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7월 18일
김대중, 신당 창당 공식 선언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인 1995년 7월 18일 김대중씨가 정계복귀를 선언, 후3김시대가 시작됐다. 또 김씨의 국민회의 창당으로 민주당은 양분됐다. 남은 민주당 세력은 재야의 개혁신당과 합쳐, 통합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은 18일 서울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창당 3년9개월만에 김대중 신당과 이기택 민주당으로 분당되고 정국은 4당체제로 분할되게 됐다.
김 이사장은 회견에서 “고뇌에 찬 마음과 심정으로 정계복귀 의사를 밝힌다”고 말하고 “정계은퇴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만일 은퇴 당시 기대했던대로 정부와 민주당이 해야할 일을 다하고 있었다면 다시 정계에 복귀할 엄두도 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은퇴 번복을 해명하고 신당의 지향점으로 지방자치단체장 등과의 당-정 협조, 젊은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개혁, 중산층에 안정과 희망을 되찾아주는 노력, 통일 및 21세기 대비 등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중심제를 지지한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나타날 민의를 겸허히 경청, 필요하면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 내각제 개헌을 수용할 뜻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 이사장은 또 “민주당이 개혁에의 길을 걷겠다면 언제든 대화의 문호는 열려있다”고 말해, 민주당 잔류세력의 흡수를 위해 노력할 뜻임을 간접 피력했다.
김 이사장의 신당측은 19일 창당 주비위를 인선하는등 곧바로 창당 준비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나 창당대회를 가질 때까지 대부분 의원들의 민주당 탈당을 미룬다는 내부 방침이어서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민주당 이기택 총재는 이날 북아현동 자택에서 “김 이사장이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신당을 창당함으로써 정치의 신의는 더더욱 무너지게 되었고, 야권의 분열로 정통야당을 통한 정권교체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으며, 우리 정치의 지역당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총재는 20일 마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재건 방안을 밝혔다. 구당파의 제정구 대변인도 김 이사장의 신당 창당을 “대의와 명분을 상실한 정치”라고 비난하고, 이 총재의 사퇴도 재차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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