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40년만의 2박3일 부산여행기
제주상공의 일기불순으로 제주대신 택한 동래와 태종대 신혼여행 이후 실로 오랫만의 부산여행이다.
오월 연휴의 청명한 날씨속에, 아들의 빈틈없는 여행지 및 맛집 검색과, 먼저 부산을 두번 여행한 아들 친구의 정보도움도 컸다.
"옛 모교터 방문"
새벽 일찍 출발하여 다소의 정체끝에 7시간 여만에 서면시장에 도착, "맛있는 녀석들"이 출연한 돼지 국밥집은, 점심때가 지났는데도 대기줄이 제법 길어 바로 옆집에서 국수와 함께 제공된 돼지국밥과 수육,생탁으로 허기를 채운 후,옛날 호떡거리의 롯데백화점 주위 모교표지석을 찾아보았으나 허사였으며, 시장안 떡뽑기, 단팥빵등도 시식 후 찾아간 서면 사거리의 극장,다녔던 기원도 온데 간데 없었다.
이어서 수안역사내 임진왜란 역사관을 찾았다. 임진왜란 당시 동래읍성이 함락된 지 한달 만에 한양이 적의 수중에 떨어졌으나,당시 동래부사 송상헌은 왜적들에게 "戰死易 假道難"(싸워서 죽기는 쉬워도,길은 빌려주기 어렵다)이란 말을 남기고 장렬히 전사한 역사의 현장이다.
이어 가야시대 매장 풍습,유물등이 전시된 복천박물관,동래읍성 박물관등을 둘러본 후 "소문난 동래파전"집을 어렵지 않게 찾아가 산성막걸리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 옛 동네를 찾아가다."
이번에는 광안대교도 구경할 겸 남천동 삼익 비치타운 아파트 방문과, 광안리 해변 산책순서다. 계약금을 소매치기 당하는 수난을 겪어면서 내 이름으로 처음으로 구입한 당시 아파트에서 1년 여 살면서 아들도 낳고, 소소히 차익도 남긴 좋은 추억도 있다.
이어진 남천동 빵집골목 순례에서는, 크로와 상,OPS의 학원전,청정 신안소금의 버터 프레첼,명란 바케트,단팥빵등을 구입 후,이번에는 광안대교 밑길로 해운대숙소로 이동하였다.
해운대 전통시장안 다섯가지 모듬회,해물라면(우아한 바다)으로 첫날을 마무리 하였다. 산뜻하면서도 연한 대선소주와 정붙이는 여행이기도 하다.
이튿날 아침은 당초 예정했던 금수복국 대신, 낙지볶음으로 대체하고, 전날에 이어 해운대 백사장을 다시 한번 산책했다. 족욕탕,아쿠아리움,포장마차촌,등표,백사장 길이확대(70m)등 많이도 변해 있었다.
이번에는 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화현했다는 기장 바닷가의 해동용궁사 차례다.
양양 낙산사,남해 보리암과 함께 한국의 3대 관음성지로, 검푸른 바닷물이 철석대는 절경의 풍경이었다.
이곳에서도 부산 수제오뎅,씨앗 호떡등 맛 기행은 계속된다. 기장바다의 전복죽,해물모듬으로 유명한 장씨 해녀집을 뒤로하고 초량동으로 이동하였다.
"산복도로, 이바구길로 들어서다"
부산이라고 하면 해운대,광안리, 송도등 바다를 떠올리기 십상이나, 부산지명 자체도 좌천동의 증산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와 피난 시절, 일자리를 찾아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살 곳을 찾아 산위에 무허가 판자촌,움막을 짓고 살았던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방문순서에 따라 간단히 소개해 본다.
옛 백제병원은 부산최초의 5층 근대식 개인 종합병원으로, 이 병원의 가치를 알아 본 사람이 인수하여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1층에 백제카페가 들어서면서 관광명소가 되었으며,내부는 옛 모습 그대로 활용하고 있었다.
바로 뒤 남선창고터는 붉은 벽돌 담장만 남아 있었는데,부산 최초의 근대식 물류창고가 있던 장소로, 이 창고의 명태를 먹고 자란 일본아이가, 일본으로 건너가 후꾸야라는 회사를 설립해 명란 바케트,멘타이코(명란 젓)를 후쿠오카의 명물로 탄생시켰다고 한다.
언덕을 조금 올라간 곳에 있는 초량교회 또한 한강이남 최초의 교회로,독립운동의 통로로, 또 당시 피란민들의 안식처였다고 한다.
곧 이어 당시 주민들의 식수를 담당했던 계단초입의 우물은 3통까지만 배급했고, 168계단으로 오르 내리며 날랐으니, 물 인심만은 안 좋았다고 한다.
3년전 설치한 모노레일을 타고,중간에 있는 김민부 전망대를 지나 산복도로에 도착한 다음
산복도로 초입의 이바구 공작소를 찾아 갔다.산복도로에 살았던,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할머니들이 참여하는 교복체험교실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공작소직원의 설명중, 산복도로 집들은 지붕에 자동차를 이고 살고,인도 위에 살짝 걸치는 개구리 주차가 허용되며, 옥상의 노란 물탱크가 이끼때문에 파랗게 변하는 바람에 지금은 아예 파란 물탱크로 교체되었다는 사실등 재미있는 설명들을 확인하느라 제법 걸었다.
이어 6.25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근무직원의 적극추천으로 평생 무소유를 실천한 “장기려 박사 더 나눔센타”를 방문하여, 복음병원을 세워 피난민을 무료진료하고, 최초의 민영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한 선생의 발자취를 돌아 보았다.피난시 처자를 이북에 두고 온 평생의 한을 안고서 오로지 봉사,희생정신으로 살았던 분이다.
이외에도 발송후 1년 만에 찾는다는 청마 유치환 우체통, 일본인들의 무덤위 즉 죽은자의 안식처가 산자의 보금자리가 되었다는 비석문화마을, 집마다 집의 구조와 방의 크기가 다르다는 시영아파트 등 스토리가 많은 생생한 삶의 현장이었다.
마지막으로 텍사스촌 맞은편의 차이나타운을 찾았다.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석(최민수분)이 감금된 상태로 15년을 먹었다는 집(장성향)의 군만두 맛도 특이했다. 여담이지만 트로트 2500여곡을 부른 나훈아,이경규,박칼린이 초량초등학교 출신이란 벽간판도 입구에 걸려있었다.
부평동의 넉넉한 호텔에 여장을 푼 후 함경북도 부부가 처음 헌책을 팔기 시작했다는 보수동 책방골목, 깡통시장, 국제시장의 꽃분이네, 영화의 거리를 지나 자갈치시장의 산꼼장어와 생선구이로 오랜 숙원을 풀었다.
“수능문제에도 출제되는 감천문화마을”
부산 여행 3일째, 이번에는 사하구 감천문화마을로 향한다. 충청도를 비롯한 전국 태극도 신도들의 피난생활 집단 이주지로, 한국전쟁 당시 힘겨운 삶의 터전이었다.
계단식 집단 주거형태이나, 뒷집을 가리지 않게 지어진 주택의 미덕이 살아있었고, 판자집 ->슬레이트지붕 ->판넬 및 슬라브 형태로 변화했단다. 아쉽게도 유명한 감천 달빛 도너츠는 휴업이었고, 아랫동네에는 태극도 본부가 위치해 있었다
. 지금은 대학 수능시험 사회탐구영역에 출제될 정도로 행정과 예술인, 주인이 참여하는 문화마을 조성사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번에는 송도로 향한다. 송도 해상케이블 왕복과 구름 산책로를 걸은 후, 해양 산책로는 눈으로 보는 것으로 대체하고, 섬안의 섬에 있는 영도의 한국해양대학교 캠퍼스를 한 바퀴 돌아본 후, 신라 태종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하고 활을 쏜 곳이라하여 명명된 태종대의 감지해변 조개구이촌으로 방향을 잡았다
. 집사람이 스페인 여행에서 만난 울산댁에서 모듬조개구이, 조개구이볶음밥, 해물라면에 서비스로 나온 해삼,낙지,전복 등으로 부산에서의 마지막 오찬을 즐긴 후, 다누비 열차로 태종대를 한바퀴 도는 마지막 일정이었다. 자살방지를 위해 세운 모자상이 돋보였다.
영도를 빠져 나오던 중 해변길이 예쁘고,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이며 피난민들에 의해 세워진 역사 , 시간의 흔적인 “흰여울 문화마을”은 눈으로만 즐기며 통과한 2박 3일의 바쁜일정이었다.
당초 계획에 있던 세계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센텀시티백화점, APEC하우스, 초량밀면, 범일역의 유명한 생선구이 등은 다음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부산의 줄서는 맛집은 대체로 돼지국밥,밀면, 낙지볶음,고구마냉면집 등인 것 같다,
지금까지는 재학시절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던 범일동에서, 전차 6원하던 시절 서면까지 3년간 도보로 통학하고, 구덕운동장이나 중앙동까지 응원이나 영화보러 단체로 걸어갔던 기억, 근무시절 및 모임 등으로 간간히 간 게 전부다.
그 동안 여행사를 통한 국내여행은 여기저기 많이 다녔지만, 서울 사는 사람들이 큰맘 먹지 않고서는 남산이나 고궁 관람이 쉽지 않듯이, 역사 및 문화, 맛집 탐방까지 겸한 이번 여행이야 말로 정말 알찬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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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는 정보 나눔 차원에서 글이 좀 길어졌지만, 특히나 부산 친구들한테는 공자 앞에 문자쓰고,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여행길에서는 모르면 물어보는게 해설을 듣는 계기도 되고, 예상치 않은 여행코스도 추가로 발굴한다는 사실도 터득한 기회였다.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가야지, 다리가 떨리고 힘이 없을 때 가면 늦는다고 한다. 이젠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라는 시간 자체가 선물이고, 세상에서 가장 허망한 약속이 “나중에” 라고 하네요.
혼자 여행하면 지나치기 쉬운 곳까지 챙겨보고, 또 코스마다 숨은 이야기와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면, 가족여행을 적극 권하고 싶다. 여행계획, 운전, 경비 부담 등을 전담한 장가 안간 아들의 효도여행 겸 결혼 40주년 루비혼식을 자축한 멋지고 실속있는 기회였다.
이번에 자주 접한 갈맷길을 출발점으로하는 해파랑길 (770km) 트레킹도 다리 힘이 있을 때 곧 실행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 해상케이블카 안에서
↑ 가야 고분을 배경으로
↑ 6.25막걸리 한잔
↑ 해동 용궁사 불상앞에서
↑ 감천 문화마을을 배경으로
↑ 감천 문화마을
첫댓글 40년만의 부산나들이가 각별하였겠네
아들 인물좋다~
내가 너무 아는체 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