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경기에서 황당한 주루사를 당했던 강백호(24)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강백호는 지난 9일 호주와의 경기에서 2루타를 친 뒤 주먹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졌고, 결국 태그아웃됐다. 호주에 7-8로 역전패하자 팬들은 “강백호가 경기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비난했다.
강백호는 13일 중국전이 끝난 뒤 “아쉬운 플레이를 했다. 인정한다”며 “너무 기분이 좋아서 주체를 못 했다. 보여드려선 안 될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2년 전인 2021 도쿄올림픽에서도 집중포화를 맞았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결정전 당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당시 해설을 맡았던 박찬호 위원이 “저러면 안 된다. 더그아웃에서도 파이팅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팬들의 화살이 강백호를 향했다.
강백호는 “기대해 주신 팬들께 실망을 드리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게 죄송할 뿐”이라며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는 좋지 못했다. 앞으로 열릴 대회에선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강백호는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 WBC에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안타(14타수 7안타)를 쳤다. 2019 프리미어12부터 세 차례 국제 대회 타율은 0.362(47타수 17안타)다.
강백호는 인간적으로 성숙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는 “저를 안 좋게 보시는 분도 있지만, 인간성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대표팀 외야수 김현수(34)는 중국전을 마친 뒤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10차례나 국가대표에 선발됐던 그는 “주장인 제가 부족한 탓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며 “코리아 유니폼을 입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