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키보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자판의 배열이 왜 ABC순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해보신 적이 있으시지 않으신가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현재의 컴퓨터 자판은 쿼티(QWERTY) 자판이라고 부릅니다. 이유는 자판기의 첫 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Q,W,E,R,T,Y순으로 알파벳이 배열되어 있지요.
컴퓨터 자판은 원래 1870년 처음 출시한 한 타자기 자판의 배열 순을 따르고 있습니다. 당시 타자기가 배열이 Q,W,E,R,T,Y순인 것에는 2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당시의 타자기가'Type Writer'라는 이름으로 출시 되었고, 출시 되던 날 Type Writer라는 글자를 신속하게 치는 모습을 소비자에게 시연하여 우수한 성능을 과시하기 위해서 일부러 첫 줄에 그 알파벳들을 모두 집어 넣었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당시 기술이 그다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타자기의 잉크가 쉽게 종이에 엉겨 붙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종이를 말려주는 적당한 타이밍이 필요했는데 그러기 위해서 타자기의 알파벳 배열을 고의적으로 어렵게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천천히 알파벳을 찾으면서 타자를 치게 되면 그 사이 잉크가 마를 것이란 계산 때문이지요.
세월이 흘러 기술이 진보하면서 타자기의 잉크 말려주는 기술도 함께 발전했습니다. 그 결과 1932년 쿼티 타자기를 대신할 획기적인 자판배열의 드보락 타자기(A,O,E,U,I,D,H,T,N,S 순서의 배열)가 시판됩니다. 쿼티 자판기에 비해 확실히 효율적인 자판의 배열의 타자기임에 틀림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쿼티타자기에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유저들은 드보락 타자기를 구매하지 않았죠.
분명 기술의 진보로 개발되어 월등히 우수한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자판배열의 학습에 대한 전환비용(switching cost)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구입을 꺼려했던 것이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드보락 타자기는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쿼티 자판을 전세계가 사용하고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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