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바람은 따뜻해도 하늘 끝에서 나오고, 3월 바람은 차가워도 꽃끝에서 나온다고 하지요. 삼월 꽃샘바람에 여기저기서 산수유 꽃망울이 톡톡 터지며 봄소식이 들려옵니다.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면 본격적인 농사일이 시작됩니다.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에서 일년 농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소식를 듣고 해나루 육묘장으로 향했습니다. 고대에서 태어난 해나루 육묘장 김기철 대표는 벼 농사를 지으며 이웃분들의 부탁으로 조금씩 모종을 키워주다가 본격적으로 하우스를 지어 육묘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기철 대표는 지역 농가들의 의뢰를 받아 농민들이 원하는 시기에 차질 없도록 건실한 육묘를 보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육묘장에 들어서니 여름바다 푸르른 물결처럼 쫙 펼쳐져 모종들이 한눈에 들어와 시나브로 힐링이 됩니다.
해나루육묘장은 농부들보다 한계절 앞서 농삿일을 시작하는데요. 겨울이 시작되는 12월부터 보일러와 온풍기를 돌려가며 비지땀과 노고로 모종을 열심히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씨앗의 종류대로 흙에 담아 수분 주기하여 발아실에 넣고 온도와 습도를 맞춰 싹을 틔워 하우스로 이동하며 고품질 육묘를 생산하기 위해 겨우내 봄을 준비한다고 하네요.
해나루 육묘장에서는 미니 직거래 장터를 열어 직접 농사지은 해나루쌀ㆍ호박고구마등을 판매도 하며 상추, 토마토, 파프리카 등 모종심기체험도 가능한데요. 오늘은 상추 좋아하는 가족들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상추심기 체험을 함께 해 보겠습니다.
체험장으로 향하는 길에 강아지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아이들의 발길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아 먼저 하우스에서 식재할 상추를 골라 보겠습니다. 해나루육묘장에서는 가족 단위로 와서 신선한 모종을 직접 골라 심는 체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배 방법과 관리요령을 배울 수 있습니다.
포트안에 종류별로 상추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는데요. 상추는 깻잎과 함께 한국 요리에서 쌈채소로 가장 많이 생식하는 앞채소인데요. 김기철 대표가 재미있는 상추이야기도 알려 주었습니다.
상추는 중국을 거쳐서 전래되었고 생채(生菜)라고 불렸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추'라고 불렸습니다. 1988년까지 '상치'가 표준어였지만, 현재는 '상추'가 표준어입니다.
상추는 고대에 전래되어 한국 특산물처럼 되었는데요. 특히 상추쌈은 다른 나라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생채소를 싸서 먹는 방식인데요.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고구려의 특산품이기도 했고, 최전방 병사들의 군량으로도 지급되기도 할 정도로 상당히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이 대중적으로 먹어온 채소라고 합니다. 당시 수나라 사람들은 생채소로 쌈을 싸먹는 방식을 신기하게 여겨 매우 비싼 값을 주고 종자를 수입하기도 했는데, 이때 나온 이름이 바로 '천금채'입니다.
또한 고려 시절 원나라로 끌려간 공녀들이 고국을 그리워하면서 재배해 쌈으로 먹었던 채소도 바로 상추인데요. 몽골에서는 잘 먹지 않았던 채소쌈 방식과 상추가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원나라 시절 소위 고려양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기도 했다고 하니 우리나라 국민들이 상추를 좋아하는 역사의 뿌리가 엄청 길고 깊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해나루 육묘장에서는 상추, 깻잎 , 쑥갓, 대파, 참외, 수박, 여주, 호박등 70여가지의 모종들을 키우고 있는데요. 일반 소비자들과 농약사들의 주문 예약으로 키워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콕생활이 많아진 시민들을 위해 물망초, 비올라, 팬지, 호야, 스토크류 등 각종 꽃모종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질, 로즈마리, 애플민트, 장미허브 등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기철 대표와 함께 상추를 식재하고 상추 재배방법과 수확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상추가 자라면 아랫잎을 따서 수확을 하면 됩니다. 이때 아랫잎을 줄기에서 바짝 따주어 줄기에 붙어 있는 상추 잎이 남아 있지 않게 합니다. 줄기에 덜 딴 잎이 남아 있으면 이 부분이 짓물러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공기가 안 통해 잎이 상한다고 합니다
상추식재를 마치고 물조리개로 충분히 줍니다. 상추는 하루에 두번씩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면 되는데요. 오늘 식재한 상추로 봄기운 가득한 쌈채소를 넉넉하게 즐길 수 있을것 같습니다.
해나루육묘장에서 공공기관이나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위한 체험교육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당진시급식센터 관계자들이 학생들 교육을 위해 식재체험도 하고 교육받는 모습입니다.
씨앗부터 키우는 환경 등에 관한 지식을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많이 알려주기 위한 체험을 통해 교육도 받고 힐링의 시간도 갖는 일거양득의 시간이네요.
육묘장에서 체험을 마치고 나오니 마침 사모님께서 고구마를 정리하며 맛을 보여주셔서 먹어봤는데요. 왜 당진해나루 고구마가 타지역의 고구마보다 가격이 높은데도 없어서 못파는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해나루 육묘장에서는 늦 여름에는 일반 배추 모종도 판매하고, 가을에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많은 항암배추와 일반배추도 절여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기철 대표는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모종을 직접 골라 구매한 소비자들이 고맙다며 정성껏 키워서 열매가 열린 모습을 사진찍어 보내주십니다. 또한 고추 모종 사가신 소비자들이 병해 없이 수확이 잘되서 너무 감사하다며 오다가다 인사하러오신 분들도 계세요. 육묘장 일이 힘들지만 이런분들 때문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지친분들이 아이들과 고대 함께 우리 육묘장에 찾아와 모종심기 체험을 통해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건강한 먹거리를 키우며 자연과 더불어가는 삶을 아이들과 함께 가지며 모두에게 활력이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