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의 위험
2007년 가을, 뉴스에서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기사가 떴다. ‘서울 미세 먼지 심각, 미국 환경 기준치의 3배.’ 조금 더 뉴스 기사를 살펴보았다.
실제로 서울 주변에서 남산 타워를 깨끗이 볼 수 있는 날을 손꼽을 정도로 서울의 미세 먼지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황사를 포함한 미세 먼지 덩어리가 중국 중남부와 북부에서 날아와 한반도를 지나갑니다. 또 24시간 기준치를 초과한 날도 1년 가운데 절반을 훨씬 넘었습니다. 미세 먼지는 천식과 만성 기관지염, 심장 질환 등을 일으키는 환경 오염 물질입니다. 서울의 미세 먼지는 서울 내부에서 발생한다기보다는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따라서 미세 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서울 자체의 오염원보다 중국 같은 주변 국가들의 오염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2007년 10월 SBS 8시 뉴스
이 말은 우리가 아무리 환경 오염에 대한 관리를 잘해도 주변국의 관심과 자제 없이는 미세 먼지를 줄이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억울한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자전거는 타야 하고 자출을 해야 하는 우리로선 나름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미세 먼지는 사실 우리가 감기 걸렸을 때 착용하는 그런 마스크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미세 먼지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방진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달리는 것이 아주 어색하다. 건강을 위해서 자전거를 타야 하고 또 건강을 위해서 마스크를 쓰고 타야 한다. 모양새도 어색하고 난감하다.
생각해보라. 자전거 위에서 헐떡이며 공기를 마시는데, 그 공기 중에 각종 중금속과 몸에도 좋지 않은 먼지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생각. 생각만으로도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위의 기사에 자극을 받아 인터넷 온라인 사이트에서 3M 방진 마스크를 구매해 한동안 열심히 쓰고 달렸다. 혹자는 묻는다. “방진 마스크 쓰고 달리면 숨차지 않아요?” 그렇다, 왜 숨이 차지 않겠는가? 당연히 숨차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숨이 차도, 모양새가 좀 나지 않아도 울며 먹어야 하는 겨자인 것을. 7일 정도 사용한 방진 마스크를 새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눈에 확연히 드러난다. 다행히 최근 야외 활동을 고려해 디자인이 부담스럽지 않은 제품이 있어, 그것을 사용한다.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재미와 건강을 위해 타는 자전거가 되레 건강을 위협한다면 무엇 하러 자전거를 타는가?
지금은 간간이 날씨가 좋지 않거나, 뉴스나 일기예보에서 황사나 대기 오염에 대한 언급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데 그래도 가끔은 찜찜한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방진 마스크의 착용이 조금은 성가시고 불편하고 숨이 차더라도, 익숙해지면 쓸 만한 아이템이다. 황사철에는 가급적 라이딩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한 경우, 고글과 방진 마스크는 꼭 쓰자. 꼼꼼한 라이더라면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미세 먼지에 대한 정보에도 신경을 써가며 그날의 라이딩을 준비하자.
자전거는 아무래도 야외에서 해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야외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환경 아래 실제로 마스크는 다양한 용도로 자전거 생활에 도움을 준다. 햇볕을 막아주는 자외선 차단 마스크, 차가운 날씨에 사용하는 방한 마스크 등은 자출족에게는 꽤 심각히 고려해야 할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버프(Buff)’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서 온 버프는 캡, 두건, 헤어밴드, 목도리, 손목 밴드, 발목 밴드, 머리끈, 안면 마스크, 안대 등 한 단어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멀티 패션 아이템으로 다양한 느낌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고기능성 패션 아이템이다. 현재 전 세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40여개 국가에서 판매 중에 있는데, 한국에서는 2003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방진 마스크
보통 버프를 ‘멀티펑셔널 헤드웨어(Multifunctional Head-wear)’라고 말한다. 우리말로 하면 다용도 머릿수건쯤 될까? 마치 SUV를 지프(jeep)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실 버프도 하나의 브랜드 이름이 이런 종류 제품의 대명사 격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무튼 많은 라이더가 버프를 사용하고 있다(나도 편의상 계속 버프라 칭하겠다). 가벼울 뿐 아니라 두건이나 마스크로도 쉽게 활용할 수 있고, 방한용이나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가진 제품 등이 다양하게 응용되어 출시되고 있다. 여름철 강변 라이딩이라도 할라치면 수많은 날벌레가 입이나 코 속으로 들어왔던 경험을 해보았는가? 그리 좋지 않은 경험인데, 심지어는 가을 하늘 잠자리까지 먹을 뻔했던 아찔한 기억에 자출 시에는 버프를 꼭 하는 편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가방에 한두 개 정도 넣어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마스크나 두건으로 사용한다. 도움이 될까 싶어 여기에 간단히 두건으로 사용하는 법을 힘겹게 그려보았다.
라이딩 두건 쓰는 법
이렇듯 라이딩에는 많은 부분 우리가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비록 도로 위 차량 위험이나 보행자와의 충돌 위험도 위험이지만, 이렇게 보이지 않는 미세 먼지의 위험에 대한 인식과 대비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자출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적어도 더 나은 내일의 맑은 공기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