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추 제81편 옹저(癰疽)
한사로 인해 영기, 위기의 순환이 저해되고, 거기에 열이 모여서 마침내는 옹이나 저가 생기는 이치를 설명하고, 여러 가지 옹저의 종류를 상세히 설명한다.
또한 옹저에는 현재 암이라 일컫는 것도 포함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난치라고 할 수 있는 질병의 편으로써 영추 81편의 종편으로 삼는데, 이 옹저의 치법은 다시 거슬러 올라 제1편의 9침 12원편을 정구해야 한다.
전 81편의 총괄이라고 할 수 있는 9침편을 78편에 놓고, 이러한 배치를 한 것은 최후에 옹저편이 끝난 다음에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서 마치 고리의 끝이 없는 것과 같이 설명되는 인체의 12경맥의 흐름과도 같이 끝내고는 다시 시작하는 침술 학습의 태도를 원전의 편자들이 넌짓이 암시한 의도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황제께서 기백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나는 다음과 같이 들은바가 있소. 위장은 음식물을 받아들여서 소화 흡수하는 곳이다.
거기서 유출된 정미는 상초에서 위기로 되어 가서 기육의 사이를 따습게 하고, 골절을 기르며, 주리를 조절한다.
정미는 또 중초에서 영기로 되어 나가서 마치 우로가 대지를 적시는 것처럼 대소의 육이 이어진 곳에서 점차로 말단의 손락에 까지 삼투하여 진액을 조화시키고, 수분과 작용하여 붉은 혈로 된다.
혈행이 순조로우면 손락에 충만하여 낙맥으로 주입되고, 낙맥에 충만해지면 경맥으로 유입한다.
그리하여 음양 내외의 혈기가 충분해지면 호흡에 의하여 전신을 순환한다.
이 순환의 속도는 1호에 3촌, 1흡에 3촌 즉 1식에 6촌 진행하여 2각으로 전신을 1주한다.
이는 천의 운행과 동조하여 휴지하는 일이 없이 이루어진다.
고로 이 혈기가 운행하는 통로인 경맥상에 이상이 있으면 맥진으로 그것을 찰지하여 조화시켜야 한다.
그 방법은 사기가 충실한 것은 허하게 하는 것이며, 사기의 실을 제거한다.
그러기 위해 사법을 써서 유여의 분을 사하면 된다.
조금 빨리 발침하면 사기가 감소된다. 유침법을 취하면 병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또 정기가 허쇠한 것을 실하게 하는 데는 정기의 허쇠 상태를 없애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법을 써서 부족한 정기를 증가시켜 준다.
이리하여 경맥의 혈기가 조화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건전해진다.
그런데 나는 이미 경맥의 혈기의 조화 여부의 이치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데, 옹저가 발생하는 이치, 그것이 호전되는지, 악화되는지의 시기와 사생의 경계에서 가까운지 먼지, 이런데 대한 지식이 없소.
이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가르쳐 주기 바라오.
기백이 아뢰었다.
인체내를 경맥이 순환하여 일시도 휴지하는 일이 없는 것은 천지의 운행과 동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의 운행 상태와 어긋나면 일식이나 월식이 생깁니다.
지상의 산야에 맥이 어긋나면 하천이 범람하고, 초목은 시들며, 곡물은 여물지 않고, 도로가 불통이 되어 사람들은 왕래를 할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도시 촌락은 연락이 두절되어 고립됩니다.
경맥을 흐르는 혈기에 있어서도 똑같습니다. 경맥을 영기나 위기가 순환하여 일시로 휴지하는 일이 없는 것은 천의 별의 움직임이나 지에 하천의 흐름과 같습니다.
그래서 한사가 경맥이나, 낙맥에 깃들이면 그 속에 혈의 흐름이 삽해 집니다.
혈류가 삽하면 점차로 흐르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맥외를 통하고 있는 위기도 그 흐름이 저해되어 여기에 모여서 흩어지지 않습니다.
그 결과로써 옹창이 생깁니다.
그것은 한기와 위기가 상박하여 변화해서 열로 되기 때문입니다.
열이 심해지면 육이 썩습니다.
육이 썩으면 농이 생깁니다. 이 농을 배제하지 않고 두면 그 다음에는 근이 문드러집니다.
그 다음에는 골이 상합니다. 골이 상하면 골수가 소실되어 골에 간극을 채울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옹을 절개하여 배농하지 않으면 혈을 손모하여 근골이나 기육을 양육할 수 없습니다.
그대로 방치하면 경맥이 부패하여 누출되고, 심한 열기가 5장을 훈작 손상하여 마침내는 죽게 됩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부디 옹저의 명칭과 형태와 금기를 설명해 주오.
기백이 아뢰었다.
옹이 목안에 생긴 것을 맹저라 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화농합니다. 화농하여 농을 배출하지 않으면 목이 막혀서 반일만에 사망합니다.
배농하고 돼지기름을 찬 음식물에 섞어서 먹으면 3일 이내에 낫습니다.
경부에 생긴 것을 요저라 합니다.
이 옹은 크고 적흑색을 띱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열기가 연액에서 내부로 침입하여 또 전면에서는 임맥을 손상하며, 내부에서는 폐와 간을 훈작합니다.
이는 10여일만에 사망합니다.
사열이 크게 발동하면 뇌를 소진하여 항부에 머뭅니다. 이를 뇌삭 이라 합니다.
환자는 괴로운 안색을 나타내고, 항부가 침으로 찌르는 듯이 아픕니다. 가슴이 답답하면 사망하는 불치의 병입니다.
견부와 완에 생기는 것을 피옹이라 합니다.
검붉은 색깔이며,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충분히 발한시키면 5장을 침범하는 일은 없습니다. 옹이 생겨서 4~5일 이내에 뜸을 떠서 사법을 실시합니다.
액하에 생겨서 붉고 굳은 것을 미저라 합니다.
이를 치료하는 데는 세장한 돌침 으로 거칠게 절개하여 후에 돼지기름을 발라 둡니다.
6일 지나면 낫는데, 붕대를 해서는 않됩니다. 이 옹이 견고하여 짜부라지지 않으면 임파선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합니다.
흉부에 생긴 것을 정저라 합니다.
크기는 대두 정도인데, 4~5일 이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독이 하행하여 복부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되면 7일만에 사망합니다.
가슴의 옆쪽에 생긴 것을 감저라 합니다.
색이 푸르고, 형태는 한울타리의 과실과 비슷합니다.
항상 오한 발열에 괴로워하므로 서둘러 치료하여 그 오한 발열을 제거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10년 후에 사망하며, 사후에 자연히 농이 나옵니다.
협부에 생긴 것을 폐피라 합니다.
이는 여자의 병이며, 뜸으로 치료합니다.
크게 농이 생긴 것은 절개하면 속에서 팥알만한 육괴가 나옵니다. 그 후는 개나리의 경과 근을 따로 썰어서 40㎖씩 취하여 이를 물 600㎖로 달여서 120㎖로 하여 이를 복용시켜서 옷을 두껍게 입혀 솥 위에 앉혀서 밑에 쪄서 충분히 발한시키면 낫습니다.
고나 경에 생긴 것을 고경저라 합니다.
이는 골에 옹롱이 모여 있으므로 외견상으로는 그다지 변화가 나타나지 않지만, 서둘러 치료하지 않으면 3일만에 사망합니다.
엉덩이에 생긴 것을 예저라 합니다.
그 형상은 붉고 굳으며, 크게 됩니다.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30일만에 사망합니다.
매고에 생긴 것을 적치라 합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60일만에 사망합니다.
만약 양고에 생기면 10일만에 사망합니다.
무릎에 생긴 것을 피옹이라 합니다.
형상이 크며, 피부색은 다른 부분과 다르지 않지만, 오한 발열하여 옹은 돌과 같이 굳습니다. 이렇게 되면 절개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절개하면 사망합니다. 아직 유연할 동안에 절개하면 죽지는 않습니다.
어떤 옹저의 경우에도 관절부의 좌우, 대침의 형태로 생긴 것은 낫지 않습니다. 그것이 양경의 부위라면 100일만에 죽고, 음경의 부위라면 30일만에 죽습니다.
경부에 생긴 것을 토솔이라 합니다.
그 상태는 붉고 골속으로 깊이 들어갑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큰일이 납니다.
내과에 생긴 것을 주완이라 합니다.
외형은 옹과 같은데, 피부색은 주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몇번이고 절개하여 붙지 않게 합니다. 오한 발열이 있어도 사망하는 일은 없습니다.
족의 상하에 생긴 것을 사음이라 합니다.
형상이 큰 옹이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100일 지나서 사망합니다.
발끝에 생긴 것을 여옹이라 합니다.
형상은 크지 않아서 기껏 소지 정도입니다.
그러나 생기면 곧 치료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검게 변색된 것이 제거될 때까지 시술해야 합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00일만에 사망합니다.
발가락에 생긴 것을 탈옹이라 합니다.
색깔이 검붉은 것은 불치이며, 사망합니다.
검붉지 않은 것은 죽지 않습니다. 그러나 호전되지 않으면 절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은 죽게 되기 때문입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선생은 옹과 저를 구별하는데 그 차이는 어떠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한기에 손상되어 영기와 위기가 순환하지 않고, 경맥에 정체되면 혈이 삽하여 흐르지 않습니다.
혈행이 멎으면 위기도 그에 따라서 유통이 저해되어 거기에 집중됩니다.
그러므로 발열합니다.
열이 심해져서 음기가 패하게 되면 육이 썩습니다. 육이 썩으면 농이 생깁니다. 그러나 골에까지 침입하지 않으므로 골수까지 소모되는 일은 없습니다. 또한 5장도 손상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옹입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그러면 저란 것은 어떠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열기가 옹보다 맹렬하여 피에서 육, 육에서 근, 근에서 골로 차례로 고조하여 골수는 소모되고, 열독이 5장으로 침입하여 마침내는 혈도 기도 소진될 정도입니다.
그 옹이 발생한 부위가 피 육 근 골로 점점 진행하여 마침내는 전부가 손상되어 성한 곳이 남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썩은 것이 겹친다는 뜻에서 저라고 합니다.
저는 병이 있는 부위의 피부색이 뭔가 모르게 이상한 색택을 나타내어 소의 목가죽과 같이 굳습니다.
옹은 병이 있는 부위의 피부에 평소에 색택이 있고, 두껍지도 않으며, 저와 같이 굳지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