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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별을 고하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그의 검은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서로의 어색함을 느끼며, 은수가 천천히 그를 바라본다.
올려다 봐야할만큼 커다란키... 흩날리는 검은 머리카락... 둥근 이마를 지나 마치 조각가가 만든듯한 그의 콧날과
입술선.... 잠시스친 그와의 일들이 떠오르자 서둘러 고갤 돌린다.
"훔쳐보지 말고 할말있으면해, 거슬리니까..."
"훔...쳐보긴...누가.... 바람이 불어서... 살짝 고개를 돌린것 뿐이라구요...."
"여기까지 나와줄거란 생각못했어"
"도윤씨가... 데릴러와서... 그냥 따라온것 뿐이에요....난...."
"아직도 내가 ... 거슬려? 그날 일 때문에? "
"그건..."
빠앙~ 도윤의 차, 크락션 소리에 두사람의 대화가 멈추고, 아무것도 모르는 도윤의 미소에 두사람이 차에 올라탄다.
"그럼,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디가서 파티라도 할까? 한율의 무사귀환 축하파티...."
"피곤해... 쉴거니까 집으로가"
"재미없는 녀석.... 내가 뭘 기대하겠냐? OK....뭐...오늘만 날이냐? 집까지 편히 모실테니까
눈좀 붙여... 은수씨...괜히 나땜에 시간만 허비했네요... 근사한데가서 식사라도 같이 하려고 한건데..."
"아니예요...저도 괜찮아요"
두사람사이에 부는 냉기류따위가 파악될리 없는 도윤, 은수가 나지막히 긴 한숨을 내쉬며, 차창으로 불어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손가락을 내민다.
다섯개의 손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결에 조금은 기분이 풀리는지 엷은 미소를 짓는 은수... 조수석 미러에 미친 은수의 모습이 율의
눈안에 들어온다.
"푹쉬고 전화해....은수씨, 다음에 또뵈요..."
두사람을 아파트입구에 내려주고는 쌩하니 가버리는 도윤.... 어색한 간격을 사이에 두고, 두사람이 집안으로 들어선다.
미처 치우지 못한 거실소파위 잔해? 들을 치워내는 은수, 바닥에 널려진 과자조각들을 슬그머니, 소파밑으로 밀어 넣는다.
"오늘....올거라고 생각못해서...그래도...매일 청소하고 환기시켰어요... "
"누가 뭐래? 난 샤워하고 좀.. 쉴테니까. 신경쓰지 말고, 니 할일해"
"저기...한율씨..."
"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는 그를 멈춰세우는 은수... 피곤해 보이는 그를 보자 말문이 막히는지, 자신의
입을 꼭 다물고 만다.
"아뇨... 그럼... 쉬세요..."
할말도 하지 못하고는 축쳐진 어깨로 자신의 방안으로 들어서는 은수, 그만 돌아오면 당장 내쫓겠단 결심이
한순간 모래알처럼 흩어지는것만 같다.
"어떡해야 되는거야? 나로써는 다른 선택은 없는 거잖아.... 멀쩡한 남자를 어떻게 이집에 그냥
둬? 그게 말이돼? 민준오빠가 알면...어쩔건데? 내가 악덕 집주인도 아니고...하루아침에 방빼 소릴 어떻게 하냐구...
이씨....혹시 만약에 내가 나가래도 안나간다고 하면 어쩌지? 유라말처럼... 위약금에 이사비까지
내놓으라고 하면.... 내 통장에....얼마나 남았으려나.... 그걸로 될까?"
서랍속에 고이 모셔둔 통장을 꺼내들고는 이리저리 계산기를 가동하는 은수,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냉큼 문밖으로
당당히 걸어나간다.
그가 막 샤워를 마친듯 젖은 머릴 수건으로 털고는 냉장고로 다가선다. 익숙하게 캔맥을 꺼내 단숨에 입속에
부어 마시는 율.... 그의 목젓을 타고 흘러내리는 액체들을 보자, 잠시 은수의 마른침이 꿀꺽 삼켜진다.
"왜,...하나줘?"
"아니...됐어요"
".....그럼... 그러던가..."
나쁜노무 스끼....두번은 물어보는게 예의란걸 왜 모르냐? 내가 너한테 뭘 바라겠니.... 바라는 내가 미친년이지...
째려보는 은수의 시선을 무시하듯 맥주를 말끔히 비우고는 돌아서는 율.... 그가 점차 자신의 방문앞으로 다가서자
은수의 맘은 더욱 조급해 진다.
"저기...."
"급한일 아니면, 나중에 하자. 지치고 피곤해.... 몇일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어..."
"그렇게 오래 안걸려요.... 잠시면 되요..."
은수의 간절한 눈빛에 결국 거실 소파로 되돌아와 앉는 율... 은수가 쭈삣거리며, 다가가 그와 마주 앉는다.
"해....할말...."
"저기...그게...."
"저기빼고...있잖아요 빼고....본론으로 시작하자구... 피곤한사람 붙잡아 앉혔음... 간절한 일일거 아니야..."
몹시도 지치는지, 낮은 저음의 그의 목소리가 그녀를 더 긴장하게 한다. 애써, 두눈을 질끈 감고는 입을 여는
은수, 닥쳐올 그의 반응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제 그만....여기서 나가줘요.... 부탁이예요...."
짧고 간결하게 말한것같아 내심 뿌듯해 하는 은수, 곧 닥쳐올 후폭풍에 내심 가슴이 지끈 거리지만, 후회따윈
없다.
"한달만에 한국땅에 돌아와서 겨우 듣는말이 나가달란 소리야?"
"미안해요...하지만...이대로 지낼순 없잖아요....그러니까... 내결정에 따라줘요.... 이사비 정도는.... "
"그남자 때문에? 내가 둘사이 방해라도 할까봐? 대체...날 뭘로 보고...넌....."
"내가.... 내가 불편해서 그래요.... 의도한건 아니지만.... 그런 부적절한 일이 있었는데...어떻게....."
"부적절? 무슨 부적절? 무슨 불륜이야? 고작 키스한걸 가지고 무슨...."
"나한테는.... 그게.... 처음이였다구요.... 그래서 더 못견디겠다구.... 당신이란...사람을...."
"26살이나 된여자가.... 지킬게 없어. 첫키스를 연연해 하며 지켜왔단 거야? 그런 소중한 걸 나같은 놈한테 빼앗겼으니
그자식한테 들킬까, 불안한 거잖아...넌"
"그래요....들키고 싶지 않아...아니.... 그건 그저 나한테 악몽이였을 뿐이야...내 모든 소중한 순간을 함께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니까 당연한거 아니야.... ? 난 온전한 나로....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한테 갈거야...누구보다 순수하고
깨끗한 나로....그사람 곁에...."
체 말도 끝나기도전에 율의 손이 은수의 팔을 잡아 일으킨다.
그리고는 거칠게 은수를 거실벽한켠으로 밀어 붙이는 율.... 조금의 틈도 없이 두사람의 몸이 밀착되고, 그녀는 숨조차 내쉴수 없다.
"악몽? 그 악몽을 준 내가.... 지금 이자리에서 널 더럽힌다면...어쩔건데?"
"미쳤어....? 비켜...당장..."
"원하든 원치안든....지금 이집안에 있는건 나와나..둘뿐이야. 순수? 깨끗? 뭐가 그렇게 잘난 놈이길래
이런세상에 그딴걸 바래? 잠자코 있으면...나가주려고 했어. 니가 온갖말들로 날 자극해도 최악까진
가지않으려고도 했어... 날 이렇게 만든건...너야...하은수..."
"한율씨..."
"악몽이란거....이제부터 느끼게 될거야....지금 내가 보여주는 이순간이 너한테는 영원히 기억될
잊지못할 악몽이 될테니까...."
그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번지는걸 보며, 그에게 벗어나려 안간힘을 내는 은수, 하지만, 그의 커다란 손이 은수의 두손을 당겨
머리위로 한손에 가둔다.
겁에질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은수, 그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오는걸 보고는 냉큼 고갤 돌리지만, 그의 입술이 은수의
귓가에 잠시 머문다.
"걱정마....키스따윈 하진 않을테니까...."
기분나쁜 저음의 목소리에 등을타고 오싹함이 느껴진다. 그의 손이 은수의 셔츠안으로 파고들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녀의
브레이어 후크를 풀어낸다.
적당이 봉긋이 솟은 그녀의 젓가슴이 율의 한손에 담기고, 그가 고갤 숙여, 다른 가슴의 봉긋이 솟은 유두를 입안가득 빨아들이자
은수의 입안에서 비명과도 같은 신음이 세어나오고 만다.
"싫어....하지마.....으윽.....싫어....."
금새라도 쓰러질듯 휘청거리는 여체를 쓰러뜨리듯 소파위로 눕히는 율...., 도망치려, 몸을 돌리는 은수의 옷을 하나둘 벗겨 바닥위로
내동댕이친다.
"그만해요.... 제발.... 한율씨....그만해요....제발.... 흐흑..."
"울지마....벌써 이러면....재미없잖아... ."
울먹이는 그녀를 자신의 몸아래 눕히고는 그녀의 목줄기를 타고, 입술로 그녀의 몸위를 훑고 지나가는 율.... 그의
입술이 지날때마다 느껴지는 피부세포하나하나가 은수를 고통에 몸부림 치게 한다.
그의 손이 은수의 청바지 후크를 열고, 새하얀 속옷안으로 들어서자, 은수는 마지막 힘을 다해 그에게서 몸을 돌린다.
도망치려는 그녀를 한손에 가둔체 그녀의 바지와 속옷을 동시에 벗겨내리는 율... 생각지도 못한
눈부신 여체에 율의 눈빛이 작게 흔들린다.
두려움에 떠는 그녀를 당겨안는 율... 그의 손길이 그녀의 등줄기를 타고 내리자, 은수는 세어나오는 신음을 감추려,
입술을 깨물며, 고갤 저어댄다.
"하지마요...제발.... "
"멈추기엔.... 너무 멀리와버렸어...."
"아아......악.....싫...어....아...악...."
온몸을 갈기갈기 찢기는듯한 고통이 그녀의 온몸에 엄습한다. 단한번도 허락지 않았던 그 비밀스런 그녀의
공간에 율은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그녀의 몸을 관통하며, 들락거린다.... 의식마저 아득해지는
고통의 순간.... 그의 두팔이 은수의 몸을 당겨 일으킨다.
고통에 그의 몸을 손톱으로 움켜쥐는 은수... 그의 입술이 그녀의 온몸 구석구석을 흝고 지나간다.
두사람이 내는 열기에....그들의 거친호흡이.... 지금 이순간 이공간안을 가득메운체 시간이 멈춘듯 고통은 계속 되었다.
쏴아아...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욕실바닥에 주저앉는 은수.... 하얀 타일위로 붉은 선혈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맨홀안으로 사라진다.
자신의 햐얀 셔츠위에 남은 그녀의 붉은 흔적을 바라보는 율.....
자신이 저지른 이 엄청난 현실에 율은 두손으로 자신의 머릴 감싼체 벽에 기대 앉는다.
"한율....너....대체 무슨짓을 저지른 거냐? "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 그녀를 기다리며, 욕실앞으로 다가서는 율.... 안에서 들려오는 물줄기 소리에
손을 뻗어 손잡이를 당긴다.
"....??하은수...."
바닥에 쓰러진 그녀를 보고는 욕실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율.... 그녀의 흠뻑 젖은 몸을 안아들고는 자신의 침대위로 곧게 눕힌다.
"하은수.....눈좀 떠봐.....은수야.... 정신차려...."
얼마나 물을 맞고 있은건지, 온몸이 물에 불려져있고, 입술엔 핏기마저 느껴지질 않는다.
두꺼운 이불을 그녀에게 덮어주고는 경직된몸을 주물러 주는 율.... 손끝에 느껴지는 고열에 서둘러 약국을 향해 내달린다.
간신히 열을 내리는걸 확인하고야, 침대곁에 기대앉는 율... 그순간 화를 참지못하고 이성을 놓아버린 자신의 한심함에
고갤 떨군다. 두번다신 누군가를 맘에 담지 못할거라 여겼다. 두번다신 여자때문에 상처받지 않으려
맘과 이성을 닫고 살았다....그런 자신이... 이여자의 말한마디에 이토록 흔들리게 될줄은 미처 몰랐다....
문득문득 그녀가 떠오르고, 그녀가 걱정됐었다....그 맘이 이여자를 다치게 한것만 같아, 자신을 용서할수가 없다.
고갤 떨군 그의 뺨을 타고 한줄기 눈물이 흘러 바닥에 흩어진다.
그의 악몽역시....시작된듯 하다.....
첫댓글 나쁘다 그래도강제는ㅜㅜ힝
율이...민준에게 향한 은수의 맘에 골질하는건데...제가 음란마귀가 씌인겐지.... 그저 부족한 필력탓을 하며....사라지렵니다....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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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3.28 16:09
1편부터 한번에 다 봤어요~ 재밌어요! 기대하고있을께요
진짜 감사합니다... 쭈욱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리라 믿을게요
율이가 전여자때문에 마음고생이심했네요ㅠㅠ
상처받은 사랑을 치유하기란 힘든법인데....은수, 율은 어떤 사랑을 하게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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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워~~! 진짜 수위조절 안된거 맞는듯ㅜㅜ
쿡~수위조절 실패란 제목에..10부 먼저(?)보고 1편부터 다시 봤답니당^^;;; 겁탈하듯 시작된 사랑이 온전히 유지될지 살짝 걱정이 앞서지만..제발..여주 은수..잘 보듬어 주고..넘치게 사랑받아 치유되길 빌어 봅니다..
ㅋㅋㅋ, 저도 쓰다보니, 제가 미쳤나보다 했습니다. 제가 젤루 싫어하는게 요런건데...제가 쓰고 있단게 참...
무튼, 앞으로도 이어질 이 두커플의 조금은 힘든 사랑이야기 쭈욱 함께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보고 가요~
담편도 기대할께요~~^^
네...감사합니다. 재밌게 봐주신단 말씀만으로도 기운이 납니다. 으샤으샤
설마설마 했어요~ 율~ 너무 했어요...
그러게요...좀만 참지.... 딴남자한테 맘있는여잘...대체 어쩌자고...율이는 진짜...나쁜남자~
마음이아파요~ㅜㅜ
토닥토닥...죄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