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겨먹는 소고기 중 가장 비싼 것은 어떤 종류일까? 소고기 중에서 최상급으로 알려진 것은 veal이라 불리는 송아지 고기다. 태어난 지 얼마 안되는 송아지에서 나오는 고기를 말하는데, 근육을 제대로 쓰지 않아 고기색이 붉은 빛을 띠지 않고 허여멀건한 색이다. veal은 이가 없는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부드러운 육질, 한 마리의 송아지에서 나오는 적은 양 등을 이유로 가장 값비싼 소고기가 되었다.
미식가들이 많은 유럽에서는 veal을 생산하기 위해 송아지를 가혹하게 키우는 경우도 있다. 갓 태어난 송아지를 직사각형이 된 우리에 가두어 꼼짝 달싹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미량의 철분을 섭취하게 되면 육질이 붉게 변하기 때문에, 극소량의 철분이라도 들어있는 사료는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극히 일부에서 행해지는 것이며, 대부분은 두 가지 방법으로 사육된다. 하나는 우유 중심으로 키워져 8개월 이전에 도축되며, 또 다른 하나는 일반 사료는 아예 주지 않고 건초만을 제공한 뒤 10개월 전후에 도축하는 방법이다.
[예문] The practice of rearing suckling calves in dark crates for veal was banned.
송아지 고기를 얻기 위해 젖먹이 송아지를 어두운 나무 궤짝에서 기르는 관행은 금지됐다.
이렇게 몇 개월간 키워진 송아지는 도축되어 비싼 가격의 veal로 호텔이나 유명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제공되는 최상품 소고기 요리가 되는 것이다. veal의 최대 소비국가로는 음식의 나라인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이 두 국가는 현재 EU가 생산하는 veal의 70%를 소비하고 있다. 현재 EU에서 연간 생산되는 veal은 80만 톤에 이른다.
그런데, 과연 어느 정도 키운 송아지가 veal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EU 소속 국가들 간에 그 동안 논란이 있어 왔다. 즉, 어떤 나라에서는 붉은 색이 도는 송아지 고기를 veal로 팔고 있고, 어떤 나라에서는 하얀 색의 고기만을 veal로 인정해 온 것이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EU 소속 농림부 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8개월 미만의 송아지만 veal로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나이가 8개월 미만인 송아지에는 X자 낙인이 찍혀 veal로 인정받게 되며, 8개월 이상인 경우는 Y자 낙인이 찍혀 beef가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 병아리, 고양이 세끼를 영어로는 각각 calf, foal, pup[puppy], chick, kitten[kitty]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