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똥 교장 선생의 초등 교육 이야기
저- 윤태규
출- 보리
독정-2023.12.5.화
<똥 교장 선생의 초등 교육 이야기는 행복학교 행복교육 이야기>
◉ 자칭 ‘똥 교장’이라고 내세운 제목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초등 교육 이야기를 읽어보면 아이들을 유독 좋아한 교육자의 모습이 크게 다가와 보인다.
-교장실에 ‘이야기 교실’을 열어 아이들을 초대한다. 교장한테 들은 이야기는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전해지고, 집에서 들은 이야기는 다시 교장실 ‘이야기 교실’로 배달되며 교장과 친구되는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 똥 교장은 아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도 소소히 살피며 애정으로 바라보고 칭찬으로 키워내는 교육자이다.
-학교 신문을 만들면서 아이들과 동시 공부도 재미있게 한다.
예) 소나무 몸통에 털이 났다/ 옆의 참나무가/ 킥킥 웃는다- 리기다소나무:상인초 1학년 정서현
-운동회 날 6학년 선영이가 뛰다 넘어진 새롬이의 배턴을 주워 주고 달리자, 교장은 ‘오늘 우승은 6학년 모두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모습은 선배인 중학생 여러분에게 배운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중학생들에게도 크게 손뼉을 쳐 줍시다.’ 하며 두루 마음을 살펴 구경 온 중학생의 애교심까지 끌어내는 안목으로 학교 경영을 하는 분이다.
-위험한 사금파리를 맨손으로 들고 와 어디에 버리면 좋으냐고 묻는 아이에게 ‘여기 내려놓아라. 내가 장갑 끼고 치울 테니까’ ‘괜찮아요. 살살 걸으면 안 다쳐요.’ 고집하는 아이를 보며, ‘세상에 페스탈로치 같은 아이가 우리 학교에 있다니!’ 감탄한다.
-식판의 음식을 싹싹 긁어 먹는 학생도 지나쳐 보지 않고 손재주가 있으니 장래 희망인 의사가 되면 훌륭한 의사가 되겠다고 칭찬으로 키워낸다.
◉ 똥 교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소통하며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간다.
-초코 우유로 바꿔 주겠다고 회장 공약을 한 아이의 고민을 상담으로 해결해 주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국장의 의견도 경청해 보는 교장이다.
“거짓 공약을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공약과 당락은 별개이니 이 일을 두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는 말에 헛된 공약을 한 학생에게 아침 방송에서 사과하게 해서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1학년과 소통 칠판에 주고받은 이야기도 재미있다.
1학년이 1층에서 4층 도서관에 드나들기 힘들다고 1층 교실을 4층으로 바꿔 달라고 소통 칠판에 적자, 교장은 ‘1학년이 올라가면 다른 학년이 내려와야 합니다. 내년이면 한 층 올라가니 참아주세요.’ 했다. 아이는 ‘그래도 바꿔 주세요(그래도 바꿀 수 없음)’ 그러자 ‘교장 선생님 바꿔 주세요(뭣이 교장을 바꿔 달라고?). 잘못 읽으면 교장 선생님 다음에 쉼표가 없어 교장을 바꿔 달라는 이야기로 읽히게 되는 재미도 짚어내는 인품이 넉넉한 분이다.
◉ 똥 교장은 제자들과 격이 없이 지내왔다. 한 예로, 제자들과 전국노래자랑 대회에 나가 참가 동기를 묻는 사회자에게 제자 왈
“36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이었던 우리 선생님이 환갑을 맞았는데 추억 만들어 드리려고요. 그런데 우리 선생님은 음치입니다. 그래서 6학년 때 음악 수업을 한 시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바람에 우리는 음치 탈출을 위해 만날 때마다 노래방에서 피나는 노력을 해서 음치 탈출을 했다고 자랑 하러 선생님 모시고 나왔습니다.”
“선생님 사실입니까?”
“음치는 사실인데 음악 수업을 몇 시간은 했으니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제자와 선생이 나누는 대화에 심사장에 폭소가 터져 나오고 우리 팀의 들뜬 마음은 풍선이 되어 제자들 머리 위로 둥둥 떠다녔다.
◉ 학부모 스스로 학교 일에 협조하고 싶어 하는 학교 분위기 형성은 ‘교육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분의 원만하고 넉넉한 인품이 끌어낸 열매라 여겨진다.
-보기 싫은 복도 벽에 6학년 소연이는 상업 그림 전문가인 엄마에게 자기 졸업 선물로 그려달라고 부탁해서 ‘어린 왕자’를 탄생시키고, 다른 한 가족은 복도바닥에 돗자리를 깔아놓고‘여기가 최고의 피서지입니다.’며 벽화를 그린다.
“복도는 에어컨도 안 되는데 더워 먹으면 어쩌려고요?”(교장 말)
“안 그래도 국악 선생님이 전깃줄을 길게 연결해서 선풍기를 켜준다고 했습니다.”(학부모 말)
이렇게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힘 모아 학교 일을 즐겁게 하는 학교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이런 학교가 되기까지 학부모들에게는 연수라는 말 대신 ‘학부모 수다 시간’‘아버지 막걸리 시간’ 등으로 어울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틈새 놀이마당’과 ‘숲속 학교’ 프로그램으로 쉬는 시간과 놀이 시간을 길게 해주며 교장은 아이들의 진심을 대변한다.
‘아이들은 다음 공부 시간을 위해 잠깐 쉬는 게 아니라, 잠깐 쉬는 시간을 위해 공부 시간을 견딘다. 마음껏 놀 수 있는 점심시간이 있어서 하루 여섯 시간 공부도 거뜬하게 견딘다. 공원이 사라진 오늘날 동무들과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곳은 학교뿐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바로 읽고 행복 학교를 만들어가며 행복 교육을 해온 이야기이기에 이 책의 제목 밑에 부제로 『행복학교 행복교육 이야기』라고 붙이고 싶어진다. (14쪽-28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