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 2023-5-12 (토)
o 날씨 : 흐린후 맑음
o 산행경로 : 성삼재휴게소 - 고리봉 - 만복대 - 정령치 - 고리봉 - 세걸산 - 부운치 - 팔랑치 - 바래봉 - 덕두산 - 구인월
o 거리 : 23km
o 소요시간 : 9시간40분
o 바래봉 지명도 : 블랙야크 '100대 명산', 한국의 산하 '인기명산 78위'
o 산행정보 : 성삼재, 정령치, 고리봉, 세걸산, 바래봉, 덕두봉, 구인월
o 일행 : 좋은사람들산악회
o 트랙 :
▼ 코스지도
한번은 가봐야지 했던 생각을 오늘 실행했다. 성삼재에서 구인월까지 약 22km 정도의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길, 오랜만의 무박산행이라서 그런지 이른새벽에 성삼재에 도착해서도 잠이 쉽게 떨어지질 않는다. 성삼재에는 지리산을 찾아온 무박산꾼들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성삼재휴게소에 있는 편의점은 덩달아 대박이 났고^^
[성삼재의 유래] 삼한시대에 진한 대군에 쫒기던 마한왕이 전쟁을 피하여 지리산으로 들어와 심원계곡에 왕궁을 세우고 적을 막으며 오랫동안 피난생홍을 하였다고 하여 그때 임시 도성이 있었던 곳을 달궁이라 불렀다. 그 당시 마한왕은 달궁을 지키기 위해 북쪽능선에 8명의 장군을 배치하여 지키게 하였다 하여 팔랑치(八郞峙), 서쪽능선은 정장군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다 하여 정령치(鄭嶺峙), 동쪽은 황장군이 맡아 지키게 하였다 하여 황령치(黃嶺峙), 그리고 남쪽은 가장 중요한 요지이므로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을 배치하여 방어케 하였다 하여 성삼재(姓三峙)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안내판)
새벽4시를 조금 앞두고 성삼재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막복대 탐방로를 따라 오늘 산행을 시작. 당동고개를 지나고 (작은)고리봉을 지날때까지도 새벽어둠은 가실줄 모른다...
몰려든 인파(?)에 (작은)고리봉은 정상석 사진만 찍는 것으로 인증을 대신하고....
이곳 고리봉을 작은 고리봉이라고 하고, 정령치 윗쪽에 있는 고리봉은 큰고리봉이라고도 한다. 작은 고리봉을 지나면 성삼재에서 올라온 것 만큼 하강하여 묘봉치에 이른다. 몇년전 겨울이 끝나갈 무렵 백두대간길에 이곳을 지났는데 그때는 눈길이었고 지금은 계절의 여왕 5월이라 사뭇 다른 느낌이다...
묘봉치에서 다시 만복대를 향해 상승한다. 숲길을 벗어나 능선길에 접어들면서 어둠도 서서히 걷히고 있다. 새벽바람이 싸늘하다. 습도까지 높아 피부로 느껴지는 기온은 초겨울 같은 기분이다...
이른 새벽시간이지만 만복대에도 산꾼들로 만원이다. 지난 백두대간길에서는 한밤중 같은 어둠속이어서 인증을 못했는데 오늘은 줄을 서서라도 인증을 하고...
옷을 파고드는 찬바람과 안개를 뒤로하고 서둘러 만복대를 내려왔다. 정령치로 이어지는 등로에는 수많은 철쭉이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그래 5월 산행은 이런 맛이지~~
정령치 주차장에도 제법 많은 차들이 보인다. 이곳을 찾아온 산객들은 이곳저곳에 모여앉아 휴식도 하고 요기도 하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은 높은 습도와 안개 때문에 제모습을 감추고 있다...
[정령치]는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과 신내면 경계에 위치하고 지리산 서북능선 중간의 해발 1172m 고개로서 1988년 개설된 지방도 737호선이 통과하며 북으로 덕유산, 남으로 지리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다.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 의하면 정령치는 기원전 84년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鄭)씨 성을 가진 장군으로 하여금 성을 쌓고 지키게 하였다는데서 유래되었으며, 신라시대 화랑이 무술을 연마한 곳이라고 한다. 동쪽으로는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성삼재와 왕시루봉 북서쪽으로는 남원시 조망이 가능하다. (안내판)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서북능선의 철쭉과 건너편으로 보이는 장쾌한 주능선도 보려 오시라...
정령치에서 잠시 장비를 정돈하고 큰고리봉을 향해 다시 고도를 높힌다. 도중에 '진달래와 철쭉 이야기' 그리고 '정령치 차단성' 이야기도 읽어보고...
숲길을 벗어나는가 싶더니 눈앞에 암벽이 나타나고 바위사이에 핀 진분홍의 산철쭉이 화려하고 화사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큰고리봉 정상부이며 이곳은 산철쭉 군락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산철쭉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건너편으로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기에 진사님들이 출사장소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오늘도 네댓분의 진사님들이 지리산의 움직임과 순간의 변화를 담고 계시고...
[고리봉]은 지리산 능선 서쪽에 위치하며 북동쪽에 세걸산, 남서쪽 2.5km 지점에 위치하는 만복대를 마주보고 있다. 만복대를 지나 작은고리봉까지 7.5km 성삼재휴게소까지 8km 떨어져 있다. 고리봉에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옛날 큰 홍수가 일어나 세상이 물에 잠기게 되자 겨우 목숨을 건진 몇사람이 배를 타고 표류하다 고리봉을 발견하고 배를 고리에 묶어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고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큰고리봉에서 좌측 고기삼거리 방향은 대간길이고 서북능선은 바래봉 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큰고리봉에서 세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숲길, 꽃길, 암릉길이 지루하지 않게 반복되고...
세걸산도 조망포인트다. 건너편으로 지리산 주능선은 물론 오늘의 남북으로 뻗은 서북능선도 장쾌하게 조망되는 곳이다...
[세걸산]은 운봉읍의 공안리와 뱀사골 반선과의 한가운데 솟아있는 해발 1207m의 산봉우리다. 북으로는 덕두산, 바래봉 그리고 잠으로는 고리봉과 만복대와 가지런히 하나의 산줄기 위에 늘어서 있는 산의 하나로 지리산 원줄기의 서부지역을 차지해 지리산국립공원에 속한다. 세걸산 줄기는 행정적으로 남원시 운봉읍과 산내면의 분수령이 되는 바 이곳 계곡물은 서쪽으로 지금의 학생교육원의 공안천을 지나 운봉평야의 젖줄인 광천으로 흘러 낙동간 근원의 한가닥이 되고 있다. 세설산 계곡물은 아주 맑다. 그래서 삼한시대부터 이 계곡물로 쇠붙이를 다루어 솥을 만들고 거기에서 유래한 지명이 바로 수철리라고 부르는 마을이다. 이 산은 정령치 또는 덕두산에서 바래봉까지 종주하고 운봉읍 공안리나 반선에서 횡단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안내판)
세걸산을 지나면 작은 파도를 타면서 세동치와 부운치 그리고 부운봉을 지나 철쭉의 명소 바래봉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직 절반도 못 왔는데 허벅지에 탈이 생겼다. 가야할 길은 아직 멀고 중간에 탈출할 장소도 마땅치 않다. 세동치에서 중탈을 할까 했지만 아무래도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는다. 속도를 늦추어 고장난 허벅지를 살살 달래면서...
[부운치]는 세걸산과 바래봉 사이의 안부(鞍部; 산의 능선이 말안장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로, 정령치(1,172m)~고리봉(큰고리봉, 1,305m)~세걸산(1,216m)~세동치(1,110m)~부운치(1,140m)~팔랑치(1,010m)~바래봉(1,167m)이 이어져 있다. 바래봉은 세석평전과 함께 전국에서 으뜸가는 철쭉군락지인데 바래봉에서 부운치로 이어지는 능선의 철쭉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부운봉을 지나면 눈앞으로 아름답기로 유명한 바래봉의 철쭉 군락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냉해를 입어 예년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온 산을 뒤덮고 있는 철쭉은 많은 산객들과 행락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살살 달래긴 했지만 오르막길에서는 허벅지의 뒤틀림이 반복된다. 바래봉 일대의 등로는 오르내림이 크지 않아 수월하긴 한데 거리가 길어지면서 허벅지에 가해지는 몸무게의 부담이 심해지고...
이런... 바래봉 아래 샘물에서 식수를 보충하려고 했는데 '식수부적합' 이라고 한다. 수분이라도 충분히 채우면 허벅지의 뒤틀림이 조금 덜하겠거니 생각했었는데...
바래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면의 철쭉이 압권이다. 온 산을 뒤덥은 것은 아니지만 큼직하게 여러개의 철쭉덩어리가 예쁘게 무리지어 있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바래상 정상석 앞에서는 때아닌 정체가 벌어지고 있고...
[바래봉]은 높이가 1,167m로, 지리산의 수많은 봉우리 중 하나이며, 세석평전과 함께 전국 제일의 철쭉군락지로 유명한 곳이다. 산의 모습이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바래봉이라고 부른다. 정상 주변은 나무가 없는 초지이며, 산세가 둥그스름하고 가파르지 않다. 팔랑치, 부운치, 세동치,세걸산, 정령치로 능선이 연결된다. 군데군데의 초지에 철쭉이 무리지어 있고, 이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정상에서 팔랑치까지의 1.5㎞ 구간이다. 바래봉의 철쭉은 사람의 허리나 키 정도 크기로, 4월 하순에 산 아래에서 피기 시작한다. 매년 철쭉제가 열리며, 5월 하순까지 즐길 수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
과거 익산 근무시절에 직원들과 함께 바래봉에 왔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때도 인파가 몰려 정상석 뒷면으로 인증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어쩔수 없이 같은 방법으로ㅋ...
바래봉에서 부터는 덕두산을 지나 구인월로 이어지는 하산길이다. 대략 5km 정도인데 온 신경을 뒤틀린 다리를 어르고 달래는데 집중하는 바람에 사진도 몇장 남기질 못했다. 대부분이 숲길이라 딱히 포토포인트라고 할 곳도 없었지만...
[덕두산]은 높이 1,151.5m이며 백두대간의 주맥에서 벗어나 고리봉에서 동북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의 맨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산줄기는 운봉읍과 인월면, 산내면을 가르며 동쪽으로는 만수천의 뱀사골이 서쪽으로는 운봉천과 남천으로 분기되다가 하나로 합류하여 낙동강으로 빠져 나가는 산지이다.
일명 흥덕산(興德山)으로 불리는데 전설에 따르면 산기슭에 있는 ‘용마름산’이 옛적에 자꾸 움직이자 어느 도사가 칼로 산을 갈라서 석축을 쌓고 산을 못 움직이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용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곳을 갈라놓아서 용이 멈추어 형성된 산을 용산(龍山)이라 이름하였고, 현재 축산연구소 옆에 자리하는 용산리라는 지명이 실재하고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
허벅지에 탈이 나는 바람에 두시간 정도는 더 소요되었지만 중탈하지 않고 무사히 하산한 것을 다행이라 생각된다. 하산지점에 땀을 씻을 곳이 마땅찮은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경로당 주변에 수도꼭지 하나쯤 있을만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