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지도력
-국민은 무엇을 사랑 하는가-
마가다왕국(*)의 왕 아자타샤트루가 갠지스 강 북쪽의 나라인 밧자국을 침공하기 전 사신을 보내 석가에게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 석가와 왕과는 전혀 만남도 없었던 사이다. 이때 석가는 사신에게 밧자국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밧자국 사람들이 자주 모임을 가지고 상호간의 의사를 자유롭게 나눈다는 말을 들었는가-언론의 자유><그들은 서로가 화합하여 인민의 의견을 존중해서 일을 처리하는가-의회민주주의><그들은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그 전 제도를 버리지 않고 예전부터 내려온 법과 양풍미속을 지키고 있는가-장기집권을 위해 뜯어고치는 행위><그 나라 사람들은 나이 많은 연장자를 잘 공경하는가-사회복지의 실현><그 나라는 부녀자나 소녀들에게 강압적으로 말을 듣게 하지 않는가-부도덕한 관료나 정치인>< 조상에 대한 제사를 게을리 하지 않는가-역사와 미풍양속의 존중><수행자를 존경하고 이웃나라의 수행자들이 내왕하면서 그 나라에 머물기도 하는가-종교의 자유>
마가다왕국의 사신은 밧자국은 그 같은 것들을 모두 잘 지키고 있다고 대답하자 석가는 “이러한 일들을 잘 지키고 있다면 밧자국은 앞으로도 번영할 것이며 결코 쇠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을 주었다. 마가다왕국은 결국 밧자국을 침공하지 못했다.
요즘의 세상은 연일 촌극이 빚어지고 정치판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속담이 제격이다.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 자행되던 일들이 오늘 또 반복된다. 밧자국의 통치와는 역행되는 잘못된 궤도로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
전국 228개 시군구의 절반인 113곳이 소멸위험에 처해있고, 2021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일본을 따라 잡을 듯이 고령화 사회로 빛의 속도로 진격하고 있다.
동네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유모차에는 아기대신에 강아지가 눈과 귀를 쫑긋거리고 피서지에서도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가 밤을 깨운다.
생산가능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외국인 없이는 쌀 한 톨도 추수하기 어렵다. 40억 원 이상의 주택이 즐비한 강남에서도 한 집에 시집장가를 가지 않은 자식들이 부모와 동거 아닌 동거를 해야 하는 씁쓸한 집들이 허다하다. 정부는 국세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12조 더 걷혔다고 하지만 언론은 15조 적자, 2021년 중앙정부 통합재정수지는 –30조원 등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도 통계마다 달라 혼란스럽다.
선진국이라면서 지난 10년간(2010-2020)저개발국에 대한 환경지원 ODA규모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0년에도 물 폭탄을 맞아 청와대 앞 광화문이 침수되고 2022년에도 강남이 침수되는 등 기후변화가 눈앞에서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근본 대안마련은 없이 지하주거시설만 폐쇄한다는 것이 대책이란다.
서울은 홍수로 융단폭격을 맞고 어질어질한데 부산 등 남쪽지방은 가뭄으로 조류독성물질이 창궐하여 식수마저 위협받고 있다.
2023년부터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류되는 방사성물질이 70여일이 지나면 제주도앞바다에 도착하는데 국가적 대응은커녕 사전감시와 처리기술에 대한 실행방안은 명확치 않다. 핵폐기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영국 등 유럽에서 공부한 전문가들은 국내 관련기관에 취업도 되지 않아 일부는 다시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싫고 한국을 떠나고 있다.
2020년 기준 수입농산물 중 옥수수의 92.6%, 콩의 79%가 GMO 농산물로 세계 최상위 GMO 농산물 수입국이면서 우리의 식탁에서는 여전히 콩기름으로 달걀 후라이를 해먹고 있다.
종교계는 서민도 내는 세금을 내지 않고 있으면서 재개발의 틈바구니에서 수백억 원의 협상금을 받아 사회봉사보다는 결국 자식에게 대물림한다.
선량한 마음으로 낸 자선기금을 받은 사회단체는 개인의 재산증식으로 활용하며 그 자금으로 정치권과 결탁하여 평생을 아픔으로 삭힌 위안부를 또 한 번 울리게 했다.
노동조합의 일부 간부들은 자신들만의 세력집단으로 성장하면서 직계가족에게 대물림하며 노동자의 상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 기쁨의 부활을 만끽 할 수 있을까.
가난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소박한 미소를 지을 수 있으며 청춘 남녀가 사랑을 품고 아이가 태어나는 탄생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국가의 대통령은 국민의 부름을 받은 시종이다. 국가를 국민의 삶을 위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개혁하고 혁신하려면 시대적 조류에 따라 강력한 지도력과 각료, 비서실 등 구성원과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훌륭한 지도력은 원칙도 유형도 공식도 없다. 시대적 상황에 적합하게 지도력을 발휘할 때 성과는 높아지고 역사적 평가는 존중된다.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면서 그 실적을 평가할 때는 명증하고 엄격해야 한다. 국민 누구에게도 납득이 되어야하며 촌로에게도 인정받아야 한다.
자신들만의 잣대로 실적이 과잉 포장된다면 그 이후의 어떤 행위도 신뢰받을 수 없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전라도나 경상도나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충성도는 신뢰 속에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을 때 그는 충실한 맹장이 되고 지장이 된다. 인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군 속에서도 찾아내어 가장 강력한 권력을 쥐어줘야 한다, 단물만 빼고 적당한 직책을 주고 추방해서는 지도자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 조짐이 흔적처럼 있어도 충성도는 낮아지고 결국 배신자가 되고 적이 된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모든 부처나 산하기관은 하던 일만 반복적으로 할 뿐 어떠한 미래설계도 하지 않는다. 정권말기부터 정권 초기까지 많은 시간들을 초미세먼지처럼 그렇게 날려버리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인도의 밧자국 같은 나라에 살고 싶을 뿐이다.
*마가다는 기원전 321년까지 북인도의 비하르 남부를 중심으로 존재하던 십육대국 국가이다. 십육대국들 중에서도 제일 강력한 국력을 지녔던 국가로, 하리얀카 왕조 시대에 앙가, 코살라, 밧지 등을 정복하면서 영토를 확장하는 등 16대국 통일의 기틀을 다졌으며, 난다 왕조 시대에는 16대국 국가들을 정복하였다. 당시 인도 최강의 국력을 자랑하였지만, 이 시기를 전후로 점차 쇠퇴하다 기원전 321년경 마우리아 제국의 창건자인 찬드라굽타 마우리아에 의해 멸망하였다. 불타 석가모니는 마가다의 수도인 왕사성 밖에 있는 가시굴산에 머물고 있었다.
(환경경영신문, ww.ionestop.kr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환경경영학박사, 문화평론가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