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전역에 걸쳐 있는 봉래산은 어머니 품과 같은 형상이다. 자식이 어머니 품을 떠나면 살 수 없듯이, 영도 주민은 이곳을 떠나서는 잘 살 수 없다. 봉래산 삼신할매 산신령은 자식을 품어주려는 어머니처럼 영도에 살 때는 보호를 해주고 밖에 나가면 고생할지 걱정한다. 영도 삼신할매는 한편 욕심이 많아서 영도로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만 밖으로 떠나는 것은 싫어한다.
주민들은 봉래산 정상(395m)에 있는 삼신할매 바위를 신성한 장소로 여겨 함부로 올라가지도 않으며, 그 주변에서 합장하거나 기도한다. 봉래산 삼신할매는 봉래산의 산신으로 해석된다. 이곳에 좌정한 삼신할매는 영도 주민의 운명을 좌우할 만한 영험한 산신이다. 특히 영도에 살던 주민이 삼신할매가 보이는 곳으로 이사를 가면 3년 안에 망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영도에 살면서 삼신할매 덕에 부자가 돼서 나간 많은 사람도 영도 밖으로 나가 그 재물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영도의 주민은 섬사람으로, 육지 주민에 비해 순박하고 때 묻지 않은 심성을 가졌다. 또 영도에 사는 사람끼리는 상부상조하며 단결력과 협동심도 높았다. 따라서 영도에 정착하면 향토색이 강해지고 이사를 잘 가지 않았다.
영도에 살다가 육지로 나가 잘 모르는 사람 때문에 사기를 당하거나 속는 사례도 있었다. 영도 삼신할매에 얽힌 속설은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을 상징하는 것이다. 영도 삼신할매가 이곳을 떠난 사람에게 해코지한다는 속설은 일본인의 간계로 생겨났다. 일본인은 "영도 지형이 일본으로 날아가는 새의 형상"이라고 호도하며 "이곳에서 돈을 모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 절명한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퍼뜨렸다. 실제로 영도 삼신할매는 영도를 떠난 사람에게 심술을 부리는 게 아니라 외지로 나간 영도 출신 사람들이 겪을 어려움을 미리 예견하고 방지하려는 것이다.
봉래산 삼신할매는 산삼과 불로초를 기르고 있으며, 영도 사람의 안위를 지켜주며, 국가적 위기가 닥쳐올 때 부산 사람을 지켜줄 비밀을 감추고 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