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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어떤것] 20
#1. 공원 (나무 이쁜 곳)
재인 : 아니, 이뻐서.
재인, 정말 진지하게 다현 바라보는.
재인 : 나중에 늙어서 정말 못생겨져도, 마음은 이쁠테니까. 그럼 평생 예쁜 여자 데리고 사는 거잖아.
다현 : 재인씨...
다현 가만히 재인 바라보면, 재인 씩 웃고 농담처럼.
재인 : 내가 이렇게 감동적인 멘트를 날렸는데 답례 없어?
다현 : 있어요... 내 평생에 재인씨보다 최악은 없을 거 같애요. 난 그래서 결혼해요.
재인 : 뭐?
다현 : 설마, 지금보다, 더 고집 세고, 더 고약해지겠어요? 살면서 나아지겠지... 안 그래요?
재인 인상쓰는, 다현은 웃음 터뜨리고.
#2. 재인 차앞
차에 오르기 전에 재인 걸음 멈춰서고.
재인 : 아... 중요한걸 하나 잊었다.
다현 : 왜요, 뭐 두고 왔어요?
재인 : 아니... 그건 다현이 특기지.
다현 : 재인씨... 자꾸 이러면 나 결혼 안해요.
재인 : 난 그래도 해. 그리고 다현이도 벌써, 여기저기 소문 다 난 상태라 나랑 해야돼. 나 아니면 시집 못 갈걸.
다현 픽하고 웃어버리는.
다현 : 정말 꼼짝마라네요. 뭐 잊어 먹었어요?
재인 : 신혼여행. 우리 신혼여행 어디로 가니? 어디로 갈까?
다현 : 아... 그것도 있구나. 재인씨가 하도 몰아치는 바람에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어요.
재인 : 어디 마음에 둔데 있어? 시간 없어서 멀리는 못가는데...
다현 : 재인씨는 어디가 좋아요?
재인 : 나야... 당신 있는 데가 좋지.
다현 픽하고 웃고.
다현 : 나도 우리 둘이 있는데면 괜찮아요.
#3. 규철 서재
규철 : 다현이 벌써 데려다 주고 온게야?
재인 : 요즘 매일 늦어서 아버님한테 찍혔어요. 결혼하는 날 마음 변하실까봐 통금 꼬박꼬박 지키고 있습니다.
또 왜 부르신 거에요? (툭툭대는 어조 아니라, 웃음 담은 친근한)
규철 : 너 돈 왜 벌어? (끈금없이 툭하고 내뱉으면 재인 못 알아듣고)
재인 : 네?
규철 : 돈 버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돈에 혹해서 버는 거야.
재인 한참 규철 바라보고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재인 : 아버지하고 약속 지키고 있는 중입니다.
규철 : ...
재인 : 어머니 다시, 고생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또 겁많은 재영이... 울리고 싶지도 않구요. 이제 다현이도 지켜야 합니다.
규철 : 음... 나도 자식 때문에, 내 가족 때문에 벌었어. 나중에는 그게 바뀌어버려서... 나도 큰 실수를 했지만.
재인 : ...
규철 : 그거 잊지마. 절대... 돈보다 더 중요한거... 돈을 왜 버는지... 그걸 잊으면 안돼. 알았어?
재인 : 네. 잊지 않습니다. 전 절대 (할아버지처럼) 그런 실수 안 할 겁니다.
재인과, 규철 서로 시선 부딪히는.
규철 : 너, 나 닮아서 하는 소리야. 말하는 거 듣고 있으면 뭐하나 해주고 싶은게 없다만... (재인이)... 이건 니 몫이니까...
(서랍에서 작은 나무상자 꺼내서 재인 주는)
재인 : 이게 ... 뭡니까?
규철 : 니 아버지 살았으면 니 애비 몫일게야. (열어보면, 오래된 통장 몇 개 있고. 목도장 있는)
니 할미가 모아놓은 거야. 내가 아니라. 어쩌다 쌀팔면 한공기씩 감춰서 푼푼이 모았어. 니 할머니 뙤약볕에
남의 밭일해가며 젠창 수제비만 끓여대면서도 아들 결혼할 때 준다고 평생을 붙들고 놓치 않았다.
결국... 내 고집 때문에 니 아버지 손에 쥐어주지도 못했지만... 그건 내가 니 할미한테 잘못했다 생각하고 있어.
많지는 않지만 니가 가지고 있어. 니가 알아서 써라.
재인 : 다현이 줄 겁니다... 고맙습니다.
규철 : 나한테 고마울 거 없어. 아까도 얘기했지만 니 할미가 한 일이니까.
재인 : 저도 할머니한테 인사 한거에요. 할아버지가 아니라.
두 사람 눈 마주치고, 서로 고운 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사람 생각에 마음 오고가는.
#4. 백화점
현진, 다현 선물 고르는.
태하 : 뭐 사줄지는 정한 거에요?
현진 : 아니요. 뭐가 좋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태하 : 잘됐네요. 그럼 같이 골라요.
현진 : 다현이 선물을 고르는데 왜 태하씨가 같이 골라요?
태하 : 나도 재인이 거 하나 고르게요. 어쨌거나 우리 사촌입니다. 별로 마음에는 안 들지만.
하긴 선물 같은 거 보다 현금을 더 좋아하긴 할 거 같은데...
현진 : 현금은 안돼요. 축의금은 안 받는다고 그랬어요.
태하 : 그래요? 그래도 아무튼 하긴 해야합니다. 그래야 우리 결혼할 때 챙기지요.
현진 웃어버리는.
뒤에서 보고한 남자랑 보고 있는 수영, 인상 변하고 서서히 움직이는.
수영 : 태하야... 니가 왠일이야. 사돈 아가씨 아니야?
현진 얼른 고개 숙여 인사하는.
#6. 다현 거실
거실에서 차 마시고 있는.
진만 : 그래, 이제 날짜도 잡혔고, 식장도 구했고... 뭐 예물이야 그냥 넘어간다고 그랬으니까. 대충 다 됐네.
미정 : 다 되긴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뭐가 다 돼요. (궁시렁대다가, 생각나서) 아참, 니들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거야?
재인 : 왜목... 으로 갑니다.
미정 : 어디? 거기가 어디야?
진만 : 주니야, 지도 좀 가져와 봐. 어딘가 좀 보자.
(화면 바뀌고)
가족들 지도 한참 바라보고 있는.
미정 얼굴표정 변해서.
미정 : 아니, 엎어지면 코 닿을데를 신혼여행으로 간다는 거야?
진만 : 그러게, 너무 가까운 거 아니냐? 다른데 거쳐 가는 것도 아니고.
재인 : 다현이랑, 저한테는 소중한 곳입니다.
두 사람 눈 마주치고 미소짓는데. 미정 인상쓰는.
미정 : 아니 아무리 소중해도 그렇지... 내가 바다 건너 외국은 바라지도 않는다. 남들 다가는 제주도도 아니고
어디 들어도 못본데를 간대니?
재인 : 좋은 곳이에요. 어머니. 나중에 (두분) 모시고 가겠습니다.
미정 : 나, 안 모시고 다녀도 되니까 두 사람, 신혼여행이나 제대로 가.
다현 : 제대로 가는 거야. 엄마.
미정 : 이게 뭐가 제대로 가는 거야... 이럴거면 차라리 남산 한바퀴 돌고 말지. 명색이 신혼여행인데
그래도 좀 멀리 나갔다 와야지. 이렇게 가까운 데는 살면서 다니고. 다른데 생각 안해볼건가?
재인 : 네, 이미 결정했습니다. (재인 단호하고)
화면 바뀌고 재인 없는.
진만 : 그러니까 지들이 좋다는데 가는게 최고지. 다현이가 괜찮다잖아.
미정 : 얘가 뭘 알아요? 무조건 좋기만 하지.
다현 : 나중에 방학하고 나서 외국을 가던지, 전국일지를 하던지... 그러기고 했어요.
서현 : 그래, 그게 좋겠다. 그때되면 둘 다 시간 될 테니까. 다현이도 다현이지만... 재인... 아니 매부도 지금 한참 바쁠때래요.
미정 : 그렇게 바쁜데 뭐하러 결혼을 그렇게 서둘러. 천천히 하면 되지.
준현 : 엄마, 누가 빨리 결혼 안 한다고 뭐라고 그러셨잖아요.
진만 : 그러게 말이다. 당신 소원대로 됐지 뭘. 다현이 시집 못보내 안달을 하더니만, 소원대로 아주 일찍 가네.
미정 : 누가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어요. 아유... 참. 뭐하나 남들처럼 하는게 없어요. 약혼식을 제대로 했나. 뭘 챙겨를 보냈나.
재벌이라고 예물을 더 받았나. 이건 어떻게 된게... 신혼여행까지... (남들처럼 안가요)
진만 : 됐어요. 됐어. 결혼을 우리가 하나. 지가 좋다면 되는 거지.
미정 : 무슨 결혼식을 이렇게 정신없이 하는지... 원.
진만 : 그러게 말이야. 결국은 올해 하는구만.
#7. 태하 사무실
수영 : 어떻게 된 일이야. 니가 왜 그 아가씨랑 같이 다녀? 너 혹시?
태하 : ...
수영 : 말해. 얼른. 저번에 만나던 그 의산가 하던 여자가 혹시 저 사돈아가씨야?
태하 : 네.
수영 기가 막히고.
수영 : 너 그동안 이런 짓 하고 다녔어? 그 여자 어떤 여자인지 알고는 만나는 거야?
태하 : 제가 좋아하는 여자입니다.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수영 : 니가 뭘 알아? 그 여자, 그 집 친딸 아니야. 그 집 딸이래도 마음에 안 들지만... 들어보니까
아주 형편없는 집안이라 어려서부터 얹혀 살았다는데... 어디 사람이 없어서 그런 여자를 만나고 다녀.
태하 : 전 그쪽 집안 같은 거 상관 안 합니다. 결혼할 겁니다.
수영 : 뭘해, 결혼? 너 미쳤니? 지금 제 정신이야?
태하 : 그딴 여자라고 하지 마세요. 제가 선택한 여자에요.
수영 : 그러게 왜 그런 선택을 하냐구? 어디 핏줄도 모르는 그런 여자말구도 좋은 사람 얼마든지 있어.
태하 : 어머니...
수영 : 어머니라고도 부르지마. 당장 정리해.
태하 : 그렇게는 못합니다. 현진씨 사랑합니다.
수영 : 사랑? 지금 사랑이라는 소리가 나와. 너 그런 여자랑 결혼하면 남들이 널 어떻게 생각하겠어.
태하 : 다른 사람들 신경 안써요.
수영 : 어떻게 안써. 우리 집안을 뭘로 보겠어? 난 그런 꼴 절대 못 본다. 그 여자랑 어떻게 해볼 생각이라면
나 볼 생각은 하지도 마. 나 너 자식으로 생각 안할테니까.
태하 : (보고, 천천히 인사하고 나가는)
수영 : ...
#8. 태하방
자기방에서 짐싸고 있는 태하, 들어오는 수영.
수영 : 너 지금 뭐하는 거야?
태하 : 어머니가 그 여자 보기 싫다면 제 얼굴도 보실 생각도 하지 마세요. 전 그 사람 아니면 안 됩니다.
아무리 어머니가 뭐라고 그러셔도 절대 포기 안 합니다.
혁주 : 태하야.
태하 : 다음에 올 때는 현진씨랑 같이 들어올 겁니다.
수영 : 그럴거면 나가서 아예 들어오지도 마. 그건 절대 안되니까.
혁주 : 여보!
태하 : 알겠습니다.
태하 그냥 나가버리는.
#9. 재인 집앞
재인 나오면 태하 차에 기대어 있고.
재인 흘끗 태하 차 보고, 얼굴보고 짐작하는.
재인 : (고모가) 눈치채신 거야?
태하 고개 끄덕이고, 재인 오피스텔 키 꺼내주는.
재인 : 비어있어. 급한데로 쓸만은 할거야.
태하 바라보고.
태하 : 고맙다. 본의 아니게 신세 진다.
재인 어깨 툭 치고. 잘해보라는 얼굴이고.
#10. 재인 오피스텔
태하 문 열고 들어가서 벽에 기대어서는 후유 하고 한숨쉬는.
전화기 드는데 현진 전화 받지 않고. 태하 답답한.
#11. 재인 사무실
사무실에서 회의하는 분위기. 재인 하나하나 챙겨나가는.
재인 : 에이전트에서 전화 안 왔어요? 이번 건 놓치면 안되는데...
이부장 : 걱정 마세요. 저희 호텔이 내건 조건 이 정도면 손색 없습니다. 그쪽에서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재인 : 당분간 이런 큰 규모 국제회의 없어요. 다른 호텔에서도 치열할 겁니다.
인규 :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계속 발로 뛰고 있습니다.
재인 : 후... 오늘낼이 결정이 날텐데.. 그럼 내일... 에이전트랑 한번 더 접촉해야겠어요. 클럽 오픈은 다른 문제없지요?
이부장 : 네 아무 문제없습니다.
재인 : 그럼 챙길게 뭐가 남았지요?
창수 : 실장님 결혼하시는 거요. 남은건 우리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들어가세요.
유경 : 정말이요. 내일 결혼하실 분이 계속 이러고 계시면 어떻게 해요.
유경 기가 막힌 얼굴이면 재인 씩 하고 웃는.
재인 : 안 그래도 오늘은 땡 하면 퇴근할 겁니다.
창수 : 저기... 실장님. 부케 누구 주실 거에요?
재인 : 부케요? 모르겠는데요. 왜요? 부케 필요해요?
이부장 : 뭐야, 두 사람 드디어, 날 잡는 거야?
유경 : 아니에요. 날은 무슨...
인규 : 유경씨 그거 받으면 6개월 내로 시집가야 한다고 들었는데... 창수씨 자신 있어?
창수 : 그 사이에 또 딴 남자 생기겠습니까. 저 말고.
유경 : 그걸 누가 알아요. 내일 실장님 친구 중에 정말 근사한 남자랑 눈 맞을지.
재인 : 내 성격 몰라요? 내 친구 중에 근사한 사람 없어요.
재인 말에 직원들 웃음 터뜨리고.
#12. 커피숍
수영 : 내가 왜 왔는지 알지요?
현진 : 네.
수영 : 정말 나도 이런 얘기하기 싫어요. 이런 일로 왔다갔다하기도 싫고. 돌리지 않고 얘기할게요.
우리 태하, 그쪽하고는 아니에요.
현진 : ...
수영 : 사람하나만 보면 아가씨 참하다 생각했어요. 그런 환경에서 그래도 용케 성공했다 싶기도 하고...
남의 일이라면 이렇게 말리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내 아들은 아니에요.
현진 : 어머님.
수영 : 차라리 재인이... 사돈댁이라면 그나마 참아볼텐데... 집안도 정신없고.
의사라는 직업 하나 빼 놓고는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어요.
현진 : ...
수영 : 너무 깊은 정 쌓이기 전에 정리하는 게 두 사람한테 다 좋은 일이에요. 나, 며느리로 아가씨같은 사람 절대 인정 못해요.
그런 생각 꿈에도 안해봤어요. 물론 그럴리도 없겠지만 혹시라도 두 사람 결혼한다고 하면, 아마 끝까지 반대할 거에요.
서로 어울리는 사람 만나서, 결혼해야지... 이렇게 반대하고 결혼하면 결혼해도 서로 상처야... 힘들고.
좋은 사람들이 기분좋게 혼인을 해도, 어려운게 결혼이에요.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아들어요.
현진 : 네.
수영 : 우리 태하 성격에 순순히 그만두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아가씨쪽에서 정리했으면 좋겠어요.
현진 한참 수영 바라보는.
#13. 태하 사무실
태하, 전화기 드는데 현진 핸드폰... 고객이 전화를 꺼놨으니...하는 메시지 들리고.
아무래도 이상한 태하, 다시 병원에 전화하는.
간호사 : 죄송합니다. 유현진 선생님 지금 안계신데요.
전화기 끊은 태하 얼굴 굳어지는. 옷들고 일어서는데.
#14. 병원
간호사 : 유현진 선생님이요... 아, 지금 자리에 안 계신데요.
태하 : 언제쯤 오실까요?
간호사 : 글쎄요. 그건 저희도 모르지요. 다른 병원으로 과장님 심부름 가신 서 같은데...
태하 뒤돌아서면, 현진 스테이션 뒤에서 입술 깨물고.
#15. (18회 중에서, 재인이랑, 선희랑 얘기하는 장면)
#17. 호텔 결혼식장
재인이, 다현이 결혼하는 예쁜 모습 나오고. 하객들 보이고.
화환. 축의금을 받지 않습니다. 푯말 보이고.
기자들 왔다갔다 하는.
#18. 용담도 휴게소
(신혼 여행 내내. 다현이랑, 재인이 똑같지 않은 커플 스타일로 입혀주세요. 정장 말구요. 캐쥬얼하게)
재인 : 집에 전화 안해도 돼?
다현 : 뭐라구요? 오늘 못 들어간다구요.
두 사람 옛날 생각에 킥하고 웃고.
재인 : 거봐, 결혼하기 잘 했지. 결혼하니까 누구랑 어디 있는지 일일이 허락안받아도 돼고.
다현 : 그러게요... 근데 이것도 돈내야 해요. 이런 경험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니까.
재인 : 아니... 이건 공짜야. 이제 당신게 내꺼니까.
두 사람 마주보고 행복한.
#19. 병원
태하 : 잠깐 얘기 좀 해요.
현진 : 할 얘기 없어요.
태하 : 갑자기 왜 이래요? 왜 이러는지 이유는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현진 : 그만 만나고 싶어서요.
태하 : 무슨 뜻이에요? 그게.
현진 : 말 그대로에요. 우리, 더 진행 안했으면 좋겠어요.
태하 : 현진씨...
현진 :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고 돌아서는 현진 잡아세우는.
태하 : 잠깐만요. 이러고 안녕히 가세요 한마디 하면 우리 사이 정말 끝이라고 믿는 거에요?
현진 : 그만해요. 나 힘든거 못 참아요. 이제 그만 할래요.
태하 : 누가 힘들게 하는 사람 있습니까? 혹시 우리 어머니 찾아오셨어요. 그런거에요?
현진 : 아니요. 당신 어머님이랑 상관없어요. 내가 내린 결정이에요. 사람 믿는 거 갑자기 무서워져서...
그래서 지금 멈추고 싶어요.
현진 무표정하게 이야기하고 뒤돌아서는.
남은 태하 얼굴 굳어지는.
#20. 다현 거실
미정 : 할려고 하니까 일주일만에 결혼을 하네요.
진만 : 뭐 한것도 없어. 옷입고 가서 사진찍은 거 밖에는.
미정 : 기집애. 내년쯤 결혼하면 얼마나 좋아. 어차피 임자도 있겠다, 슬슬 준비해서 가면 좋잖아.
뭐 그렇게 좋은거라고 서둘러, 서두르길.
미정 푹하고 한숨 쉬면.
준현 : 엄마... 서운해?
미정 : 서운은 얘. 속이 다 시원하다.
준현 : 에이, 무지 서운한 눈친데요... 제가 얼른 결혼해서, 며느리라도 데려 올테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진만 : 넌 좀 천천히 해도 돼. 대학이나 가고 나서 얘기하자.
준현 : 누나, 시집가서 잘 할거야. 그렇게 속 끓이지 마세요.
#21. 호텔
짐풀고. 둘 다 서먹한. 그래도 좋은데.
재인 다현, 가만히 안고. 다현도 재인 허리에 팔 두르고.
재인 : 뭐할까... 이제 겨우 둘만 있게 됐는데...
다현 : 뭐할까요. 바닷가 산책할래요?
재인 : 추워서 싫어.
다현 : 그럼 뭐해요?
재인 다현 바라보고, 가만히 안는.
재인 : 우리 이제 정말 부부다.
다현 : 그러게요.
그러다 다현 가만히 웃는.
재인 조금 떨어져서 그런 다현 바라보고.
재인 : 왜 웃는 거야? 당신도 결혼하니까 좋지?
다현 : 아니오...처음에 재인씨 봤을 때 누가 이 남자랑 결혼할지 참 걱정했는데... 이제보니까 그게 나에요.
재인 : 왜 걱정을 해? 내가 어때서.
다현 : 당신 고약했잖아요. 딱 대마왕이었는데. 지금은 좀 나아졌나?
재인 : 어어 (하는, 얼굴에 웃음 있고.) 내가 대마왕이야? 그럼 당신은 여우구?
두 사람 웃고, 그러다 눈 마주치는. 두 사람 분위기 묘해지는.
가만히 감싸안고 입 맞추려는데 재인이 핸드폰 울리는. 두 사람 깜짝 놀라 떨어지고.
재인 전화 확인하고 얼른 받는.
재인 : 알았어요. 거기 지금 한밤중이에요. 에이전트 통하지 말고 직접 연락해봐요. 그건 내가 이따 알아서 할게요.
네... 알았어요, 알았어. 입찰서 확인해봤어요? 잠깐만요. 다현아, 내 노트북 어딨지?
다현 얼결에 가방 옆에 노트북 찾아주는.
재인 노트북 키면서 일에 정신없는데... 그런 재인 가만히 바라보던 다현 고개 젓고.
#22. 다현 거실
미정 : 집이 허전해요.
진만 : 다다 시집간지 몇 시간이나 됐다고.. 벌써 허전해.
미정 : 시간이 문제에요. 마음이 문제지... 아직 도착 안했겠지요?
준현 : 도착했을 걸요. 별로 먼데 아니라고 그랬잖아요. 거기 호텔 없어서 짐은 다른데가 푼다고 그랬으니까...
벨 울리면... 얼른 전화 받으려는.
#23. 호텔 로비 + 다현 거실
호텔 로비에 혼자 앉은 다현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다현 : 엄마.
미정 : 어, 너 벌써 도착한 거야.
진만 : 다현이야? 잘 갔대?
미정 : (진만에게 얘기하는) 그런거 같애요.
다현 : 응. 호텔에 짐부터 풀었어.
진만 : 줘봐. (전화기 얼른 뺏으려고 하면 미정 안 뺐기고)
미정 : 좀 기다려요. 이서방은?
다현 : 어... 그 사람... 잠깐 밑에 내려갔어.
진만 : 전화 좀 줘봐. 괜찮지? 좋아?
다현 : 네. 괜찮아요. 여기 좋아요. 아빠.
진만 : 그래, 니가 좋으면 됐어. (하는데 미정 전화기 얼른 뺐어들고)
미정 : 너 이서방네도 전화해.
다현 : 알았어요. 엄마... 걱정하지마.
전화끊은 다현 혼자 한숨 쉬는.
다현 : 후유... 엄마... 하나도 안 좋아.
#24. 태하 사무실
수영 : 얘기 좀 하자.
태하 : 드릴 말씀 없습니다.
수영 : 태하 너 정말 이럴거야?
혁주 : 여보. 진정해요. 소리 높이지 말고 차근차근하게 얘기합시다. 태하 너도 일단 앉고.
수영, 태하 다 낮지 않고 서서 노려보는.
태하 : 어머니, 현진씨 찾아갔어요? 그런겁니까?
수영 : 걔가 그러던, 내가 찾아가서 헤어지라고 그랬다고?
태하 : 안 들어도 아니까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태하 수영 시선 부딪히고 태하 얼굴 여전히 차가운)
허락 안 하실거면 더 찾지 마세요. (태하 나가고 나면)
수영 : 당신이 어떻게 좀 해봐요.
혁주 : 내가 뭘 어떻게 해요. 태하 생각이 분명한데.
수영 : 지금 나한테 소리지르는 거 못봤어요. 결혼식장에서도 그렇고... 우리랑은 눈도 안 마주쳐요.
혁주 : 그래도 오늘 보니까 그 아가씨랑... 정리는 된 거 같은데... 그러다 보면 또 나아지겠지.
수영 : 배가 부른 거에요. 고생한번 안하고 커놔서... 세상 무서운지 모르고 저래요.
혁주 : 나둬요.. 지가 알아서 하겠지요.
수영 : 어디 어울리지도 않는 여자 만나다가... 그것도 아니라니까 집에도 안 들어오고. 재인이 녀석 집을 빌려줘.
회사에서도 쫓아내요. 갈데 없으면 들어와요.
수영 얘기에 혁주 기가 막힌 얼굴로. 한숨 푹쉬는.
혁주 : 민상무 우리 아들이지만... 능력있는 녀석이에요. 우리 백화점 매출이익... 태하가 그 자리에 앉고 나서부터
수치가 틀려요. 그런데 그런 직원들 당신 마음에 안든다고 쫓아내요? 난 그렇게는 못해요.
차라리 당신이 아들을 잊어먹어요. 쫓아내면 다른 백화점에서 옳타구나 하고 데려갈거에요. 그 꼴 보고 싶어요?
수영 : 그게 다 누구 덕이냐구요. 지혼자 여기까지 올라왔을 거 같아요?
혁주 : 당신 뭘 몰라도 그렇게 몰라요? 당신 아들 이 백화점 상무 자리 차지하고 있는거, 이규철 회장 손자라서 아니에요.
물론 아버님 때문에 남들보다 빨리 자기 자리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거만으로도 여기서 못 버텨요.
당신도 봐왔잖아요.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수영 : 일이나 계속하던지, 왜 딴 짓을 해요.
혁주 : 아직까지는 일에 지장 없어요. 그리고 정리도 한 거 같고.
수영 : 정리 안 됐어요. 저러다 또 언제 그 여자하고 만나고 있을지 몰라요. 이번참에 아주 확실히 해야겠어요.
난 죽으면 죽었지 절대 그 꼴은 못봐요.
#25. 호텔방
재인 열심히 노트북 켜고 일하는. 그러다 딩동하는 소리에 고개 들면.
룸 서비스, 과일바구니랑 샴페인 건네주는.
재인 다현아? 하는데 없고.
재인 아차 싶은. 바로 뛰어나가지만.
#26. 호텔
로비에 다현 없고. 여기저기 돌아보지만 다현 보이지 않고.
재인 로비에서 핸드폰 꺼내드는.
#27. 호텔로비 + 다현 거실
진만 : 어, 다현이 아까 전화했는데... 말 안해?
재인 : 예. 아니요, 제가 인사 못 드려서요.
재인 당황스럽지만 열심히 둘러대는.
진만 : 인사는 무슨... 다 괜찮지. 다현이도 잘 있고?
재인 : 네. 고맙습니다. 아버님.
진만 : 고맙긴... 이제 우리가 부탁해야지. 자네만 믿네.
재인 : 알겠습니다. 걱정 안 시키고 잘 살겠습니다.
전화끊은 재인 휴우 하고 한숨 쉬는데 다현 보이지 않고.
#28. 다현 거실
미정 : 이상하네.
진만 : 뭐가 또 이상해.
미정 : 아니 두 사람이 왜 번갈아 전화를 해요. 한꺼번에 안하고.
진만 :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겠지.
미정 : 아니, 그러게 신혼부부가 왜 그렇게 되냐구요. 혹시 싸운건 아니겠지요.
진만 : 싸워?
하는데 인터폰 울리는. 준현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준현 : 제가 받을께요.
미정 : 누구라니? 올 사람 없는데...
(화면 바뀌고)
기자들 인터뷰하는. 진만, 미정 긴장하는데.
기자 : 반대는 없었습니까. 결혼까지 쉽지 않았을텐데.
미정 : 당연히 반대했지요. 그런 집안하고 결혼 결심이 쉬웠겠어요.
기자 : 그럼 성현그룹에서 어떻게 허락을 하신 건가요. 이 회장님이 반대가 특히 심했을텐데.
미정 : 네? 반대는 우리가 했어요. 그쪽이 아니라.
기자 : 설마... 여기서 반대를 하신건 아니지요?
미정 : 왜 아니에요. 당연히 우리집에서 반대를 해야지. 그쪽에서 왜 반대를 해요? 우리 딸을 데려가는데. (고마우면 고맙지)
미정 너무 당연한 얼굴이고 진만도 그런 얼굴이면 기자 헷갈리는. 얼른 수첩 뒤져보는.
기자 : 혹시 이번 결혼상대가 이재인씨 아닙니까? 다른 분하고 하신 거에요.
진만 : 우리 사위가 이재인이지. 호텔 실장하는.
기자 : 그런데 왜 이 댁에서 반대를 하십니까? 이재인씨는 재계에서 촉망받는 경영인 중에 한분이고...
(아무래도 아니다 싶은 어조로) 따님 되시는 분은 평범한데...
기자 발언에 미정 발끈하는.
미정 : 우리 딸이 왜 평범해요? 얼마나 이쁘고 착한앤데... 그리고 학교에서도 인정받고 있어요.
기자 : 그래도..
미정 : 그래도라니요? (이상한 양반이네 하는 얼굴로)
진만 : 그만해요. 뭐 그런 거까지 시시콜콜 알려고 오신건 아닐테고... 여기까지 찾아오신 분들 문전박대하기 뭐해서
들어오라고 하신 거니까 그냥 차나 한잔씩 하고들 그냥 가세요.
기자 : 아니, 저기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진만 : 됐어요. 두 사람이 좋다고 해서 결혼한 거고. 결혼하는 건 다, 남들이랑 똑같습니다. 더 할 얘기도 없어요.
#29. 바닷가
다현 바닷가 혼자 거닐고 있는.
재인 저쪽에서 발견하고.
재인 : 한참 찾았잖아.
다현 : 뭐하러 찾아요? 그냥 일해요. 난 나대로 놀테니까.
다현 화나있고, 재인 비위 맞추지만.
재인 : 잘못했어.
다현 : 관둬요.
재인 : 이번 건 너무 커서 그랬어. 이부장한테 그냥 맡겨둘 프로젝트가 아니야.
다현 : 그 호텔은 재인씨 없으면 쓰러져요? 그렇게 부실한 회사에요? 사람하나 없으면 망해버리는.
재인 : 아니... 그게 아니라... 미안해. 일하다 중간에 오느라 그랬단 말이야.
다현 : 나도 학기 중에 온 거에요. 우리반 애들은 내일모레 시험인데.
재인 : 그렇다고 여길 혼자 나와있어?
다현 : 그럼 누구랑 나와있어요. 다들 둘이 다니는데... 이참에 다른 남자 하나, 찾아봐요?
재인 : 누가 그러래. (재인 중얼거리는.)
다현 : 언제 알았어요?
재인 : 뭘?
다현 : 나 없는 줄 언제 알았냐구요?
재인 할 말 없고. 다현 그래서 더 화나고.
다현 : 여태 몰랐지요. 내가 몇시간 동안 혼자 있었는지...
재인 : 그야... 바빴다니까.
다현 : 그럼 계속 바쁘게 일하라구요. 난 나대로 알아서 놀테니까.
앵돌아져서 다현 혼자 걸어가고, 재인 열심히 쫓아다니는.
#30. 호텔 방
재인 : 그냥 잘거야?
다현 : ...
재인 : 다현아. 우리 오늘 첫날밤이야.
다현 : 그런게 뭐가 필요해요? 그냥 일해요.
재인 : 그래도. 신혼여행 와서 너무 한 거 아니야.
다현 : 너무해요? 누가 할 소리를 지금 누가 하고 있는 거에요.
재인 : 미안하다니까. 반성했단 말이야.
다현 : 진짜에요? 정말 반성한 거에요.
재인 : 응, 충분히.
재인 정말 불쌍한 얼굴로 쳐다보고. 다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재인 가만히 와서 다현 안는데.
재인 : 진짜야. 오늘은 정말 더 일 안해.
다현 : ... (조금 화 풀리려고 하지만)
재인 : 첫날밤이잖아. 첫날부터 싸우면 내내 싸운다는데 정말 그러고 싶어?
다현 : 만나면서도 매일 싸웠는데요, 뭘. 첫날이라고 안 싸우겠어요?
재인 :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싸우지 말아야지.
겨우, 두 사람 서로 얼굴보고, 분위기 잡으려는데.
노트북에서 메시지 알림 소리 들리고. 그럼 재인이 깜짝 놀라서 다현 놓고, 노트북 향하는데
그런 재인 바라보다가 다현이 더 열받고.
다현 : 일을 하든지, 쇼파에서 자던지 알아서 해요. 아니 둘다 하면 되겠네.
다현 쿠션 같은 거, 쇼파에 던져주는.
노트북 확인 하던 재인 기겁해서 바라보지만, 다현 이미 화났고.
재인 : 그런게 어딨어?
다현 : 건드리기만 해봐요.
재인 할 수 없이 노려보고. 있다가.
재인 : 맘대로 해.
재인 에이씨하다가 노트북 키고. 재인이, 일하는,
다현 열 받아서 혼자 자 버리는. 밤 지나가고.
#31. 다현 안방
미정 : 참, 내원... 우리 딸이 대단한 집 하고 결혼을 하긴 한 모양이에요. 기자가 다 찾아오고.
진만 : 이제 시작이지. 앞으로 더 요란할 거야.
미정 : 어차피 결혼을 했는데 요란할게 뭐 있어요?
진만 : 뭐가 있긴. 결혼을 했으니까 요란해지지... 남들 눈에는 우리딸이 횡재한 걸로 보일 거 아니야.
미정 : 횡재는 무슨 횡재에요. 남들 다 받는 예물 하나 제대로 못 받고 층층시하 시집살이에 맞벌이하면서 살림하게 생겼는데...
속도 모르면서.
진만 : 속을 모르니까 그렇지. 당신 어디 나가서 그렇게 말하지마. 또 그래도 기사 실리면 다현이만 힘들어져.
미정 : 뭐 내가 없는 말 해요. 가만 생각하니까 속상하네. 딸내미라고 하난 있는게.. (제대로 시집보낸 것 같지도 않아요.)
진만 : 현진이 또 빼 먹는다.
미정 : 안 빼먹어요. 현진인 절대 그런 요란한 집안에는 시집 안 보낼 거에요. 아주 참한 남자 찾아서
여보란 듯이 이거저거 다 해서 보내야지. 다다 부러워서 뒤로 넘어가게.
진만 : 아이구... 엄마라는 사람이.
진만 혀 끌끌차는.
#32. 호텔 방
새벽 오는데. 재인 다현 흔드는. 다현 겨우 눈뜨고 재인 바라보는.
다현 : 뭐예요?
재인 : 정말 잘 잔다. 신혼 첫날밤에 혼자서 잠이 오니?
다현 : 신혼 첫날밤에 일하는 남자도 있는데요, 뭘.
하고 앵돌아서 시트 뒤집어쓰는데.
재인 얼른 시트 뺐어서.
재인 : 나가자.
다현 : 왜요?
다현 재인 노려보면.
재인 : 해뜨는 거는 봐야 할 거 아니야. 아무리 화가 났어도.
다현 : 밤새 일했어요?
재인 : 잤어. 혼자.
심술난 목소리는 아니고 그냥 퉁명스럽게 내뱉으면, 다현 살짝 노려보고.
#33. 해뜨는 장소
예전 기억 때문에 조금씩 화 풀리는.
재인 어깨에 팔 올리면 뿌리치지 않고.
다현 : ...
재인 : 아침에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신혼부부는 우리 밖에 없을 거야.
재인 눈치보면, 다현 슬쩍 눈 흘기는.
재인 : 아직도 화났어? 그만하자. 잘못했어.
이러다, 다현 까딱없으면 얼른 핸드폰 꺼내서 끄고.
재인 : 자, 됐지. 노트북도 아예 가방에 넣었어. 이제 정말 당신만 보고 있을 거야.
다현 : 누가 나만 보래요? 같은 생각하고 같은 데 보고 싶다는 거지.
재인 : 그래. 그럴게. 앞으로 내내 다신 생각만 하고 다현이가 보고 있는 곳만 바라볼게. 됐지?
다현 가만히 바라보다 풀어지는 재인, 다현 어깨에 팔 올리고, 해뜨는 거 바라보는.
재인 : 지난번만 보다 훨씬 좋다.
다현 : 왜요?
재인 : 지난 번에는... 걱정했거든. 나혼자 미쳤으면 어쩌나 하고.
다현 : 그랬으면, 그날밤에 안쫓아 나갔지요.
예전 생각에 두 사람 웃고. 해 떠오르는.
다현 : 재인씨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재인 : ?
다현 : 해... 정말 여자, 같아요. 밝고 환하고... 눈이 부셔도 세상을 다 보여주잖아요.
재인 : 당신처럼?
다현 : 네. 우리처럼요.
#34. 형준 사무실
재영 : 좀 쉬었다 하자. 힘들어.
형준 : 그래 고생했다. 이재영 잘하는 것도 있네. 워드는 제법이야.
재영 : 오빠가 몰라서 그러는데 다른 것도 잘해.
형준 : 다른 거 뭐? 내가 이재영, 모르는 것도 있니?
재영 : 오빠가 모르는 게 훨씬 많아. 난 비밀이 많은 여자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아?
그래 하고 웃던 형준 핸드폰 울리고. 형준 흘긋 재영 눈치보며 조심스럽게 전화받는.
형준 : 팔이요? 상관없습니다. 팔이 아니라... 온몸이 부서져도 은주씨가 오래면 가야지요. 네. 일곱시면 충분합니다. 네...
재영 : 누구야.
형준 : 어... 친구, 아니 고객.
재영 : 고객?
재영 의심스러운 얼굴이고. 형준 얼른 고개 끄덕이는.
재영 : 그럼 그 고객하고 밥 먹을 거야?
형준 : 할 수 없잖아. 한재산 걸린 문제라 이번 건 놓치면 절대 안되거든.
재영 : ...
형준 : 그러니까... 슬슬 정리하고 너도 들어가. 얼른.
#36. 다현 거실
준현 인터폰 받는데 얼굴 이상하고.
미정 : 누구래니? 또 기잔가 하는 사람이면 무조건 할 말 없다고 그래. 괜히 시끄러워진다.
준현 : 아니요.
준현 곤란한 표정이면, 진만 미정 얼굴 마주보고.
수영 들어오는.
수영 : 애들 문제 때문에 왔습니다.
미정 : 애들이요? 애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화면 바뀌어서)
미정 : 그게 무슨 소리에요? 그러니까, 그 집 아드님이랑 우리 딸이랑...
수영 : 재인이야, 워낙에 언니가 없이 결혼을 해서 아무하고나 사돈을 맺지만 전 절대 태하 (아무집안이랑 결혼 못 시킵니다.)
수영 말 끝나기도 전에 미정 반대하고 나서는.
미정 : 두 사람, 절대 안돼요.
수영 : 네?
미정 : 죄송하지만... 혹시라도, 우리 딸 생각하시는 거면 마음 바꿔주세요.
(진만 향해서, 걱정스러운) 여보, 어떻게요? 현진이까지도 또 재벌이래요.
진만 : 그것참... 큰일이네. 이거.
수영 : 그럼 이 댁에선 반대하신다 이건가요?
미정 : 당연하지요.
당연하다는 얘기에 어쩐지 수영 기분 나쁘고.
수영 : 아니, 우리 태하가 어디가 어때서 반대를 하시는 거에요?
미정 : 그야... (슬쩍 눈치보면서 할말 하는) 이런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너무 다른 집안끼리 하는 혼사,
저희 큰 딸 하나면 충분해요. 안 그래도 다현이 그 댁으로 시집보내고 우리가 걱정이 얼마나 많은데 현진이까지...
그런 고생 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절대 안돼요)
수영 : 고생이요? 그건 고생이 아니라 팔자 피는 거에요.
미정 : 그거야, 생각하기 나름이지요. 저희 쪽에서는 정말 원치 않는 일이에요. 신문에 기사 나지 않으면, 찾아오고,
험한 꼴도 다 당하고. 남들 눈치봐야 하고. 결혼한다고 해서 편안한 것도 아니고... 시집을 보내도 걱정스럽고...
진만 : 여보, 그만해요.
미정 : 그만하긴요. 그럼 당신은 현진이까지 재벌한테 보내자 이거에요. 난 싫어요.
진만 : 나도 싫어. 그래도 사돈 어른 말씀을 들어봐야 할 거 아니야. 당신 혼자 흥분할게 아니라...
미정 그러면 얼른 미안한 얼굴로, 사과하지만, 그래도 단호하고.
미정 단호한 얼굴에 수영 기가 막히고.
수영 : 기가 막혀서. 이런 평범한 집 딸이 우리 태하 같은 남자를 어디서 만난다고 반대를 해요?
정말 뭘 믿고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네. 알아보니까, 태생도 형편없던데. 뭘하고 살았는지 알게 뭐에요.
태생 형편없다는 말에 미정 얼굴 변하고, 진만도 굳어지는데.
진만 : 현진이, 우리집 둘쨋딸입니다. 많이 넉넉하지는 않아도 귀하게 키웠습니다. 그런 말씀 들을만큼 흠있는 아이 아닙니다.
미정 : 그럼요. 걔가 얼마나 똑똑하고 착한앤데... (혼잣말로 궁시렁거리는) 어디가면 그만한 신랑감 못 만나겠어요.
혼잣말 듣고 수영 열받는.
수영 : 뭐에요, 그럼 얼마나 잘난 신랑감 얻는지 두고 볼 테니까.. 따님 단속이나 잘하세요.
괜히 잘 있는 우리 아들 꼬셔내지 말고. (꼬셔낸다는 얘기에 미정 또 열받고)
미정 : 꼬셔내긴요... 남자 쪽에서 쫓아다녔겠지요. 우리 애, 남자 만나고 다닐만큼 한가한 애 아니에요.
수영 : 아니, 우리 태하는 한가할 줄 아세요? 뭘 모르시는 거 같은데, 걔 백화점 상무에요. 상무.
미정 : 우리딸은 의사 선생님이에요. 어려운 공부 마치고, 시험봐서 합격한. (의사 유난히 강조하는... 누구처럼 거저 상무된 게
아니라 이런 뉘앙스로...)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쁜 애니까 괜히 애 힘들게 찾아다니지 말라고 하세요.
진만 : 잠깐만... 당신 좀 진정하고, 사돈 어른도 참으세요... 아직 두 사람 의견도 안 들어봤는데...
우리들끼리 이래봤자 소용없습니다. 둘이 좋다고 하면... (할 수 없어요.)
이러는데 두 사람 열 받아서 동시에 얘기하는.
수영 : 절대 안돼요.
미정 : 말도 안돼요.
두 사람 노려보고. 진만 두 여자 보고 한숨 쉬는.
#37. 기분 좋은 레스토랑
형준, 은주와 식사하는데, 재영 나타나는.
형준 기겁한.
형준 : 니가 여기까지 왠일로 왔어.
재영 : 응... 나도 친구 만나러. 합석해도 돼지요?
형준 : 안돼, 너, 안가? (중얼거리지만 재영 무시하고 앉아버리는)
재영 : 의사선생님, 돈 많으신가봐요?
은주 : 네?
재영 : 오빠가 오늘 만나는 분, 한재산 걸린 문제라 놓치면 안된다고 했거든요.
은주 일어나서 나간 자리에 두 사람 노려보고 있는.
형준 : 너, 오늘 심한 거 알아. 이게 오빠한테 무슨 심술이야.
재영 : 오빠는 재인오빠 한 사람이면 충분해. 형준오빠한테까지 동생으로 보이기 싫어.
형준 : 뭐?
재영 : 책임진다면서... 나 요만한때부터 오빠 나한테 그랬잖아. 걱정말라고. 오빠가 다 책임진다고 그랬잖아.
형준 : 그거야 니가 맨날 걸핏하면 울어대니까 하는 소리지.
재영 : 그럼 지금도 울어? 울까, 그럼 책임질래.
형준 : 너 왜그래? 니가 지금 어린애야. 왜 애 같은 소리만 자꾸 하고 있어.
재영 : 어린애 아니니까 그렇지.
형준 : 재영아.
재영 : 맨날 오빠만 믿으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다 컸으니까 너 혼자 알아서 하라고 팽겨치는 경우가 어딨어.
형준 : 누가 널 팽겨쳐.
재영 : 아니면.. 아니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형준 : 야,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일은 니가 저질러 놓고. 너 오늘 저녁에 니가 무슨 짓을 한지 알아.
나 내일 은주씨한테 한참 설명해야 해. 그래도 믿어줄까 말까지만...
재영 : 그래도, 은주씨야. 이 상황에서도 그 여자밖에 생각이 안나?
형준 :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그랬잖아.
재영 : 그 여자, 절대 오빠 운명 아니야.
형준 : 나도 모르는 걸 니가 어떻게 알아?
재영 : 오빠 운명은 나니까. 제발 한눈 좀 팔지 말고, 나 좀 봐. 먼데서 찾지 말란 말이야. 나도 있으니까.
형준 : 재영아.
#38. 다현 안방
진만 : 아니, 사람이 어째 그래?
미정 :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요?
진만 : 아무리 한치걸러 두치라지만 사돈이야, 사돈. 이서방 고모라고. 다현이 어떡할려고 그래?
진만 혀차면, 미정 발끈하는데.
미정 : 누군 그거 몰라요? 다현이도 다현이지만... 현진이 잘못되면, 당장 걔, 시어머니에요.
시어머니 시집살이보다는 당신 말대로 한치걸러 두치, 고모시집살이가 애려, 나아요.
진만 : 그래도 그렇지. 좋게 말했어야지.
미정 : 당신도 같이 들어놓고 그런 소리가 나와요. 애들 그렇게 팍팍 무시하는데... 걔가 어떻게 크고 어떻게 공부를 한 앤데,
무시를 해요. 무시를 하긴. 내 보기엔 지 아들도 별 볼일 없구만. 얼굴만 멀쩡하지, 기가 막혀서.
이러다 생각해보니까, 현진이 더 걱정스럽고.
미정 : 여보, 어쩌면 좋아요. 왜 현진이까지 재벌이래요. 이게 웬 재앙이에요?
진만 : 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이런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나... 여보, 아무래도, 아니지?
미정 : 당연히 안되지요. 절대 안돼요. 어디 그런 집으로 시집을 보내요. 안봐요 고생길이 훤한 걸.
걸루 시집갔다가는 걔, 말라죽어요.
진만 : 거참. 하고 많은 사람중에 왜 또 하필 재벌일까. (어휴 하고 한숨쉬는) 딸이 둘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하나만 더 있어도 우리가 먼저 말라 죽겠어.
#39. 왜목 바닷가
산책하는. 두 사람 손잡고 산책하는데...
다현이는 얼굴표정 환한데, 재인이 심각하게 주변 살피는.
재인 : 여기에다 호텔짓는 거 아직은 너무 이르겠지?
다현 : 네? 호텔이요?
재인 : sh호텔... 신축부지 어디가 좋을까 생각 중이야. 지난번에 왔을 때 여기도 괜찮다 싶은데... 교통 문제도 생각해 봐야겠다.
다현 : 그럼 재인씨, 여기 온거 호텔 부지 보러 온 거에요. 신혼 여행이 아니라.
재인 : 겸사겸사.
다현 기가 막히고. 홱하고 손 빼버리는.
다현 : 속았어. 완전히.
재인 : 뭐? 뭘 속았는데.
다현 재인 흘겨보며 앞서나가면 재인도 얼른 다현 손목 잡아서.
재인 : 또 왜 그러는 거야?
다현 : 됐어요. 재인씨한테 로맨틱 뭐 이런 거 바라지도 않았지만 이거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결혼했어요.
재인 : 뭐? 괜히 결혼해? 어렵게 결혼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괜히 결혼했다는 얘기가 나와?
다현 : 내 말이 그 말이에요. 겨우 여기까지 와서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내내 일 만하고 싶어요?
재인 : 오늘은 일 안했잖아.
다현 : 해 뜨는 거 보면서 호텔 부지 찾는 사람이 일을 안해요?
재인 : 해 뜨는 거 같이 봤잖아. 이건 그냥 한번 생각해보는 거지.
다현 : 그러게 그걸 꼭 신혼여행 와서 생각해야 하냐구요?
재인 : 그거야... (변명하려다 할 말 없고)
다현 열 받아서 그냥 재인 두고 가 버리면, 재인 얼른 다현 쫓아가는.
#40. 다현 거실
진만 : 현진아. 좀 앉아봐라.
현진 : 무슨 일이신데요?
미정 : 너 그 이서방... 사촌이라는 사람이랑 만나고 있는 거야? 아니지?
현진 : 어머니...
진만 : 오늘 이서방, 고몬가 하는 사람이 와서 얘길 하더구나. 니 생각을 솔직히 말해봐. 어떤지.
미정 : 그래, 말을 해봐, 니 생각을 알아야 우리도 반대를 하던, 허락을 하던 할 거 아니야.
현진 : 헤어졌어요. 이제 안 만나요.
미정 : 안만나?
미정, 진만 마주보고 안도의 한숨 내쉬는.
미정 : 그래? 그럼 그렇지. (현진아) 그 집 아들이 너 쫓아 다니는거지? 그럴 줄 알았다. 내가. ...그래 놓고 여기 와서 큰 소리지.
(혼자 중얼거리고. 현진 향해) 난, 혹시라도 니가 그 사람한테 마음 있으면 어쩔까, 얼마나 걱정했는데...
아주, 잘 했다. 잘 생각한 거야. 좀 딱잘라 말하지 그랬어. 관심없다고.
진만 : 당신은 좀 가만히 있어. 너도 알다시피 다현이 결혼도 내키지 않았다. 너도 마찬가지야. 니가 내 딸 아니라면,
그냥 아무나 달라는데로 주겠지만, 너 내 딸이야. 내 딸 그런데 가서 고생하는 거 정말 보기 싫다.
미정 : 그래... 아니라니까 정말 다행이다. 그런 집안이랑 결혼해봤자 복잡하고 피곤하기만 해. 좋은 남자 얼마든지 있어.
내가, 당장 내일부터 사람 좀 찾아봐야겠다.
정말 다행이다 싶은 얼굴로, 진만 미정 얼굴 마주보고.
일어서 나오는 현진이는 어둡고.
#41. 다현방
강아지 인형 품에 안은 현진 눈에 눈물 뚝뚝 떨어지는.
#42. 호텔 앞 공원
다현 혼자 있으면 재인 다가와서.
재인 : 또 혼자 나와 있는 거야?
다현 : ...
재인 꽃 건네주는. 다현 말끔히 바라보고.
다현 : 왜 주는 거에요?
재인 : 당신 꽃 좋아하잖아.
다현 : ...
재인 : 사과하는 거야. 어렵게 결혼해서, 겨우 같이 있는데 이렇게 싸우기만 하고 가면 우리만 손해잖아.
다현 조금 풀어지고...
재인 : 미안해... 너무 바빠서 그랬어. 그동안 정신없었잖아.
다현 : ...
#43. 호텔 창가
불빛 예쁘고, 포도주잔 있는.
재인 : 이렇게 둘이 있기 정말 어렵다. 결혼을 해도 힘드네.
다현 : 우리 둘이 있으면 뭐해요. 맨날 앉자서 싸우기만 하는데.
재인 : 그거야 당신이 삐딱하니까 그렇지.
다현 : 왜 내가 삐딱해요. 재인씨가 자꾸 한눈을 파니까 싸우는 거지요.
재인 : 내가 무슨 한눈을 팔아. 난 당신 밖에 안보는데.
다현 : 일 안할때만.
재인 진지하지만 다현 아직 화 완전히 안 풀렸고.
재인 : 일은 어쩔 수 없잖아. 그럼 일하지마. 굶어 죽을까.
다현 : 누가 그러래요. 그래도 어제 그제, 나 사랑받는 생각 한번도 해본 적 없어요.
재인 : 그런걸 어떻게 말로 하니? 쑥스럽게...
다현 : 누가 입으로 말해달래요. 사랑이 꼭 입으로 말해야만 아는 거에요.
재인 : 그럼?
다현 : 나만 봐달라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멀리 있어도, 너무 바빠도... 그래도 괜찮은데... 마음쓰고, 생각하고...
그러다 한번 돌아봐주고... 그래서 마음 따뜻해지고... 그런게 사랑 같아요. 근데 난, 결혼하고나서 계속 시베리아에요.
다현 진지하게 말하면 재인 반성하는.
재인 : 시베리아는 심했다. 난 하와이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현 : 하와이는 무슨...
재인 : 미안해. 급해서 그랬어... 이제부턴 정말 잘할게. (하면서 안아주고, 다현 순순히 안기는)
다현 : 오늘만 봐주는 거에요. 그런 줄이나 알아요.
재인 : 네. 고맙습니다. 사모님.
밤 지나가고.
#44. 다현 집 거실
다현, 재인 들어오는.
진만 : 생각보다 일찍들 왔네.
재인 : 오다보니까 일찍 왔어요. 길도 안 막히고.
미정 : 어떡하니? 난 이따 저녁때나 올줄 알고 아무것도 준비 안해 놨는데...
재인 : 괜찮습니다. 앉으세요. 절 받으셔야지요.
진만 : 절? 그렇지 절 받아야지. 이제 어른들 됐는데... 제대로 받을 건 받아야지.
#45. 다현 주방
가족들 식사하는.
진만 : 그래, 재미있게 잘 지낸거야?
다현 : 그냥 그랬어요...
재인 얼굴 한번 보고 덤덤하게 얘기하는.
서현 : 그냥 그런게 뭐야? 혹시 니들 거기가서 싸웠니?
다현 : 아니야.. 우리가 앤가 싸우게.
두 사람 어쩐지 찔리지만 표정관리 하고.
미정 : 그럼, 그 난리를 치고 결혼했는데 싸울 리가 있어? 아마 좋아서 집에 오는 것도 잊어먹었을 거야.
다현 : 엄만.... 오늘도 일찍 왔잖아요.
미정 : 이서방은 뭐 좋아해? 뭘 좋아하는 지 알아야 해주지... 다음에 오면 해줄테니까 먹고 다 말하고 가.
재인 : 다 잘 먹습니다. 어머니가 해 주시는 거 다 좋아요.
서현 : 사위라고 너무 잘해주시는 거 아니에요?
미정 : 그게 아니라...다현이 아무것도 할 줄 몰라서... 앞으로 제대로 얻어 먹지도 못할텐데...
다현 : 엄마!
재인 : 요리솜씨는 어머니 닮았으면 좋겠는데.. (다현 바라보고) 할 줄 알아?
엄마말에 살짝 발끈하는 다현 보고 재인 웃으면서 말하면, 준현 거들고.
준현 : 매형, 누나한테 그런 어마어마한거 바라지 말고 그냥 매형이 배워요. 그게 더 빠를 거에요.
다현 : 주니, 너!
재인 매형 소리에 기분 좋고. 가족들도 기분 좋은.
#38. 병원 앞
현진 : ...태하씨랑 더 이상 할 얘기 없어요.
태하 : 도대체 왜 그래요. 나 믿고 따라온다고 했잖아요.
현진 : ...
태하 : 그거 나한테 거짓말한 거에요? 거짓말로 약속한 겁니까?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고 그랬잖아요.
현진 : 귀찮아졌어요. 태하씨...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남자를 만나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태하 : 귀찮아요?
현진 : 네. 태하씨 만나면서, 태하씨 어머님 눈치도 봐야하고... 우리집 부모님 마음도 알아야 하고, 태하씨 생각도 해야하고
내 문제도 걱정해야 하고. 그런거 다 귀찮고 힘들어요.
태하 : 현진씨...
현진 : 그냥 우리 쿨하게 생각해요. 좋아서 만났고 또 인연 아니라서 헤어진다고... 남녀간에 헤어지는 일 많잖아요.
우리 그 중에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태하 : 난 아닙니다. 난 헤어질 생각도 없고, 그런걸로 쿨할만큼 좋은 사람도 아닙니다.
현진 : 난 이미 정리했어요. 여기까지만 해요. 우리.
태하 : 자꾸 이럴 거에요?
현진 : 내 생각도 한번 해봐요. 내가 태하씨를 만나면 뭘 얻게 되는지... 태하씨하고 어울린다 아니다를 떠나서...
태하씨도 나도 얻는 것보다 잃는게 많아요.
태하 : 난 현진씨 하나면 됩니다.
현진 : 난 아니에요... 난 너무 없이 자라서 태하씨 하나로 만족못해요.
그리고 태하씨가 나 말고 다른 것들을 포기하는 것도 싫어요. 그러니까 우리 그만해요.
#39. 다현 방
침대 두 개 놓고 다현, 재인 실랑이하는.
재인 : 뭐야, 따로 자자고? 왜? 싫어.
다현 : 침대 두 개잖아요. 당신이 그 쪽에서 자요. 난 여기서 잘 테니까.
재인 : 이런게 어딨어. 우리 결혼하지 삼일도 안됐는데 벌써 각방 쓰자는 거야?
다현 : 침대를 따로 쓰자는 거지, 누가 각방 쓰재요.
재인 : 그게 그거지. 그리고 이거 현진씨 침대라면서... 내가 왜 현진씨 침대를 쓰니?
다현 : 그럼 재인씨가 여기서 자요. 내가 거기서 잘 테니까.
재인 : 정말 이럴거야? 아직도 안 풀어진 거야?
다현 : 그게 아니라...여기서 같이 어떻게 자요? (다현 어쩐지 자기네 집에서 재인이랑 같이 있기 곤혹스러운)
재인 : 왜 못자. 우리 결혼한 부분데.
다현 : 그래도 내 방에서... 재인씨랑 자는 거 이상해요.
재인 : 나랑 자는게 왜 이상해? 결혼한지 3일밖에 안된 신혼부부가 따로따로 자는게 더 이상해.
다현 : 내 침대 싱글이란 말이에요.
재인 : 그럼 붙어서 자면 되잖아.
다현 : 저쪽 침대가 일하기 더 좋을 텐데... (장난스럽게 얘기하는)
재인 : 일 안해.
재인 흘겨보면 다현 키득거리고.
다현 : 떨어져도 난 몰아요.
재인 : 걱정마.
#40. 재인 집
규철 : 그래 고생했다. 오느라...
선희 : 어머니가 고생하셨겠다. 이바지 음식 이렇게 손수 챙겨주시려면.
다현 고개 숙이고 미소짓는.
수영 : 이바지만 잘해 오면 뭐해요. 어쩜... 여기 터가 나쁜 가봐요.
규철 : 여기 왜 터가 왜 나빠. 니 엄마랑 나랑 이 집 짓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수영 : 언니도 빈 몸으로 시집왔잖아요. 그랬더니 며느리 될 사람도 똑같이 아무것도 안해오고.
다현 얼굴 굳어지는데... 재인 뭐라고 하고 싶지만 꾹 참는. 분위기 차가워지고.
선희 : 힘들테니까 일단 가서 옷갈아 입고 좀 쉬어.
말 떨어지기 무섭게 재인 일어서는.
재인 : 가자.
다현 : 재인씨.
재인 : 어머니가 쉬라잖아. 난 힘들어 죽겠어.
재영 : (웃으며) 뭐하느라 힘 들었는데?
재인 : 겨우 입찰 따 냈다.
재인이 말에 선희 놀라서, 가족들도 눈 커지고.
선희 : 재인아. 너 설마 신혼여행가서 일한 건 아니지?
규철 : 재인이, 너...
가족들 기가 막힌 얼굴로 두 사람 바라보는 재인 아차 싶지만... 다현 역시 조금 민망하고.
두 사람 올라가면. 규철 노여워서 한마디 하는.
규철 :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수영 : 왜 그러긴요. 내가 틀린 소리 했어요. 결혼하면서 빈 손으로 오는 새색시가 어딨어요?
아무리 못 살아도 결혼 그렇게 하는 사람들 없어요. 그래서 집안을 보는 거에요.
규철 : 이고 있을 것도 아닌데 필요도 없는걸 뭐하러 사와?
수영 : 아버지가 그렇게 다 좋다좋다 하니까, 집 안에 자꾸 별볼일 없는 사람들만 꼬이잖아요.
남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우리집안 우습게 알거 아니에요. 다 아버지 탓이에요.
규철 : 아니, 남들이 뭐라고 하건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다현이가 어때서.
수영 : 그런 평범한 여자 말고, 좀 제대로 된 여자를 소개 시켜줬어야지요. 사람이 그렇게 없어요.
(그러다가 미정이 생각나서 열받는) 그 집, 아주 양심도 없어요. 우리 집 같은데 시집보내면서
빈 손으로 보낼 생각 하는 거 보면. 난 그런 집 절대 사돈으로 안둬요.
규철 : 너, 아들만 하나 있다고 그런 소리 하는 거야? 남의 집 귀한 딸 데려오면서 바리바리 바라기까지 하게. 양심이 있어야지.
수영 : 누가 뭘 바랜대요. 그래도 기울지는 말아야 할 거 아니에요. 어디 나가서 말하기도 챙피해요.
규철 : 말하지마. 그리고 그런 생각 가지고 있는 사람들하고 만나지도 말고.. 고약한 소리 하려거든 그만 가봐라.
#41. 재인 방
재인 : 미안해. 우리 고모 때문에.
다현 : ...
재인 : 마음 상했어?
다현 : 아니에요... 재인씨.. 어른들, 그냥 빈말로 아무것도 해오지 말라신거 아니지요? 정말 필요 없는 거지요?
재인 : 그럼... 여기다 뭘 더 사놓니? 전부 다 있는데.
재인 다현 가만히 안고. 다현이도 재인 허리에 손 올리고.
재인 : 드디어 당신. 내 방에다 데려다 놓는다.
다현 웃고.
다현 : 가봐야 해요. 나, 며느리잖아요.
재인 : 오늘 첫날이야. 우리 어머니 첫날부터 당신 안 부려 먹을 거야. 힘들지?
다현 고개 끄덕이고.
재인 : 그런데 어떡하냐... 앞으로는 더 힘들텐데.
다현 : 재인씨가 도야줘야지요. 호텔일만 하지 말고.
재인 : 그래. 힘들어도 서로 도우면서 살자. 난, 당신이면 돼. 그러면 참을 수 있어.
다현 : 나도 재인씨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