된다.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지하철 경복궁역 바로 앞에 있다.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유가족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