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piaolaoshi01]

지렁이

장마철 비가 멈추면

여기저기서 지렁이가 출현한다.

운이 좋은 녀석은 풀밭같은 곳을 기어다니다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고

사람 눈에 띄는 녀석은

당연히 인도 위를 기어다니다

밟혀 죽거나 말라죽을 불운을 겪게된다.

지렁이 중에 유독 거대해서

마치 뱀처럼 보이는 개체가 보였다.

물론 주변에는 벌써 밟혀죽은 것들도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자기 운명도 모르고

보도 위를 기어다니는 그 큰 녀석을

구원하기로 맘먹었다.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다가 지렁이를 옮기려고하자

이녀석이 아주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자기를 살려주려고하는 나를 '보는 눈'이 없으니

잡아죽이는 줄 알고 발광을 할 수 밖에...

여러차례의 발광을 인내하면서 

안전한 풀숲으로 그녀석을 옮겨주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지렁이를 보면서,

어쩌면 날 구원하려는 사람이 

도와주려는데

내가 그 뜻도 모른 채

그가 날 죽이려한다고 생각하고

발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김찬수]

지렁이를 보면서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찬수]

무슨 꽃인데 예쁘네요.

[piaolaoshi01]

'부용'입니다. 중국에서는 부용이 연꽃이기 때문에 '목부용' 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