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경춘철도주식회사 제안에 이어 이번에는 경성부 계획입니다. 실제 시간순으로보면 경성부 청계천지하철이 더 앞서는 계획입니다.
1930년대 제창된 '대경성계획'은 일제가 대륙침략.. 소위 ‘대동아공영권’을 위한 건설병참의 도읍지로 경성을 지목하고 경성시가지를 대대적으로 개조/개발하고자 세운 시가지 확장계획입니다.
당시의 경성시가지 및 주변의 현황을 보면, 철도나 전차노선 같은 주요 교통로를 축으로 하여 뻗어나가는 형태로 시가지가 발달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역 -> 용산역 -> 영등포선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지는 경부경인선 철도축. 시내 -> 동대문 -> 신설동 -> 청량리를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는 서울시가전차축. 두 축의 발전추세가 도드라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림 참고)
여기서 경부경인선 철도축은 이미 철도가 놓여 있어 장기적인 교통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지만, 동부 방면으로는 그것이 없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대로 노면전차에만 의존한 채 시가지를 확장할 경우 이 교통축의 포화가 예견되었고 따라서 새로운 교통축 건설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그 대책으로 입안된 것이 청계천의 복개사업입니다. 이미 시가지가 크게 발달해 도로확장이 불가능한 종로와 황금정(지금의 을지로) 도로 대신 청계천의 공간을 활용하는 것으로써. (1) 청계천을 복개하여 그 상층부에 대도로를 내며 (2) 그 지하공간에는 지하철을 두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청계천지하철의 이면에는 무엇보다도 막 제2차세계대전에 돌입한 일제가, 유사시에는 공습에 대비하는 병참도시의 '방공호'이자 '지하 전략물자 수송로'로서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구체적인 노선계획은 위 지도와 같습니다. 경성역에서 동경성역까지를 연결한다는 발상자체는 지금의 지하철1호선 종로선과도 동일합니다. 다만 청계천을 활용함으로써 공사비를 절감하겠다는 것 자체는 꽤 창의적인 발상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별히 땅을 파거나 할 것 없이 (1) 청계천을 암거 처리 후 (2) 물길이 흐르던 곳에 철도를 놓고 (3) 그대로 복개하면 지하철이 완성되는 것이죠.
경성역~동대문 간은 지하가 되고, 동대문 ~ 동경성역 간은 지상고가로 계획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오간수문 이하의 청계천 하류구간에 대해서는 복개를 검토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헌데 이렇게 청계천을 복개하고, 공습에 대비하여 지하철을 만든다는 이러한 구상은 당시의 일제의 경제력이나, 특히 전쟁으로 인한 가용물자의 제한된 상황에서는 실상 실현될 수 없는 황당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일제의 청계천 복개와 지하철건설은 동아일보사앞에서 모전교까지 수백m의 매우 짧은 구간에서 시늉만 한 채 구상만으로 끝나게 됩니다.
첫댓글 '동경성역'이라는 명칭이 1938-42년 사이에 사용된 것으로 아는데... 위 철도 계획이 포함된 대경성계획이 발표된 시점과의 연관관계를 생각했을 때, 이 경우 '동경성역', '청량리역' 둘 중 어느 것이 맞는지 궁금하군요.
대경성계획의 주창자체는 1934 ~ 1935년경이라 하겠지만, 1939년정도까지는 유효한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1938년에 청량리역을 동경성역으로. 영등포역을 남경성역으로 바꾼 것도 실상 이 '대경성계획'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완전히 맞고 완전히 틀리다고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신안산선이 이 노선을 대체하게 될까요? 당시 청계천을 복개하고 지하철을 만들었다면, 지금의 복원된 청계천은 존재하지 않았겠네요. 그나저나 동아일보사앞에서 모전교까지의 수백m의 매우 짧은 구간이라는것이 지금의 청계광장입니까? 약간의 흔적이라도 찾아볼수 있을까요?
흔적은 모르겠습니다만... 일제시대에 복개한 청계천이 현재 청계광장 근처 맞습니다.
신안산선의 여의도 - 청량리 구간 노선대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다만 기존 지하철노선의 과밀로 인한 중복투자라든가 난공사구간이 많아 혜화동으로 우회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 일제 때 복개된 구간은 청계광장 쪽이 맞는데 지금 재 보니 끽해야 2백m 정도나 될까말까 하겠네요 ^^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복개구조물을 완전히 뜯어냈으니 흔적같은 것은 남아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거 유용한 자료를 많이 올려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참.. 만약 유럽에서 독일 제3제국이 승리하여 3000mm 광역철도를 공사하고, 또 일본도 아시아에서 승리했다면 지금쯤 서울은 사철회사들이 바글바글하겠군요..ㄲㄲ 여주쪽인가? 그쪽에는 일본 황궁이 이주해있겠고..ㄱ- 이걸 보니 로스트메모리즈가 따로없네요.
지금 鐵道同好會(てつどうどうこうかい)라는 이름의 カフェ-에서 日本語로 쓰고 있겠네요.>_<