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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에 풀리는 꽃봉오리는
제4화
망설임과 가토 쇼콜라
계산대 점원
....200엔 거스름돈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츠구미
.....영차.
(코코아 파우더에 슈가 파우더,
그리고 비터 초콜릿.... 응,
까먹은 건 없는 것 같아.)
(....란 짱, 기뻐해 줬으면 좋겠다....)
토모에
.....츠구?
츠구미
토모에 짱....! 혹시 심부름?
토모에
맞아. 내일 아침밥, 프렌치 토스트로 한대.
츠구는 저녁밥 쇼핑?
츠구미
아, 아니야. 란 짱에게 달지 않은
가토 쇼콜라를 만들어 줄까 싶어서.
토모에
좋은데, 그거! 너의 수제 케이크를
먹으면 란의 승격도 확정이겠지.
츠구미
....아.... 그게, 시험 끝나고 나서 주려고.
토모에
아.... 그렇구나.
츠구미
응....
토모에
아, 맞다.... 츠구,
따뜻한 음료수 마시지 않을래....!?
츠구미
어? 으, 응....?
토모에
나 갑자기 뜨거운 라떼를 마시고 싶어서~!
너도 같이 와줄 수 있나~ 싶어서....!
츠구미
아.... 후후, 좋아.
나도 들렀다 가고 싶은 기분이야.
토모에
그렇구나, 그럼 마침 잘 됐네!
공원에 들렀다 가자.
토모에
......하아~ 따뜻하다~
츠구미
응, 침착해진다....
토모에 짱, 고마워.
토모에
어?
츠구미
혼자 있으면 나도 모르게 괜한 게
생각나거든. 그래서 같이 있어줘서 기뻐.
토모에
....역시 아직 그 부분이 걸리는 거구나.
츠구미
응.... 근데 이 가토 쇼콜라를
만들면 분명 괜찮아질 것 같아.
이건 "시험 힘내"라고 솔직하게
못 말하는 대신에 시험이 끝난 란 짱에게
"수고했어"라고 전하기 위한 케이크야.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끝난 후에는
같이 기뻐했으면 해서.
토모에
.....너는 정말 그걸로 괜찮겠어?
츠구미
어....?
토모에
네가 결정한 일을 안 좋게
생각하는 건 아니야.
제대로 납득하고 있다면 그걸로 됐어.
근데 지금의 너를 보면, 그걸 전해도
네가 웃을 수 있게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츠구미
....그런가....
토모에
너는 어무리 고민해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바로 행동할 수 있는 강함이 있어.
이 가토 쇼콜라가 그 증거야.
근데 이번에는 괜찮다고 말하기 전에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는 편이 좋지 않아?
츠구미
자신의 마음과 마주한다....
토모에
맞아, 예를 들면
오늘 점심시간 때도 그렇고.
란의 대리 사범 얘기가 나오면
그다지 대화에 끼지 못했잖아?
그때도 뭔가 생각하는 게 있는 것 같아서.
츠구미
....그때는 그저 화도에 정진하는
란 짱이 굉장하다고 느껴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 변함없는데
내 기분이 뭔가 따라갈 수 없는 걸까....
지금까지는 멋있는 란 짱을 볼 때마다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면서
의욕이 솟아올랐었는데.
지금은 눈을 돌리고 싶어져.
토모에
츠구.....
츠구미
난 그때 조금 스스로가 한심했어.
란 짱이 이 시험을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 알고 있는데
응원하지 못한다니....
이런 건 친구가 아닌 것 같아.
그래서, 빨리 평소대로의 자신으로
돌아와야, 아무튼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토모에
그렇구나.... 왠지 알 것 같아.
가까이 있는 소중한 사람이기에 더욱
힘내라고 웃으며 대답하고 싶은데
조금 가슴이 안절부절못한 느낌이지.
츠구미
아, 맞아. 그거, 나도 그런 느낌이었어.
요즘 란 짱에 대해서 "굉장하다"라고
생각할 때마다 뭐랄까.... 멀게 느껴져.
밴드도 재개해서 제대로 같이
있을 텐데.... 이상하지.
토모에
아니, 이해 가. 아코의 멋있는 언니로
있을 수 있을지 고민할 때도
그런 느낌이었거든.
뭔가.... 힘내라고 등을 밀어주면
그대로 자신과는 다른 세계로
가버리는 것 같이 느껴져서.
그게 조금 쓸쓸했어.
츠구미
아....
토모에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쓸쓸하다니 스스로 유치한 것 같지만.
근데, 쓸쓸하다고 느끼는 것도
내 본심이니까 그때 제대로
눈치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츠구미
....그렇구나.... 나.... 쓸쓸했던 거구나....
토모에
뭐?
츠구미
토모에 짱.... 나도 아마
쓸쓸했던 거라고 생각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란 짱을 보고
가슴 속이 찡하고
아팠던 것도 분명 그래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해산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구나....
이것저것 고민했지만
뿌리에 있었듼 것은 "쓸쓸함"이라는 기분.
토모에
그치. 3학년이 되고 장래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우리 중 란이 가장 빨랐잖아.
계속 같이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에
쓸쓸해지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츠구미
응.... 쓸쓸했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지.
토모에
나는 그걸 란한테 전해도 좋을 것 같아.
응원하는 것뿐이 정답은 아니니까.
츠구미
에엥, 근데 중요한 시험이 코앞인데
그런 말을 하면 란 짱도
곤란해하지 않을까....!
토모에
글쎄, 네가 그런 마음을 혼자서
끌어안는 게 더 란도 곤란해하지 않겠어?
적어도 나였다면 본심이 배제된
"힘내"보다 정직한 "쓸쓸해"가 더
원하는 말인 것 같아.
츠구미
.........
(어쩌면 이 가토 쇼콜라는
도망치고 있다는 증거였었을지도.)
(자신의 본심과도 란 짱과도
마주하지 않는 것에 변명하고 싶어서
만들려고 한 것 같아.)
(이걸 전한다고 해도 란 짱과 웃으며
얘기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지.)
....내 마음은 제대로 말로 전할게.
가토 쇼콜라는 전하지 않는 걸로 해야겠어.
토모에
그래, 힘내라고!
츠구미
고마워, 토모에 짱.
토모에
나야말로, 돌아가는 길에
함께해줘서 고마워.
꽤나 서늘해졌으니까 돌아가자!
츠구미
응. ....아! 근데 기왕 산 요리
없던 걸로 되어버려....!
토모에
아~ 하긴!
좋아, 그럼 둘이서 만들어서
전부 먹어치울까!
츠구미
에엥!? 양 상당한데?
토모에
괜찮아, 괜찮아! 이런 건 기합이 중요해!
츠구미
후훗.... 그런가.
토모에
그런 거야. 아하하하.
제5화
정직한 마음
다음 날 방과 후
히마리
후아암.... 드디어 수업 끝났다~....
모카
히 짱, 계속 졸음이랑 싸웠었지~
토모에
하하, 꾸벅꾸벅거리면서 졸았지.
히마리
그치만 고전 선생님의 목소리가
너무 사근사근해서.... 근데, 란이랑 츠구는?
모카
둘은 먼저 돌아갔어~
츠구가 란한테 같이 가자고 했나 봐~
히마리
그렇구나, 그럼....!
토모에
그래, 서로의 본심
제대로 얘기했으면 좋겠어.
히마리
응.... 둘 다 힘내....!
하네오카 여학교 안뜰
츠구미
미안해, 시험 전이라 바쁠 텐데.
란
아니,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거잖아.
츠구미
응.... 저기, 그게....
........
미, 미안해.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정리가 안 돼서.
란
....정리되지 않은 그 상태로도 괜찮아.
츠구미
어, 그치만....
란
정돈된 말이 아니어도 돼.
네 말로 듣고 싶으니까.
츠구미
내 말....
란
아.... 서두를 필요 없이 나에 대한 걸
너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너는 항상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주잖아. 내 가사가 전해지지
않았을 때도, 작품 전시 때도,
꽃을 통해 나를 생각해 주었어.
실제로 꽃을 만지거나, 꽃말을
알아보면서.... 거기서 내 기분을
상상해서 다가와 주었었지.
그게 네 장점이라서 난 정말 도움됐어.
근데, 지금 네가 얘기하고 싶은 걸
얘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과 관련 있는 것 같아서.
츠구미
란 짱....
란
그러니까, 너무 생각하지 말고 얘기해.
전부 들어줄게.
츠구미
응.... 고마워.
....요즘 네 화도 얘기를 들으면
뭔가 답답한 기분이 들었어....
갑자기 평소대로 얘기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알지 못해서
그래서, 여러 가지 생각해봤어....
란
........
츠구미
나.... 쓸쓸했던 것 같아.
아, 쓸쓸했다는 게.... 화도를
열심히 하는 너를 보면 왠지
멀리 가버린 것 같이 느껴진 거야....
란
어....?
츠구미
아.... 역시 이런 말 들어도 곤란하지....!
란
아니, 그런 게 아니야.
왜 쓸쓸해진 건가 궁금해서.
츠구미
계속 있고 싶고 앞으로도 같이 있겠지만
지금까지와는 같지 않게 되겠구나 싶었어.
물론 그건 당연한 일이지.
나도 너도 변하지 않기 위해 변해가.
근데.... 쌓아올린 "지금"이 정말
즐겁고 소중해서 이게 끝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
쓸쓸해져서 가슴이 아파 와.
란
츠구미.....
츠구미
밴드의 형태가 변하거나 우리의
평소대로가 변해가는 게 싫었던 것도
분명 그래서일 거야. "지금"의 너나 나와
이별하는 것 같아서....
근데 말야, 마찬가지로 너에게
"시험 힘내"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어.
근데 그런 마음이 방해해서
제대로 전하지 못했었어....
란
그랬구나....
....너는 나한테 화나있는 줄 알았어.
내 화도를 계기로 밴드에
이런저런 일이 생겼었잖아....
밴드는 계속할 수 있게 되었지만
네 마음까지는 해결할 수 없으니까....
그 마음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싶었어.
츠구미
화, 화나지는 않았어!
란
근데 한 번 정도는
그런 거 생각하지 않았어?
츠구미
그건.... 조금 한 것 같기도 하고....
란 • 츠구미
........
풉.... 후후후....!
츠구미
전부 이제 와서 말하냐는 얘기지.
란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근데 듣길 잘한 것 같아.
쓸쓸했다든지, 조금 화나있었다든지
네가 그런 마음을 이야기해 준 적
그다지 많지 않잖아.
츠구미
사소한 거니까 굳이 말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싶어서 말이야.
란
나도. 아니, 나는 이야기하지
않은 적이 너무 많았나....
츠구미
....너는 조금 그럴지도 모르겠네.
란
........미안.
츠구미
후훗, 근데 그게 네 장점이기도 하니까.
나도 미안해. 처음부터 이렇게
얘기했더라면 조금 달라졌을 텐데.
란
....그래도 나는 "지금"으로
괜찮을 것 같아.
츠구미
그렇구나.... 응, 그치.
....란 짱, 나는 지금도
너를 정말 동경하고 있어.
어떤 때도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등이 멋있어. 근데 그 등만 보면
또 쓸쓸해지게 되니까....
그래서 나,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길을 전속력으로 달려나갈 거야.
란
츠구미.....
츠구미
언젠가 너를 추월할 정도로 빨리.
너에게 내 등이 보여질 정도로 빨리.
그러니까 너는 그대로 계속 달려나가 줘.
서로 양보도 하지 말고, 서로에게
"나쁘지 않네"라고 말할 수 있는 우리로 있자.
란
.....알겠어.
나도 전력을 다해 달릴게.
츠구미
....응!
(분명 이 쓸쓸함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거야.)
(이런 마음도 내 소중한 본심이야.
그래도.... 이제 괜찮아.
그걸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란 짱, 가게의 카운터에 장식할 꽃,
어떤 걸로 할지 고민되는데, 어떤 게 좋을까?
란
카운터.... 그 유목에 있을 꽃?
츠구미
맞아! 지금 시기와
딱 맞는 꽃이 어떤 게 있을까.
란
으음~...... 아, 그거라면....
엔딩
그리고 꽃은 핀다
츠구미
감사합니다~!
(란 짱의 시험, 아무래도
아직 안 끝났으려나....)
....잘됐으면 좋겠다....!
....어서오세요!
....잠깐, 토모에 짱! 혼자야?
토모에
아아.... 그왜, 오늘은 란의 시험이 있잖아.
왠지 진정이 안 돼서....
츠구미
후훗, 나도. 가게 일을 하고 있어도
시계만 보게 된다니까....
모카
오오~ 전원 집합이구만~
히마리
진짜다! 혹시 토모에도....
토모에
생각하는 건 다 똑깥나 보네.
히마리
그러게, 왠지 남일인데도
안절부절못하게 된단 말이지!
모카
란의 대승부니까~ 양육하는 부모로서는
묵직하게 살림을 차리고 싶은 참인데~
츠구미
근데 분명 란 짱이라면 괜찮을 거야.
그만큼 열심히 해왔잖아.
모카 • 히마리 • 토모에
.........
츠구미
아, 거기 자리 비어있으니까 앉아!
물 가지고 올게.
츠구미
....자, 이게 히마리 짱의 라떼.
나도 휴식 받았으니까 같이 앉아도 돼?
모카
당연하지~ 같이 불안불안 타임 하자~
히마리
....츠구, 란이랑 얘기했어?
츠구미
응, 너희 덕분이야.
토모에
그렇구나.... 다행이야.
모카
츠구는 굉장해! 장해!
정말 잘했어~ 오구 오구.
츠구미
에엥, 모카 짱, 부끄러워~....!
일동
아하하하.
토모에
....그나저나 늦어지고 있지 않아?
란한테 연락 안 왔지.
히마리
안 왔어~....! 이미 끝났을 시간이지?
모카
초조해지네~
히마리
정말로~! 란도 떨리겠지만, 우리도....
츠구미
앗, 란 짱한테 연락 왔어!
...."끝났어"
토모에
그것만 보냈어!?
좀 더 뭔가 해야 할 말 있잖아....!
히마리
나 참~~~ 란은 항상 말이 너무 부족해!
잠깐 나 전화 걸게!
모카
히 짱, 스피커로 해~
히마리
으음~.... 됐어.
란
"....여보세요"
츠구미
란 짱!
히마리
잠깐, 메시지가 이것뿐인 건 무슨 일이야~!?
토모에
우리 기분도 생각하라고.
란
"어.... 다들 같이 있어?"
모카
응, 모두 집결했어~
츠구의 집에서 란의 승격 기원하던 중~....
란
....후훗, 정말 다들 모여있네.
츠구미
란 짱! 그보다 시험 어떻게 됐어....!?
란
어떻게든 승격했어.
히마리 • 토모에 • 츠구미
해냈다~~~~!!
모카
잘됐네 잘됐어~
모두 엄청 불안불안했어~
히마리
맞아! 전해들은 시간보다 늦어지고
연락도 없고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고!
란
미안. 늦어진 건.... 이거, 준비하느라.
토모에
꽃?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시험에서 쓴 거야?
란
아니, 이건 내 나름의 답례야.
너희가 있어줘서 시험도 극복할 수 있었어.
그러니까, 그.... 고마워.
히마리
아니~ 전부 네가 힘낸 결과야!
모카
일일이 답례도 해 주고
란은 성실하네~
란
이런 때만큼은 얼버무리지 마.
그게.... 이건 모카. 이게 히마리, 이게 토모에.
그리고, 츠구미는 이거.
라넌큘러스라는 꽃.
츠구미
새빨갛고 예쁜 꽃이야....!
이거 설마....
란
응, 그 유목에 기르면 예쁠 것 같아서.
조금 양이 적지만 마침 좋은 크기 같아.
"지금"과 딱 맞는 꽃은 이거인 것 같아서.
츠구미
....그렇구나~....
란 짱, 정말로 축하해.
아직 조금 쓸쓸하지만.... 나 기뻐.
란
응.... 고마워, 츠구미.
토모에
....좋아! 란의 승격 기념으로
확 어디 가보자! 란, 뭐 하고 싶어?
모카
좋아하는 거, 뭐든 말해~
란
그럼.... 스튜디오 가자.
지금이라면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히마리
알겠어. 바로 CiRCLE에 연락해볼게!
토모에
각자 악기도 가지고 와야겠어!
그리고 꽃도 장식해야지!
츠구미
(어디.... 라넌큘러스 꽃말은....)
....! 후후훗.
모카
어라어라~? 츠구,
싱글벙글거리면서 뭐하는 거야~?
츠구미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나, 이 꽃 장식하고 올게.
【꽃말 : 라넌큘러스
정말 매력적. 빛을 발하다】
츠구미
....응, 예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